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계원
1. 개요
1종(식량) 보급품을 관리하는 대한민국 육군 병의 보직. 육군에서는 일종계원과 조리병이 따로 존재하기도 하나 중대급 이하에선 조리병이 겸업하기도 하며, 따로 존재하는 곳이라도 많은 부분에서 업무가 겹치고 편의상 1종 창고가 병사식당과 붙어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상하차할 때 쌀포대나 김치[1] 냉동육, 통조림 같은 중량물을 적재적소에 빨리 처리하려면 조리병과 사이가 원활해야 한다.[2] 급양대나 보수대에서는 추가로 사단 정도의 1종 업무를 총괄하는 계원 및 창고병들도 볼 수 있다.
급양계획에 맞춰서 움직이는 보직이며, 이에 따라 업무가 월 단위나 분기 단위로 순환하는 형태를 띈다.
행보관과 마찬가지로[3] 육군에만 있기 때문에 공군 등 타군 출신이 '1종계원이 뭔데??'라는 반응을 보이면 미필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다. 공군에서는 급양병 중에서 차출되어 일종계원의 업무를 보는 사람이 있지만 일종계원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2. 주요 1종 보급품
이들이 관리하게 되는 1종 보급품이라는 것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되는데.
- 군량미 : 말 그대로 쌀. 쌀의 경우 주식이기도 하고 시장유출에 취약한 품목이라 창고병이나 계원들보단 담당간부가 관리하는 편이다 . 병사들이 주로 담당하는 건 군량미의 출납현황 맞추는 정도.[4]
- 전투식량 : 1종 계원의 주적 중 하나. 그리고 각부대 급양관이 1종 출납관에게 쩔쩔매는 어쩔 수 없는 이유중 하나. 쌀이라면 그야말로 누가 돈주고 사다 놓으면 된다 치더라도[5] 전투식량은 정말로 대체자원이 없다.[6] 거기다 부대원들이 훈련동안 먹을 만큼의 양 외에도 치장용이라고 해서 일정량을 반드시 창고에 비치하고 있어야 하며, 이들을 전부 유통기한에 맞게 정리해서 유통기한 넘어가면 상급 보급부대에 가서 유통기한 널널한 전투식량으로 치환해야 한다. 사실상 다른 1종물품은 유통기한이 의미가 없거나 그날그날 소비되어 다른 종 창고 품목과 큰 차이는 없지만 전투식량만은 다르다. 거기다 이건 쌀처럼 없다고 당장 부대에 문제 생기는 편이 아니라 관리도 병사에게 맡겨두는 편. 다만 검열때 수량이나 전산과 로트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혹시 1종 될 일 있으면 신경써서 체크.
- 업체직납품 : 일반적으로 창고에 들어가는 음식재료나 먹거리들. 군인들이 간식으로 먹게끔 나오는 라면이나 건빵 및 맛스타로 대표되는 음료수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취사병이 사용하는 조미료나 소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가끔 나오는 곰탕이나 카레, 짜장같은 것도 통조림 캔에 포장되어 주로 이쪽으로 들어온다.
- 부식 : 1종의 꽃. 1종과 부식 관리가 나눠져 있는 부대도 있긴 하지만 그런 부대 걸릴 확률은 극히 드물고... 1종들의 스트레스의 태반을 차지하는 업무. 쌀을 제외한 김치 및 반찬에 쓰이는 재료를 관리하는 일로, 특정 날짜에 일정기간동안 먹을 부식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은 마치 전통시장을 보는 것처럼 장관을 이룬다[7] . 보너스로 다른 창고물품과 달리 정량 순환이 불가능한 업무. 정량 순환하는 일반 창고에서도 재물이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부식은 그 정점을 달린다.[8][9][10]
3. 임무 및 일과
1종들의 일과는 부식이 결정한다. 앞서 말한 대로 부식과 1종창고 업무를 합쳐놓은 부대가 많아 부식하는 날에는 취사병 못지 않은 조기기상과 중노동을 한다.(모 사단의 경우에는 부식분배소만 가는 분대가 있다, 물론 부식분배 업무가 끝나면 다른창고 지원을 나가서 창고병중에 업무강도가 높다)
예하부대 소속일 경우, 아침 일찍 일어나 담당관 및 부식업무를 도와줄 병사들 몇몇과 함께 소속 사단의 부식분배소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폭풍같이 자기 물품 챙겨서 돌아와야 한다. 빨리 끝낼수록 그날 오전 일과가 줄어든다! [12] 그 와중에 좀 더 좋고 신선한 거 챙기거나 분배하고 있는 1종 창고병과 쇼부쳐서 적당히 간식거리 챙기는 정도가 능력이라면 능력이랄까...[13]
