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툰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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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toun Bridge
스코틀랜드 웨스트 던바턴셔(West Dunbartonshire)에 위치한 오버툰 하우스(Overtoun House)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고즈넉한 다리. 높이 15m의 이 우아한 다리는 1895년에 헨리 어니스트 밀너(Henry E. Milner)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꽤 널찍한 다리 양 옆으로는 성인 남성의 가슴 높이까지 오는 석조 난간이 있으며, 빈틈없이 이어져 있어서 난간 밑으로는 다리 너머를 건너다볼 수 없다. 또한 굉장히 장식적인 원형 망루(bartizan)들이 일종의 포인트가 되어 운치를 더하는 그럴싸한 다리. 다리 밑으로는 15m 아래에서 계곡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즈넉한 영국 시골 마을의 멋진 다리 중 하나로 생각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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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껏 수십 년 동안 숱하게 많은 개들이 이곳에서 의문의 투신자살을 해 왔다. 그것도 다리의 특정 방향의 특정 지점에서만.
개 주인들이 개를 데리고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사랑하는 개를 잃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놀랍게도 개들이 투신자살을 하는 지점은 정확하게 한 곳으로 정해져 있었으며, 그 지점에 개들이 도달하면 거의 대부분 예외 없이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해당 지점에서 개들이 보이는 행동을 대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코를 벌름거리고 킁킁거린다.
2. 불안이 심해지다가, 해당 지점에서 난간에 앞발을 올린 채 길게 짖는다.
3. 그리고 그대로 난간 너머 15m 아래로 투신한다.
예외가 없었다. 순종견이든 잡종견이든, 주인과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 왔든, 훈련을 얼마나 엄격하게 받았든 간에 개들은 그 지점에만 도달하면 밑으로 뛰어내리기 일쑤였다. 불행히도 15m 아래에서 개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가혹했다. 총 600여마리에 달하는 개들이 차디찬 계곡물에 닦이고 날카롭게 깎여진 돌들 위로 추락해서 부상을 입었고 그중 50여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야 했다.
주민들은 공포에 떨면서 다리에 귀신이라도 붙은 게 틀림없다고 다음과 같이 수군거렸다. "아무래도 영(靈)에 대한 감각이 좋은 동물이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지도 모른다.", "뭔가가 개들에게 그 밑으로 뛰어내리도록 충동질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멀쩡하던 개가 어느날 갑자기 자살 충동을 느끼고 다리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다."
그리고 마침내 이 소문은 동물행동학[2] 자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과학자들이 잠정적으로 고려한 요소들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졌다. 개들의 눈높이, 뛰어난 후각, 덜 선명한 시각, 그리고 청각 신호. 이 모든 것들이 오버툰 교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되면서 개들로 하여금 그 밑으로 뛰어내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들의 관점에서, 오버툰 교는 어떠한 곳일까? 우선 데이비드 섹스턴(D. Sexton)과 같은 과학자들은 오버툰 교가 사람에게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교량이지만, 개들에게는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개들은 자신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3] 저 밑 어딘가에서 들려 오는 계곡 물 소리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리 밑에는 밍크나 다람쥐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변 냄새는 공기 중에 퍼져서 개들의 후각을 자극하게 된다.[4] 이러하니 개들 입장에서는 "밑"에서 대관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그들은 석조 난간 너머의 자신들이 기대하는 '평지'로 뛰어넘게 되지만, 이내 자신들이 15m의 자유낙하를 하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굉장히 그럴싸하지만 과학자들 역시 "잠정적인 추론일 뿐 확정적인 건 아니다." 라며 선을 긋고 있다. 물론, 이는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추측할 수 있는 최대한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일례로 지역 토박이 사냥꾼인 존 조이스(J. Joyce)는 2014년에 《사이언스 채널(The Science Channel)》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50년 동안 여기서 살면서 사냥을 했소만, 단언컨대 이 근방에는 밍크 같은 건 없소이다!" 라며 위의 설명을 부정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리 밑으로 물이 흐르고 갖가지 생물들이 서식하는 계곡이 있는 지형은 비단 이 곳이 아니라도 지구상에 널렸기 때문이다. 결국 왜 오버툰 교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하여간 아직까지도 근본적인 의문은 해결되지 않은 채, 이 시골 다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위험 : 개를 목줄로 묶어 두시오"라는 경고 표지판만이 세워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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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toun Bridge
1. 개요
스코틀랜드 웨스트 던바턴셔(West Dunbartonshire)에 위치한 오버툰 하우스(Overtoun House)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고즈넉한 다리. 높이 15m의 이 우아한 다리는 1895년에 헨리 어니스트 밀너(Henry E. Milner)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꽤 널찍한 다리 양 옆으로는 성인 남성의 가슴 높이까지 오는 석조 난간이 있으며, 빈틈없이 이어져 있어서 난간 밑으로는 다리 너머를 건너다볼 수 없다. 또한 굉장히 장식적인 원형 망루(bartizan)들이 일종의 포인트가 되어 운치를 더하는 그럴싸한 다리. 다리 밑으로는 15m 아래에서 계곡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즈넉한 영국 시골 마을의 멋진 다리 중 하나로 생각되지만...
