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소설)
1. 개요
1910년 프랑스의 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가 집필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희대의 명작.
제목은 작품의 무대인 '''오페라 극장의 유령'''이라는 뜻이다. 소설 내용에서나 한국어 번역자 후기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페라 극장을 지배하는 '유령'이 무명의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라울은 크리스틴 좋다고 징징댈 뿐 아무것도 못한다.(…) 읽다 보면 차라리 유령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 실제로 수많은 팬픽 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당연히 내용은 오로지 유령에 대해.
'유령'인 에릭은 남자 얀데레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막판에 가면 거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데 그 묘사를 보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출간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으나[1] 드라마, 영화, 연극 등에서는 최고의 소재로 쓰인다.
2. 줄거리
이 소설의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닌 관찰자 시점이다. 다만 라울이 주인공이므로 거의 1인칭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설의 내용은 기자인 화자가, 오래 전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일어났던 '오페라의 유령' 사건과, 그에 얽힌 한 여가수의 스캔들 및 그녀의 실종사건을 추적하고 정리하여 기록한 것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 지배인의 퇴임식이 있던 날 밤 열린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크리스틴 다에는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뭇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 가운데 크리스틴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라울 드 샤니 자작이 있었다.
라울은 크리스틴을 알아보고 분장실로 찾아 가지만, 그녀가 자신을 모르는 척 하자 당황한다. 라울은 크리스틴과 좀 더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 숨어있던 도중, 크리스틴이 의문의 남성과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된다.
라울은 크리스틴의 후견인인 발레리우스 부인을 찾아가 크리스틴의 근황을 묻는다. 발레리우스 부인은 크리스틴이 그녀의 아버지가 유언으로 약속했던 '음악의 천사'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다고 말해준다. 이를 믿지 않은 라울은 크리스틴이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가는 길을 미행한다. 그리고 '음악의 천사'로 추정되는 수상한 인물에게 습격을 당해 앓아 눕고 만다. 라울은 파리로 돌아와 오랫동안 크리스틴을 만나지 못하고 고민하던 중 그녀에게 편지를 받고 오페라 극장의 가장 무도회에 참석하여 크리스틴과 재회한다.
크리스틴은 자신이 '음악의 천사'를 따라 오페라 극장의 지하로 가서 겪었던 일에 대해 알려준다. 뜻밖에도 그는 천사가 아닌 에릭이라는 인간이었다. 그는 오페라 극장의 매니저[2] 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극장 내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오페라의 유령'이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끔찍한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으로, 작중에서는 도저히 쳐다보기 힘들다고 묘사되어 있다. 크리스틴은 그와 함께 오페라 오텔로[3] 의 이중창을 부르던 도중 호기심을 못 이기고 에릭의 가면을 벗겨 그의 분노를 산 이야기를 들려준다. 라울은 크리스틴이 에릭을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와 함께 에릭을 피해 도망치기로 약속한다.
그동안 새로운 오페라 극장 지배인들은 유령이 보낸 경고장들을 무시하던 중 프리마 돈나 칼롯타가 무대 위에서 두꺼비 소리를 내고, 객석의 샹들리에가 떨어져 관객이 사망하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자 에릭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크리스틴은 오페라 파우스트의 히로인 마르그리트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그녀는 무대를 마친 뒤 라울과 함께 떠나기로 하지만, 뜻밖에 오페라의 클라이맥스 대목에서 암전 중에 실종된다.
라울은 크리스틴을 찾아 오페라 극장을 떠돌다가 페르시아인과 만난다. 페르시아인은 에릭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라울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에릭의 부비트랩[4] 을 피해 지하로 잠입하지만, 운 나쁘게도 에릭이 자기 집 옆에 설치해놓은, 거울로 된 고문실[5] 에 갇히고 만다.
라울과 페르시아인이 갇혀있는 사이 크리스틴은 에릭에 의해서 결혼을 종용당하고 있다. 에릭은 결혼하려면 전갈 버튼을, 결혼하지 않으려면 메뚜기 버튼을 돌리라고 말한다. 크리스틴은 고민하지만, 마침내 기다리다 지쳐 메뚜기 버튼을 돌리려던 에릭을 제지하며 전갈 버튼을 돌린다. 그 순간 폭약이 설치되어 있던 고문실의 밑바닥으로부터는 물이 차오른다.[6] 기절했던 라울과 페르시아인은 에릭에게 구출된다. 에릭에 의해 억류되어 있던 이들 가운데 페르시아인만이 먼저 풀려나게 된다.
시일이 지나고 에릭이 페르시아인의 집으로 찾아온다.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크리스틴으로부터 입맞춤을 받았으며 그녀의 진심으로 인하여 크리스틴과 라울을 함께 떠나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사랑이 점점 증오와 뒤섞이며 갈등하던 찰나에 크리스틴의 진심어린 동정(태어나면서부터 무시무시한 외모로 인해 어머니에게까지 버림받은)과 입맞춤을 받고 이제 다 되었다고, 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이룰 건 없다고 여기게 된 것.
어차피 강제로 크리스틴과 결혼해보아야 그녀의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에릭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진심어린 동정을 받자 만족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 순간에 기꺼이 삶을 포기한다.
