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타오르는 빛의 성전이

 

1. 개요
2. 창작 배경
3. 전문
4. 시 읽기


1. 개요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4학년 재학생이자 학생대표였던 정희성 시인이 짓고 관악캠퍼스 기공식에서 발표한 명시이다.
현재까지 서울대학교의 상징이자, 서울대인의 사회적 책무를 잘 나타내는 시로 알려져 있다.

2. 창작 배경


다원화 캠퍼스 통합을 추진하던 서울대학교가 관악 골프장 부지를 캠퍼스용으로 확보하고 관악산 기슭으로 캠퍼스를 이전을 확정한 후 1971년 4월 2일에 관악 종합캠퍼스 기공식을 개최하였으며, 이 시는 바로 이때 정희성 당시 학생대표가 지어 발표한 축시이다.
이후 정희성은 등단해 시인이 되었고, 국어교사 생활을 하였다.

3. 전문


'''여기 타오르는 빛의 성전이'''

그 누가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이마가 시원한 봉우리

기슭이마다 어린 예지의 서기가

오랜 주라기(朱羅紀)의 지층을 씻어내린다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리듯이

관악의 이마에 흐르는 보배로운 기름이여

영원한 생명의 터전이여

겨레의 염원으로 기약한 이 날

헤어졌던 이마를 비로소 마주대고

여기 새로 땅을 열어

한 얼의 슬기를 불 밝히니

「진리는 나의 빛」

이 불이 밝히는

오 한 세대의 확고한 길을 보아라

온갖 불의와 사악(邪惡)과

어둠의 검은 손이 눈을 가릴 때에도

그 어둠의 정수리를 가르며 빛나던 예지여

역사의 갈피마다 슬기롭던

아 우리 서울대학교

뼈 있는 자의 길을 보아라

뼈 있는 자가 남기는 이념의 단단한 뼈를 보아라

저마다 가슴 깊이 사려둔 이념은

오직 살아 있는 자의 골수에 깃드니

속으로 트이는 이 길을

오 위대한 세대의 확고한 길을 보아라

만년 웅비(雄飛)의 새 터전

이 영봉(靈峰)과 저 기슭에 어린 서기(瑞氣)를

가슴에 서리담은 민족의 대학

불처럼 일어서는 세계의 대학

이 충만한 빛기둥을 보아라

온갖 어두움을 가르며

빛이 빛을 따르고

뼈가 뼈를 따르고

산이 산을 불러 일어서니

또한 타오르는 이 길을

영원한 세대의 확고한 길을 보아라

겨레의 뜻으로 기약한 이 날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민족의 위대한 상속자

아 길이 빛날 서울대학교

타오르는 빛의 성전 예 있으니

누가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4. 시 읽기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라는 부분이 가장 유명하며 그 이유는 '''수미상관'''의 구조 때문이다. 수미상관이 시의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시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 잘 기억될 수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