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보드 게임)
1. 개요
보드 게임이다. 게임의 모티브는 잉글랜드 왕권을 가지고 다툰 랭커스터 가문과 요크 가문 끼리의 장미전쟁. 게임 배경이 모티브가 된 실제 역사와의 관계성이 꽤 높다. '왕'이 왕권을 잃어 여러 세력에게 휘둘리는 것을 게임에서는 각각의 카드로 '왕관'을 움직이게 표현해놓았다. 왕관은 어차피 '왕권'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국운을 움직이게 하는 두 귀족의 행동을 적절하게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오류가 단 한가지 있다면 실제 장미전쟁에서는 랭커스터와 요크 가문 둘 다 왕권 강탈에 실패하고 튜더라는 가문이 승리하지만 적어도 이 게임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가문이 이길 수 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적절한 역사 왜곡. 사실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은 모두 전대 잉글랜드 왕가인 플랜태저넷 왕가의 분파이다. 요크와 랭커스터 가문 모두 14세기 중반 에드워드 3세의 아들들이 플랜태저넷 가문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개창한 가문이기 때문이다. 갈라져 나온지 100년도 안 되는 셈이니 왕위를 두고 다툰 사람들의 촌수는 대부분 8촌 이내였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왕가의 집안 싸움이라고 할 만한 것[2] . 그래서 튜더 왕가 이전엔 모두 한 왕조로 친다. 튜더도 랭커스터와 요크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자세한 것은 장미전쟁 참조.
기본적으로 카드게임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보드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 이유로 손꼽는 '''운'''이 어느 정도는 가미되어 있으나 정작 중요한 건 파일럿. 그런데 이 게임은 그 운에 대한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여놨다. 즉 다시 말해서 자신이 카드를 잘 뽑거나 못 뽑거나 상관없이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1:1 게임이니 만큼 추리성과 전략성을 높였고 다른 외부개입 없이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2. 제목
이 게임의 제목은 원래 '장미왕'으로 번역된다. 영어와 독일어 모두. 그런데, 이 게임이 장미전쟁으로 알려진 것은 다이브다이스에서 이 게임을 장미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수입 판매했기 때문이다. 한글판이었으면 공식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한글화의 여지가 없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지맨 게임즈에서 발매한 전혀 다른 게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Wars of the Roses: Lancaster vs. York이다. 당연히 이 게임도 장미전쟁: 랭카스터 대 요크로 번역되었다. 이 때문이, 이 두 게임이 같은 게임이거나, 혹은 확장판으로 착각될 여지가 생겼다. 이 둘은 장미전쟁을 테마로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혀 연관이 없는 게임이다.
3. 특징
'''왕관'''이라는 단 1개의 말.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왕관'''이라는 말 하나를 양측에서 공유 한다는 뜻이다. 개요에서 말 했듯이 두 귀족에게 수난 당하는 왕가를 의미 하는 것. 랭커스터에서 부르면 "어유 가야죠". 요크에서 부르면 "에이 그럼요. 요크가문 짱짱" 하면서 왕은 신나게 불려간다(...)
서로의 카드가 공개되는 특징. 대다수의 게임이 서로의 카드를 은폐하고 이게 뭔지 맞춰봐라!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면 장미전쟁은 그냥 카드를 다 깐다. 이로 인해 상대방이 가진 카드와 내가 가진 카드를 비교하고 내가 이거 내면 넌 이거 내겠네? 내가 이걸 내면 넌 영웅카드를 쓸 수 밖에 없겠네? 하는 고도의 심리전이 가능해진다. 물론 역으로 상대방이 낚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신중하게 카드를 사용하자. 카드 공개의 핵심은 이런 거라고 장미전쟁은 정수를 보여준다.
'''내 말은 내꺼, 네 말도 내꺼''' 게임 방법에서 서술할 '''영웅카드'''덕분에 이 말이 실현되고 게임 판도가 뒤바뀐다. 땅과 땅 사이를 잇는 교차점을 어떻게 지키냐가 관건.
