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리오 모파티스
1. 개요
얼음과 불의 노래의 등장인물. 드라마판 배우는 영국 출신의 로저 알렘.
자유도시 펜토스의 행정관(magister) 중 하나[1] 로 향신료, 보석, 드래곤 뼈 등의 다양한 물품을 거래하며 펜토스에서는 공식적으로 금지된 노예 무역에도 암암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 지위를 '장관'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금발에 뚱뚱하며 2갈래로 된 수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키도 크고 근육질에 잘생겼다고 한다. 이 젊은 시절의 동상을 만들어 자신의 사저에 두고 있다는 듯.
2. 행적
과거에는 검으로 먹고 사는 가난한 칼잡이였으나 막 미르에서 펜토스로 도망 온 바리스와 만나 친해진다. 펜토스의 뒷골목에서 그와 협력하여 어마어마한 부와 명성을 얻었고 결국에는 권력까지 쥐며 펜토스 대공의 사촌의 딸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죽은 후에 세라라는 리스의 창녀와 사랑에 빠져 재혼해, 처가와는 의절당했다. 하지만 이 두번째 아내도 전염병으로 죽었다.
이제는 웨스테로스로 넘어간 바리스와는 여전히 친한 사이로, 그와 비밀리에 협조하여 타르가르옌 가문의 복권을 꾀하고 있다. 비세리스 타르가르옌과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을 후원해주고 칼 드로고와 대너리스의 결혼을 주선한 것도 계획의 일환. 대너리스는 결혼한 뒤에 일리리오를 거의 만나지 못하고 있지만, 일리리오는 끊임없이 뒷공작을 진행하여 그녀를 도우려 했다. 바리스탄 셀미도 일단은 일리리오가 보낸 사람들 중 한 명인데, 당시 가명으로 쓰고 있던 바리스탄의 정체를 일리리오가 알고 있었는지는 불명. 3부 시점에서 티리온 라니스터가 위기에 빠지자, 바리스와 일리리오는 그를 도피시켜 대너리스의 세력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했다.
5부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황금 용병단을 사전에 포섭해놓고, 타르가르옌 왕가의 충신 존 코닝턴과 그의 아들과 칼 드로고의 도트락 병력까지 일거에 동원하려는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리리오의 계산과 달리 비세리스는 죽고, 칼 드로고 역시 사망해 그의 계획보다 병력이 많이 약해졌다. 그래서 원래 계획과는 많이 달라졌긴 하지만 존 코닝턴 일행와 대너리스의 세력을 합류하게 한 뒤에 같이 웨스테로스로 오게 하려고 했으나, 그녀가 미린에서 일이 꼬인 나머지 이동하지 않으면서 계획이 상당히 틀어졌다.
그를 만난 티리온은 일리리오가 왜 굳이 그런 수고를 해가며 타르가르옌 가문의 복위를 돕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데, 이 질문에 일리리오는 '한번 선행을 해보겠다는게 잘못이오?'라는, 대충 얼버무리는게 확연히 드러나는 대답을 하며 스리슬쩍 넘어갔다. 이후에 '결혼식에 갈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라는 식으로 말하거나[2] , 약간 시무룩한 반응을 보이는 등 개인적으로 대너리스랑 아에곤 타르가르옌을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반응을 보인다. 티리온은 의혹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더는 묻지 않았는데, 이 탓에 아에곤의 정체와 함께 일리리오의 진짜 의도에 대해 여러 루머와 추측이 존재한다.
드라마에선 잠깐 나왔으나, 정작 바리스가 티리온을 펜토스에 대려왔을때에도 집의 주인이라는 점만 언급될 뿐, 직접적인 등장이 없다. 자신이 지지한 비세리스의 동생인 데너리스가 미린의 주인이 되고 웨스테로스로 대군을 이끌고 진군을 한다고 하는 것에도 딱히 원조가 있었다는 말도 없고...
3. 추측
5부에서 아에곤 타르가르옌이 등장하자, 1부 이후부터 일리리오가 추진해온 여러 계획들이 대체 어떤 의도였는지 의문을 품는 팬들이 많다. 아에곤을 철왕좌에 올리는 것이 그와 바리스의 목적이었다면, 비세리스를 지원하고 대너리스를 칼 드로고와 혼인시키는 것이 영 동떨어진 행동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리리오와 바리스가 타르가르옌 가문의 양면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진행시켰다는 흥미로운 가설이 나왔다. 타르가르옌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뛰어난 재능과 불 같은 광기라는, 두 면의 상반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미친 왕 아에리스 2세를 잘 기억하고 있는 웨스테로스의 사람들은 아에곤이 등장했을 때 그런 면을 두고 두려워하거나 우려할 것이다. 이에 일리리오는 비세리스가 도트락인, 용병과 함께 칠왕국을 침략하게 해 그에게 '미친 왕의 아들'이자 '용병과 야만족을 이끌고 온 침략자'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아에곤에게는 그런 침략자를 물리치고 칠왕국을 구원할 '구원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생각이었다는 추측이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비세리스가 사망하고 대너리스가 드래곤을 부활시킨 의외의 변수가 나타난 뒤에도, 대너리스에게 비세리스의 프레임을 그대로 계승시켜 그녀를 '도트락인과 이민족, 해방 노예, 용병, 그리고 강철인 약탈자 등을 데리고 온 침략자'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두고 백성들과 귀족들이 대너리스를 미친 왕의 딸이자 폭군으로만 여기게 된다면, 대너리스가 어느 시점에 흑화할 것이라는 주장과도 연관될 수 있다. 뭐 어디까지나 팬들의 추측이긴 하지만, 모호한 점이 많은 일리리오/바리스의 계획에 있어서 가장 나은 설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헛점이 존재한다. 일단 5부에서 나왔듯이, 대너리스가 신분 보증을 해주지 않는다면 아에곤의 정체는 가짜로 여겨질 수 있다.[3] 아에곤과 대너리스의 대립이 본격화되었을 때 드래곤을 지니고 있는 쪽과 없는 쪽 중 어느 쪽이 진짜 타르가르옌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안 봐도 뻔하기 때문에, 정말 일리리오가 대너리스를 아에곤의 적으로 돌릴 생각이라면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는 셈이다.
두 번째로 일리리오가 2부에서 망명한 바리스탄 셀미를 대너리스에게 보냈던 사실이 있다. 평민들 사이에서 인기와 명성이 높은데다 타르가르옌 왕가 시절의 킹스가드였던 바리스탄 셀미는 그 존재만으로 한 쪽 진영에 큰 정당성과 힘을 부여할 것이다. 그런데 일리리오가 망명한 바리스탄을 콰스에 있던 대너리스에게 보내준 것은 영 맞지 않는 행동으로 보인다. 아에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밝히고 싶지 않았다거나, 처음에는 대너리스를 서쪽으로 데려와 드래곤 전력을 이용할 생각이었을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