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

 

1. 개요
2. 판화의 특성
3. 사용되는 색에 따른 분류
3.1. 다색판화
4. 판의 형태에 따른 분류
4.1. 볼록판화
4.1.1. 지판화
4.1.2. 콜라그래피
4.1.3. 목판화
4.1.4. 리놀륨판화
4.1.5. 고무판화
4.2. 오목판화
4.2.1. 드라이포인트
4.2.2. 메조틴트
4.2.3. 에칭
4.2.4. 인그레이빙
4.2.5. 에쿼틴트
4.3. 평판화
4.3.1. 석판화 (리소그래피)
4.4. 공판화
4.4.1. 실크스크린
5. 판화의 규정
5.1. 넘버링(일련번호)
5.1.1. 넘버링 대신 알파벳 기호가 있을 때
5.1.1.1. A.P(Artist Proofs)
5.1.1.2. T.P(Trial Proofs) / S.P(State Proofs)
5.1.1.3. C.P(Cancelation Proofs)
5.1.1.4. P.P(Presentation Proofs)
5.1.1.5. R.P(Reproduction Print)
5.1.2. 서명
6. 관련 문서


1. 개요


'''판화는 인쇄보다 깊은 맛이 있다.'''

'''판화는 사진보다 상상력이 있다. '''

'''판화는 조각이나 회화보다 더 크고'''

'''더 물량적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더 작고 단아하며 명징성이 있다.'''

'''판화는 컴퓨터보다 부정확하지만 인간적이다.'''

'''무엇보다도 판화는 솔직하다.'''

'''꾀를 부리면 몇 배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열심이면 꼭 그만큼 보상을 받는다. 판화는 정직하다.'''

'''우리는 판화를 찍는다.'''

'''무엇이든지 판화는 아니다.'''

'''무엇이든지 판화가 될 수 있다.'''

'''내가 '판화'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 '판화'이다.'''

<판화의 개념 및 범위규정에 관하여>, <홍익판화>, 홍익대학교 판화과 학생회, 1995, pp. 52 - 57.

[image]
<보협인 다라니경의 변상도>, 10x4.5 cm, 목판화, 1007[1]
돌, 나무, 금속 등의 판에 형상을 낸 뒤 잉크를 바른 후 종이에 찍어내는 형식의 그림. 현대에 접어들며 판화의 개념이 확장되어 단순히 판에 잉크를 바른 후 종이에 찍어내는 그림만을 일컫지 않고, 판이라는 소재에 의지하거나, 판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판화라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다른 영역에 비해 덜 확장되어있다. 여러 미술대학에서 다루기는 하지만, 판화를 깊게 배울 수 있는 판화과(대학원 제외, 학부)는 전국에 홍익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2곳밖에 없다. 체험해볼 수 있는 공방은 어느 정도 있는 편.

2. 판화의 특성


'''판화란 어떠한 그림을 가리키는가는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텔레비젼도 판화이며 사진도 판화이며, 탁본도 실크스크린도, 나아가서는 스케치나 캔버스도 판화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어떠한 판을 전제로 하며, 그에게 의존한 것을 판화라고 부르는 한, 오늘날의 표현의 태반은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그러나 내가 관심을 갖는 판화라는 것은 어떠한 판종이나 테크닉을 사용하거나, 기본적으로는 표현을 에워싼 작품의 그칠 줄 모르는 탐구의 영위인 것에 한정하고 싶다.'''

이우환, <판화에 대하여(About printmaking)>, <무크지 판화 Vol. 2>, 한국판화미술진흥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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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바위섬>, 가변크기, 실크스크린 작품을 잘라 설치, 2013/1017
시대가 지남에 따라 판화의 범위는 확장되어 왔다. 판에 의존하거나 '찍혀낸다'라는 특성을 가지는 등 '''판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은 모두 판화에 속한다고 여겨진다.''' 프레스기의 역할을 컴퓨터의 프린터 기기가 대신하여 이미지 프린팅도 판화에 속하며, 종이라는 매체는 캔버스, 비닐, 유리 등 다양한 매체가 사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판화 전시에 가보면 여러 방식으로 작업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판화 작품을 벽에 걸지 않고 설치한 작품, 단순히 프린트된 이미지를 나열한 작품, 비슷한 입체 작품을 여러 개 나열한 것 등. 심지어는 사운드 작업도 볼 수 있다. 이는 모두 일정한 이미지/소리가 반복되는 점이 판화의 '복제성'과 같다고 볼 수 있기 때문. 또 캔버스 위에 붓 등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판화에서 이용되는 롤러로 물감을 밀어 그린 작품도 판화로 인정된다. 판화라고 해서 단순히 종이에 찍어 낸 작품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 한 번 판을 만들면 여러 번 찍어낼 수 있다.(모노타이프, 마블링 제외) - 즉 복제성을 지닌다.
  •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종이 등에 이미지를 직접 손으로 그려 내는 페인팅과는 다르다)
  • 판의 재질에 따라 질감이 달라진다.
  • 좌우가 반전된다.(공판화 제외)
  • 종이에 찍을 땐 주로 전용 판화지에 찍어 낸다. (판화지는 주로 사이즈에 맞게 '찢어서' 사용하는데, 찢으면서 생긴 종이 외곽의 울퉁불퉁한 부분을 데클(deckle)이라 한다.)

