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테이스티 사가)
1. 개요
[image]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파스타.뭇 사람의 추앙을 받는 귀족, 타고난 제왕적 기질과 가차 없는 대화 방식 때문에 어떤 식신도 그 앞에서는 초라한 존재가 된다. 불만을 가진 식신도 많지만, 강경한 수단으로 반대파의 의견을 모두 없애버린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면, 마스터를 장난감으로 여긴다는 점?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온기
내가 소환되었을 때, 마스터는 지금의 「집」에 돌아온 뒤였다.
귀족의 사생아였던 마스터는 운 좋게도 가족을 되찾았다. 비록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떠나보냈지만 부유한 아버지와 재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치했던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마스터에게는 최고의 대우가 주어졌다.
가장 좋은 방, 최고의 선생님, 언제나 넉넉한 용돈, 그리고 가장 맛있는 성찬까지...
긴 테이블 위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맛있는 음식들이 마스터의 선택만을 기다렸다.
심지어 마스터가 쓰는 만년필에도 희귀한 보석이 박혀 있을 정도였다.
겨울에는 메이드가 가장 먼저 마스터의 방에 찾아와 벽난로에 불을 켜주기도 했다.
마스터의 아버지 역시 귀족 생활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자상하게 위로해 주곤 했다.
귀족의 삶은 빈민굴과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였다.
간단한 식사를 할 때도 어떤 포크를 쓰고 나이프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까다로운 식사 예절을 지켜야 했다. 귀족의 예법에 익숙하지 않은 마스터에겐 이 모든 것이 고역이었다.
다행히 거대한 저택에서 포크와 나이프도 거꾸로 드는 마스터를 아무도 비웃지 않았다.
그저 자상한 미소로 마스터를 격려할 뿐이었다.
마스터 옆에서 지켜보던 나조차 그들의 배려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침실로 돌아온 마스터는 포근한 침대에 누워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파스타, 그거 알아? 여긴 옛날에 살던 곳과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어.」
「빈민굴하고 여기가?」
「응, 둘 다 따뜻해.」
마스터로부터 그가 예전에 빈민굴의 낡은 집에서 살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척 낡은 집이라고 했다.
깨진 유리창으로는 한겨울의 찬 바람을 막지 못했고, 구멍 난 지붕은 거센 빗줄기에 속수무책이었다.
포근한 이불,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 따뜻한 벽난로도 없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의 삶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한 겨울이 되면 옆집 아저씨는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양식을 나눠주곤 했단다.
폭우가 쏟아지면 이웃집 아가씨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마스터를 제 집으로 데려가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전혀 다른 삶이었지만 똑같이 따뜻했다.
그때의 추억을 들으며 나는 마스터가 걷어찬 이불을 잘 덮어 주었다. 그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저절로 피어났다. 그의 미소는 내겐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모든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고 믿게 만드는 그런 빛...
「어서 자, 내일 또 나가야 하잖아. 교외에 낙신이 또 나타냈대.」
「응.」
마스터의 방문을 닫은 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 맡에 놓인 따뜻한 우유와 미리 피워둔 듯한 벽난로를 보니, 아무리 위선이라고 해도 지금의 따뜻함에 취해 모든 것을 놓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천진난만하게도 내가 보고 듣는 것처럼 이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고 믿었다.
6.2. 2장. 소원
그날 아침, 정원에서 기지개를 켜다가 우연히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게 됐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남루한 옷차림의 여인이 아이를 안은 채 경비병을 뚫고 저택으로 들어가려고 소란을 부리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지?」
「아, 그게... 이 여자가 도련님과 아는 사이라며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떼를 쓰지 뭡니까!」
그들에게 여인을 놔주라고 하려던 순간, 마스터가 나타났다.
뜻밖에도 마스터는 울고 있는 여인에게 다가갔다.
여인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마스터의 옷자락을 움켜쥔 채 서러움의 눈물을 터뜨렸다.
「제발, 제발 부탁해. 옛정을 봐서 내 아이를 살려줘...」
여인은 마스터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 그녀를 마스터는 외면하지 않았다.
다행히 아이의 병은 심각하지 않았다. 빈민굴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이 부담하기엔 약값이 너무 비쌌을 뿐...
그 순간, 여인은 빈민굴에 살다가 귀족의 신분을 되찾았다는 소문의 아이를 떠올렸다.
