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르미 그린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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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하고 아름다운 왕세자! 쇠락해가는 조선의 마지막 희망! '''.....였었더랬다. 분명. 몇 년 전까지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남자 주인공.[1] 박보검이 연기한다.[2] 일본판 성우는 코모토 케이스케.
19세. 어려서부터 학문을 즐거이 여겼고, 호기심이 많아 위험한 일에 몸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린 나인의 볼멘소리까지 경청할 정도의 겸손함을 지닌 준비된 왕이나 다름없었는데... 언제부터였을까...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의 석연찮은 죽음 이후부터였을까... 그가 변했다.
내시들 사이 기피부서 1순위가 되어버린 동궁전, 아니 일명 ‘똥궁전’ . 의관은 헐렁이요, 행실은 덜렁이요, 학문은 설렁설렁.[3] 세자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다는 주상전하의 불호령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그의 성정을 견뎌내느라 동궁전 내관들은 오늘도 과로와 감봉의 설움을 견디며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나 아무도 몰랐다. 왕세자라는 왕관의 무게를 버겁게 견뎌오던 그도, 사실 기댈 수 있는 아버지가 필요한 19살의 소년이라는 사실을. 또한 끊임없이 왕과 세자를 견제하는 외척 세력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자신과 조선의 미래를 준비해오던 젊은 군주라는 사실을.
한편 열아홉 뜨거운 청춘인 영의 가슴이 전혀 계획에도 없었고 재능도 없는 난제에 턱 부딪히게 되니, 그 삼놈이라는 이름의 내관! 명은을 희롱한 건방진 사기꾼 놈을 응징코자 마음먹고 옆에 두었을 뿐인데, 점점 그의 농담이 영을 웃게 하고 그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괜히 위로가 되어 마음 한구석을 찌른다. 구박하고, 괴롭히고, 면박을 줘도 지지 않고 씩씩한 녀석이 귀엽고 함께 있을 때면, 세자도 뭣도 아닌 그냥 사람으로서 즐거워진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운 만큼 고민 역시 깊어진다. 내가, 이영이, 이 나라의 왕세자가, 같은 사내를, 그것도 내시를..! 사랑하게 되다니! 하지만 고민도 잠시... 라온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와중에 라온이 실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한 사내로서 연심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대리청정을 시작하면서 김씨 가문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라온과 궁인들의 눈을 피해 은밀히 연애를 시작하는데... 한편 영의 아버지가 영에게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혼을 추진하면서 시련에 부딪힌다. 결정적으로 라온의 아버지가 홍경래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면서 영의 멘탈은 붕괴된다.
원작 웹소설의 이영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원작 소설에서의 효명세자는 기본적인 성품이 냉철하고 엄정한, 세자란 지위에 맞는 성품이라면, 드라마에서의 이영은 연출 담당인 김성윤 PD의 말에 의하면 '츤데레'적인 성품이다. 19살이란 설정에 맞게 다소 짓궂으면서도 제 나이대에 딱 어울리는 소년미도 보인다. 또한 자신의 선 안에 들어온 사람과 그 밖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판이하게 달라진다. 제 선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믿고 본다.(예를 들면 라온이나 병연이 백운회의 간자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계속 그들에게 신뢰를 보이는 점) 그러나 그 선 밖에 있는 사람, 무관심한 사람이거나 싫어하는 사람한테는 태도가 확 달라진다. 자신에게 쭉 관심을 표하는 하연에게 결코 무례하게 대하진 않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접근을 취하려 하면 선을 긋는다.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면 똑같이 맞받아쳐준다. 계모인 중전에게 라온이 뺨을 맞았을 때 화를 참기만 하는 게 아니라 '''너 밖에서 아버지 갖고 노는 요부라고 수군대는 거 모르냐?'''라는 식으로 부왕까지 언급하면서 패드립을 날린다든지, 김헌과 항상 마주칠 때마다 웃으면서 똑같이 비꼬아준다든지.
무엇보다 다른 점은 원작 소설의 영은''''모든 것을 극복하는' 세계관 최강자.''' 드라마의 영은 '''강하긴하다만 '무너질 땐 크게 무너지는' 외강내유형 강자.'''
작품 후반부로 가면서는 정말 짠한 신세다. 김씨 일가들로 인해 결코 안전하지 못한 세자 자리는 말할 것도 없지만, 그런 자신의 괴로움을 믿고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윤성은 사이가 멀어져서 서먹하고, 병연은 백운회의 일원인 듯한 의심 때문에 온전히 믿을 수 없으니. 부왕은 아들을 지키고자 오히려 더 움츠러들고 내키지 않는 국혼에만 집착한다. 그런 의지할 데 없는 마음을 유일하게 털어놓을 상대인 라온은 자신을 배신한 간자일지도 모르는 의심까지도 해야 하니 뭐...
그렇게 폐위 직전까지도 가고, 독약을 마셔서 생사를 왔다갔다 할 지경에까지 이르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마지막 화에서 그리도 그리워하던 라온과 간만에 재회한다. 자신이 쓰러졌던 걸 기회로 삼아서 김헌에게 제대로 역공세 펼치는 데 성공하고, 일 년 후에 그리도 고생하다 낙이 온다고 왕위에 오른다.
실제 역사에서의 효명세자순조순원왕후의 적장남으로[4] 여러 가지 개혁을 추진하며 조선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린 인물이다. 형제로는 공주 3명과[5] 요절한 대군 1명, 이복여동생인 옹주 1명이 있었다.[6] 하지만 효명세자는 갑자기 병에 걸렸고 불과 22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일찍히 세자빈 조씨와 혼인해 슬하에 아들을 두었는데 이 아들은 요절한 아버지를 대신해 할아버지 순조의 왕위를 이어받았다. 그가 바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개혁을 추진하다 요절한 미완의 개혁군주 헌종이다.

[1]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휘는 韺(풍류 이름 영)이라 쓴다. 효명세자의 휘는 旲(햇빛 영).[2] 모델이 된 효명세자도 미남으로 추정되는 만큼 적절한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3] 허나 모티브가 된 효명세자가 대리청정 시절, 신하로부터 공부 좀 하시라는 소리를 들은 걸 보면 은근 고증에 맞는다.[4] 즉, 드라마에서 치열한 정적 관계이자 계모인 중전 김씨가 실제 역사에서는 이영의 친모라는 얘기다(...)[5] 명온공주, 복온공주, 덕온공주[6] 영온옹주(永溫翁主). 본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영은옹주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다. 순조의 유일한 서녀로 어릴 때부터 몸이 불편하여 말을 잘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에서처럼 이복오빠인 효명세자가 유달리 불쌍히 여겨 항상 어루만져주며 굉장히 아꼈다고. 그러나 불행하게도 영온옹주는 12살에 요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