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
1. 붉은(紅) 당나라에서 온(唐) 무
당근의 다른 이름. 당근이 아닌 비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고전적인 단어로 얼굴이 새빨개졌을 때 이를 비유적 단어로 쓴다.
2. Poil de Carotte (당근털=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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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삽화가 "프한시스크 뿔보 (Francisque Poulbot)"의 홍당무 삽화들. 홍당무의 작가 쥘 르나르와 같은 시대의 사람이기에 원작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였다. 한국에도 번역되었는데 대표적으로 금성출판사 어린이 소설 전집(총 64권)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통해 접한 3040 독자들이 많다.
쥘 르나르(1864~1910)가 쓴 소설로 그가 어릴 적 겪은 일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쥘 르나르가 쓴 『일기』에 주인공 홍당무가 작가의 유년기가 투영된 분신이라는 것이 잘 나타나있다.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홍당무의 이야기를 써내리고 있다. 홍당무의 나이는 홍당무가 자신의 누나인 에르네스틴[1] 과 키가 거의 비슷하고 후반쯤에 홍당무의 누나가 곧 결혼하기 때문에 홍당무의 나이는 중1~중2(11~12세)[2] 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19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보통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결혼하는게 보통이었기 때문. 전체적으로 홍당무의 가족의 분위기는 친자식인 홍당무를 대놓고 차별하는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현대라면 가히 아동학대로 분류될 행위[3] 가 판치는데다, 홍당무의 형제들도 그에 동참하고 있다. 가족에게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4] 모자간의 불화라는 상황상 꽤 심각한 전개로 갈 수도 있다. 물론 갈등 상황마다 등장하는 개그와 상황의 반전때문에 분위기는 무겁지 않고, 오히려 홍당무의 수난을 재미있게 묘사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지만, 정작 '''가족 내에서의 소외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부담이 없기는커녕 마음이 몹시 무겁거나 심히 공감할 것이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르피크 부인이 홍당무에게 어머니다운 모습을 보일 때는 거의 없다.[5] 작중 어머니다운 모습을 보일 때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생각해봐야 한다. 하루는 사냥한 물고기를 손질하는 홍당무의 등을 쓰다듬다가, 셔츠에 박혀 있던 커다란 낚시 바늘에 손가락을 뚫린다(!).[6] 어찌어찌해서 바늘은 빠지고, 홍당무는 엄마가 기절까지 한 게 보통 일은 아니니 더 크게 혼날 것을 예상하고 맞을 것을 대비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홍당무에게 네 잘못이 아니니 원망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홍당무는 처음 보여준 어머니의 따뜻한 모습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홍당무의 울음 때문에 주위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라서 주위의 이목을 신경쓰는 르피크 부인의 성격 상, 일부러 꾸민 컨셉이었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상황이 어느 정도 좀 풀리자 "정말이지 그 순간에 쟤(홍당무)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니까! 내가 쟤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뻔 했어."라는 듣는 사람들의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출타 보낼 것만 같은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며 엄살을 떨기 시작한다(…).
또한, 르피크 부인은 괴상하게도 허구헌 날 홍당무를 갈구지만 막상 자신 이외의 인물이 홍당무를 건드리면 용서하지 않는다. 홍당무가 이웃 여자에게 혼나고 있자 당장 달려가서 이웃 여자에게 마구 화내며 홍당무를 구하기도 했다. 이에 홍당무가 감격하며 르피크 부인을 보자 '이젠 내가 널 혼낼 차례다.'라고 한다(...). 그리고 이따금 '그 앤 날 닮아서 악의라곤 조금도 없고 별일없이 잘 자라기만 하면 큰 부자로 살 거에요'라고 미소지으며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정 내에서 매번 학대당하는 홍당무인 만큼 애정결핍적인 행동양상이 에피소드 곳곳에 드러나는데 애정결핍증세가 대놓고 보이는, 또한 이로 인한 홍당무의 비뚤어진 안타까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붉은 뺨 에피소드[7] 를 좀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 콕콕 박혀 있는 유머와 황당함 덕분에 심각한 분위기는 적다.