3. 사용되는 색에 따른 분류



3.1. 다색판화


  • 제작방법 및 특징
(1) 색을 분해하여 색의 수와 판의 수를 계산한다. (혼색 여부에 따라 판의 갯수 달라짐)
-혼색을 안하는 경우 : 필요한 색 하나당 판 하나를 준비하여 여러 번 겹쳐 찍는다. 즉 색이 10개 필요하다면 판 10개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 다수의 판이 찍힌 순서대로 첫 판부터 1도, 2도, 3도 ... 라고 한다. 작품에 10가지 색이 있다면 10도 작품인 것이다. 안료에 밀풀이나 쌀풀을 섞어 끈적하게 만들며 안료가 뚜껍게 발려 먼저 찍은 색이 가려진다.
-혼색을 하는 경우 : 밑색 위에 겹쳐져서 혼색되는 안료를 사용할 경우 겹쳐지는 색은 만들지 않아도 된다. (빨강판과 노랑판이 겹쳐지는 부분에 만들어지는 주황부분)
(2) 밝은 색에서 어두운 색 순으로 찍는다. 밝기가 같을 때에는 채도가 높고 따뜻한 색부터 먼저 찍는다.
(3) 여러 판이 겹쳐져 한 장의 종이 위에 찍히기 때문에 맞춤점을 정확히 맞추어 찍어야 한다.
(4) 제판할 수를 줄이고 싶다면 흰색과 검정색, 혼색 가능한 색의 판을 만들지 않는다.(혼색 가능한 경우 오리지널 검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삼원색을 섞어 사용 가능하다. 종이의 바탕색인 흰색부분을 제외할 수 있다)
(하나의 판으로 다색판화를 만드는 판소거법도 있다.)


4. 판의 형태에 따른 분류


판의 형태에 따라 네 가지(볼록판, 오목판, 평판, 공판)로 나뉜다. 판의 볼록한 부분(조각칼 따위로 파지 않은 부분)에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볼록판화, 오목한 부분(조각칼 따위로 판 부분)에 밀어 넣은 잉크를 눌러 찍어 내는 오목판화, 물과 기름의 반발원리를 이용하여 평평한 판에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평판화, 얇은 천 등의 구멍에 잉크를 새어나가게 하여 찍어 내는 공판화가 있다.

4.1. 볼록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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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판화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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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각

양각

양각과 음각의 혼합
판의 볼록한 부분, 즉 칼 등으로 파이지 않은 부분에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판화. 지판화, 콜라그래피, 목판화, 리놀륨판화, 고무판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판에 이미지를 파고 롤러 등으로 잉크를 묻혀 프레스기에(혹은 판 위에 종이를 깔고 문질러) 찍어 내면, 파인 부분은 잉크가 묻지 않아 하얀색(종이색)으로, 파이지 않은 부분은 잉크색으로 나온다. 이를 '''음각'''이라 한다. 반대로 이미지를 제외한 부분을 모두 파내어, 이미지에만 잉크를 묻혀 찍어 낼 수도 있다.
이를 '''양각'''이라 한다. 잉크를 묻혀서 찍지 않고, 프레스기의 압력에 의해 판/사물의 모양만 종이에 찍히도록 찍는 방식도 있는데, 이를 엠보싱 판화라 한다.

