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 18단

 

1. 개요
2. 주도에도 단이 있다(酒道有段)


1. 개요


시인 조지훈이 술꾼에게 매긴 급수. 바둑의 급수 체계를 따른다. [1]
원 출처는 조지훈이 집필한 수필집 '사랑과 지조'에 실린 수필인 '주도유단(酒道有段)'이다.

2. 주도에도 단이 있다(酒道有段)


을 마시면 누구나 다 기고만장하여 영웅호걸이 되고 위인현사도 안중에 없는 법이다. 그래서 주정만 하면 다 주정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주정을 보고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그 사람의 주력(酒曆)과 주력(酒力)을 당장 알아낼수 있다. 주정도 교양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다 교양이 높은 것이 아니듯이 많이 마셔도 많이 떠드는 것으로도 주격은 높아지지 않는다. 주도에도 엄연히 단(段)이 있다는 말이다.

첫째로 술을 마신 연륜이 문제요, 둘째로 같이 술을 마신 친구가 문제요, 셋째는 마신 기회가 문제요, 넷째는 술을 마신 동기, 다섯째가 술 버릇.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그 단의 높이가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부주(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외주(畏酒) -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민주(憫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은주(隱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상주(商酒) - 마실 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이익이 있을때만 술을 내는 사람

색주(色酒) -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수주(睡酒) -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사람

반주(飯酒) - 밥맛을 돋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학주(學酒) - 술의 진경(眞境)을 배우는 사람. 주졸(酒卒)

여기까지가 바둑으로 치면 아마에 해당한다. 다음의 단수는 프로에 해당한다.

애주(愛酒) - 술을 취미로 맛보는 사람. 주종(酒從) 1단

기주(嗜酒) -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주객(酒客) 2단

탐주(耽酒) -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주호(酒豪) 3단

폭주(暴酒) -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주광(酒狂) 4단

장주(長酒) - 주도 삼매에 든 사람. 주선(酒仙) 5단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주현(酒賢) 6단

낙주(樂酒) -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주성(酒聖) 7단

관주(觀酒) -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 주종(酒宗) 8단

폐주(廢酒: 열반주(涅槃酒)) -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9단

부주, 외주, 민주, 은주는 술의 진경,진미를 모르는 사람들이요, 상주, 색주, 수주, 반주는 목적을 위하여 마시는 술이니 술의 진체(眞諦)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학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 초급을 주고, 주졸(酒卒)이란 칭호를 줄 수 있다. 반주는 2급이요, 차례로 내려가서 부주가 9급이니 그 이하는 척주 (斥酒) 반(反)주당들이다.

애주, 기주, 탐주, 폭주는 술의 진미, 진경을 오달한 사람이요, 장주, 석주, 낙주, 관주는 술의 진미를 체득하고 다시 한번 넘어서 임운목적(任運目適)하는 사람들이다. 애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의 초단이니 주도 (酒道)란 칭호를 줄 수 있다.

기주가 2단이요, 차례로 올라가서 열반주가 9단으로 명인급이다. 그 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니 단을 매길 수 없다. 그러나 주도의 단은 때와 곳에 따라 , 그 질량의 조건에 따라 비약이 심하고 갈등이 심하다. 다만 이 대강령만은 확고한 것이니 유단의 살력을 얻자면 수업료가 기백만 금이 들것이요, 수행년한이 또한 기십 년이 필요한 것이다. (단 천재는 차한에 부재이다.)


[1] 애초에 유도에는 18단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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