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메이커
[image]
밀리타의 아로마보이 커피메이커
1. 개요
물탱크에 물을 채우고 분쇄된 커피를 필터와 함께 장착한 다음, 전원을 연결한 다음 버튼만 누르면 커피가 추출되는 기구. 자동 드립 머신으로 볼 수 있다.[1]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사무실에서 볼 수 있다. 드립 커피등 손으로 내리는 방법보다 는 훨씬 간편하고,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보다는 값이 싸기 때문.[2] 분쇄기가 일체화 되어 있거나, 보온기능이 붙은 커피메이커도 있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커피메이커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인스턴트는 너무 싸구려같고 드립은 너무 귀찮을 때의 미묘한 경계선에 서 있는 물건이라고 카더라.
의외로 영화 감독들이 좋아하는 물건이지만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등장하면서 점점 밀려났다. 그래도 서양에서는 스탭들의 필수품 취급 받는 듯.
2. 단점
손으로 내리는 커피와의 가장 큰 차이는 물이 커피가루에 골고루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분쇄도와 원두의 양을 잘 조절하면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 있다.
보온기능 때문에 커피를 오래 놔두면 졸아붙고 향이 증발해버린 더 맛없는 커피가 된다.[3] 그런 까닭에 핫플레이트 대신에 스테인리스 보온 서버가 달린 모델도 있다. 커피는 금방 마시는 게 가장 좋고, 애초에 마실 만큼만 우려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 보관해두었다가 마시고 싶은 경우에는 커피가 다 내려진 직후에 전원을 끄고, 마시기 직전에 전자레인지로 데우거나 뜨거운 물을 타는 것이 좋고, 이도저도 안되면 먹기 10분전에 핫플레이트를 켰다가 커피가 따뜻해졌다 싶으면 재빨리 끄고 마시자. 물론 향이 날아가는건 감수해야겠지만... [4]
커피(coffee)의 C도 모르는 사람이 다룰 경우 '''차마 커피라 부를 수 없는 구정물'''을 생산할 수 있다. 커피와 물의 양을 잘 맞추지 않거나, 언제 볶았는 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래 된 원두를 봉지째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어두고 세월아 네월아 쓰거나... (이러면 습기도 먹고 냄새도 먹고 향은 날아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추출법을 쓰든 물의 커피와 물의 양을 조절하지 않거나 대충 보관한 원두를 생각없이 써서는 맛있는 커피를 절대 추출할 수 없다. 커피메이커가 구정물 만드는 기계 소리를 듣게 된 데에는 커피메이커를 대충대충 다뤄온 사람들의 잘못도 있다는 이야기.
커피 메이커는 물줄기나 드립을 멈출 시기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커피의 잡맛까지 몽땅 추출할 수 있다는 표현이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프렌치 프레스는 드립 커피 기준으로 봤을 때 구정물까지 몽땅 섞인 커피를 만든다는 소리가 된다. '''중요한 건 물과 원두의 비율이다.''' 또한 아래에 있는 맛있게 추출하는 팁들을 보면 느끼겠지만, 이 팁들의 대부분은 커피메이커 뿐만 아니라 어떤 원두커피를 추출하더라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팁들이다. 물과 원두의 비율을 대충 맞추거나,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오래된 원두를 사용하거나, 오래된 가루를 사용하거나, 원두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커피메이커가 아니라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으로도 구정물이 나온다.
사실 커피메이커가 무시당하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하는데, 커피를 파고드는 덕후들은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등에 관심을 가지는 반면, 커피메이커 사용자의 대부분은 매니아층이 아니라 동네 아주머니나 직장 동료 등의 일반인이다. 그러다 보니 다소 억울하게 까이는 점은 분명하게 있다. 기본만 지킨다면, 손기술과 상관 없이 균일하게 맛있는 드립커피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기계다.
3. 커피메이커를 최대한 잘 활용하려면
- 원두의 양을 맞춘다.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원두의 양은 1인분당 대개 7~12g선. 대개는 원두 10g에 물 150㎖ 정도의 비율이면 적당하다. 저울을 쓰는게 가장 좋지만 저울이 없다면 계랑스푼을 쓰면 된다. 커피메이커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주는 계량스푼을 기준으로 사용하면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계량스푼 안에 들어가는 양이 원두 분쇄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번쯤 저울로 재보는 것도 좋다.
