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운터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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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잭 운터베거(Johan Jack Unterweger). 오스트리아의 연쇄살인마로, 별명은 빈의 교살자(The Vienna Strangler).
1950년 빈의 한 술집 웨이트리스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미군 병사[1] 사이에서 태어났다. 3년 후 어머니가 사기죄로 체포되자 그는 그라츠(Graz)의 알코올 의존증 환자였던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이런 환경에서 그는 어릴 때부터 술을 마시는 등의 비행을 저질렀고, 경범죄로 여러 번 체포되었다. 또한 매춘부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체포된 적도 있었는데, 이런 그의 매춘 여성에 대한 증오는 어머니 때문에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그러다가 1974년 그는 마가렛 쉐이퍼(Magaret Schäfer)라는 젊은 독일 여성을 그녀의 브래지어로 목 졸라 죽였고 1976년 체포되어 15년 동안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그가 이대로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면 평범한 범죄자이자 살인자로 남았겠지만...
원래 문맹이었던 운터베거는 감옥에서 글을 깨우치고 단편 소설과 시, 연극, 자서전 등을 써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자서전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후에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이런 저술 활동은 오스트리아 내에서 그를 석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게 하였으며, 여러 저명한 문학가들과 지식인들도 이에 동참하였다. 결국 1990년 5월 23일, 그는 범죄자 교화의 모범적인 사례로 칭송받으며 자유인의 몸이 된다. 운터베거는 곧이어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TV 프로그램에 나와 범죄를 주제로 한 지식인들과의 대화에 함께하는 등 전국적인 스타가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트리아 곳곳의 숲에서 총 6명의 매춘부들이 스타킹이나 브래지어로 목이 졸려 죽은 채 차례차례 발견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살인율을 기록하던 오스트리아에서 이는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범인을 오랫동안 찾지 못하는 경찰의 무능함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진다.
한편 이 와중에 잭 운터베거는 로스앤젤레스의 범죄,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매춘에 대한 태도 차이에 관해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 출장을 가고, 그곳에서 3명의 매춘부가 교살당한 채로 발견된다. 1974년 범죄와 수법 면에서 유사하다고 여긴 경찰은 그를 감시했고, 얼마 후 그를 체포하기로 했으나 그는 애인 비앙카 마르크[2] 와 함께 도망친 상태였다. 하지만 결국 1992년 2월 27일 그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FBI에 의해 검거된다.
한편 수사 과정에서 체코슬로바키아[3] 의 프라하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교살된 피해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문제는 정황상의 증거[4] 만 존재하고 확증이 없었다는 것이나, 그 증거만으로도 1994년 6월 29일 그는 총 11건의 살인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받고, 불과 몇 시간 후에 자살을 했는데, '''피해자들의 목에 묶은 매듭과 똑같은 매듭을 맺어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 다만, 오스트리아 법률상으로는 그가 항고하기 전에 죽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무죄로 되어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정황상의 증거만으로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그가 사실은 무고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무튼 살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적으로 교화된 죄수로서 스타가 된 뒤, 국제적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고[5] , 유죄 판결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한 그의 극적인 삶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 그 당시 오스트리아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연합군이 점령하고 있었는데, 전후의 경제난으로 인해 병사에게 몸을 파는 여자가 더러 있었다고 한다.[2] 참고로 도피 와중에 그가 자신을 너무 통제하려 하는 것 때문에 실망하여 그가 다시 잡히기 전에 헤어졌다. 그러나 먼 시간이 지난 훗날 방송 인터뷰에서는 그가 실제로 연쇄살인을 했는지, 또 자신이 다음 피해자가 되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대답을 했다.[3] 아직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뉘기 전이었다.[4] 그의 옷 섬유가 피해자에게서 검출되었다든지, 그가 LA의 범행 지역 인근에 있을 때가 피해자들이 살해당한 무렵과 일치한다든지, 또 매춘부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현지인에게 물어보았다는 등.[5] 보통 연쇄살인마들이 자기 주거 지역 인근에서만 살인을 저지르는 걸 생각하면, 오스트리아에서 10000km 떨어진 로스앤젤레스에서까지 범행을 저지른 운터베거의 사례는 대단히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