4.1.1. 지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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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임, <Animal>, 91.4x66 cm, 지판화, 2004
종이 판을 이용하는 판화. 다른 판화 기법들과는 달리 판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유아 미술에서 자주 활용되는 기법이다. 먼저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린다. 이후 이 밑그림을 오려 내어 판으로 사용될 다른 종이에 풀로 붙여 판을 완성한다. 롤러로 잉크를 묻히고, 작품을 찍어 낼 종이를 판 위에 깔고 바렌 등으로 슬슬 문질러 주면 작품이 완성된다. 프레스기로 찍어 낼 수도 있지만, 판이 종이이다 보니 프레스기의 압력에 의해 판이 쉽게 상해 권장되진 않는다. 프레스기에 찍겠다면 판을 하드보드지 등 단단한 종이로 하면 판의 손상을 조금은 지연시킬 수 있다.

4.1.2. 콜라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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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A new shaman>, 80x120 cm, 콜라그래피, 1999
목판이나 하드보드지 등 위에 여러 사물을 배치하고,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판화. 콜라주 판화라고도 하며, 사물의 재질감이 그대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판 위에 나뭇잎을 붙이고 잉크를 묻혀 찍어 내면, 나뭇잎 표면에 있는 미세한 요철들에 잉크가 선별적으로 묻어(튀어나온 부분엔 묻고, 들어간 부분엔 안 묻어) 판을 찍어 냈을 때 나뭇잎의 요철이 그대로 표현된다.

4.1.3. 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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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엽, <우는 사람>, 76x57 cm, 우드컷, 2011
나무로 만든 목판을 이용하는 판화. 판화 역사 중 가장 오래됐으며 사용되는 도구와 과정에 있어서 판화 기법들 중 아주 단순한 편에 속한다. 이미지를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나무 위에 칼로 판 후 찍어 내기 때문에,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가능하다. 판화가 익숙하다면 작품을 보자마자 목판화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 목판화는 우드컷(Woodcut)과 우드 인그레이빙(Wood engraving)으로 나뉜다. 우드컷은 나무를 세로로 절단한 세로결 목판을 사용하며, 양각으로 찍어 낸다. 우드 인그레이빙은 나무를 가로로 절단한 가로결 목판을 사용하며, 음각으로 찍어 낸다.

4.1.4. 리놀륨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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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화관을 쓴 여인>, 36.5 cm x 29.5 cm, 리놀륨판화, 1962
리놀륨판 위에 칼로 이미지를 새기고,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판화. 리노컷이라고도 한다. 바닥재로 많이 쓰이는 리놀륨답게 판이 물러 고무판만큼 파기 쉽다. 대신 아주 세세한 선을 표현하기는 부적합한 편.

4.1.5. 고무판화


고무판 위에 칼로 이미지를 새기고,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판화. 재료가 싸고 판이 물러 파기 쉽다는 이유로 초/중/고등학교에서 많이 가르치기에, 학창 시절에 판화 한 번은 해봤다 하면 대부분 고무판화인 경우가 많다. 고무답게 판이 물러 리놀륨판과 같이 아주 세세한 표현을 하기는 어렵다.

4.2. 오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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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판화의 원리
판의 오목한 부분, 즉 파인 부분에 잉크를 밀어 넣고, 이를 프레스기의 압력으로 새어 나오게 하여 찍어 내는 판화. 파인 부분에 잉크를 밀어 넣을 때는, 우선 판 전체에 잉크를 바르고, (필요에 따라) 칫솔 등 세세한 도구로 판을 문질러 파인 부분에 잉크가 들어가도록 한다. 이후 면망사 등으로 판 위 잉크를 닦아 파지 않은 부분에 잉크가 남지 않고, 파인 부분에 새어 들어간 잉크만 남도록 한다. 이렇게 완성된 판을 프레스기로 찍어 내면 파인 부분 속 잉크들이 압력에 의해 새어 나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드라이포인트, 메조틴트, 에칭, 인그레이빙, 에쿼틴트 등이 오목판화에 해당한다. 주로 선적인 표현을 할 때 사용되며, 동판이나 아연판과 같은 금속판을 주로 사용한다.

4.2.1. 드라이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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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희, <기억의 시선>, 60x270 cm, 드라이포인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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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일부를 확대한 사진.
니들이라고 불리는 뾰족한 금속제 침으로 판면을 긁어 선을 새기는 기법. 주로 금속판을 이용하며, 그 외에 아크릴판을 이용하기도 한다. 드라이포인트에서는 니들로 새긴 선의 양쪽 끝에 반드시 버(Burr)라는 거스러미(새긴 선에 지느러미같은 게 조금씩 생긴다고 생각하면 쉽다)가 생기는데, 이것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잉크를 채우고 종이에 찍어 낸다. 이때 종이에 찍힌 선은 버로 인해 양 축에 잉크가 번진 듯한 효과를 낸다.

