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전
曹瞞傳
1. 소개
삼국지 시대 오나라의 신원미상의 인물이 쓴 조조의 전기. 책 자체는 실전되었지만 현재는 배송지가 정사 삼국지에 주석을 달 때 인용한, 무제기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분량만이 남아있다.
2. 조조를 까내리기 위한 책?
위나라의 군주에 관하여 적국인 오나라에서 쓴 전기라는 특이한 위치에 있는 책이어서 굳이 조조빠가 아니어도 조조의 좋지 않은 모습들을 모아서 조조를 까기 위한 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는 듯 하다. "조만전의 조만(曹瞞)은 조조의 성인 조와 속인다는 뜻인 만을 결합한 어휘로, 이는 간악한 조조라는 의미를 뜻한다. 이로 미루어 보건데, 조만전은 조조의 간악한 모습을 뭇 대중에게 알려서 정치적으로 선전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써진 책인 듯하다. 적국인 위나라의 시조인 조조를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적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사료로서의 신빙성에는 의문이 있다. 때문에 조만전은 믿을 수 없는 사서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조만전이 정치적 선전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써졌다고 여겨지기에는 조만전에는 조조의 장점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당장 조조의 훌륭한 점으로 가장 먼저 뽑히는 건석의 숙부를 엄정히 다룬 일인데, 이 일화의 출처는 조만전이 유일하다. 당시로서는 욕먹을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대의 신분, 벼슬의 높낮이, 가지고 있는 권력, 그리고 자신과의 친분을 따지지 않고 규율을 지키는 의를 찬양하는 예는 삼국시대 이전의 서적들에도 그러한 기사가 많이 실려있다.[1] '''게다가 조조가 때려 죽인 사람은 십상시의 친척이다.''' 조조를 비하하기 위해서 조만전의 저자가 이 일화를 저작에 기술했다면 좀 청렴하고 유능한 인물을 죽인 것을 실었거나, 아예 조조와 건적의 연관관계를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일화를 들어보자. 조조는 행군 중에 사졸들에게 보리를 밟지 말라는 영을 내렸는데, 조조의 마차를 끌던 말이 놀라 날뛰다 보리를 밟자, 조조는 자신이 내린 군영에 따라 자결하려 했으나, 주위의 여럿이 만류하여 결국 조조는 자결을 하지 못하고, 결국 조조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으로 그 스스로를 벌한 일화의 출처 역시 조만전이다. 딱히 조조의 사악한 모습 없이 똑똑함을 드러내는 부분도 여럿 있으며, 삼국지와 관련된 다른 사서에서 찾을 수 없는 지도자로서 대범하고 멋진 면모도 보인다. 즉, '''조만전에서만 보이는 조조의 장점이 제법 많다.'''[2] 더욱이 역주인 배송지 역시 옳지 못하다고 한 곳이 별로 없으며, (완전히 없지는 않으나, 다른 사서의 오류 수준 이상은 아니다.) 사서를 비난하지도 않았다.
단지 위, 진의 사가들이라면 가릴 만한 내용들이거나, 당시 역사 서술의 관행 상 적지 않는 일들을 기록한 서적인데, 저자의 국적이 오나라였고 책의 주제가 조조라는 역사적 인물이였을 뿐이라고 여기면 된다. 그래도 저자는 오나라 사람이었으므로 악행의 정도가 과장된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전혀 없던 사실을 날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조만전에 많은 사실을 담았은데, 부분적으로 부정적인 가치 판단을 섞었다.
혹은 조만전은 오류가 많은 사료인데, 배송지가 그런 부분들은 나름대로 그가 세운 기준들에 따라서 조조전에 달 주로 쓰지 않았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이 가설은 설득력이 조금 떨어진다. 배송지는 고증적인 문제가 있는 사료를 기록한 다음 자기 자신이 해당 내용에 대하여 반박하는 식으로 저술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조조의 입체적인 인물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에는 배송지가 정사 삼국지에 주석을 달 때 조만전을 참고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조만전에서 담고있는 조조의 캐릭터가 왕도 가치에 따라 이상적인 창업군주로서 윤색된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 욕망에 충실하고 경박해 보이는 조조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있어서는 정사의 조조에 호감을 가지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