만약 당신이 상위부대급 부식병이라면 사태는 더 심각하다. 일단 부식이 있는 날에는 일반적으로 취사병보다 더 일찍 일어나 부식제공업체의 물품 하역 및 제반 사항을 감독하고 품목 수량을 정확히 챙겨야 하는데 이게 대단히 골치아프다. 김치나 고기, 간식류처럼 박스에 정확하게 들어오는 물품이라면 모르지만 문제는 바로 채소. 업체에서는 나름 무너지지 않게 신경쓴다고 차곡차곡 쌓아놨는데 그 과정을 보지 못하면 나중에 수량 파악할 때 애로사항이 꽃핀다. 거기에 플러스로 물품이 기준에 충족되지 못해 반품된다거나 하면서 행정소요가 일어나는 순간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결정적으로 그 물품이 다시 들어와서 예하부대에 제대로 분배되는 것까지 감독해야 한다. 그리고 부식은 신선함이 생명이라 분배 과정에서 미스가 발생하면 그자리에서 찾아내고 해결해야지 다 끝나갈 때 즈음에 미스를 발견하면 1종 계원이 총 출동해 전 부대 취사반에 전화를 돌리면서 찾아내야 하는 민폐가 발생한다. 거기에 플러스로 부식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중간에 휴일이 끼어있다고 쉴 수 없고, 부대의 기상시간이 늦어져서 취사병도 늦게 일어나는 상황이 생겨도 부식계원은 부식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업무 나가야 한다. 더 치명적인건 취사병은 그나마 휴가 챙겨주고 근무 당연히 빼주고 하지만 창고병 계원은 많은 부대에서 '''그런 거 없다'''는 거.[14]
창고업무는 품목에서 서술한 점만 주의하면 일반적이다. 문제는 1종품의 소모는 다른 창고와는 달리 '''무조건 일어나기 때문에''' 창고의 순환이 빠르고, 창고의 순환이 빠르다는 건 물건 나르는 양과 횟수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들어오는 물품이 정말로 많은 군단급 보급대라면 장비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괜찮지만 어정쩡하게 많은 사단급 보급대나 신병교육대 등은 맛스타라도 한 번 들어오는 순간 분대장이 발로 뛰고 행보관이나 지휘관에 지원요청 해 가면서 시간남는 부대원들 불러모아서 처리해야 할 정도의 위용 쩌는 양을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이벤트가 급양계획이 세워지는 단위인 1달 단위로 무조건 벌어지기 때문에 1종계원은 다른 창고병 및 취사병, 다른 분대원들과의 업무 협조가 특히 중요하며 다른 창고병에 비해 좀 더 긴장하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적재가 잦은 곳이기에 적재실력이 창고관리실력이다.
4. 장단점
장점이라면 역시 먹거리와 거기서 파생되는 미미한 권력(...). 군대에서 부식으로 나오는 품목들은 생각보다 잘 챙겨져서 나오며, 만두나 소세지 같은 품목은 물론이요 증식으로 나오는 빵이나 음료수, 일반 병사들한테 제공되지 않는 라면이나 과자 등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 거기다 회식할 때 돈 들일 필요 없이 분대장이나 고참이 대충 음료수 정도 싸 주면 부식에 손장난쳐서 고기며 라면이며 야채며 잔뜩 챙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예하부대 협조 하에 가능한 일이지만...
좀 큰 부대라면 창고 적재도중에 떨어뜨려서 포장이 깨진 상자는 부대원의 간식거리가 된다. 여담으로 창고병의 갈증 정도와 일종창고 어디선가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가 발생할 확률은 그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
부식은 '''무조건''' 해야 하기 때문에 일과나 훈련을 빠지거나 할 확률이 높다. 이 무조건적인 일과 때문에 부대 운영시에 간부의 케어를 자주 받는다. 부식분배할 인원이 모자라다고 건의하여 타당성이 있으면 지휘관은 당연히 부식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훈련이 결정되어 있어도 취사병만큼은 아니지만 빠질 확률이 높고, 훈련중이라고 쳐도 지휘관 재량으로 부식에 문제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근무에서 빼거나 할 확률이 꽤 있다. 반면 업무에 얽매이고 간부에 치이는 골치아픈 보직이기도 하다. 9박10일 정기휴가도 한번에 못가고 4박5일로 쪼개서 나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물품 관리시에는 다른 품목에 비해 포장이 잘 돼있기 때문에 창고에 적재하기도 유리하고, 수량 파악도 용이하다. 그리고 품목이 워낙 많고 사용량이 딱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손이 있어도 메꾸기 쉽다. 적당히 창고 청소하고 행보관을 설득하여 쥐덫 정도 놓아주면 재고관리 이외의 할 일은 사실상 다 한 셈. 대신 창고순환이 굉장히 잦은 편이라 재고관리 및 불출에 집중해야 한다.
