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시모찌(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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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히시모찌[3] .호감있는 사람에게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선물하는 걸 좋아한다. 나쁜 기운을 쫓는 데 도움이 된다며 상대에게 인형의 머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머리카락을 내놓으라고 한다. 물건을 교환할 때는 돈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여긴다. 이따금 인형으로 다른 사람을 놀리기도 한다. 상처를 받으면 정신적 부담이 되어 마음에 쌓아 놨다가 참지 못하고 터뜨리기도 한다. 액운을 쫓을 수 있다며 흐르는 물을 좋아한다.
2. 초기 정보
3. 스킬[4]
4. 평가
5. 대사
6. 배경 스토리
6.1. 1장. 새로운 생활
「마스터, 이 정원 좀 봐요, 정말 예뻐요!」
자갈이 깔린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따라 종종 걸음으로 정원에 들어섰다. 난 돌다리까지 냅다 뛰어간 뒤 인형을 꼭 끌어안은 채로 뒤돌아서서, 천천히 걸어오는 마스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기가 우리의 새집이야, 히시모찌.」
「응!」
난 마스터를 향해 달콤하게 웃어 보였다. 날 보곤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마스터는 더 이상 달콤하지도, 순진하지도 않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과거의 빛을 잃어버린 그녀의 두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봤다. 깊고 깊은 그 눈 속에는 더 할 수 없는 쓸쓸함만이 맴돌았다.
궁 안의 상황이 변한 뒤부터 마스터는 줄곧 제정신이 아니었다.
모든 혼란이 끝난 뒤, 우리가 가장 믿었던 대장군이 나라의 새로운 통치자가 되었다.
하지만 마스터는 여전히 이 나라의 공주라는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과거의 추억으로 가득한 궁궐에 더는 머물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 형제자매들, 심지어 죽마고우까지도 모두 사라졌다.
무장한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궁궐 깊은 곳의 내원에서 그녀는 쓸쓸히 여생을 보내야 했다.
동병상련이었을까, 대장군은 궁을 떠나게 해 달라는 마스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스터에게 어느 귀족의 소유였던 저택도 마련해 주었다.
이곳 저택에서의 생활은 예전과 다를 것 없었다.
필요한 게 있을 땐, 우리를 종종 만나러 온 장어덮밥에게 이야기해두면 다음 날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스터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어쨌든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쓸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장어덮밥은 저택을 찾을 때마다 그녀의 외아들도, 이미 죽은 사람들도 잊고 과거에서 벗어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바란다는 대장군의 뜻을 전해줬다.
나도 마스터가 다시 한번 힘을 냈으면 한다.
6.2. 2장. 그리움
새로운 생활은 예전과 다를 것 없었다.
저택에는 사람이 적은 편이라 궁궐에서 지낼 때보단 훨씬 적적했다.
하지만 궁에 있을 때처럼 삼엄한 규율이 없어 난 오히려 이곳의 생활이 훨씬 자유롭게 느껴졌다. 물론 나랑 같이 숨바꼭질할 사람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마스터처럼 엄격한 궁의 규율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여대공과 숨바꼭질을 하곤 했는데 난 그분과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숨바꼭질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랑 마스터가 한참 숨어 있어야 간신히 우릴 찾아내곤 했다.
그래도 본인이 술래가 되어서 우리를 찾는 걸 좋아했다.
마스터 말로는 그분은 우릴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찾는 거라고 했다.
마스터가 병이 났을 때는 봄꽃이 막 피었을 무렵이었다.
그날, 난 마스터는 함께 벚꽃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마스터에게 예전에 재미있게 놀았을 때가 그립다고 했다.
마스터는 입을 굳게 닫은 채, 만개한 벚꽃을 구슬프게 바라봤다.
여대공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우리와 한 번 논 적 있었던 오세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날 술바꼭질에서는 내가 술래가 되어 모두를 찾아다녔다.
해 질 무렵, 나는 오세치를 찾아냈지만 놀래키진 않았다.
대신 그녀가 몸을 일으켰을 때 보이는 창가에 나와 거의 똑같이 생긴 인형을 놓아뒀다. 석양에 인형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어두운 곳에 몸을 숨겼다. 마침 바람이 불자, 난 일부러 전설 속 원귀와 같은 목소리를 흉내 냈다.
그 소리가 서늘한 바람을 타고 오세치에게 전해졌다.
고개를 든 오세치가 내 인형을 보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는 그때 모습을 마스터에게 하나도 빼놓지 않고 생생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마스터는 그저 담담하게 반응할 뿐이었다.
마스터가 재미없어 하는 것 같아, 몰래 우리를 보러 왔던 장군의 외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분은 마스터의 정인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시와모찌가 그분의 식신이기도 하다.