4.2.2. 메조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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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야경>, 35x40 cm, 메조틴트, 1995
드라이포인트의 점, 선들을 밀집시킨 형태로 로커(roker)라는 예리한 칼날이 부착된 도구를 이용해 금속판 위에 수많은 작은 구멍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판면에 밀집되어 새겨진 점선과 버(Burr)를 부분적으로 긁어낸다. 버를 긁어낸 부분은 밝은 색, 그렇지 않은 부분은 어두운 색으로 다양한 명암을 줄 수 있어 미묘한 색조 변화를 만들기에 알맞다.

4.2.3. 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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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The Angel Appearing To The Sheperds>, 261x218 cm, 에칭, 1634
금속판면에 금속 표면의 부식을 방지하는 약제인 방식제를 바르고, 그 위에 뾰족한 도구로 방식제를 긁어내어 이미지를 그린 후 부식액에 넣으면 방식제를 긁어낸 이미지 부분만 부식되어 판에 홈이 패이게 된다. 이후 방식제를 닦아낸 뒤 잉크를 발라 습기를 가한 종이에 압착시켜 찍어 내는 기법을 에칭이라고 한다. 부식액의 농도나 부식시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기에 조절이 필요하다.
잉크를 발라 찍는 것을 제외하면 의외로 첨단산업에 쓰이기도 하는데 다름아닌 반도체 제조과정에 들어간다.

4.2.4. 인그레이빙


뷰린(Burin)이라는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판면에 선을 새겨 만드는 기법. 드라이포인트와 동일하게 선 주변에 버(Burr)라는 거스러미가 생기지만, 인그레이빙에서는 스크레이퍼(Scraper)라는 칼날로 거스러미를 제거하고 버니셔(Burnisher)로 문질러 평편하게 만든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판 위에 선이 번지는 느낌 없이 깔끔하게 나타난다.

4.2.5. 에쿼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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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 <비눗방울 불고 있는 아이>, 35x24.5 cm, 에칭&에쿼틴트&룰렛, 1868>
에칭의 한 갈래로 에쿼틴트 애칭(Aquatint etching)이라고도 한다. 에쿼틴트는 에칭의 방식제 역할을 송진가루가 대신한다는 차이점이 있는데 송진가루의 무수한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 밝고 어두운 톤을 만든다. 송진가루를 판 위에 뿌린 후 판을 뜨겁게 데워 주면 송진가루가 뿌려져서 녹아 붙은 곳은 부식이 안 되고 송진가루가 뿌려지지 않은 곳은 부식된다. 결과적으로 송진가루에 의한 무수한 점들의 밀집도에 따라 다양한 톤을 얻을 수 있다. 에칭과 마찬가지로 산의 농도나 부식시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기에 조절이 필요하다.

4.3. 평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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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화의 원리
물과 기름의 반발원리를 이용하여 평평한 판에 묻혀 잉크를 묻혀 찍어 내는 판화. 물과 기름의 반발작용 없이 평평한 판 위에 그림을 그리고 찍어 내는 것도 해당된다. 석판화, 모노타이프, 마블링 등이 평판화에 해당된다.

4.3.1. 석판화 (리소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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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섭, <개펄>, 107x76.5 cm, 석판화, 1997
석판 위에 그려 평판 인쇄에 의해 작품을 찍어 내는 기법. 목판화 등과 같이 석판 위에 칼로 새겨 이미지를 얻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석판화는 물과 기름의 반발작용을 이용한 평판화이다. 주로 석회석을 이용해 왔으나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즘은 아연판이나 알루미늄판을 대신 사용하는 편이다. 석판의 표면에 (지방, 비누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성 해먹이나 크레용, 잉크로 이미지를 그리면 지방분이 돌의 구멍 속으로 침투한다. 그 위에 질산액을 섞은 아라비아 고무액을 씌우면 비눗기는 질산에 의해 화학적으로 분해되고 지방산만 분리되어 지방산 칼슘이 된다. 이러한 화학변화에 의해 생긴 지방산 칼슘은 지방질이므로 물에 녹지 않는다(즉 물에 반발한다). 이제 석판의 표면에 물을 뿌린 후 스펀지로 닦아내면 이미지가 그려진 부분은 기름의 반발로 물을 밀어내고 나머지 부분은 물을 흡수한다. 이때 석판을 유성 잉크가 묻은 롤러로 밀면 반대로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은 부분은 잉크를 밀어내고(잉크가 묻지 않고) 이미지가 그려진 부분만 잉크가 묻게 된다. 이것을 종이에 찍으면 석판화가 완성된다.