더불어 자신이 죽으면 크리스틴이 자신의 시신을 매장하러 올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오페라 극장의 개보수를 위해 사람들이 지하를 파헤쳤을 때, 정말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이 파리코뮌 당시 죽은 이였을 거라고 추측하지만, 그의 손에서 반지를 발견한 화자는 그것이 크리스틴이 돌아와 묻어준 에릭의 시신이라고 확신한다.
3. 주요 등장인물
3.1. 기타 조연
- 다에 씨
크리스틴 다에의 아버지. 북유럽 출신으로 실력이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다고 한다. 음악의 천사 얘기를 잔뜩 늘어놓은 바람에 외동딸인 크리스틴을 유령에게 낚이게 만들었다.(…) 작중에서는 이미 고인이라 회상으로만 언급된다.
- 발레리우스 부인
원작소설에만 등장. 다에 씨의 후견인이었던 발레리우스 교수의 부인. 남편과 다에 씨가 사망한 후 크리스틴의 후견인이 되어 그녀를 돌보았다고 한다. 다에 씨가 주절주절 늘어놓은 음악의 천사 이야기에 함께 낚여서, 그녀를 찾아온 라울에게 크리스틴이 천사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라울과의 만남 이후에는 언급되지 않는다.
- 쥐 잡는 사람[7]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붉은 얼굴의 정체. 불타는듯한 얼굴이 어둠속에서 홀로 떠나니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이를 오페라의유령으로 생각한다. 라울과 페르시아인이 지하 미궁에 잠입했을때 평소 에릭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나타나 라울과 페르시아인을 기겁하게 만든다. 이들도 역시 이 둥둥 떠다니는 얼굴을 에릭의 새로운 트릭으로 생각했지만, 그냥 얼굴 근처에 램프 붙이고 다니는 쥐잡는 사람이었다(...).
각주에 달린 바에 따르면, 초대 극장주가 지하에 쥐가 득실대자 홀연히 나타나 고용된 사람이라고 한다.
원작 외엔 거의 얼굴을 비추는 매체가 없는 안습한 조연. 다만 원작에선 사실 유령보다도 더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는 인물이다.[8]
각주에 달린 바에 따르면, 초대 극장주가 지하에 쥐가 득실대자 홀연히 나타나 고용된 사람이라고 한다.
원작 외엔 거의 얼굴을 비추는 매체가 없는 안습한 조연. 다만 원작에선 사실 유령보다도 더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는 인물이다.[8]
[1] 가스통 르루는 굳이 분류하면 추리 소설 작가에 해당되며, 노란 방의 비밀 단 한권만으로도 추리 소설사에 불멸의 자취를 남긴 바 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본래 의도였는지 이 작품 역시도 추리물 혹은 호러물 정도의 취급을 받다가 후대에 들어 '로맨스'를 중심으로 해석된 것이다. 작가 본인이 이런 영화를 제대로 못보고 죽은 데다 언급한 것도 없으니 어떻게 볼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원작은 맘대로 보더라도 2차 창작물은 전부 로맨스로 정체성이 굳어진 상태. 단 1925년에 만들어진 흑백무성영화는 배우 론 채니(1883~1930)의 명연기로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를 받는데, 이 영화는 원작자 르루가 살아있을 때 꽤 호평했다. 물론 분위기적으로 이 영화는 호러적인 측면이 강하다.[2] 이들은 유령의 존재자체를 철저히 함구하고 있었다. 심지어 크리스틴이 사라진 직후 수사하러온 경찰에게 조차도.[3]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만든 베르디의 오페라.[4] 집 주위에 인공호수로 해자를 둘러놓았는데,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접근하면 아름다운 세이렌의 노랫소리가 사람을 홀리게 하고, 이를 좇아 노랫소리가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호수에 빠져 익사하게 된다. 작중 라울의 형인 필립 백작이 우연히 해자에 접근했다가 이렇게 죽었다.[5] 육각형의 방으로 온 벽이 거울이다. 고온의 스팀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스팀을 올릴 경우 더워서 죽을 지경이 되며, 지속된 스팀으로 극도로 지칠 때쯤 적절하게 맹수의 울음소리나(북을 사용) 빗소리 같은 음향효과(고문실 뒤에 비어있는 벽에 모래와 자갈을 부어넣어 빗방울이 지면을 때리는 소리를 재현)를 넣음으로서 더 괴롭게 만든다. 빗소리를 듣고 뜨거운 고문실 거울에 혀를 대어 있지도 않은 빗방울을 핥으려 하다 혀가 데어버리기도 한다. 이런 방 안에서, 거울에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보고 더욱 공포에 시달리는 희생자는 고온에 갈증, 허기와 온갖 음향효과로 인한 환각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고문실 가운데 있는 철로 된 나무에 걸려있는 올가미로 목을 매어 자살하게 된다.[6] 에릭은 크리스틴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지하에 설치해놓은 폭약을 터뜨려 자살하고, 오페라 하우스도 함께 무너뜨릴 계획이었다. 근데 이거 뭔가 마왕스럽지 않나.(...) [7] 쥐몰이꾼이라고도 불린다. 주변에 쥐가 있고, 직업이 쥐 잡는 사람이어서 그런듯.[8] 뜬금없이 쥐들과 함께 갑툭튀한 것도 그렇고, 각주에 따르면 초대 극장주 시절에 홀연히 나타나 고용된 사람이라는 것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