그녀는 마스터에게 도움을 청해 온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은 아니었다.
그날부터 과거 알고 지내던 이웃, 친구들이 자신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저택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배를 채울 먹을거리나 안 입는 옷을 부탁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요구사항이 늘어났다. 이를테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 잘생긴 부자 남편, 심지어 도박 빚을 갚아달라는 요청까지...
그들에게 마스터는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처럼 보였던 것일까?
마스터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날, 몸이 좋지 않은 마스터가 어렵사리 빌려온 돈을 내게 건네줬다. 아버지에게 받는 용돈도 한계가 있었고 "옛 친구"들을 도와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하고 싶지 않았기에, 마스터는 혼자서 그들의 도움을 해결해야 했다.
마스터가 어렵사리 구해온 돈을 "옛 친구"라는 작자에게 건넸다.
도와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리던 그 자는 불만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
「고작 이걸로 뭘 하라는 거야? 다음엔 넉넉히 준비하라고 해!」
「......」
「뭐, 뭐 불만 있어! 우리가 아니었으면 빈민굴에서 벌써 굶어 죽었을 녀석이!!」
「...다음에도 달라는 거냐?」
「왜? 이제 안 도와주겠다는 거야? 내 빚 갚아준다며... 흥, 역시 귀족이 되고 나니 우리처럼 가난한 이웃들은 다 잊은 거군.」
「......」
나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돈을 빌리러 다니느라 비를 쫄딱 맞아 감기에 걸린 마스터가 파리한 안색을 한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내 발걸음 소리를 들은 마스터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날 보며 물었다.
「돈은 충분했어? 빚을 갚을 수 있대? 별일 없는 거지?」
말을 하기가 난감해 억지로 웃어 보였다.
「...응, 다 갚았어. 도와줘서 고맙다더군.」
「그럼 됐어, 앞으로 절대 도박하지 말라는 말도 했어?」
「...응, 다시는 안 하겠다고 약속했어.」
「다행이다! 정말 고마워, 파스타! 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예전에는 도움만 받았는데, 이제 나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되었어...」
깊은 생각에 빠진 나는 마스터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욕설을 퍼붓던 그 작자의 모습이 문뜩 떠올라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혼란스러웠다, 마스터가 말한 따뜻함이 이런건가?
나는 왜 마스터처럼 그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낄 수 없는 거지?
6.3. 3장. 배신
그날 이후, 마스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내 선에서 모두 처리했다.
마스터를 향한 그들의 목소리가 서서히 사그라지면서,
더는 골치 아픈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스터, 그리고 나와의 삶 모두 처음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내 바람이었을 뿐이다.
그것도 실현 불가능한...
꽤 멀리 떨어진 교외에서 낙신을 처리하고 저택에 돌아오니 마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메이드에게 마스터의 행방을 묻자, 편지 한 통을 받은 뒤 급히 나갔다고 했다.
마스터의 방에서 봉투가 뜯긴 채 한 쪽에 버려진 편지를 찾아냈다.
편지에 적힌 글을 보는 순간 온몸이 싸늘하게 식는 것 같았다.
편지에서 알려준 대로 수도 반대쪽에 자리 잡은 황무지로 달려갔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마스터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
그런 마스터 앞에 서 있던 건, 내가 예상했던 중년의 정적도, 마스터 때문에 창피를 당했던 귀족 도련님도 아니었다.
원래의 집으로 돌아간 마스터를 진심으로 환대해 주고, 형제라고 부르던 그의 형제들이었다.
마스터에게 귀족의 예법을 알려주던 그들이 이제는 비웃음과 경멸의 눈빛으로 마스터를 바라봤다.
「친한 척 안 했으면 아버지가 우릴 더 싫어했을 거야.」
「그러게, 누가 아버지 사랑을 다 독차지하래!」
「넌 빈민굴에서 살던 놈이잖아! 우리와 재산을 나눌 자격 따위는 없는!」
「죽어버려!」
내 부축을 받은 마스터가 간신히 일어서며 내 옷자락을 꼭 쥐었다.
「어... 어서 구해줘...」
마스터의 말에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마스터의 형이라는 사내에게 안긴 여인의 모습에 순간 눈을 의심했다.
폭우가 내리던 날, 놀란 마스터의 귀를 막아 주고 이불을 나눠 덮었다는 그 여인이었다.
