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명겁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서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의 부작용으로 이중인격이 된 암천향(暗天香)의 다른 인격이 '''사혼향(邪魂香)'''이다. 암천향이 조부인 남궁인호에게 탈혼마제(奪魂魔帝)를 죽이기 위한 암살자로 키워졌다면, 사혼향은 탈혼마제에게 남궁인호를 노리는 암살자로 키워진다.[1] 이러한 '''암천사신(暗天死神)'''이라는 사혼향이 완성한 일격필살(一擊必殺)의 살수지공이 바로 '''탈명겁(奪命劫)'''이다.
탈혼마제가 죽어 남긴 것들을 보관하기 위한 장소도 필요했지만, 암천향은 자신 역시 다른 인격체가 존재함을 알아 이 사혼향을 억누를 장소 역시 필요했다. 그래서 과거 마교(魔敎)의 총단이었던 단마애 아래의 만겁윤회로(萬劫輪廻路) 안에 은신처를 만든다. 이 만겁윤회로에서는 사혼향이 활동하기 어려워 절대사신록(絶代死神錄)을 유실할 정도였다. 그리고 암천향은 자신도 가둬 사혼향이 깨어났을 때는 혈마천강시(血魔天殭屍)를 최후의 울타리로 이용하여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수명이 다했을 때도 오랫동안 준비해놓은 파사(破邪)의 신기(神器)인 전륜왕(轉輪王)과 장진보투(藏眞寶套)로 사혼향의 마지막 안배를 방비하는 철저함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풍현이 그 은신처에서 빠져나갈 때 암천향의 시신에서 전륜왕과 장진보투를 거두자 사혼향은 최후의 눈을 뜨며 탈명겁을 펼친다. 풍현은 피하지 못하여 심장에 타격을 허용하나, 견뎌낸 다음 사혼향을 비조검(飛鳥劍)으로 갈라버린다. 사혼향은 죽어가면서 자신의 탈명팔겁을 세상에 내놓은 뒤라고 큰소리친다. 잠시 후에 암천향의 원신을 통해 밝혀지기로 실제로는 여덟이 아닌 열두 장소에 숨겨두었고, 그가 찾아내서 모두 없앴다고 한다. 하지만 사혼향은 열두 장소에 숨겼어도 불안했는지 선별한 한 가지를 탈명신겁(奪命神劫)이라 해서 다섯 갈래로 찢어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흘러가도록 한다. 이 중 하나만 암천향이 찾아냈을 뿐, 남은 네 갈래는 찾아내지 못해 세상에 남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일대마도(一代魔刀)』의 위지관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
2. 특징
- 탈명수(奪命手): 사혼향은 팔꿈치에서 어깨 사이로 끝부분에 손톱 날을 세운 듯한 다섯 가닥의 긴 쇠줄을 용수철처럼 감아 숨긴다. 여기에 손바닥까지 뚫어 그 쇠줄 위로 손이 겹쳐지며 연쇄적으로 눌러 타격을 거듭할 수 있게 한다. 그리되면 결코 한 점에서 동시에 성립할 수 없는 벽타(劈打)의 힘과 격타(隔打)[2]의 힘을 한 손으로 완벽하게 펼칠 수 있어져 맹렬한 위력을 보인다. 이 쇠줄을 탈명수라고 하며, 후대의 위지관은 사혼향과 달리 아주 작은 손바닥에 손가락이 매우 긴 쇠꼬챙이 같은 탈명수를 한쌍 제작하여 팔에 장치한 뒤 옷소매로 가려서 사용해 손바닥을 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