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부파

 


opera buffa.
오페라 부파는 오페라의 한 장르로서 이탈리아의 희극 오페라를 가리킨다. 한자어로는 희가극(喜歌劇)이라 하며, 정극인 오페라 세리아(正歌劇)의 반대되는 장르다.
희극적 등장 인물로 보통 하인이 등장하고 서민의 삶을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페라 부파가 처음부터 독립적인 장르가 된 것은 아니었고, 초창기에는 오페라의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었다. 18세기 초반에 오페라 세리아 중간에 1막짜리 짧은 막간극(인테르메초, intermezzo)이 등장하곤 했는데, 이것이 발전하여 오페라 부파라는 장르가 된 것이다. 당시 이들 막간극이 사회상을 풍자하며 관객에 웃음을 주곤 했는데, 이것이 인기를 끌어 부속물로서가 아닌 그 자체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페르골레시의 1733년 작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는 원래 그의 오페라 세리아의 막간극으로 작곡한 것인데 오히려 이것이 더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전래한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막간극으로 남은 오페라 부파다. 막간극은 18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오페라 부파라는 하나의 장르로 제대로 자리잡아 부속물의 위치에서 벗어난다. 초기의 본격적인 오페라 부파 작곡가들에서는 나폴리베니스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오페라 부파는 18세기 전반기에 나폴리에서 일어난 오페라의 발전과 연관이 깊다. 이 시기에 로마와 북부 이탈리아로 오페라 부파의 인기가 퍼져 나갔다.
오페라 부파는 오페라 세리아와 대조되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로서 의도되었다. 대중의 친숙성을 위해 초창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졌다.
  • 일상을 극의 배경으로 함.
  • 사투리 사용.
  • 단순한 음악
  • 또렷한 발음과 빠른 대사의 중시
내용도 정극과는 달라서 오페라 세리아가 왕과 귀족에 관한 화려한 극인데 반해, 오페라 부파는 일반인의 삶을 묘사하는 극이었다. 따라서 과장된 연극적 말투 대신 일상적인 말투가 선호되었고, 종종 사투리도 쓰였다. 그리고 오페라 세리아의 전통적인 구성은 3막으로 되어 있고, 다루는 주제도 무거운 편이인데 반해, 오페라 부파의 구성은 2막 구성에 코믹한 장면이 주가 되는 점이 다르다. 오페라 부파에서는 낮은 남성의 목소리도 중시되었으며, 이는 바소 부포라는 베이스의 한 종류를 요구했다. 빠른 패시지를 소화할 수 있고, 희극 연기력도 일반 연극 배우에 근접해야 하는 특수 역이다. 오페라 부파는 다른 나라의 음악극, 즉 오페라 코미크나 징슈필 등과도 다르다. 이들은 레치타티보 대신 그냥 대화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참고로, 오페레타도 레치타티보 대신에 그냥 일반 대화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로시니에 이르러서는 주요 등장인물 4명의 구성이 이루어졌다. 즉, 프리마 돈나 역할의 수브레트(소프라노 혹은 메조 소프라노)+ 호색적 역할의 테너 + 서정 표현이 가능한 바소 칸탄테 또는 바리톤 + 명확한 발음으로 많은 대사를 하는 바소 부포의 구성이 그것이다.
같은 오페라 부파라 할지라도 작품 성격은 작품마다 다 다르다. 완전히 희극으로 구성된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있는가 하면, 희극이지만 페이소스가 추가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같은 작품도 있다.
유명한 오페라 부파로는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등이 있다. 비극 오페라만을 썼던 베르디푸치니도 말년에 각각 "팔스타프", "자니 스키키"라는 희극을 한 편씩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