- 물의 양도 중요하다. 국내서 판매되는 기종은 대부분 2~3인분이 최소 추출량이고, 물통에서도 1인분은 표기를 안 하고 2인분부터 시작한다. 핸드드립에서도 원두 20~30g 이상, 물 300㎖ 이상을 최소 추출량으로 꼽는다. 1인분(150㎖)만 마시고 싶다면, 그게 가능한 기계를 따로 찾는 게 더 낫다. 각 기종별 세부사항은 제조사에 문의해 확인해볼 것. 물론 자신한테 카페 테이크아웃 컵 용량이 기본이라면 그냥 고민없이 2인분을 내리면 된다. 참고로 스타벅스 톨 사이즈 테이크아웃 컵 용량이 12온스(355㎖)다.
- 보일러의 성능이 좋지 못한 싸구려 커피메이커는 추출 온도가 80도 초반대로 낮은 경우가 많다. 물통에 물을 넣을때 찬 물을 넣으면 물 온도가 미적지근해 추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적당히 미적지근한 물을 넣어주어 최대한 제대로 된 온도를 맞추어 준다.
- 오래 되지 않은 원두를 사용한다. 아무리 좋은 원두라도 포장을 뜯는 그 순간부터 향은 꾸준히 날아간다.
- 원두를 평소에 잘 보관한다. 서늘하고 그늘진 장소가 가장 좋으며 냉장고에 넣었다 뺐다 하면 커피가 냉장고의 냄새를 다 잡아 먹어버려서 향이 날아간다.
- 원두는 가급적 추출 직전에 분쇄한다. 아무리 비싼 원두라 할지라도 미리 갈아놓으면 향이 금방 날아 가버린다. 그러므로 인터넷에서 파는 싸구려 그라인더라도 사자. 정 갈아놓은 원두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포장을 작은 것으로 하고 최대한 빨리 먹어 없애버리자.
- 바로 마실 만큼만 내린다. 식은 커피의 재가열은 전문가들이 질색을 하는 행동이며, 전기로 보온하는 행위도 다를 것은 없다. 커피가 다 내려오면 전원을 꺼서 가열되지 않도록 하고, 식었다면 데워마시는 것이 좋다.
- 한 번 내릴 때 전체 커피가 내려오는 시간을 3~5분 정도가 되도록 조절한다. 원두를 곱게 갈면 시간이 길어지고 굵게 갈면 시간이 짧아진다.
- 그물같은 소위 '영구필터' 보다는 종이필터를 쓰거나, 아니면 둘을 같이 쓰는 게 좋다. 커피의 기름기와 미분이 필터에 묻으면 깨끗하게 닦기 어렵기 때문.
- 재탕은 하지 않는다. 커피에 관심이 부족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돈아깝다며 가장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로, 커피는 아무리 비싼 게이샤나 COE라도 재탕하면 맛이 확 죽기 때문에 재탕은 하지 않는다.
- 최근 고급 기종들은 소위 아로마 버튼으로 따로 기능이 달려있기도 하지만, 이런 게 없는 평범한 모델들은 아예 수동으로 뜸을 들여 주는 것도 좋다. 전원을 키고 30초쯤 기다렸다가 전원을 끄고 가스를 배출시켜 준 후 다시 키면 된다.
- 먹고 난 다음엔 꼭 씻어주자. 씻지 않고 다시 내리면 커피의 맛을 해친다.
