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노메

 


Εὐρυνόμη/Eurynome. 그리스 신화의 여신. 오케아노스테티스의 딸로 무척 아름다웠다.
제우스와 결합하여[1] 우미의 여신인 아글라이아, 에우프로시네, 탈레이아 세 자매를 낳았다. 헤파이스토스가 어머니 헤라에게 버림 받았을 때, 테티스와 함께 그를 돌봐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글라이아는 나중에 헤파이스토스와 결혼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굉장히 묘한 인연.
그리스 신화의 원형인 펠라스고이족[2] 창세신화에서는 이 세상을 창조한 여신으로 등장한다. 자신이 만들어낸 뱀 오피온과 결합하여 알을 낳은 뒤 오피온이 품었던 그 알에서 세상 만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기고만장한 오피온이 스스로 창조주를 자처하자 분노한 에우리노메는 오피온을 제압하여 지하에 처박아 버렸다. 이 전승은 신석기시대 모계사회의 전승이라 여성의 힘이 남성보다 강했던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크로노스레아에 의해 오피온과 함께 쫓겨났다는 전승도 있다. 이 전승에서는 오케아노스 심연으로 떨어졌는데 당시 제우스는 크레타의 동굴에서 유모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호메로스 신화와 헤시오도스 신화에서는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으로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카리테스를 낳았다. 펠라스고스 신화의 잔재 때문인지 두 신화에서는 바다의 신으로도 나왔다.
아르카디아 신전에서 섬기는 에우리노메는 물고기 꼬리에 황금 사슬로 묶인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바다의 옛날 신'들의 모습인 뱀의 모습을 가지 신이 오피온이라고 한다.
지옥사전에는 동명의 악마가 등장한다. 그런데 비쩍 마르고 이빨이 날카로우며 여우털 망토를 두른 남성의 모습으로, 그리스 신화의 여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

[1] 신들의 계보의 서술에 따르면 아직 제우스가 헤라와 결혼하기 전이었다.[2] 기원전 3500년경 그리스로 들어 온 민족으로 펠로폰네소스와 테살리아에서 살았으며 펠라스고스 신화는 가장 오래된 그리스 신화다. 아르카디아에는 에우리노메의 신전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