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순간
아키타 요시노부의 라이트 노벨 엔젤 하울링에 등장하는 개념.
미즈 비앙카, 아스트라 비앙카가 사용하는 일종의 특수한 능력. 이름은 미즈 비앙카가 스스로 붙였다. 보통 '짐승'을 깨운다, 불러낸다, 해방시킨다 등으로 사용한다. 짐승을 불러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짐승의 순간이라고 이름을 붙인 듯. 대단한 능력이지만, 미즈는 짐승의 순간이 끝나면 그 때까지 잊고 있던 모든 감정들이 돌아와서 괴로워하기에 쉽게 짐승을 깨우려고 하지 않는다.
짐승을 불러낸 순간 미즈는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 만능 살인자가 된다. 자제심도 없고 죄책감도 없고 감정도 없는 상태. 적을 죽이는 것만이 목표가 된다. 흔히 말하는 폭주 상태 같지만 이 짐승의 순간은 여타 매체의 광전사들(베르세르크의 가츠 등)의 광화처럼 감정에 몸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완벽하게 이성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경우의 '이성'이라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이성이 아니라, 오로지 이미 주어진 목표(적을 죽인다)를 달성키 위한 행동만을 찾아 실행 한다는 의미에서의 이성, 즉 '도구적 이성(Instrumental reason)'이다.
작중의 묘사를 보면 반사신경이나 전투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상이나 신체적인 고통에 대해서도 거의 무감각해진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자기암시 같지만, 사실상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아니며 엔젤 하울링의 세계 내에서는 어떻게 보면 일종의 초능력에 가까운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짐승을 사용하는 아스트라 비앙카의 경우에는 상대가 민간인이건 병사건 심지어 흑의건 간에 무조건 찌르기 한 번으로 죽여버린다. 갑옷을 입고 달려드는 마리오 인디고를 검 공격 한 방으로 무력화하고, 그녀의 두 정령 중 하나는 아예 소멸시켜버리기까지 했다.
아이네스트 마지오는 미즈가 깨우는 짐승과 정령 사이의 유사점을 찾아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만든다. 그에 따르면 짐승은 정신의 허무(공백)에서 등장한 괴물이라고 한다. 인간이 마음의 부재를 증명할 수 있다면 정령(공백에서 등장한 괴물)과 동등해 질 수 있다. 허무 그 자체는 뭔가를 삼킬 때만 볼 수 있다. 관측이 불가능한 블랙홀이 다른 물질을 빨아 들일 때만 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처럼. 때문에 짐승을 깨우는 것은 허무에서 등장한 괴물에게 무언가를 빼앗긴다는 것이고, 이는 아마와가 말한 초화의 개념과도 일치한다.
즉 '''이성만 있고 마음은 부재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 바로 짐승의 순간이다. 완전히 초화된 아스트라 비앙카는 짐승의 순간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어 살인정령이 되었다. 이 살인정령이 바로 이뫄시아의 도공들이 추구한 절대살인무기.
정령, 초화와 더불어 작품의 핵심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