'''한정된 공간, 한정된 카드, 약간의 운''' 카드의 최대 소지 수량이 정해져있고 '''왕관'''이 갈 수 있는 곳이 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줄어든다. 이는 점점 뒤로 갈 수록 전략을 빠르게 정확하게 바꾸는데 힘이 든다. 상대방은 땅 하나를 먹는데 난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맥을 끊는 걸 하지 못한다. 그리고 상대방은 저기를 먹으면 점수가 대폭 올라간다. 이러면 전략을 잘 못 짠 것이다. 개요에서 말 했듯이 조금의 운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지 못하고 '''카드가 정해주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카드가 정해주는 곳을 내가 가는 가고 싶은 곳으로 바꾸는 것이 장미전쟁 고수의 소양이다.
4. 구성물
주 게임판 - 9 X 9 격자모양
원형 말 - 각 가문의 문장이다. 총 52개. 양면으로 각각 다른 색의 장미가 그려져있다.
왕관 말 - 1개.
파워카드 - 왕관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
영웅카드 - 상대방의 말 하나를 뒤집을 수 있다.
5. 진행 방법
[image]
세팅된 모습. 그림과 같이 정 중앙에 왕관을 배치한 후 각각 영웅카드 4장, 파워카드 5장을 가져간다. 요크 가문이 흰색이고 랭커스터 가문이 붉은 색이므로 영웅카드를 착각하지는 말자. 그 외 다른 것은 다 똑같다. 파워카드는 왕관이 판을 향하게 만들면 된다. 파워카드 나머지는 더미를 만들면 세팅 끝.
자신의 차례에는 다음 3가지중 1가지 유형만 선택할 수 있다.
1. 파워카드 사용
2. 파워카드 더미에서 가져오기
3. 영웅카드 사용+파워카드 사용
윗 문단에서부터 줄창 설명해온 파워카드와 영웅카드가 뭔가 하면...파워카드는 형태가 검이 6방향을 향하고 있고 왕관에 숫자가 적혀있다. 왕을 '''검의 방향으로 왕관에 새겨진 숫자만큼 움직여라'''가 파워카드의 용도이다. 즉 그림에서 왕관은 중간에 있으므로 만약 플레이어가 오른쪽으로 검이 향하고 있고 왕관에 1이 적혀있으면 왕관을 오른쪽으로 1칸 움직이면 된다. 단, 이 때 주의 할 점은 파워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도착할 왕관의 위치에 이미 상대방의 문장이 박힌 돌이 있으면 안된다.
영웅카드는 상대방의 말을 잡아먹는 것으로 앞에서 말했던 '''내 돌은 내꺼, 네 돌도 내꺼'''가 실현된다. 즉 앞에서 말했던 '''왕관을 움직일 수 없는 경우'''를 씹어버리고 왕관을 도착시킨 후 그 지점에 있던 말을 뒤집어 자신의 문양으로 바꾸면 된다. 점수 계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카드. 1판을 통틀어서 4장을 가질 수 있으며 4장 중에 '''단 1장도'''다시 쓸 수 없다. 회수 불가능이란 뜻이다.
파워카드는 최대 5장만 소지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은 드로우하지 못한다. 5개 미만이면 자신의 한 턴을 버리고 한 장을 드로우 할 수 있다.
6. 승리 조건
계산기가 있으면 좀 더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서로 모양새가 비등비등하면 점수 세기가 좀 헷갈리기 때문. 저작권도 있고 하니 그림은 표(...)로 대체한다. 게임 종료 시기는 왕관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 이 상황이 되는 경우는 양 쪽다 파워카드 5장이 풀로 장전중이지만 서로 왕관을 움직이지 못할 때 이다. 또 하나는 게임에 필요한 돌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썼을 때 즉시 점수 계산을 시작한다.
점수계산을 해보자.
[image]
취소선은 신경쓰지 말고 점수 계산을 해 보자!
그림에서 파란색이 요크가문이고 빨간색이 랭커스터 가문이다.
요크먼저 하면 (6 X 6) + (6 X 6) + 1 + 1 이다. 눈치 챘겠지만 연속된 색은 제곱으로 계산한다. 네모반듯한 정사각형 게임판이니까 대각선이 당연히 안 친다.
랭커스터는 (5 X 5) + (7 X 7) +1 + 1 + 1 이다. 따라서 요크는 73점, 랭커스터는 77점으로 랭커스터가 이겼다!
여튼 게임 점수 계산 방식이 제곱의 형태이기 때문에 연속되면 점수가 악랄하게 높아진다. 이렇기 때문에 영웅카드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간혹가다 동점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 때는 영웅카드 하나씩을 부활시켜서 진행하거나 영웅카드를 덜 쓴 사람이 이기는 형식의 변형 룰을 취한다.