- 서버(주전자)는 대부분 유리이며 소모품이다. 이게 깨졌다고 아무 서버나 끼웠다가는 자동누수방지장치 기능 때문에 정상작동이 안 된다. 서버에 레버나 버튼 따위가 눌려야 작동하기 때문. 크기가 안 맞으면 따로 눌러주거나 천천히 새는 걸 기다려야 하는데, 이는 당연히 추출시간에 영향을 주며 불편하기 그지 없다. 가능하면 정품 서버를 구매하는 게 정답. 이런 소모성 부품은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해봤자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메이커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찾아봐야 한다. 밀리타 아로마보이처럼 서버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 타입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로마보이의 경우 윗지름 9cm/높이 8cm 미만인 머그, 저그, 숙우, 서버 등을 쓰면 된다.[5]
4. 고성능 커피메이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짐에 따라 온도가 정밀하게 제어되는 커피메이커를 내놓고 있다. 비싸기만 한 건 아니고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추출온도가 균일하게 유지되는 것과 원두에 물이 골고루 뿌려지는 것이다. 이런 제품은 보통 드립커피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매장의 균일성유지를 위해 스타벅스나 맥도날드같은 대형 체인점에서 드립 커피를 제조하는 데 쓰인다.[6]
가정용으로도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가까운 물줄기를 만들어 핸드 드립 커피에 가까운 커피를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기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비록 숙련된 바리스타의 손과 판단력을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일정한 맛을 내면서 일반 커피메이커 보다는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테크니봄 모카마스터(Technivorm Moccamaster)가 가장 유명하고 멜리타 아로마시그니처(Melitta AromaSignature)도 꽤 유명하다. 팀 윈들보[7] 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Wilfa 커피메이커도 있고 필립스나 브라운같은 메이저급 가전제품 업체들도 하나둘씩 이런 커피메이커를 만드는 추세다. 이런 고성능 커피메이커들은 커피메이커로 퉁치기에는 뭔가 쌈마이해서인지 배치브루(Batch Brew)라는 이름을 따로 붙이기도 한다. 그밖에 ECBC와 SCA의 인증을 받은 커피메이커들은 비교적 성능이 높은 커피메이커라 봐도 좋을것이다. 이런 머신들은 높은 성능으로 인하여 업장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커피빈에서 '드립 커피'를 시키면 커피빈 원두를 아로마시그니처로 내려준다.
상기 모델 대비해 좀 더 저렴한 머신으로는 멜리타 아로마보이(Melitta AromaBoy)가 많이 추천을 받는다. 글 맨 위쪽에 있는 사진에 있는 기기가 바로 이것. 이쪽은 '''1979년'''에 나온 장수만세 모델인데 아직도 가성비 만큼은 어느 커피메이커에 뒤지지 않는걸로 유명하다. 이 모델 역시 별도의 드리퍼 위에 핸드 드립처럼 물을 떨어트려주는 방식으로 커피를 내린다. 다만 크기가 상당히 작아서 1~2컵 분량밖에 추출을 못한다.
어지간한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 수준의 가격을 자랑하는 머신도 존재한다. 푸어스테디(Poursteady)라는 이름을 가진 전문가용 초고성능 머신이 대표적인데, 이 경우에는 커피를 편하게 내린다기보다는 일정성과 변수를 쉽게 제어하면서 동시에 많은 양을 내리는것을 중점으로 개발된 것이다. 물의 양부터 물을 내리는 패턴까지 하나하나 지정할 수 있으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제어가 가능한 물건이다. 가격은 무려 2000만원 중반 정도로 상당한 고가인데 이정도면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쓰는걸로 유명한 블랙이글 머신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그밖에 iRHEA나 BREWVIE같은 국산 머신들도 동시에 내릴 수 있는 양이 현저히 적지만 기능 만큼은 푸어스테디에 결코 뒤지지 않아서인지 수백만원대의 가격을 자랑한다. 이 역시 중소규모 개인 카페에서 쓰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수있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1] 위키피디아 영문판 커피메이커 항목에는 "Electric drip coffeemakers"라는 하위 항목이 개설되어 있는데, 읽어 보면 이 항목의 커피메이커다.[2] 많이 쓰이는 필립스 에스프레소가 보통 40~50만원대이다. 식당에서 자주 보이는 동구전자의 베누스타도 그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반면 커피메이커는 7~10만원 정도면 꽤 고급진 물건을 들여놓을 수 있다. 사실 가정용으로는 3만 원 중후반대 물건으로도 충분하고 최근에는 대형마트 자체브랜드 등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성능에 가격도 2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물건도 나오고 있다.[3] 다만 이를 역이용해서 오래되어 먹기는 좀 그런 원두로 커피를 내린 다음 졸여서 간이 탈취 및 방향제로 이용 가능하긴 하다. [4] 따라서 혼자 마시는 경우에는 두 잔 분량 정도의 작은 커피메이커를 고르는 게 좋다.[5] 참고로 밀리타코리아는 공식홈페이지를 가도 서버가 있다 없다 하는데다 겨우 들여와도 블랙만 있고 타 색상 서버는 구하기가 힘들다.[6] 스타벅스에선 오늘의 커피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맥도날드에선 원두커피, 아이스커피 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고있다.[7] 노르웨이의 유명 바리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