몇 마디 채 꺼내놓기도 전에 마스터가 내 말을 막으며, 슬픔에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두들 돌아오지 않을 텐데 그리워 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니...」
그날 밤, 마스터는 몸져누웠다.
6.3. 3장. 이별
마스터가 병석에 누운 지 반년. 단풍잎이 떨어지듯 마스터는 어느 새벽에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때 나는 마스터에게 끓여주려고 정원에서 이슬을 모으고 있었다.
물은 액운을 가져가고 병든 몸을 깨끗이 씻어 준다.
새벽녁의 이슬, 가움에 내리는 빗물, 그리고 신사 앞을 흐르는 강물은 모두 청결하다.
마스터가 몸져누운 뒤로 난 그녀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매일 날이 밝기 전에 난 이슬을 모으러 갔다. 이렇게 해서 그녀의 병세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며...
그리고 마스터를 닮은 인형도 잔뜩 만들었다. 매일 아홉 개까지 만들면 장어덮밥에게 강가에 가져가 달라고 부탁했다.
인형을 실은 배가 강물을 타고 내려간다. 인형들이 물길을 따라 사라지면, 마스터에게 닥친 액운도 그들이 가져가 줄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의 병세는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
마스터의 액운을, 난 언제나 막을 수 없었다.
끓인 물을 가지고 마스터의 방으로 가서 일어났는지 묻자, 아무런 대답도 가서 들려오지 않았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았다.
잠시 뒤, 내 심장이 강제로 끄집어진 채 산산이 조각나는 것 같았다. 아픔, 무력감...
--계약이, 끊어졌다.
「마스터!!」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물그릇이 옷자락에 걸려 뒤집어졌다. 난 마스터를 향해 허겁지겁 달려가, 그녀의 이름을 울면서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부름에 영원히 대답하지 않았다.
공주가 병으로 세상을 등지자,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모두들 마스터가 슬퍼서 죽은 거라고 했다.
나는 인형을 안고서 깜깜한 장롱 안에 숨어 울었다. 그러면서 식신도 슬퍼서 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은 마스터의 죽음이 내 탓이 아니라면서 위로해 주었다.
나는 그녀의 식신이었을 뿐, 그녀의 진정한 액막이 인형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식신이란 마스터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었나?
마스터를 대신해 상처 입고, 액운을 감당하며 모든 위험을 막아내는 것. 그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건 원래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내가 살아가는 이유기도 하다.
난 마땅히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가슴 아픈 사실이었다.
6.4. 4장. 돌아갈 곳은 어디
마스터의 장례를 도와준 건, 도빙무시라는 녀석이었다.
그는 자신이 오세치와 장어덮밥의 친구라고 했다.
대장군은 마스터를 위해 가장 성대한 장례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그의 휘하에서 큰 공로를 세운 식신 장어덮밥에게 장례식을 일임했다.
하지만 장어덮밥도 나처럼 장례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장어덮밥이 나서서 처리해야 하는 것 외에, 나머지 일은 도빙무시가 대신 해결했다.
그렇게 우리는 마스터를 떠나보냈다.
장례가 끝나고 장어덮밥이 떠나기 전에 내게 물었다.
「히시모찌, 어디로 갈지 생각해 봤어?」
「저도... 모르겠어요.」
마스터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장어덮밥의 질문을 듣고야 마스터 곁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이제는 없어진 거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와 같이 여길 떠나도 좋아. 바깥세상을 돌아다니며 네게 맞는 곳을 찾아보자.」
나는 며칠 전부터 알게 된 도빙무시를 살짝 의심스럽게 바라봤다.
「어째서요?」
「난 장사꾼이야, 일 때문에 벚꽃섬 곳곳을 돌아다녔지. 많은 사람을 만나도 많은 일을 겪었지만, 당시엔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어. 어떻게 해야 다음에 더 많은 돈을 벌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지. 이제야 내가 돌아갈 곳을 결정했어, 그게 바로 여기야.」
「그건 여기에 계속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인가요?」
「하하, 아니야.」
「그럼 여길 집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인가요 ?」
「그것도 아니야.」
「모르겠어요...」
그의 대답에 난 점점 혼란스러웠지만, 그는 그저 가볍게 웃을 뿐이었다.
「나처럼 벚꽃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알게 될 거야.」
예전에 궁 안의 사람들도 그처럼 그럴듯한,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알 것도, 또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난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여전히 망설였다.
장어덮밥이 콧방귀를 뀌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저 녀석의 듣기나 마나 한 이야기 따윈 들을 필요 없어. 말하는 건 영 수상하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녀석이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녀석을 따라다니며 안목을 키우는 것도 좋을 거야. 가는 김에 수련하러 가겠다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인 카시와모찌도 찾아보고 말이야.」
카시와모찌...
자신의 마스터가 죽고 실종된 그 식신을 떠올리며, 나는 결국 그들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새로 돌아갈 곳을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