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치
1. 개요
격투기 시합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자 일종의 테크닉. 주로 볼 수 있는 종목은 복싱과 킥복싱, 레슬링, 무에타이, 그리고 종합격투기가 있다.
간단히 말해 '''양 선수가 서로 껴안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1] 대부분의 입식 격투기에서 팔이 닿을 거리는 타격기를 비롯한 기술을 걸 수 있는 거리임과 동시에, 껴안거나 잡는 게 가능한 거리기도 하다. 이렇게 상대에게 달라붙는 시점에서부터 클린치가 시작되는 것.
무술의 종류에 따라 클린치 상태를 보는 관점은 달라서, 그래플링 기술을 허용하는 경기의 경우 클린치가 곧 스탠딩 그래플링 공방의 시작이기도 하기에 딱히 문제될게 없다. 하지만 '''그래플링을 허용하지 않는 타격기 계열의 무술에선 클린치 상황에서 펀치와 킥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시합이 지루해져서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이 보기에 안 좋게 된다. 따라서 입식 타격에서는 클린치 상태를 부정적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격투기 룰에 따라 클린치가 허용되느냐, 혹은 허용되더라도 얼마나 오래 안을 수 있는가, 클린치를 잡힌 채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등이 갈리는데 이것으로 클린치의 효용성과 사용 방식이 천차만별로 벌어진다./
2. 무술별 대우
2.1. 클린치 불허/또는 잠깐만 허용
궁지에 몰려 상대가 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껴안거나, 혹은 이쪽의 공격후 상대가 반격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아예 껴안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무릎차기가 가능하면 무릎차기로 지옥에 보내주면 되지만, 붙잡기가 안되는 상태에서는 무릎차기 역시 상대적으로 위력이 적어지는게 사실.
또한 펀치의 한방한방이 매우 좋지만 연타가 힘든 선수는, 의도적으로 원투 펀치를 한 후 몸에 붙은 속도를 살려 그대로 클린치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 상대는 반격하자니 강펀치에 맞을 각오를 해야하고, 방어하자니 클린치 이후 때리기가 힘들어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K-1에서는 원래 클린치를 허용했지만 이런 용도로 클린치를 이용하는 선수가 점점 늘어나자 아예 클린치를 금지시켜버렸다.
2.2. 클린치 허용시
무에타이나 종합격투기의 경우, 클린치 되고말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클린치 이후가 아주 중요하다.'''
무에타이에는 빰 클린치라 하여 상대 뒤통수를 붙잡는 클린치가 존재하는데 단순히 상대의 공격을 지체시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무릎차기를 날리거나 스윕으로 쓰러뜨리는 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무에타이 경기에선 이 클린치 상태에서 주고받은 공방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 게다가 많은 격투기에서 이걸 허용해 놓으면 무에타이 선수들이 죄다 상위권을 싹쓸어버리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금지시키는 경우가 많다. 공수도나 태권도하는 선수들이 무에타이 선수들한테 불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종합격투기의 경우에는 무에타이뿐만 아니라 레슬링 쪽에서도 매우 친숙한 상황인지라 클린치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UFC는 철망 달린 옥타곤에서 벌어지는 시합인데다, 철망에 밀어붙여도 아무 페널티가 없기 때문에, 클린치 상태로 상대를 철망에 몰아박아서 개비기하는 상황이 잘 나온다.
3. 입식타격기
복싱이나 태권도같은 제한된 입식 타격기의 경우는 일시적으로만 허용되고 서로 얽혀버리면 보통 바로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심판의 주문이 들어온다. 이를 이용해 복싱의 경우는 상대의 리듬과 경기 흐름을 끊어버리는 도구로, 태권도의 경우는 선공이 제대로 들어갈 경우 상대방의 공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하나의 수단으로써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보통 이런 스포츠들에서의 클린치 자체는 일단 상대를 부여잡고 멈추거나 밀쳐내고 주먹을 다시 때리기 시작하는 수준으로 단순화되는 편이다. 태권도의 경우는 부여잡거나 밀쳐내는것 자체가 반칙이기 때문에 사실상 상대와 몸이 붙으면 아무것도 할 게 없이 그저 심판의 "갈려"를 기다려야 하는, 클린치라고 하기에도 뭐한 수준의 클린치를 보여준다.
반면 킥복싱이나 무에타이의 경우 니킥 등을 통해 연계 공격을 넣을 수 있기에, 뺨이나 목을 부여잡고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허리힘을 쥐어짜내며 힘싸움을 벌이는 형태로 진보했다. 하지만 입식 타격기라는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기에 여기서 교착 상태가 되면 위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브레이크가 걸리고, 집어던지기를 시도해 성공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를 더 할 수는 없다.
3.1. 복싱
애당초 복싱 자체가 주먹싸움에 특화된 시합인지라, 클린치가 한번 걸리면 펀치를 못하게 되니 할게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클린치가 발생하면 시합이 잠깐 중지되었다가 양 선수가 떨어진 뒤 다시 재개되며, 만약 오래 붙잡고 늘어질 경우 얄짤없이 '''감점'''이다.