그녀에게선 처음 만났을 때의 소박함과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여인은 낡은 치마 대신 화려한 예복을 걸친 채 깃털 부채로 입가를 가렸다.
「넌 원래 빈민굴 출신이잖아, 후계자 자리는 넘보지 않았으면 해. 그건 네 형님 거니까... 물론 네겐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네 형을 만나지 못했을 테니까.」
그렇다, 마스터가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얼굴만 곱상한 천한 신분의 여인이 귀족 부인이 될 리 없었을 거다.
한때 연모의 마음을 품었던 여인을 마스터는 뚫어지게 쳐다봤다. 자신의 형과 손을 잡고 자신을 해치려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순간, 이곳에서 일어난 소동에 잠이 깬 낙신이 모두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거대한 촉수가 조금 전까지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던 여인의 몸을 휘감았다. 겁에 질린 여인이 마스터를 향해 손을 뻗으며 울부짖었다.
「사, 살려줘!! 옛정을 생각해서 제발 구해줘!」
이어서 마스터의 형들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곳의 유일한 식신이었던 나는 그들과 품 안의 마스터를 번갈아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괜찮아, 저들을 구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널 탓하지 않을 거야.
성자가 아니잖아, 지금 상황에서 아무도 널 비난할 수 없어. 그러니까...
「파스타, 부탁해... 저들을 구해줘.」
마음속의 빛을 꺼뜨리고 싶지 않다면 내가 널 지켜줄게.
네 바람도 내가 대신 이뤄줄게. 그러니까 넌 그냥 지금처럼 계속 살아가 줘.
넌 내 빛이니까...
6.4. 4장. 진실
마스터가 선의를 베풀 때마다 좋은 일만 생길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선의를 받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것이라고 믿었다.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아름다운 곳이라고 나는 믿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나의 헛된 믿음일 뿐이었다.
지난번 마스터를 비웃었던 형제들이 구해줘서 고맙다며 향이 진한 와인을 선물로 보내왔다.
마스터는 형제들이 자신을 인정해 준 것 같다며 기쁜 표정으로 독이 든 와인을 마셨다. 심지어 그 와인을 가져다준 건, 마스터의 소개로 저택에서 일하게 된 하인이었다.
「나더러 저택에서 일하라고 했겠다? 흥, 좋은 직장은 무슨, 사람 망신 주려는 수작을 내가 모를 것 같아? 쳇!」
손에 든 무기를 크게 휘두르려는 순간, 가냘픈 손이 내 손을 꽉 움켜잡았다.
무기를 바닥에 떨어뜨린 채 나는 품 안의 마스터를 끌어안았다.
「파스타... 이러면... 날...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
「내가... 많이 도와주면... 모두 기뻐할 거라고...」
「다 저놈들 탓이야. 넌 잘못 없어, 최선을 다했잖아!」
「후회해...」
「......」
「왜...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어째서... 세상을 알지 못한 걸까...」
「...마스터, 일어나! 정신 차려!」
내 외침에도 마스터는 두 눈을 감은 채 조용히 내 품에 안겨 있을 뿐이었다.
언제나 환하게 웃던 마스터는 자신에게 실망을 안겨준 세상을 거부하는 듯, 끝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
무기를 든 사람들이 우리 주변을 에워싼 채 음흉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을 무시한 채 난 마스터를 품에 안고, 마스터의 아버지인 공작의 서재로 천천히 걸어갔다.
적어도 마스터를 위해 그의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자상하게 마스터를 바라보던 노인이 내 품에서 숨을 거둔 마스터를 바라봤다. 그에게선 그 어떤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마스터를 향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지?」
「마스터의 형님들이...」
「멍청한 것들.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어서야... 뭐 상관없다, 파스타 너만 무사하면 되니까. 그 녀석은 아무 데나 묻어주거라.」
「...공작님?!」
「본래 빈민굴에서 태어난 잡종일 뿐이야. 저 녀석에게 식신 소환 능력이 없었으면 데려오지도 않았어. 날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녀석의 표정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는데... 자, 파스타, 여기는 사람을 시켜 정리해줄 테니 그 아이가 쓰던 방으로 옮기려무나.」
...자상하다고 생각했던 아버지마저 모두 헛된 꿈이었을 뿐이다.
