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1.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自我 / ego
자기 자신을 어떤 이유로 생각하게 될 때 그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 데카르트의 유명한 문장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의 의미는 생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를 만들어내고 있는 힘을 긍정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풀어 쓸 수 있다.
자아가 없다면 자기 의식의 대상이 없다는 건데, 이는 자아를 구성하는 기본 성분인 대상으로서 지각될 수 있는 자아의 본질적인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아의 본질적인 경향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그저 시대적인 경향에 따라 이런 식일 거라고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자아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대상으로서의 실체가 확실하지 않은데도 생각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회의적인 관점도 존재한다.
사람의 자아는 15개월경부터 나타난다. 갓 태어난 유아는 자신과 세상을 구별하지 못하는데, 15개월 이후 세상과 자기 신체를 구분하면서 신체적 자아가 출현한다. 그리고 15-24개월경부터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며 내 것을 주장하기 시작한다.[1]
자아를 육체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는 식으로 주장하거나 아예 여기서 더 나아가 자아는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대상으로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만 실체로서의 정합성이 규정되지 못했을 뿐이라면 이는 단순히 이해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자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오감부터 신체와 사지 말단에 이르기까지 '나'를 구성하는 것의 집합체가 자아가 된다. 이 때문에 후천적으로 신체 일부가 결손된 사람이 자아의 갱신이 이뤄지지 못해 이미 없는 신체 부위에서 환상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항상 몸에서 떼놓지 않고 사용하는 도구나 장비를 자아의 일부로써 추가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2. 프로이트가 내린 자아의 개념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서 의식적 마음도 발달하는데, 이는 본능을 억누르면서 동시에 본능으로부터 오는 충동을 만족시킬 선택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현실에 위배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본능의 욕구를 어떻게 하면 만족시킬 수 있는지 찾는 성격의 한 개념이다. 자아는 논리적 사고를 수행하며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생활하는 것을 도와준다. 자아 실현을 위해서는 배우고, 사고하며, 추리하는 인지적 기술을 발달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자아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자아의 상위 개념으로는 '초자아'가 있다. 초자아는 양심이나 도덕 등을 맡아 관리한다. 만약 자아가 본능적 욕구를 따라가면 자아는 초자아로부터 처벌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러한 반응을 '도덕적 불안'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이 오면 '현실불안'이라는 현상이 오게 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또 다른 사고를 하는데 이 사고를 '방어기제'라 부른다.
2.1. 동일시
동일시란 상대방에게 스스로 매력을 느껴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성격, 태도, 외모 등과 같아지려는 현상이다. 사실 영향력의 주체는 어떤 특정 개인 또는 집단에게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없는 것 태반이지만, 그 사람이 성취한 업적이나 사고방식 등에 매료되어 그를 모방하려는 심리다.
2.2. 반동형성
받아들일 수 없는 욕구와 대립되는 행동을 취해서 그러한 욕구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가 반동형성이다. 특정 대상에 대한 적대감을 외부로 표출하면 불안을 유발하기에 이와 상반되는 감정이나 행동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 승화
승화란 불안을 한 차원 높여 사회적으로 공인된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을 말한다. 즉, 부끄러운 동기를 보다 점잖은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4. 억압
불안을 유발시키는 요인을 내면세계 아래로 밀어내는 것을 억압이라고 한다. 즉 자신이 갖고 있던 동기에 대하여 불안을 느껴 나머지 동기를 의식적 영역에서 의식할 수 없는 영역으로 추방시키려는 것이다.
2.5. 주지화
주지화는 감정적으로 해소되어야 하는 불안을 해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이성의 영역으로 밀어내어 타자화시키는 행동을 의미한다. 흔히 자아를 지키기 위한 주장의 입증을 위해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만, 정작 그 근거들은 논점을 벗어나 의미없는 말을 하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된다.
2.6. 치환
억압된 욕구를 제3자가 대리 해소하도록 하는 행동이 바로 치환이다. 옛 여인들이 우물가에서 시어머니를 탓하며 내리치던 빨랫방망이, 다듬이돌, 물항아리와 바가지 등이 치환 대용물이다.
2.7. 퇴행
자신에게 만족을 주었던 특정 시기로 돌아감으로써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특정 시기의 상처받은 자아에게 조언과 위로를 함으로써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다.
참조 : 어릴적 과거 자아(당신)에게 할수만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feat 현존)
2.8. 투사
투사란 자신에게 불안을 야기시키는 내면의 동기나 생각들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김을 통해 마치 자신은 그렇지 않은듯이 행세하는 방식이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자기혐오를 피하기 위해 상대에 대한 혐오를 동반한다.
2.9. 합리화
불안 상태에서 남들도 믿을 만한 이유를 둘러댐으로써 그 불안 상태를 벗어나려는 것이다.
3. 자아 이외의 다른 유사한 개념과의 구분
자신, 주체, 영혼은 자아와는 다른 것이지만 유사한 개념이다.
자신은 자기를 담화 속에서 지칭하는 경우이고, 그래서 자아처럼 실질적인 생각하고 있는 중심이 아니라 입장으로서의 측면을 강조한다. 그래서 자신은 좀 더 포괄적으로 다른 사람과는 구별되는, 말하고 있는 이를 가리킨다.
주체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는 상태를 기본적인 상태로 보고, 이 전제 하에서 운동성을 가진 정신의 움직임을 개별적인 것으로서 포착하는 개념이다.
영혼은 차후에 행동의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을 정리하는, 비유하자면 사건이라는 원근법적 구도 안에서 소실점에 해당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4. 기타
심리학에서 말하는 "self" 는 주로 "자기"(自己)로 번역된다. 심리학 분야에서 자아라는 단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논할 때가 아니면 쓸 일이 별로 없는데, 갈수록 용어상의 혼용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상태.
5. 관련항목
[1] 임성관,'독서',시간의 물레,2010,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