3.2. 태권도
이와 비슷하게 태권도 경기에서도 클린치와 비슷하게 선수가 서로 붙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때가 많은데, 태권도의 클린치는 상대방의 공격이나 역공을 차단하는 방어적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싱과 비슷하게 그래플링도, 태클도, 니킥도, 하체 타격도 전부 금지되며 쓸 수 있는 공격은 어느정도 거리가 있어야 성공시킬 수 있는 발차기들뿐인 태권도라는 스포츠의 특징상 몸이 붙은 붙은 초단거리에서는 서로가 공격할 수 없으니, 만약 한쪽이 돌격과 동시에 공격을 성공시켜 점수를 따낸 후 바로 붙어서 서로의 공격을 차단한다면 1점을 얻음과 동시에 상대방의 반격을 차단하며, 만약 상대방이 뒤로 빠지며 거리를 벌릴경우 돌격의 여세를 이어가 추가 득점을 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격한 후 클린치 상태에서 자신이 먼저 빠진다면 상대방의 반격을 용납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클린치 상태를 유지하는게 이득이다. 물론 상대방도 이걸 알고있기 때문에 먼저 물러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고, 덕분에 이 상태가 한번 생기면 심판의 개입이 없을 경우 사실상 두 선수가 서로를 밀치거나 하는 반칙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서로 붙어서 그대로 끝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봐도 먼저 물러나는 쪽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발차기가 봉인되니 선수들이 할게 없고, 그렇다고 먼저 움직여 떨어지자니 상대방에게 선공권을 줘 점수를 헌납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라 선수들이 서로 먼저 떨어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 진행이 이뤄지지 않는건 당연한 수순. 고로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주심의 "갈려" 선언에 양 선수가 떨어진 뒤 경기가 재개된다. 물론 이 선언에 순응하지 않거나 선언 이후 상대방을 가격한다면 얄짤없이 '''감점'''이다.
3.3. 무에타이와 킥복싱
이에 비해 클린치 상태에서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니킥 등의 기술이 있기에 효율적인 연계가 가능한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등에서는 반대로 클린치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응용되는데, 클린치 공방이 서로의 뺨과 목을 부여잡고 좌우로 휘두르는 수준으로 상당히 공격적으로 전개되는 편이다. 만약 클린치를 당한 채 상대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니킥 연타나 펀치 연계 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덕분에 심한 교착 상태가 아닐 경우 어느 정도까지는 방관하기도 하는데, 이 때의 클린치 공방은 거의 유도나 레슬링에 준하는 손싸움과 힘겨루기를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단체의 허용 정도에 따라 아예 눌러서 바닥에 찌그러뜨려버리거나 힘으로 던져버려 다운시키기도 한다.
다만 빰 같은 경우는 레슬링에 어느정도 소질 있는 선수 상대로는 쉽게 테이크다운을 당하는 빈틈을 보일수도 있다. 상대방 목을 두손으로 끼우는 거부터가 내 무게중심이 높아진다.
80년대초반까지의 무에타이는 발차기와 니킥, 팔굽치기 그리고 약간의 펀치와 기본적인 클린치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80년대에 네덜란드 출신 낙무아이인 라몬 데커의 출현으로 복싱식 펀칭 기술의 적극적 도입이 이루어진 것에 이어 90년대에는 미국의 UFC, 일본의 발리투도 재팬 같은 이종격투기 시합의 영향으로(그레이시 가문 출신들과의 시합이 영향을 미쳤다) 그로코로만 스타일의 레슬링 기술 도입이 클린치에 이루어져 현대의 무에타이와 80년대 이전까지의 무에타이는 클린치 기술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다.
과거의 무에타이식 클린치는 상대의 팔 안쪽을 파고들어 뒷목을 잡는 것(더블 컬러 타이)이 절대적인 기술이었던 반면 현대의 무에타이 클린치는 레슬링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컬러 타이에 타이업, 언더훅, 오버훅, 핀치 헤드락, 프론트 헤드락 등 대부분 기술이 사용되며 이를 이용한 다양한 스위프 기술[2] 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생겨나고 있는 상태인데 이는 대게의 무술이 타 격투기의 기술을 막을 방법만 찾는 것과 달리 무에타이는 시합에서 유용한 기술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여 무에타이화 시켜 쓴다는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레슬링 기술이 초접근전에서 최고다보니, 받아들여 무에타이식으로 만들어버린 거다.[3] 물론 무에타이 역시 어디까지나 그라운드 상황을 상정하지 않는 입식타격기이다보니 그 한계 또한 명확하지만 타격기에 대한 흔한 통념인 '아무리 날고기는 타격가라도 붙잡히면 끝'이라는 생각은 다소 부당한 편견인 셈이다.
4. 종합격투기
여기서 더 나아가면 종합격투기로, 이 경우 그라운드, 즉 땅바닥 개싸움이 허용되기에 '''클린치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변수를 가진다.''' 클린치가 그저 자연스러운 스탠딩 그래플링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서로 껴안거나 부여잡을 곳을 노리며 싸우는 클린치로 끝나는게 아니라, 엎치락 뒤치락하며 치열하게 얽히는 좀 더 고등적인 움직임이나 아예 바닥에 찍어버리는 테이크다운으로 곧바로 연계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1] 상대의 펀치 세례를 클린치로 봉쇄 할수있다.[2] 수플렉스 기술들이라고 보면 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현재 허용되는 스위프 기술 중 많은 수가 반칙이었으나 지금은 유도처럼 발을 걸지만 않으면 허용되고 있다.[3] 다만 무에타이에선 테잌다운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레슬링 수준으로 디테일하게 클린치 싸움을 하진 않으며, 낙무아이들은 쉽게 언더훅을 내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mma나 레슬링에선 결코 좋다고 할수없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