2. 미스터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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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명 귀신들린 다리.'''DANGEROUS BRIDGE : PLEASE KEEP YOUR DOG ON A LEAD
(위험한 다리 : 개를 목줄로 묶어 두시오)
지금껏 수십 년 동안 숱하게 많은 개들이 이곳에서 의문의 투신자살을 해 왔다. 그것도 다리의 특정 방향의 특정 지점에서만.
개 주인들이 개를 데리고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사랑하는 개를 잃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놀랍게도 개들이 투신자살을 하는 지점은 정확하게 한 곳으로 정해져 있었으며, 그 지점에 개들이 도달하면 거의 대부분 예외 없이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해당 지점에서 개들이 보이는 행동을 대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코를 벌름거리고 킁킁거린다.
2. 불안이 심해지다가, 해당 지점에서 난간에 앞발을 올린 채 길게 짖는다.
3. 그리고 그대로 난간 너머 15m 아래로 투신한다.
예외가 없었다. 순종견이든 잡종견이든, 주인과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 왔든, 훈련을 얼마나 엄격하게 받았든 간에 개들은 그 지점에만 도달하면 밑으로 뛰어내리기 일쑤였다. 불행히도 15m 아래에서 개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가혹했다. 총 600여마리에 달하는 개들이 차디찬 계곡물에 닦이고 날카롭게 깎여진 돌들 위로 추락해서 부상을 입었고 그중 50여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야 했다.
주민들은 공포에 떨면서 다리에 귀신이라도 붙은 게 틀림없다고 다음과 같이 수군거렸다. "아무래도 영(靈)에 대한 감각이 좋은 동물이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지도 모른다.", "뭔가가 개들에게 그 밑으로 뛰어내리도록 충동질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멀쩡하던 개가 어느날 갑자기 자살 충동을 느끼고 다리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다."
그리고 마침내 이 소문은 동물행동학[2] 자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3. 과학자들의 추론
과학자들이 잠정적으로 고려한 요소들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졌다. 개들의 눈높이, 뛰어난 후각, 덜 선명한 시각, 그리고 청각 신호. 이 모든 것들이 오버툰 교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되면서 개들로 하여금 그 밑으로 뛰어내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들의 관점에서, 오버툰 교는 어떠한 곳일까? 우선 데이비드 섹스턴(D. Sexton)과 같은 과학자들은 오버툰 교가 사람에게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교량이지만, 개들에게는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개들은 자신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3] 저 밑 어딘가에서 들려 오는 계곡 물 소리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리 밑에는 밍크나 다람쥐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변 냄새는 공기 중에 퍼져서 개들의 후각을 자극하게 된다.[4] 이러하니 개들 입장에서는 "밑"에서 대관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그들은 석조 난간 너머의 자신들이 기대하는 '평지'로 뛰어넘게 되지만, 이내 자신들이 15m의 자유낙하를 하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굉장히 그럴싸하지만 과학자들 역시 "잠정적인 추론일 뿐 확정적인 건 아니다." 라며 선을 긋고 있다. 물론, 이는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추측할 수 있는 최대한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일례로 지역 토박이 사냥꾼인 존 조이스(J. Joyce)는 2014년에 《사이언스 채널(The Science Channel)》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50년 동안 여기서 살면서 사냥을 했소만, 단언컨대 이 근방에는 밍크 같은 건 없소이다!" 라며 위의 설명을 부정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리 밑으로 물이 흐르고 갖가지 생물들이 서식하는 계곡이 있는 지형은 비단 이 곳이 아니라도 지구상에 널렸기 때문이다. 결국 왜 오버툰 교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하여간 아직까지도 근본적인 의문은 해결되지 않은 채, 이 시골 다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위험 : 개를 목줄로 묶어 두시오"라는 경고 표지판만이 세워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