5. 기타
상술한 부식 때문에 다른 부대를 방문하거나 다른 부대 병사 및 간부와 접촉할 일이 굉장히 많은 병종이므로 항상 상대를 대하는 예절에 주의해야한다. 1종은 전 부대가 신경쓰기 때문에 감사가 많으므로 간부 대하는 태도를 신경써야 하는 보직.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창고 정리에 물건 나르기다 보니까(특히 군량미) 신체 단련 하나는 쩔어준다. 처음에 쌀 한가마니 조차 제대로 못 들던 병사가 어느순간 두 가마를 들고 농담을 하고 있다거나, 창고에 퍼질러 자고 있던 병사가 못 미더워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라면 박스 20개를 들고 뛰어다닌다던가 맛스타 10박스를 차에 실어준다던가, 텔레토비 같은 후임이 일종계원으로 보직을 받고 6개월이 지나고 나니까 텔레토비는 간데 없고 김종국이 있더라는 경험담이 있을 정도.
여담으로 부식고에서 배분하는 품목중에 가장 무거운게 김치깡이다... 개 무겁... 우유박스 따윈 껌이되버린다
일부 인원이 없는 부대는 1종계원이 취사병을 함께 맡는 일도 벌어진다. 이 경우 취사병 업무를 소화해가면서 짬짬이 일과 끝나고 계원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말번초와 같이 기상해서 아침밥을 만들고 부식 수령하러 창고로 간 다음 받은 부식을 내리고 바로 그걸 전처리하는 고통스런 일을 1주일에 두세번 있는 부식수령일마다 해야 한다. 대신 전산 과정에 오류가 생겨도 현장에서 자기가 그대로 가라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은 줄어든다. 급양관, 혹은 부대사정상 행보관이 업무를 제대로 안 한다면 각종 부식으로 간부 몰래 파티를 벌일 수 있기도..
[1] 마트에서 파는 소포장이 아닌 수kg씩 나가는 대용량이다.[2] 일단 부식 하역 때 조리병이 나와 도와줄 수 있고, 창고에 있는 부식 숫자를 점검해 줄 수 있다.[3] 공군은 행보관이라는 직책 자체가 없다. 행보관 욕하는 공군 출신이 있다면 100% 국직부대 출신. 공군에서 행보관 역할을 하는 사람은 행정실장과 운영통제실장, 그리고 주임원사와 보급중대장이며 서로 업무가 분리되어있다.[4] 군대라면 모든 경우에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병사들이 행정적인 처리 및 실질적인 불출까지 담당하는 경우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물론 감독 겸 선탑개념으로 간부들이 따라붙지만.[5] 물론 군량곡이 문제되는 경우는 상식적인 보급 수령 및 취사를 한다면 문제될 일이 없고, 문제가 설령 발생하더라도 사제 쌀을 샀다는 행위자체가 검열이나 감찰에 걸린다면...[6] 대체자원이 있긴 하다. 문제는 대다수의 예하부대에는 없다는 거. 상급부대에나 가야 구할 수 있는데, 이걸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은 보통 사단에서 딱 세명만이 가지고 있다.[7] 연휴가 제대로 껴있는 주라면.... 한숨만 하아......[8] 그래서 애초에 재물을 맞출 생각도 없고 만에 하나 감찰이나 검열이 나온다 하더라도 부식의 실수령량이나 재고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경우는 아예 맘잡고 조지는 재수없는 경우밖에 없다. 이걸 일일이 맞춘다는 것이 솔직히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헛짓거리이기도 하고.[9] 그래서 밑에 나오는 손장난같은 부분이 가능해지고 전산화가 충분히 진행된 지금에 이르러서도 보수대 계원, 보수대 간부, 예하부대 계원, 예하부대 간부 4개의 드라마틱한 샤바샤바와 뒷거래가 횡행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맘잡고 장난치면 잡아낼 방법이 없으니까.[10]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되면 각종 부식을 땅에다 파묻어서 처리하는 경우도(...)[11] 2종이 의복을 시작으로 관물대와 솥(...)까지 있는 생필품전반, 3종이 식용유를 제외한 기름전반, 4종이 건설자재라는걸 감안할때. 군대에서 먹을것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분류이기도 하다. 사실 사람이란게 먹어야 사는것이고 아무리 훈련이 잘되고 무장이 잘된 부대라고 해도 군량이 모자라면 순식간에 무너진게 역사로 증명된 사실이다.[12] 물론 적당적당히 끝내는 게 더 좋을수도 있다. 굳이 10시에 끝내나 11시에 끝내나 밥먹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고 중간에 비는 시간에 누군가에게 납치당할 확률도 줄어드니까.[13] 상급부대 입장에서는 이게 정말 스트레스 받는 일인데, '''원활한''' 1종 업무를 위해서 적당히 빼주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거기다 부식차 운전병도 열심히 특식 빼먹는다[14] 사실은 규정을 따지고 들면 1종 계원들도 충분히 위로휴가를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한다. 이걸 직접 찾아서 받아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30%는 병사 재량, 나머지는 지휘관이 얼마나 인간적이느냐에 따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