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리 퀸(탐정)

 

1. 개요
2. 엘러리 퀸은 두 사람?
3. 추리 스타일
4. 데뷔와 은퇴


1. 개요


엘러리 퀸이 집필한 소설의 주인공이자 탐정.
작가 엘러리 퀸이 활동하던 1920년~1950년대는 추리소설의 황금기였다. 출판 업계에서 "오직 추리소설만이 팔린다"고 할 정도로 추리소설이 큰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의 황금기답게, 수많은 추리소설들이 우후죽순처럼 발매되었다. 당시 아주 유명했던 반 다인의 영향을 받아, 사촌형제였던 프레더릭 더네이와 맨프레드 리 또한 '엘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추리소설 업계에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소설을 공동집필했는데, 주인공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지 고민하게 됐다. 그러던 중, 많은 추리소설들이 나타나 작중의 명탐정들은 유명세를 타게 됐지만 정작 '''그 소설을 쓴 작가들은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린다는 사실을 캐치해냈다.''' 소설을 쓴 작가와 소설 속 명탐정이 모두 유명해지도록, 맨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더네이는 소설 속 명탐정이 자신들의 필명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도록 했다.
작가 엘러리 퀸이 탐정 엘러리 퀸을 탄생시킨 것이다.

2. 엘러리 퀸은 두 사람?


소설속에서 나오는 엘러리 퀸은 사실 두 사람이라는 주장이 있다. 작중 엘러리에 대한 묘사가 두 타입으로 나뉘는데, 그 두가지 묘사는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르기에 사실은 두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는 추리소설 연구가 줄리언 시몬즈가 지적했고, 일본의 <엘러리 퀸 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한다.
작가 엘러리 퀸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치 않게 그런 묘사가 들어가버렸는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작가 엘러리 퀸이 사실은 두 사람이었는데 작중 탐정 엘러리 퀸도 사실은 두 사람이었던 것이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의 서문에서 그 사건은 엘러리가 은퇴할 나이에 가까워졌을 때 일어난 사건이라 묘사되지만, <최후의 일격>에서는 <로마 모자 미스터리>사건이 엘러리가 아주 젊을 때 일어났던 사건이라 묘사된다.
국명 시리즈에서 엘러리 퀸은 안경을 쓰고 지팡이를 짚는다는 묘사가 나오지만, 이후에 나온 <꼬리 많은 고양이>, <더블 더블>, <악의 기원>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당시엔 라식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이 없었으므로, 안경을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묘사인 것이다.
국명 시리즈에선 엘러리 퀸이 공식적으로 해결한 첫 사건은 <그리스 관 미스터리>의 "그림쇼 살인 사건"이라 하지만, <최후의 일격>에서는 <로마 모자 미스터리>의 "몬테 필드 살인 사건"이 엘러리의 첫 사건이라 나온다.
결국 위와 같은 단서를 근거로, 작중의 엘러리 퀸은 두 사람이며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코드네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로마 모자 미스터리의 서문에서 ''' "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은 가명이다.'''라고 확실히 적혀있다.
엘러리 퀸(1)이 등장하는 작품은 이름에 나라의 이름이 들어간 국명 시리즈와 <중간 지점의 집> , 단편집 <엘러리 퀸의 모험> <엘러리 퀸의 새로운 모험>이다.
엘러리 퀸(2)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그 이후의 모든 작품들이다.
사실 이것은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작가들의 환경이 변하여 예상치 못하게 초기의 설정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거기에 더해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국명 시리즈와 그 이후가 판이하게 달라져서 생긴 설정붕괴를 설명해보려는 시도일 뿐이다. 국명 시리즈는 사건의 추리에 집중하여 등장인물의 묘사가 단편적이고 그로 인해 범인의 체포가 깔끔하게 이루어지는 데 반해, 라이츠빌 시리즈부터는 추리를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를 파고드는 방식으로 서술이 바뀌어 엘러리가 실패하거나 범인을 덮어버리는 묘사가 나오는 등 캐릭터의 변화가 생긴다. 또한 헐리우드에 진출하면서 라디오 및 영상화를 위해 변화도 있고, 나중에는 고스트 라이터의 작품인지라 '엘러리 퀸'이라는 캐릭터는 셜록 홈즈에르퀼 푸아로 같이 전 작품에서 강한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여기기 보다는, 기본 설정만 유지하고 종종 리부트되는 DC 코믹스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캐릭터로 바라봄이 해석하기 더 적합할 것이다.

3. 추리 스타일


작중 두 엘러리 퀸은 추리 스타일부터 확연히 다른데, 국명 시리즈에 등장한 엘러리 퀸(1)은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하고 철저히 논리를 좇는 반면에 엘러리 퀸(2)은 성격이 온화하며 논리보다는 심리에 치중한 추리를 펼친다.
엘러리 퀸(1)은 현장에 남겨진 물적 증거들을 정밀하게 검토한 후, 논리적으로 '범인의 조건'을 세워 용의자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하는 소거법으로 범인에 도달한다. 잔인하리만치 냉정해서 용의자가 총에 맞아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분석했더니 범인은 왼손잡이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유일한 왼손잡이네요. 총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왜 범행을 부인하나요?'라며 몰아붙이기도 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가설이라도 논리적 연역법에 따라 증명되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그냥 누가 봐도 당연해보이는 사실을 철저히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샴 쌍둥이 미스터리>에선 누가 봐도 당연히 범인이 카드를 찢었고 사람을 독살한 것이 분명한데 굳이 카드에 찍힌 손 자국의 각도와 찢어진 단면, 당시의 시간 등을 분석해서 '논리적으로 증명'하는데 매달렸다. 이러한 엘러리 퀸(1)의 추리기법은 일본의 추리소설 주인공 에가미 지로히무라 히데오에게 계승된다.
엘러리 퀸(2)은 추리의 기량이 엘러리 퀸(1)보다 뒤떨어진다(줄리안 시몬즈의 주장). 엘러리 퀸(2)은 범인의 의도적인 계략에 속아서 엉뚱한 사람을 범인이라 누명씌우기도 한다. 엘러리 퀸(2)은 현장의 물적 증거보다는 사람의 심리나 정신 상태에 집중해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엘러리 퀸(1)과는 달리 타고난 성격이 온화하고 착해서 모질게 범인을 쫓지 못한다. 그래서 몇번이나 범인에게 당할 뻔 한다. 엘러리 퀸(1)이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엘러리 퀸(2)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인간군상의 메커니즘에 집중한다. 그래서 그런지 엘러리 퀸(1)의 추리처럼 철저하게 딱딱 맞아 떨어지며 반박할 수 없는 추리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이렇지 않나요~?", "흔히 사람들은~" "인간의 정신은~"이라는 식으로 두루뭉실한 느낌의 추리가 많다.

4. 데뷔와 은퇴


엘러리 퀸(1)은 <그리스 관 미스터리>의 그림쇼 살인 사건으로 데뷔하고 <로마 모자 미스터리>의 몬테 필드 살인 사건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엘러리 퀸(2)는 <로마 모자 미스터리>의 몬테 필드 살인 사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데뷔해서,[1] <편안하고 비밀스러운 장소>의 사건을 끝으로 은퇴한다.

[1] 물론 소설의 표면에 나오진 않는다. 엘러리 퀸(1)이 맡은 사건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