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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여러 바리에이션이 존재하지만 가장 유명한 버전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매력적인 여성이 남자를 유혹한다는 스토리다. 여자가 남자를 유혹한 후 모텔에서 서로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고, 남자는 피곤함과 만족감에 빠져 잠이 든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여자는 이미 사라진 후였고, 거울에는 립스틱으로 무언가 써져 있다. 이를 읽는 순간, 남자는 무한의 공포에 빠져들게 된다.거울에 써져 있던 문구는 Welcome to AIDS.
2. 괴담이 형성된 배경
에이즈 공포가 가장 만연하던 80~9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유행한 도시전설로 유추된다. 일본이 이러한 에이즈 공포에 빠져 있다는 90년대 초반의 국내 여성잡지의 가쉽성 기사가 출처다. 예전부터 미국 등지에서 AIDS Mary라는 이름으로 매우 유사한 이야기가 돌고 있었으므로 꼭 일본발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그냥 도시전설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게, 실제로 에이즈 환자가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전염시키기 위해 무분별한 성관계를 벌이다가 법의 형벌을 받는 경우가 가끔 보도되고 있다. 비슷한 예로, 자신이 에이즈 양성환자임을 알면서 그 사실을 숨기고 헌혈을 할 경우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악명높은 '''웅진여성 사건'''이 바로 이런 걸로 벌어진 해프닝이다. 당시 그냥 왕회장, 박사장 정도로 칭했으면 좋았는데 하필이면 비슷한 때 사망한 YS의 측근을 연상시키는 수기를 창조하는 바람에 실제 암으로 사망한 분이 에이즈로 오인되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튼 이 이야기의 실제적인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실화는 비슷한 방식으로 장티푸스를 전염시키고 다니던 여자인 타이포이드 메리라고 한다.[1] 그녀가 활동하던 당시의 장티푸스란 사망률이 높은 위험한 질병이었고, 동양권에도 유명해서 '''염병'''이라는 비속어의 어원이 되었을 정도다.[2] 이 버전은 후일 페니실린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흠좀무, 에이즈의...는 여성잡지에서 "알고 지내는 분의 교포 친구 아들이..."류의 이야기로 많이 돌았다. 이 주제를 가지고 89년에 나온 영화가 이영하 주연의 "뻘"이다.
3. 괴담을 기반으로 한 실제 사례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는 2002년 6월 5일 에이즈를 보균한 채 윤락을 한 어떤 여자에 관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이 20대 여자는 청소년 때 가출한 이후 미성년자 시절부터 매춘을 했는데, 결혼 후에도 이를 그만두질 않아서 결국 첫 남편과 이혼하고 다방에서 일하며 남자들을 상대했다. 이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자 홀연히 종적을 감추고 어느 시골의 40대 남자와 재혼한다. 보건소 당국에서는 이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남자에게 알렸지만, 남자는 그녀와 계속 살기로 한다. 그러나 이 여자는 어느 날 또 집을 뛰쳐나가 다시 매춘업을 하다가 구속되었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파 멜로극에 맞게 재구성한 영화가 바로 너는 내 운명이다. 이 영화를 좋게 본 사람이라면 굳이 실화를 찾아보려 하지 말자. 위와 같이 현실은 시궁창이니까 그렇다.
미국에서도 어느 에이즈 보균자가 나이트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지다가 수명의 여자들에게 에이즈를 보균시킨 적이 있다. 미국 주마다 법이 다르지만 이렇게 죽일 의도는 없어도 자신이 행동이 상대방을 죽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 했기에 2급살인죄나 아님 과실치사죄로 구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형법상으로는 판례는 없지만 살인죄보다는 중상해로 처벌된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2013년 9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도시전설과 상당히 유사하다.
물론 위의 사례들만 보면 겁이 나겠지만 실제로는 한번의 정상적인 섹스[3] 로 에이즈에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성의 경우 0.3%, 여성의 경우는 정액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1.2% 정도다. 위에서 언급된 너는 내 운명 실화의 경우에도 보도 이후 해당지역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에이즈 검사를 했지만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은 한명도 없으며 해당 여성의 남편도 물론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다. 콘돔을 꼈다면 사실상 걸리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로 에이즈는 4주 검사, 8주 검사, 12주 검사로 세번에 걸쳐 검사한다. 첫 검사 때 음성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물론 4주 때 음성인 사람이 8주 때 양성이 되는 경우는 극소수이다.
4. 괴담을 소재로 만든 작품
90년대 초반 이영하 주연의 영화 뻘도 에이즈 복수극을 다루었다. 이 영화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심과 편견을 극대화한 망작이다. 당시는 한국에도 에이즈 감염이 크게 늘던 시기였고, 에이즈를 외국병으로 인식하던 상황에서 해외여행 자유화 등으로 외국인과의 접촉이 일반인들에게도 급증하던 시기였다.
당시 학교 교육에서도 에이즈에 걸리면 평생 감금당하고 나라에서 던져주는 빵과 우유를 받아먹으면서 죽기만을 기다린다고 하던 시기였다. 에이즈포비아로 아동을 포함한 전 가족이 자살을 한 일도 있는데, 자살을 주도한 사람이 배울만큼 배운 교사였다. 일부 운동권에서는 깨끗한 한국에 에이즈가 들어온 이유가 주한미군들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영화는 단 한번의 성교로 죄다 에이즈에 걸리고 몇 달 되지 않아 말기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묘사했다. 물론 매춘부로 가장해 성교를 벌여 에이즈 복수를 한 다음 날 호텔방 거울에 립스틱으로 에이즈를 써둔다.
또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단편소설 중 하나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시대상 에이즈는 아니고 문둥병이 소재이다. 주인공이 난봉꾼이라 부잣집에 초대받자 그 집 부인과 딸을 유혹하고 그들이 자기 방에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아니나다를까, 어둠을 틈타 찾아온 여인과 밤새도록 검열삭제를 즐겼는데 깜깜해서 부인이었는지 딸인지는 구분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할 건 다 했다. 그리고 다음 날 떠날 때가 되자 집주인이 실은 자신에게는 딸이 하나 더 있는데 문둥병이라 손님이 올 때는 방안에 틀어박히게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부인과 딸의 태도를 보고 자신이 검열삭제한 것이 그 문둥병 환자였던 딸이었다는 것을 확신한 주인공은 멘붕했다(...).
성교로 인한 감염은 아니었지만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의 '고양이를 찾습니다'에서 에이즈에 감염되었었던 노인 여성이 키우던 고양이를 어떤 사이코패스가 납치해 고문하다 죽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그의 팔에 주사하여 에이즈에 감염시킨다. 사이다는 맞지만 슬픈 사이다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을 소재로 비슷하게 써먹은 것이 정밀의 하산이다.
[1] Typhoid Mary의 경우에는 고의성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2] 장티푸스의 옛말이 바로 염병이다.[3] 상처가 나지 않는 섹스. 강간이나 무리한 체위, 충분한 준비 없는 항문섹스의 경우 상처가 많이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