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풍종호)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의 등장인물로, 별호는 '''참마검(斬魔劍)'''이다. 정사이광검(正邪二狂劍), 마의검광(麻衣劍狂)[1] 이 사파(邪派)의 광검이라면 이수는 '''정파(正派)의 광검'''으로 불린다. 검의 빛에 미쳐서 날뛰기 시작하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마의검광을 사파로 칭한다면, 베어야 할 악인을 보면 미치기라도 한 듯이 쫓아가 베기 때문에 이수는 정파로 칭해졌다. 그러나 비록 사파일지라도 한 번 스쳐 가면 깡그리 잊어버린다는 마의검광은 만나도 좋지만, 한 번 스쳐 가는 인연으로 쫓아와 베어 죽이는 참마검은 위험한 자라는 평판이었다. 그래서 그의 검 아래 죽어간 마두의 수가 적지 않았으며, 집요함에 질려서 자결한 악당의 수도 만만치 않아 그는 대협(大俠)이라고 불리지 못한다고 한다."저 이수라는 녀석, 생각보다 영리한 놈이다. 여기까지 다 와서야 정체가 들통 난 모양을 봐라. 만가휘가 말한 것보다 몇 배나 똑똑하지 않으면 안 되지. 게다가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것보다 만들어내는 성격인 모양이다. 그 순간에 그림을 내던지다니······. 용의주도하지 않나?"
- 『지존록』에서 이수 쟁탈전에 끼어들기 전 멀리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보며 쌍마(雙魔)가 나눈 대화 중 발췌.
2. 행적
강남(江南)의 소주(蘇州)에서 활동하는 이수는 2년 전 한 폭의 그림을 손에 넣는다. 그저 천령사(天靈絲)란 비범한 재질로 만들어진 그림이라 생각하여 가슴의 방호구로만 사용해왔다. 그러던 차에 친우들이라고 믿었던 소주육걸(蘇州六傑)이 1년 전에 그림을 빼앗으려고 그를 독살하려 한다. 그는 천행으로 살아남아 이 그림이 사대기보(四大奇寶)의 하나인 천녀산화도(天女酸花圖)임을 알게 되면서 그때부터 비밀을 파헤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산화도는 그린 사람이 지정한 조건을 갖추었을 경우에만 비밀이 드러난다는 보물, 그의 노력은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
소주육걸이 죽었어도 소문이 알음알음 퍼졌는지 태극신장(太極神掌) 관지홍이 은밀히 접촉을 해오기도 하였고, 그림을 노리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위험에 대한 부담과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림의 비밀을 풀 수 없음을 1년 만에 인정한 이수는 겉으로는 관지홍과 만난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린 채 실제로는 천수금강(千手金剛) 도지선사에게 몸을 의탁하려 한다. 그는 역용술(易容術)에 능하고 강남과 하북(河北)에 이르는 넓은 곳의 풍물에도 박식하여 스스로 소문을 내도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만큼 영악하게 행동하여 장강(長江)을 넘어 재빠르게 사천(四川) 지역에 이른다.
계속하여 잘 숨어다니는 듯했으나, 결국 약속 장소인 청진암에 이르지 못하고 추적을 당해 섭혼루(攝魂樓)의 청룡당주(靑龍黨主), 빙령궁(氷靈宮)의 소궁주 금아영, 검맹(劍盟)의 홍소려 등에게 둘러싸인다. 이 와중에도 이수는 미리 위조한 천녀산화도를 내던져 이목을 돌리고 빠져나가려는 술수를 썼다가 숨어 있던 대막삼신타(大漠三神駝)에게 당하여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천녀산화도를 얻기 위해 미리 와있던 풍현의 명령에 따라 무형신장(無形神掌) 전백옥과 전칠이 다친 그를 사지(死地)에서 빼내 온다. 그리고 백마신(白魔神)이 금사침반혼법(金絲針反魂法)[2] 을 시술한 덕분에 살아나 풍현에게 천녀산화도를 넘기며 주인으로 받들게 된다. 강해지게 해달라는 그의 부탁에 풍현은 야차수혼지(夜叉搜魂指)와 귀문신검(鬼門神劍)을 전수하며, 흑령검(黑靈劍)[3] 도 준다.[4]
3. 무공
- 야차수혼지(夜叉搜魂指)
- 귀문신검(鬼門神劍): 귀문신투(鬼門神偸)가 맨 손으로 검을 쓰는 방법이라고 남겨놓은 것이기에 귀문신검수(鬼門神劍手)라 하기도 한다. 백마신의 평으로는 귀문신투가 손에 검을 쥐었다면 천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검객으로 추앙되었을 것이라고 하는 만큼 뛰어난 절예(絶藝)인 것 같다.
- 선풍참혼검법(旋風斬魂劍法):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필법(筆法)을 검법으로 바꾼 것이기 때문에 원래 도달할 수 있던 경지에도 이르지 못하게 됐었는데, 풍현을 만나면서 한 번의 꿈 만에 이수는 야차수혼지, 추혼도(追魂刀), 귀문신검을 기반으로 삼는 자신만의 선풍참혼검법을 새로이 정립한다. 그 결과 그는 만가휘를 뛰어넘는 무력을 보유하여 나아가 검강(劍罡)까지 발휘할 수 있게 된다.
[1] 소패도(少覇刀) 봉평산과 함께 송가촌 혈사에 참가한 이로, 본명은 연우이다. 그때 죽이려 했으나 철나한의 구함을 받았던 풍기가 3년 뒤에 칠성(七聖)의 유적에 들어가기 전에 만나 그대로 돌려준다. 그나마 송가촌에서 피를 보지 않아서 살 수 있었다.[2] 죽은 사람도 아파서 돌아와 "그만해!"라고 할 정도의 고통이 있는 침법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의술이라기보다는 죽은 원수에게 더한 고통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대법이라고······.[3] 귀문신투가 제련한 새하얀 칼날을 가진 연검(軟劍)이다. 검강을 발휘해야만 새까맣게 변한다.[4] 본래 풍현은 천녀산화도를 이수에게 걸치게 해서 미끼로 쓸려는 계획이었다. 송가촌처럼 암중에서 소문을 퍼뜨리고 조작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이수와 대면하고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으로 살펴보니 생각한 것과는 달리 관지홍과 관련한 소문이 섭혼루에서 퍼진 것이 아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어찌 됐건 풍현은 나중을 위해 이수에게 환몽비결(豢夢秘訣)을 통해 제대로 전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