아편에 관한 죄
1. 개요
阿片에 關한 罪
아편에 관한 죄는 아편을 흡식하거나, 아편 또는 아편흡식기구를 제조, 수입, 판매 또는 소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이다. 아편은 의학상 중요한 약으로 치료에 있어서 불가결한 재료가 된다. 그러나 이는 무서운 습관성을 가지고 있기에 한번 사용하면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의존이 되는 때에는 사람의 건강을 크게 해치고 정신의 마비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하여 국민의 건전한 생활을 퇴폐시켜 각종 범죄를 야기하는 무서운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아편에 관한 죄는 바로 국민의 건강과 국민생활의 퇴폐방지를 위하여 규정된 범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죄는 공중의 건강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추상적 위험범이라는 점에서 음용수에 관한 죄와 성질을 같이한다. 다만 음용수에 관한 죄가 일반적인 필수품인 음용수에 관련된 것임에 반하여, 본장의 죄는 특별히 아편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하는 점에 특색이 있다.
2. 폐지론
아편에 관한 죄는 중국·일본과 대한민국에서만 형법전에 규정되어 있다. 아편전쟁 이후에 아편에 대한 해독이 큰 문제로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의 형법이나 미국의 모범형법전에도 아편에 관한 죄는 규정되어 있지 않고 특별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있다. 마약이 미치는 해독과 위험성에 비추어 이를 단속하기 위한 국내적·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 그러나 아편에 관한 죄가 형법에 의하여 처벌해야 할 불법인가에 대하여 의문이 있을 정도로 행정단속적 성격이 강할 뿐만 아니라, 마약과 향정신성약품의 종류가 격증하고 있는데 굳이 아편에 관한 죄만을 형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할 수도 없다.
게다가 형법에 규정된 아편에 관한 죄는 특별법 우선 원칙으로 인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먼저 적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그러므로 이미 형법의 아편에 관한 죄가 무의미하게 된 이상 마약 등의 단속은 특별법에 맡기고 본장의 죄는 형법에서 삭제함이 타당하다는 법학설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