고개를 숙인 채 두 눈을 감은 마스터를 가만히 내려보며, 문뜩 그가 세상을 떠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추악한 현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난 고개를 들며 노인을 향해 웃어 보였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공작님.」
모든 빛이 사라진 순간, 눈앞의 세상은 견디기 힘들 만큼 더러운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스터... 맹세컨대 네 모든 소원을 내가 이뤄줄게.
이토론 더럽고 추악한 세계라니...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말겠어.
그러려면 권력과 돈을 충분히 손에 쥐어야 했다. 그런 내게 공작은 최고의 도구였다.
6.5. 5장. 파스타
대부분의 귀족처럼 부유한 공작에게 사생아가 몇 명 있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마스터라는 존재가 등장한 이래, 식신은 일종의 유행처럼 취급됐다.
하지만 왜인지, 그와 귀족 출신인 부인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마스터로서의 재능이 전혀 없었다.
그런 능력을 지닌 핏줄을 오랫동안 찾아 헤멘 끝에 공작은 빈민굴에서 원하던 아이를 찾아냈다.
그런 아이를 공작은 장난감 취급하며 세상의 추악함을 보지 옷하도록 자신의 날개 아래 뒀다.
그러면서 자신의 눈을 피해 아이를 괴롭히는 자신의 또 다른 아이들, 그리고 과거 아이와 함께 지내던 빈민굴의 "이웃"들의 협박을 모른 체 했다.
그렇게 해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었던 아이는 탐욕에 눈이 먼 친아버지의 무관심 속에 세상을 원망하여 숨을 거두고 알았다.
공작은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겼다.
자신이 아이를 태어나게 했으니 제 마음대로 그 목숨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의 죽음으로 자신이 이용하려던 식신에게서 마지막 빛을 빼앗았다는 것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결국 공작의 가문은 점점 기울기 시작하고, 병마가 그의 몸을 덮쳤다. 침대에 누운 공작의 손을 집어 든 그의 자녀들이 재산을 양도한다는 문서에 억지로 지장을 찍었다.
양도서를 손에 넣었다는 기쁨도 잠시, 그들은 거액의 재산 대신 빚만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부인이 되어 호화로운 삶을 꿈꿨던 빈민굴의 여인도 그를 위해 돈을 벌어주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을 뿐이다.
공작의 모든 권력을 진짜 물려받은 것은 공작의 곁을 충실히 지키던 붉은 머리의 식신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스터는 줄곧 곁을 지켰던 공작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청년이있다.
그런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생전에 받은 온갖 모욕과 조롱을 돌아보며 뭔가를 깨달았다. 그리고는 식신에게 자신의 형제들과 이웃들을 공격하지 알라고 당부하며 한 가지 소원을 남겼다.
네프라스트의 국경 마을에는 전설에 나올 법한 술집이 자리 잡고 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술집 가장 안쪽에 있는 식탁에 찾아라. 그리고 그 아래있는 펀지지에 소원을 적어라...
진실로 절실하다면 누군가가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먼저 연락해올 것이다.
하지만 소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소원을 이룬 사람들이 그곳을 떠나거나 침묵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소원을 이루고도 침묵을 선택한 이유를 아는 사람도 없었다.
보르쉬가 운영하는 주점에 들어선 파스타가 계산대의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최근 의뢰인 명단이랑 의뢰받은 소원들이야.」
파스타는 소환된 이후, 마스터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줄곧 노력해왔다.
마스터의 미소야말로 그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마스터가 떠난 후, 파스타의 세계에는 추악한 어둠만 남았을 뿐이다.
파스타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소원을 이룰 때마다, 그에게 소원을 빌었던 사람들은 파스타가 과거 느꼈던 절망을 고스란히 느끼곤 했다.
떠나려는 파스타에게 붉은 치마를 입은 소녀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참, 지켜봐야 신경써야 할 귀족이 한 명 더 생겼어. 지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예전에 받아 둔 대가만으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거야.」
「...알았어 그러고 보니 요새 푸른 보석이라는 게 엄청 비싸다고 하던데...」
7. 코스튬
8. 기타
- 길드상점에서 조각을 모으는 것 외에는 소환하는 방법이 없어 얻기 힘들다.
- B-52의 배경 이야기를 보면 온갖 악랄한 짓들을 해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 초콜릿, 떡볶이와 같이 반말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존댓말을 하는 것으로 대사가 잘못 변역되었다. 게다가 파스타의 고압적인 성격과 더불어 반말과 존댓말이 섞여 있어 대사들이 특히 더 이상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