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자살

 

1. 개요
2. 인터넷 상에 떠도는 각종 설들
2.1. 색맹설
2.2. 위조지폐설
2.3. 여자친구 바람 설
2.4. 최면설
3. 진실


1. 개요


나폴리탄 괴담 중 하나.

한 남자가 따스한 봄날 여자친구와 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사기 위해 지갑을 꺼낸 남자는 지갑에 수표카드밖에 없음을 확인하고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잔돈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그 남자는 이윽고 오천원권 지폐를 발견하더니 갑자기 오천원짜리 지폐를 몇 분간이나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여자친구와 핫도그 노점상 주인이 몇차례나 그 남자에게 말을 건네었지만,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폐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십여분 정도를 있던 그 남자가 문득 휴대폰을 꺼내어 급히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가 잘못 본 것이면 좋겠다"'''라는 말을 쉴새없이 되뇌이면서 재차 몇차례 똑같은 연락을 반복했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다섯 시간 이내로는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급히 사라졌다.

약 30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남자는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 자살을 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자살할 때 입고 있었던 옷가지들은 그 전부터 입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그가 자살하기 몇 분전에 근처의 옷가게에서 모두 새로 구입한 것이었다.

그가 급히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했던 대상들은 다름아닌 그의 초등학교 동창들이었으며, 그의 직업은 화가였다. 그는 그날 오후에 치과진료를 예약해 놓은 것 외에는 별다른 약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 남자가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2. 인터넷 상에 떠도는 각종 설들



2.1. 색맹설


남자는 직업이 화가이다. 당연히 그에게 있어 눈은 생명과도 같은 것. 하지만 남자는 오천원을 꺼내 그 돈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의 눈에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일 뿐이라고 억지로 생각하며 주변 가게에서 옷을 골라봤지만 자신의 눈에 이상이 생긴 것이 확실해졌다. 이에 남자는 절망하며 자살하였다.

2.2. 위조지폐설


남자는 직업이 화가이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었고 고뇌하던 그는 결국 잘 아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모의하여 위조지폐를 만드는 범죄를 저질렀다. 물론 화가는 위조지폐 제작에서 도안을 맡았고, 나머지 친구들도 각자의 직업에 맞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들은 특이하게도 위조지폐를 유통시켜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직접 만들고 직접 사용하는 쪽이었다.
어느 날 화가가 여자친구와 돈을 쓰려고 오천원권을 꺼냈을 때, 화가는 문득 지금까지 만들었던 여러 지폐중 오천원권의 위조 도안이 잘못된 것을 깨달았고, 함께 범죄를 저질렀던 친구들에게 급하게 전화했다. 화가가 생각하기에 친구들과 대책을 마련하려 했고, 그 시간은 5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미 벌어진 일의 대책보다는 실수를 저지른 화가에게 응징과 입막음을 하여 이 일을 덮으려 했다.
또한, 오천원권이 잘못됐다면 만들었던 오만원, 만원권 등, 전부 잘못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보장도 없었고, 모든 지폐를 만들어 유통시켰으니 오천원권 하나도 잘못 만들었더라도 경찰이 추적하여 잡히게 된다면 다른 지폐도 발각될 것이기에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는 화가에게 뒤집어 씌워 입막음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화가가 전화한 것은 일당의 일부였으나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운 일부는 모두에게 이 일을 알렸고, 화가가 걷고 있던 공원에 가장 가깝게 살던 친구들은 일단 화가에게 대책을 세우자며 유인하여 붙잡아두고, 나머지 일부는 화가의 집에 있는 증거물을 폐기하기 시작했다. 또 일부는 혹시나 화가가 항상 지니고 다닐지 모를 위조지폐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가까운 옷상점에서 각자 옷 몇 벌씩을 사서 화가의 옷을 갈아입혔다. 화가의 옷을 뒤져서 위조지폐를 찾아내는 것보다 갈아입힌 후 원래의 옷은 태워버리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친구들에게 잡힌 화가는 전화를 한 지 30분 후 친구들에게 자살로 위장당해 살해당했다. 자살 직후 경찰은 초동수사로 화가의 일정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딱히 의심가는 점은 없었고, 유일한 일정이라고는 오후에 치과 예약을 잡았다는 것 뿐이었다.

2.3. 여자친구 바람 설


남자는 자살하기 직전 자신의 옷을 바꿔입었다. 이는 자신의 정체를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한 짓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해당 내용에서 남자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 했던 대상은 누구이겠는가? 바로 여자친구와 핫도그 노점상 주인이다.
남자는 돈을 꺼내던 중 여자친구와 노점상 주인의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대충 율곡이이 선생님을 관찰하는 척 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았더니 계속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게 아닌가! 남자는 배신감에 그 자리에서 망연자실하며 얼어버렸고, 오천원을 든 상태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여자와 핫도그 주인은 분위기에 취해 몇 분이 지나서야 얼굴이 창백해진 남자를 발견하게 되었고, 남자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남자는 죽을 힘을 다해 감정을 억누르는 상황이라 별다른 반응을 내보이진 않았다. 십여 분 뒤 정신을 차린 남자는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더 확실한 증거를 잡기 위해 동창들에게 전화를 하는 척하며 그들의 행동을 더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여친과 핫도그 주인은 이런 남자의 행동에 적잖게 당황하여 몇 분 전의 로맨틱한 상황은 커녕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였고, 더 이상 전화할 곳이 없어진 남자는 전략을 바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들의 행적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만약 잠깐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말하면 언제 남친이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제대로 된 행각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넉넉잡아 다섯시간 동안 어디 좀 다녀오겠다고 얼버무리고 급하게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런 다음 여자친구 눈에 띄지 않게 옷을 사서 갈아입고 높은 빌딩 옥상에 올라 그 둘을 지켜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와 노점상 주인의 노골적인 행동이 드러났고, 남자는 여자친구의 바람을 확신하게 되었다. 남자는 너무나도 큰 충격에 자살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2.4. 최면설


범인은 남자와 함께 치과에 온 여자친구에게 반한 치과 의사이다.
치과의사는 진료중 남자에게 최면을 걸어 오천원을 보는 순간 일련의 행동[1]을 하도록 암시를 주었고, 우연히 핫도그집 앞에서 오천원을 보는 바람에 자살을 하고 만 것이다.

2.5. 에이즈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남자는 며칠전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어릴적 사랑했던 예쁜이(…)와도 만나게 되었다. 어릴적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예쁜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남자는 그만 불타오르는 혈기를 못 이기고 예쁜이와 사고를 치고 만다. 그리고 문제의 그날. 자신의 지갑에서 오천원짜리를 꺼내던 그는 오천원짜리에 예쁜이가 립스틱으로 적어놓은 문구를 보고 만다. '''웰컴 투 에이즈.'''[2] 남자는 급히 동창들에게 전화를 걸지만 자신이 에이즈의 늪에 빠졌다는 사실만을 깨달은 후 절규하며 자살하고 만다.

3. 진실


사실 나폴리탄류 괴담인 이상 해답은 당연히 '''없다.''' 여기에 대해 답은 위의 설 중 색맹이라는 추측이 가장 유력하게 떠돌고 있는데, 사실 이는 바다거북 스프의 해답에 인육이 선호되는 것처럼 다분히 의도된 것이다. 그런데 색맹설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데, 새 옷을 "굳이 입은 이유" 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 이 항목 내에서의 추측이라면 위조지폐설이 가장 유력하다.

[1] 내가 잘못 본 것이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거나, 초등학교 동창에게 연락을 한다거나, 5시간 후에 돌아온다고 말한다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의 행동.[2] 실제로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를 했을 때 감염될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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