7. 팁
팁이랄 게 없긴 하지만...이 게임은 상대방이 들고 있는 카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내 카드와의 조합을 찾자. 쟤가 저기 먹으면 난 여기 먹고 네가 거길먹으면 맛있게 영웅카드로 먹튀해줄게 하는 식이다.
다만 2인 전략게임이나 추상전략게임 쪽이 다 그렇듯 상대편이 머리회전이 잘 돌아가는 경우는 다 의미없어진다. 내가 상대편의 생각을 보기 전에 상대편은 이미 자신의 할 일은 정해져 있고, 자기 턴이 될 때마다 팍팍팍 움직여버리기 때문이다. 전략도 중요하지만, 페이스조절 또한 중요하다. 상대편의 페이스에 먹히는 순간 반쯤은 졌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
실제 파워카드가 5장이 되다보니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내 파워카드가 적으면 적을 수록 다음 카드를 뽑을 운은 많아지지만, 적은 만큼 상대편에게 패를 쉽게 읽히게 된다. "저거 못 쓰면 보충하겠지"라는 식으로. 대신 카드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이 카드 저 카드 다 보느라 전략 짜는 것에 시간이 걸리게 된다. 고립되기 전에는 정말 읽기 힘들다. 가장 좋은 페이스 조절은 카드는 3~4장 정도로 유지하면서 사용과 보충을 번갈아가면서 상대편이 내 패를 빨리 못 읽게 하는 것.
여기에 더 들어간다 치면 앞서 말했듯이 상대편의 패를 빨리 읽고, 두 수 세수 앞을 내다 보면 된다. 두 수 세 수 앞으로 페이스만 잡아낸다면 승리할 확률이 높다. 다만 상대편의 조건이 자신보다 계산 순발력이 낮을 경우다. 비슷해지면 오히려 상대편의 트릭키한 전략에 두 수 세 수 앞의 전략이 깨져버리기도 한다. 이걸로 알 수 있는 이 게임의 진정한 묘미는 '''간단한 룰에 반해서 은근히 머리 터질 때까지 할 수 있는 게임'''.
영웅카드는 정말 절실할 때 써라. 한 판에 4장밖에 없는 유니크한 카드기 때문. 상대방이 영웅으로 먹었는데 그걸 다시 영웅으로 막거나 내가 치명타를 맞은 것보다 저놈이 입을 치명타가 더 많구나!해서 상대방의 맥을 끊는 식으로 계산하면서 게임을 하도록 하자. 정말 고급 플레이어들은 더미에 뭐가 들어있고 내가 그걸 뽑을 확률은? 내가 한 턴 버리고 더미를 먹었을 때 역전 가능성은? 하면서 하기도 한다.
[1] 현재는 판매를 안하는듯[2] 랭카스터와 요크가 모두 지명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플랜테저넷 왕조의 왕자 중에서 플렌태저넷 본가(잉글랜드 왕위)를 잇지 못한 차자 이하의 왕자들이 요크(요크셔 지역의 중심도시)와 랭카스터(랭커셔 지역의 중심도시)의 영지를 받아 분가하여 탄생한 가문이 요크 가문과 랭카스터 가문인 것. 즉, 동양식 성씨 개념으로 보면 요크 가문이든 랭카스터 가문이든 모두 플랜테저넷씨의 요크파와 랭카스터파 정도 되는 셈이다. 다른 예로 프랑스의 발루아 왕조와 부르봉 왕조를 보더라도 부르봉 왕조의 루이 16세를 법정에서 호명한 이름은 '루이 카페' 였다. 카페 왕조 역시 카페 왕조의 왕자가 발루아와 부르봉의 영주로 분가하면서 부르봉 가문과 발루아 가문이 탄생하고, 이후 카페 본가의 대가 끊기자 두 분가가 왕위를 잇게 된 것. 실제로 유럽사를 보면 네임드 왕조는 왕조 창시자의 이름이나 별명을 따와 그 후손들이 '나는 아무개의 후손' 으로 지칭하고(카페 왕조의 카페나 플랜태저넷 왕조의 조프루아 '플랜테저넷', 류리크 왕조의 류릭이나 아르파드 왕조의 아르파드, 피아스트 왕조의 피아스트등의 사례가 있다) 거기서 분가해 나간 왕조들은 자신이 받은 영지의 이름을 따서 분가의 이름을 짓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