예를 들어 홍당무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이빨이 새로 나서 그걸 아버지에게 편지로 얘기했더니, 아버지가 보낸 답장에 홍당무가 이빨이 난 날 자신은 밥 먹다가 이빨이 하나 빠졌고 결국 우리 가족의 총 이빨 수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는 헛소리를 하는가 하면, 참다참다 폭발한 홍당무의 반항에 눈이 뒤집힌 어머니가 온 동네를 상대로 아들 잘못 낳았다는 드립을 치는 등[8] 읽다보면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황당한 에피소드가 많다.
집의 하녀인 오노린 할멈은 눈이 나빠질대로 나빠져 있었다. 어느 날, 늘 집안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던 홍당무는 난로를 보게 된다. 물이 전부 졸아 없어진 냄비를 치운것이 화근이랄까. 눈이 거의 장님이다시피한 오노린 할멈은 냄비가 그대로 있는 줄 알고 난로에 물을 부었고, 난로안의 재가 구름처럼 일어나 오노린 할멈을 덮쳐버렸다. 이 일을 계기로 잘됐구나 싶은 어머니는 오노린 할멈을 해고하고 그녀의 손녀인 아가트를 고용한다. 오지랖 부리다가 한명의 실직자를 만든 셈. 물론 홍당무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했으나 어머니는 꺼지라며 으르렁댄다. 네놈이 끼어들 일이 아니라면서.
또한, 가재 낚시에 고양이 고기가 미끼로 좋다는 말을 듣고 늙고 병들어 미움을 받던 동네 고양이를 헛간으로 데려와 불쌍히 여기며 우유를 먹인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홍당무는 '너의 처지가 마치 나의 처지와 같구나'라며 한탄을 한다. 그리고 홍당무는 엽총을 들어 고양이의 한쪽 눈을 겨냥하여 그대로 격발한다. 고양이는 나뒹굴다가 남은 눈으로 홍당무를 노려보는데 그것을 보고 홍당무는 '이노무 고양이가 죽지를 않아?'하며 힘껏 껴안아 목을 조른다. 그렇게 긴 시간을 뒤엉켜 온 헛간 안을 뒤흔들던 홍당무는 결국 고양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기운이 빠진 나머지 자신도 기절하고 만다. 기절한 홍당무는 가족이 발견해 집으로 데려오는데, 이 일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고, 홍당무는 그날 밤에 거대 가재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악몽을 꾼다(!).
하루는 아버지와 사냥을 나갔는데 둘러멘 가방 안에는 술이 들어있었다. 홍당무는 한두 모금씩 마시다가 결국 병째 비우게 되는데,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귓구멍에 파리가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서 귀에 술을 부어 파리를 죽이겠다고 한다. 아버지는 허락을 했고 홍당무는 술을 귀에 붓는 연기를 하며 말한다. "이제 파리가 윙윙거리지 않아요! 하지만 파리가 술을 몽땅 마셔버렸어요." 바보인 건지 귀여운 건지…….
이러저러한 혹은 미치광이 같은 에피소드가 많지만[9] 결국 홍당무는 난생 처음으로 어머니와의 격돌을 감행하고 집안을 뒤흔든 후, 아버지와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홍당무만의 성장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날, 어머니는 홍당무에게 버터를 1근 사오라며 심부름을 시키는데 끝까지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이에 어머니는 극을 치닫는 분노를 느끼며 가족들을 불러모았다.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어! 아가트도 나와 보거라. 저놈이 내 지시를 거역하는구나? 세상이 뒤집히려나보다. 누가 저 사나운 짐승을 길들일 테냐?"라고 말한다.[10] 이에 아버지는 조용히 홍당무를 끌고 나간다.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부자는 서로 속내를 터놓게 되고 어머니를 피해 독립을 하겠다는 둥, 나도 일을 하며 자립할 수 있다는 둥,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둥 그간 참고 지내느라 응어리진 한을 성토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직은 넌 학생으로서 공부를 해야 하며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누구나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고 누구나 죽고 싶어할 때가 있다고 한다. 덧붙여 '나라고 느이 엄마를 사랑하는 줄 아느냐'고 대꾸한다. 