4.3.2. 모노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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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미, <눈부신 거리>, 65x51 cm, 모노타이프&팝업, 2008
유리판화라고도 하며, 유리판이나 아크릴판 위에 단순히 물감이나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깔고 찍어 내는 판화. 가장 단순한 판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판화의 특징을 지니지만, 판을 파는 게 아니라 그저 판 위에 그림을 그리고 찍어내는 것이므로 다른 기법들과 달리 복제가 불가능하다.

4.3.3. 마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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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먹이사슬I>, 56x47 cm, 마블링&드로잉, 2009
물을 담은 그릇에 마블링 물감(혹은 다른 유성 물감)을 마음대로 풀어 넣은 후 종이를 넣었다 빼 찍어 내는 기법. 이미지를 의도한대로 찍어내기는 어렵고, 주로 색의 배합과 우연적 효과에 기댄다. '잉크를 풀어 넣은 물을 담은 그릇'이라는 판에 의존하기에 판화의 일종으로 취급된다. 우연성에 기대기에 모노타이프와 같이 복제가 불가능하다. 마블링만 사용한 작품은 드물고, 주로 다른 기법과 혼용해서 쓰인다.

4.4. 공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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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화의 원리
판에 구멍을 내고, 그 구멍에만 잉크가 통과하도록 하여 이미지를 얻어 내는 기법. 스텐실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기법으론 실크스크린이 있다.

4.4.1. 실크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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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4명의 마릴린>, 50x50 cm, 실크스크린,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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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캠벨 수프>, 91,5x60 cm, 실크스크린, 1964
고운 천(실크 샤)의 구멍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찍어 내는 기법. 제판 과정은 손도 많이 가고 복잡하지만, 한 번 판이 완성되면 단시간에 여러 장을 찍어낼 수 있어 의류, 에코백, 화물 상자, 포장 등 여러 상업적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나무 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샤틀에 실크 샤를 고정시킨다(접착제나 스테이플러로). 이때 왁구바리(샤바리)같은 당기는 도구로 샤를 당겨가며 고정시켜야 샤가 팽팽하게 고정된다. 샤가 느슨하게 고정되면 찍는 과정에서 스퀴지가 판을 지나갈 때 샤가 밀려 이미지가 밀릴 수 있다. 다음으로 밑그림을 트레싱지나 필름지와 같은 투명한 종이에 빛이 통과하지 못 할 만한 잉크(네임펜, 로트링 잉크)로 그려준다. 이미지가 검은 색으로 인쇄된 필름도 괜찮다. 밑그림이 준비되면 샤에 감광액을 바르고 '''빛이 없는 곳에서''' 말려준다. 감광액이 다 마르면, 감광기에 밑그림-샤틀 순으로 놓고 빛을 쬐어 감광한다(감광시간, 온도에 따라 감광되는 정도가 달라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밑그림의 잉크로 인해 빛이 통과하지 못 한 부분은 감광액이 굳지 않고, 밑그림이 없는 부분은 감광액이 굳게 된다. 이렇게 감광시킨 판을 물에 씻으면 감광액이 굳지 않은 이미지 부분이 물에 씻겨 나와 천의 구멍이 노출되는데, 여기에 (판 밑에 종이를 두고) 스퀴지라는 도구로 잉크를 밀어 넣으면 이미지가 완성된다. 좌우가 반전되지 않는 몇 안 되는 판화 기법 중 하나이다.

5. 판화의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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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판화의 작품 정보 기입 사례. (작품번호)/(작품의 총 개수), 제목, 서명 및 연도 순으로 기재돼 있다.
판화는 다른 예술작품들과는 달리 엄격한 규정에 따라 작품 정보를 '''작품 하단'''에 기재한다. 그 이유는 판화 작품들에는 '''복제'''의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여러 개의 그림들이 각각 '''작품'''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대체로 작품 정보는 넘버링/제목/서명 및 연도 순으로 기재되며, 관행상 대부분 '''연필'''로 쓰인다(예외도 있다). 작가 본인의 도장을 찍는 경우도 있다. 도장도 판화기에 의미가 있는 셈.

