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영국군

 



1. 개요
2. 종류
2.1. 2010년 이후 개량형
2.2. 2013년 8월 이후 개량형
3. 여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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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말레이 비상사태[1] 당시 영국령 말라야 연방(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공장에서 영국군[2]용 전투식량을 생산하는 모습.
현대 영국의 전투식량인 GP는 맛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사실 영양학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데다 MRE보다 낫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맛도 꽤 괜찮은 전투식량이다. 유럽인 기준으로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견할만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티타임에 맞춰서 홍차 티백이 들어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야 좀 웃기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영국군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민들이 많이 먹는 기호식품이므로 자국군의 전투식량에도 당연히 들어가는게 정상이다. 또한 저런 차나 음료는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이나마 정수작용을 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인 면을 따져봐도 딱히 이상할 이유는 없다. 마침 영국군의 주력 전차에는 물 끓이는 기계도 내장되어 있고...
사실 영국의 전식은 역사가 꽤 길다. 1899~1902년 사이에도 통조림 형태의 전식이 있었다. 다만 이는 비상식량으로써의 성격이 강했다.링크

2. 종류



2.1. 2010년 이후 개량형


일선 영국군 장병들의 요구와 미군 MRE 등으로 바뀌는 전투 식량계의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2010년 개량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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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개량형 기준으로 탄수화물 500g, 지방 133g, 단백질 100g, 총 4000㎉의 열량을 자랑하는 24시간용 전투식량의 구성은 본품 3끼, 메인디저트 1끼, '''홍차티백''', 사탕, 과일퓨레, 믹스 너트, 스포츠드링크 분말, 시리얼 바, 건조과일바, 방수성냥, 양치용 껌 등 부식 및 구성품은 풍성한 편. 아무래도 티타임이 발달한 나라라서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들이 많다. 영국 신형 전투식량 구성품 중 과일퓨레는 좀 시큼하고 밍밍한 사과죽 맛, 믹스너트는 고소한 맛 없이 씹는 느낌과 함께 단맛만 나며 특히 구성물 중 코코넛은 종이 씹는 맛이 난다. 하지만 그 외 사탕, 건조과일바, 시리얼바 등 부식들은 먹을 만한 편. 아니, 상당히 맛있다. 특히 스포츠음료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 별 다른 점이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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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메뉴 기준으로 돼지고기 소세지&콩, 참치 칠리 파스타, 참치 리가토니 파스타, 레몬 스펀지 케익이 주식으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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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들어있는 파스타는 대체적으로 약간 기름지고 간이 강한 편이며 먹을만하다. 열량을 높히기 위해 지방을 아낌없이 부은듯한 느낌이지만, 테스코 파스타랑 비교했을때 전투식량이 더 나은 수준.
그런데 이 개량형 전투식량, 세부적으로 보면 '''영국산이 아니다.''' 통밀 비스킷[3]은 영국산이긴 하지만, 스펀지 케익은 뉴질랜드, 핫초코와 이온 음료는 독일산, 파스타는 태국산, 스포츠음료는 노르웨이산이라는 것을 본다면 '''영국 전투식량은 영국에서 포장만 한 세계음식 모음집이었다.''' 대개 전투식량 내용물은 자국에서 생산한 물품이 들어간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는 이례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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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의 맛과 질이 일선 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기 위해 상자 내에 맛을 평가하는 설문지가 같이 포함되어 있다. 주기적으로 평가받아 호응이 좋지 못한 메뉴는 교체한다고. 설문지를 반영해서인지 2012년에 다시 한 번 개량형이 등장했다. 주식과 부식이 소소하게 바뀐 것 말고는 큰 차이가 없다.

2.2. 2013년 8월 이후 개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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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에 다른 형태의 전투식량이 개발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동일한 형태의 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24시간용 전투식량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4] 대부분 주둔지에서 1끼를 먹고 작전을 수행함에 따라 1끼 분량이 불필요하게 버려지거나 현지인들에게 나누어진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수색/정찰/매복 작전을 위한 12시간용 전투식량이 새로 개발되었다. 24시간용 전투식량과 비교해보면 끼니수가 1끼니 줄었으며, 점심은 레토르트 팩에 든 샌드위치[5]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쓸데없는 구성품들과 잡다한 부식이 줄었으며 매복지에서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도록 MRE처럼 1회용 히터가 들어있다. 이 전투식량도 역시나 절반 이상이 외국에서 수입해온 물품들이다. 11개 품목 중 영국에서 제조된 품목은 4개뿐.
영국 전투 식량에 이렇게 외국산 품목들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원가 절감 측면과 생산 설비 문제이다. 전투 식량 품목에 요구되는 보존 식품들은 영국 내에 생산 라인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민간에서도 해당 제품들에 대한 수요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가격을 낮추고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외산을 쓸수밖에 없다.

3. 여담



영국남자 영국쌍둥이편에서 한국군 장병들이 이걸 맛보는 에피소드가 나왔는데 반응은(...)

[1] 1948 ~ 1960. 영국 식민제국과 말라야 연방, 그리고 말레이시아 공산당 간의 전쟁. 비상사태라는 명칭은 진압자였던 영국과 말레이 민족주의 세력이 전쟁으로 인정하기 싫어서 붙인 명칭이다. 2차 대전을 거치며 영국은 해외식민지를 유지할 힘이 약화되었고, 또 세계도 식민지배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영국은 직접 지배의 한계를 절감하고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각 식민지들에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 주었고, 말레이시아도 말라야 연방을 비롯한 여러 자치 식민지들로 개편되었다. 식민지 주민들도 자신들의 독립 과정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아 이 결정을 기쁘게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안 그래도 식민지적 플랜테이션 농업을 주력으로 삼은 취약한 말레이시아 내수 경제가 태평양 전쟁을 거치며 엉망이 된 상황에서 공산당이 발호했다는 점이었다. 공산주의자들은 폭압적인 제국주의 일본에 저항했고, 이제 제국주의 영국에 저항하며 모든 말레이시아 내의 민족들을 규합하려 애썼지만 주도 세력은 어디까지나 화교였다. 이들은 모국 중국이 국공내전이 끝난 1949년에 결국 공산화되자 이에 발맞춰 세를 더욱 불렸다. 이는 영국이나 말레이인들에게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영국은 식민지 자치를 강화해주었긴 했지만, 그렇다고 주요 항로이자 영국령 홍콩의 유지에 필수적인 위치에 있는 믈라카 해협에서의 영향권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고, 이를 적성세력인 공산권에 넘겨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주도적인 세력이자 토착민들인 말레이 민족주의 세력은 자신들의 땅에 들어와 영국인들을 보조하며 경제를 장악한 화교와 인도인들을 '''매우''' 싫어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인구의 38%가 화교였는데 이는 49%를 차지하는 말레이인들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그렇기에 들불처럼 번지는 공산주의 운동을 놔뒀다가는 오랜만에 돌려받은 자결권을 중국놈들에게 잃을까 두려워진 말레이인들과 말라야 연방은 영국과 함께 공산주의 세력을 때려잡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화교 중에서도 리콴유가 주도하는 영국령 싱가포르도 공산주의자들을 진압하는 데 앞장섰다.[2] 정확히 말하자면 영국군 중에서도 현지 말레이인과 중국인(화교)로 구성된 군대다.[3] 두 번째 사진의 보라색 포장[4] 1박스에 약 3kg[5] 미군 FSR에 들어있는 그거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