아버지의 속내를 좀 알게 된 홍당무는 개운하게 집을 향해[11] 욕을 한다. "야 이 망할놈의 여자야! 난 세상에서 당신이 제일 싫어!" 이에 아버지가 "그래도 네 엄마다."라고 말하자 홍당무가 재빠르게 "엄마한테 말한 건 아니야!"라고 대답하며 끝. 아동용으로 개작한 버전에서는 그냥 '홍당무가 아빠에게 위로받고 착한 아이가 되기로 한다'는 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만…… 엄마라는 사람이 하는 짓을 보면 글쎄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에르네스틴이 약혼자와 데이트를 하는데 홍당무가 감시역으로 따라갔다가 커플의 염장질에 화가 나서 '나같은 건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을거야!'라고 외치자 담장 너머로 귀밝은 르피크 부인이 무서운 미소를 띄고 얼굴을 내밀자 급히 '엄마만 빼고!'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3. 애니 이나즈마 일레븐의 등장인물 시시도 사키치의 한국명 이름
[1] 프랑스어 발음으론 에흐네스띤[2] 프랑스는 초등학교가 5년제이고 중학교가 4년제이고, 작중에서 홍당무가 중학생이라고 언급된다.[3] 한 예로, 홍당무가 밤에 자다가 이불에 실례를 하자 그 결과물을 몰래 수프에 넣어 홍당무에게 다 먹여놓고서 그 사실을 말해준다. 단순한 아동학대를 넘어 S 기질이 있는 것으로 의심마저 들 정도. 그걸 또 홍당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심드렁하게 넘기는 장면을 보면 이에 준하는 사례가 몇 번이나 있었을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4] 부친인 르피크 씨는 이 상황에서 모두를 똑같이 대하기 때문에 차별 아닌 차별을 한다. 물론 대놓고 차별하는 사람은 어머니뿐이고, 부친은 3남매를 항상 공평하게 사랑해주며, 누나와 형은 홍당무가 온갖 궂은 일을 다해주기 때문에 그냥 호구로 생각할 뿐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동생인 홍당무를 챙겨주는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주변 가족들도 어머니가 홍당무를 악의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어머니를 말리거나 둘 사이를 중재하지 않고 방치하기만 한다.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괴롭히는 주동자고, 다른 가족들은 소극적인 방임으로 홍당무를 학대하는 셈이다. 다만 아버지는 방임보다는 개입을 못하는 측에 가깝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언급이 나와있기도 하고 홍당무와 얘기할 때 왜 어머니와의 일을 말하지 않았냐고 하기도 했고...[5] 사탕 파이프를 제외하고 아버지가 3남매에게 사준 선물 중 홍당무만 자기 선물을 늘 '''어머니에게 빼앗긴다.'''[6] 홍당무가 낚시를 멀리 던지려고 낚싯대를 크게 휘둘렀는데, 그때 바늘이 홍당무의 등에 닿아 셔츠에 꽂히면서 빈 낚싯줄만 날아간 것이다. 홍당무는 손에 바늘이 박힌 엄마를 보면서 '아, 그래서 고기가 안 낚였던 거구나'하는 생각을 한다.[7] 홍당무의 기숙학교 동급생 중 뺨이 쉽게 붉어지는 아이가 있었는데,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 그 아이를 조금 귀여워하는 편이었다. 어느날 밤에 사감 선생님이 그 아이에 볼에 잘 자라며 뽀뽀해주는 것을 본 홍당무는 질투심에 그 아이에게 시비를 걸고, 세면 시간에도 일부러 사감에게 반항을 하다가 결국 교장에게 불려간다. 이때 홍당무는 교장에게 둘 사이에 동성애적인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일러바치고, 반항했다는 잘못으로 홍당무도 징계를 받지만 사감도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쫓겨나게 된다. 아래 인용된 부분은 사감이 쫓겨날 때 징계용 독방에 갇힌 홍당무가 유리창을 깨며 소란을 피우는 장면.[8] 별로 심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 걸 "싫어요."라고 한 마디 한 것 뿐인데 그 난리법석을 떨었다.[9] 사실 주인공인 홍당무도 그렇고 작중에서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 거의 없다.[10] 이쯤 되면 알겠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부모가 할 말은 아니다.[11] 즉, 듣지는 못하겠지만 집에 있을 어머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