5.1. 넘버링(일련번호)


판화 작품을 보면 2/10, 12/30 등으로 숫자가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작품 번호)/(작품의 총 개수)를 나타낸 것이다. 작가들은 총 발매 부수를 정할 때, 해당 원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인쇄질 좋은 작품 매수를 넘지 않게 한다는 원칙하에 인쇄를 하고 있다. 넘버링의 관행은 19세기 말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대 작품에만 적용되는 관행이다. '''번호가 높거나 낮은 것이 인쇄질이 높거나 낮다는 뜻은 아니며, 작품이 인쇄된 순서도 아니다.''' 인쇄를 끝내고 작품을 건조하거나 걸러내는 과정에서 작품이 뒤섞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인쇄질이 나쁜 실패작은 작가나 발행인이 알아서 폐기하기 때문에 공인 부수들은 인쇄질이 비슷하게 높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5.1.1. 넘버링 대신 알파벳 기호가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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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링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알파벳 기호가 쓰인 걸 볼 수 있다.
정규 부수 외 다른 목적으로 찍힌 작품들임을 보여주며, '''넘버링에 포함되지 않는다.'''

5.1.1.1. A.P(Artist Proofs)

판화 제작에서 작가는 넘버링이 들어간 한정판 외에 작품을 추가적으로 제작할 권리를 가진다. 이들은 '작가 보존판'이라는 표시 하에 별개의 넘버링이 매겨진다. 작가 보존판에 대해 엄격한 규정은 없지만 보통 (발행 부수 100부 이하의 경우) 정규 부수의 10%정도, 라지 에디션 (발행 부수 200부 정도)의 경우 5%를 허용하는 것이 관행이다. (프랑스어 사용자는 A.P 대신 E.A, H.C라 쓰기도 한다)

5.1.1.2. T.P(Trial Proofs) / S.P(State Proofs)

작품 제작 과정 혹은 작품 완성 직전에, 작품의 진척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찍은 시험판. 회화 작품의 경우 작품 제작의 여러 단계는 다음 단계로 더해질 때 덧칠에 의해 가려져 영원히 없어진다. 하지만 판화의 시험쇄는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작품이 각 단계로 진화해 나가는 것을 본다는 시각적 흥미, 독특한 미감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 때로는 '''완성된 작품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5.1.1.3. C.P(Cancelation Proofs)

더 이상 작품을 찍지 않겠다는 뜻에서 찍어 내는 판이다. 더 이상 찍어 내지 않겠다는 뜻에서 찍어 내기 때문에 판에 훼손을 내고 찍게 된다(값비싼 동판이나 석판의 경우, 이미지를 갈아내어 재활용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작가들은 원판을 훼손시키는 것을 꺼리고 보관해두길 원하기 때문에 C.P는 드물다.[2] 폐기 원판 중 다수는 미술관에 소장되어 일반 관람객과 전문 작가들에게 교육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일부 유명한 판화 작품의 경우에는 원판 폐기 이후에도 재인쇄를 행한 바 있으며 이는 비록 초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긴 하지만 구매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5.1.1.4. P.P(Presentation Proofs)

작품을 선물/교환하기 위한 표기. 말 그대로 선물/교환용 작품에 쓰인다.

5.1.1.5. R.P(Reproduction Print)

복제품이라는 의미로 '''작가가 아닌 제3자가''' 동일한 판화기법을 사용해서 복제한 작품들을 오리지날과 구분짓기 위해 R.P라는 기호를 작품 하단에 적는다.

5.1.2. 서명


일반적으로 작품 오른쪽 하단 여백에 (연도와 함께) '''연필로''' 작가 서명을 넣는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연도를 넘버링이나 제목 옆에 적기도 하고, 파블로 피카소 등 몇몇 작가의 경우 작품 중앙에 물감으로 서명을 넣기도 하였다.일부 작가들은 서명을 모노그램이나 기호로 판에 직접 새겨 찍어내기도 한다. 작가가 작품 이미지 일부분 내에 이니셜이나 서명을 넣었을 때 이것을 '원판 서명(signed in the plate)'이라 한다.

6. 관련 문서




[1]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화다.[2] 정식 넘버링 외에 불법 제작하여 거래하지 않는다면 찍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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