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옥수수면 집단 식중독 사건
참고로 실제 사망자는 9명이다. 후술하다시피 보도 당시에는 사망자가 7명이었고 그 이후 중태에 빠졌던 2명이 차례로 사망한 것.
1. 개요
2020년 10월경 중국 헤이룽장성 지시(鸡西)시에서 옥수수면을 먹은 일가족 9명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켜 전원 사망한 사건이다.
2. 상세
국경절 연휴 기간인 2020년 10월 5일, 헤이룽장성 지시시에서 12명의 일가족이 모여 식사를 했는데 그 중 9명이 식중독 증세를 일으켰다. 9명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들 중 7명은 다음날인 10월 6일 숨졌고 2명은 중태에 빠졌다. 그 2명도 심한 간기능 손상이 발생하는 등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한 결과 이들이 먹은 음식에는 독극물(농약, 살충제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 등의 소행일 가능성은 일단 배제되었고, 식중독 증세를 일으킨 9명이 공통적으로 옥수수면 요리를 먹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문제의 옥수수면 요리는 쏸탕쯔(酸汤子)라고 불리는 요리로, 중국 동북부 지방(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에서 주로 먹는다. 쏸탕쯔는 발효시킨 옥수숫가루로 반죽해서 면을 만드는데, 이 과정이 잘못되면 발효 과정에서 식중독균에 오염되기 쉽다. 더군다나 이들이 먹은 쏸탕쯔는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함량의 아플라톡신이 검출되었으며, 냉동실에 1년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식중독균에 오염된 발효 옥수수면이 오랜 기간 동안 보관되면서 식중독균이 번식하여 치명적인 독소를 대량 생성했던 것. 12명 중 3명은 쏸탕쯔를 먹지 않아 참변을 피했다.
사건 5일 후인 10월 11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2명 중 1명이 상태가 악화되어 추가로 사망하면서 사망자 수는 8명으로 늘었다. 또한, 그로부터 8일 후인 10월 19일에는 마지막 생존자마저 사망하면서 문제의 쏸탕쯔를 먹은 9명이 모두 사망하였다.
초동 조사에서는 아플라톡신이 주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검 결과 독성이 매우 강한 다른 독소가 검출되었다. 이들의 위장에서 여러 종류의 식중독균이 검출되었고 이들 중 대량으로 검출된 것은 슈도모나스 코코베네난스(pseudomonas cocovenenans) 균이었다. 이 슈도모나스균은 독성이 강한 봉크렉산(Bongkrek acid)을 생성할 수 있는데, 봉크렉산은 고온에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고 효능이 강한 치료제도 없어 치사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실제로 이들이 먹은 쏸탕쯔에서도 봉크렉산이 검출되었다. 봉크렉산의 어원에 대해서는 후술.
3. 반응 및 유사 사례
이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는 쏸탕쯔나 그 외 발효곡물 음식류의 생산 및 소비 자제 지침을 내렸다. 이미 이 사건이 있기 전부터 비슷한 식중독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으며, 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이와 비슷한 식중독 사건이 14차례 발생했고 84명이 중독돼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2015년 춘제 연휴 기간에도 랴오닝성 랴오양(辽阳)시에서 쏸탕쯔를 먹은 일가족 4명이 이와 비슷한 식중독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이 있기 8일 전인 2020년 9월 28일에는 태국에서 40대 여성이 냉장고에 3일간 보관되어 있던 춘권을 먹다가 식중독으로 사망했다. 문제의 춘권은 노점에서 구입 후 3일간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식중독균에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템페(Tempe; 인도네시아의 콩 발효 음식)의 일종인 템페 봉크륵(Tempe bongkrèk)을 먹다가 이와 비슷한 식중독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원인은 여기에 사용된 코코넛이 슈도모나스균에 오염되어 강력한 독성 물질을 생성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템페 봉크륵의 제조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봉크렉산(Bongkrek acid)의 어원도 바로 이 템페 봉크륵이다.
4. 관련 기사
- 중국서 '1년간 냉동 보관' 음식 먹은 일가족 7명 사망 - 첫 보도 기사. 이 당시는 9명 중 7명 사망, 2명 중태였다.
- 1년간 묵혀둔 '국수' 먹은 일가족 9명, 결국 사망 - 나머지 2명도 모두 사망한 뒤의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