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시네
1. 소개
tele+cine. television과 cinema의 합성어.
필름에 담긴 영상을 텔레비전 등의 영상 장비로 볼 수 있게 하는 과정. 영화의 초당 프레임이 24fps로 TV의 30fps(나 25fps)에 맞추고, 필름을 비디오 신호로 바꾸며, 인터레이싱 등의 과정을 거친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를 디지털 영사기를 통해 상영하는 경우에도 텔레시네가 필요하다.
2. 기본 원리
텔레비전(특히 브라운관)의 물리적 원리가 영화에 사용하는 영사기와는 여러모로 다르기 때문에 필름의 내용을 전파를 통해 보내려면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각각의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사기는 긴 필름 두루마리를 정해진 속도(보통 24fps)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이 때 셔터를 이용, 계속 빛이 깜박거리게 된다. 인간의 눈은 그 허접한 스펙 때문에, 깜박거리는데다가 사실은 졍지화상인 스크린을 보고도 뇌내보정을 통해 마치 영상인 것처럼 느끼지만, 비디오 카메라의 경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영사기를 써서 나온 스크린을 그대로 찍어서 내보낸다면 우연히 TV 카메라의 주기가 영사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상 깜박임(플리커링)이 미친듯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TV 카메라와 동기화할 수 있는 특별한 영사기가 필요하고, 그것을 텔레시네라고 부른다. 동기화가 되면 필름이 멈춰있고 보이는 동안만 TV카메라가 새 프레임을 찍으므로 깜박임이 없이 TV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사실 방송할 때마다 텔레시네 장치를 돌릴 게 아니라 미리 해두고 비디오로 저장해두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TV가 만들어졌던 시절에는 비디오테이프 같은 영상(TV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전자 신호)을 저장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었다. 저장하려면 오히려 TV의 내용을 필름에 찍어서 남겨야 했을 정도.
3. FPS 차이 / 풀다운
사실 텔레비전과 영화의 초당 프레임이 같았다면 텔레시네는 타이밍만 잘 맞추면 되니 훨씬 단순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기술의 한계로 TV의 수직주파수가 결정되고, 영화의 경우 관습을 따라 24FPS를 계속 사용하면서 영화를 안방의 브라운관으로 배달하려는 계획은 조금 틀어지게 된다. TV의 수직주파수, 또는 FPS[1] 는 NTSC를 사용하는 경우 60Hz(사실은 60Hz/1.001 ~ 약 59.94Hz)를, PAL의 경우는 50Hz를 사용하는데, 이는 각각 당시에 사용하던 가정용 전기의 주파수에서 온 것이다. 따라서 텔레비전에 주파수를 바꿀 수 있는 복잡한 부가장치를 덧붙이지 않고서는 당시 기술로는 TV가 그런 주파수를 갖는 것이 당연했다.
따라서 초당 24프레임 밖에 안되는 필름을 가지고 어떻게든지 60Hz(이나 50Hz)에 맞게 바꿔서 방송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문제의 해결책이 곧 풀다운(pulldown)이다. pulldown은 잡아내린다는 뜻인데, 텔레시네를 하면서 프레임 수를 맞추려다 보니 필름의 움직임이 독특한 패턴을 띄게 되었기 때문에 프레임 뻥튀기의 패턴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3.1. 2:3 풀다운
한국에서도 사용해온 NTSC 표준의 경우 수직주파수가 60Hz이다. 즉 24개의 그림을 60필드에 나눠담아야 한다고 볼 수 있다. 60/24=2.5이므로, 한 프레임을 평균적으로 2.5필드 동안 촬영(TV 카메라로)해야 하는 것인데, 필름을 촬영 중간에 움직인다거나 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필름을 겹치는 것으로 보간한다거나 하는 방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사용된 방법은 바로 한 프레임은 2필드 동안, 다음 프레임은 3필드 동안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2:3 풀다운이라고 불린다. 일단 프레임마다 보여지는 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반복 주기가 2프레임밖에 안되기 때문에 움직임이 크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풀다운이 쓰이기도 하는데, 바로 현대의 컴퓨터 모니터에서이다. 모니터의 주파수는 60Hz가 사실상 표준이고, 영화는 아직도 24fps가 표준이다 보니 모니터로 영화를 보려면 24fps를 60Hz로 뻥튀기해야만 한다. 물론 이제는 컴퓨터의 성능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텔레시네를 쓰던 시절엔 불가능했던, 없는 프레임을 새로 만들어내는 프레임 보간이 가능하므로 2:3으로 풀다운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요즈음 TV의 경우 보통 이런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3.2. 2:2 풀다운
PAL 표준의 경우 수직주파수 50Hz에 인터레이싱으로 초당 25프레임인데, 24FPS의 영화를 25FPS에 맞추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뭘까? 당연하게도 필름을 25/24배 빨리 돌리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4% 만큼) 영화의 내용이 빨라지고, 당시에는 필름에 기록되어 있었던 영화의 사운드트랙도 그만큼 빨라지고, 음이 높아진다. 이 방식은 영화의 필름 1프레임이 TV의 필드 2개 동안 보여지기 때문에 2:2 풀다운이라고 불렸다.
PAL 방송에 쓸 수 있는 한 가지 대안은 2:2:2:2:2:2:2:2:2:2:2:3 풀다운인데, 11프레임은 2필드 동안, 1프레임은 3필드 동안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속도가 빨라지지 않고 보기에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12프레임=0.5초마다 약간의 걸림(stuttering)이 생기게 된다. 또는 23프레임은 2필드동안, 24번째 프레임은 4필드 동안 보여줄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1초마다 나타나는 걸림이 약간 더 커지지만 대신 LCD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인터레이싱 없이 볼 수 있다.
3.3. 인터레이싱 / 디텔레시네
이때 사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이 인터레이싱이다. TV의 경우 수직주파수에 해당하는 필드를 가지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필드 2개가 있어야 1개의 프레임이 된다. 따라서 인터레이싱이 기본인 CRT TV가 아니라 LCD 모니터 등에서는 텔레시네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데, 2-3-2-3-...을 반복하다보니 프로그레시브가 기본인 LCD 등에서는 (30p 기준) 5프레임마다 두 프레임이 이상한 프레임이 된다. 즉 영화의 프레임이 ABCDEFG...라면 이를 풀다운한 필드는 AABBBCCDDDEEFFFG... 형태가 되고, 이를 2필드씩 묶어 프레임을 만들면 AA/BB/'''BC'''/'''CD'''/DD/EE/FF/'''FG'''... 형태가 되어 5프레임마다 2프레임이 앞뒤 프레임이 섞인 형태가 된다. CRT에서는 각 필드가 순차적으로 나오니 문제가 없지만 LCD에서는 프레임 단위로 한번에 보여주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따라서 만약 30p또는 60i인데 텔레시네된 영상이라면 디인터레이싱이 아닌 디텔레시네(detelecine)를 해주는 것이 좋다. 확인하는 것은 쉬운데, 텔레시네의 경우 5프레임 단위로 '''정상-정상-비정상-비정상-정상''' 패턴이 있기 때문에 프레임 단위로 보면 극명하게 보인다. 디텔레시네는 영상을 필드 단위로 쪼개 3개씩 들어간 필드를 2개로 줄이고, 24p로 바꾸는 작업. [2] 또는 필드 하나를 두개씩으로 뻥튀기해 60p 영상으로 만들면 원본 영상의 정보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원래의 시간축 해상도에 맞게 볼 수 있으나, 필드를 뻥튀기한 것이므로 당연히 용량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