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FIFA 여자 월드컵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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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20일부터 10월 12일까지 미국의 6개 도시에서 개최된 제4회 여자 월드컵.
1. 개최지 선정
본래 2003년 여자 월드컵은 중국에서 개최되기로 합의된 상태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자 월드컵 개최에 관심을 가지는 나라가 거의 없었고, 전 대회인 1999 FIFA 여자 월드컵 미국을 북미대륙에서 개최했기에 아시아 → 유럽 → 북미로 이어지는 대륙별 순환개최 순서상 아시아에서 개최하는 순서이기도 했다. 물론 중국이 91년 1회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의 또 다른 여자축구 강국인 일본은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준비에 정신이 없었기에 2003년 여자 월드컵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또 다른 아시아의 여자축구 강호 북한이 있긴 하지만… 이런 사정으로 중국의 대회 개최가 확정되고 2003년이 되었다.
그런데 2002년 말경부터 중국 광동성 지방을 중심으로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통칭 '''SARS'''가 대대적으로 유행하여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새로이 출현한 질병, 그리고 미칠듯이 빠른 전염성과 10%에 육박하는 치사율까지 겹쳐지고 그 근원으로 광둥성과 홍콩이 지목되면서 당시 사람들은 중국 방문을 기피하고 중국인들과 만나는 것조차 꺼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SARS의 공포, 그리고 이로 인한 중국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한 FIFA는 중국축구협회와 협상 끝에 '''개최권 반납'''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물론 아무 조건 없는 반납은 아니었다. 애시당초 중국의 결격사유로 개최권이 박탈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FIFA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원래 유럽 차례였던 차기 대회의 개최권을 중국에게 주었고, 2003년 대회의 개최국 자동진출권을 인정했다. 물론 중국이 지역예선을 겸한 2003년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2위를 차지해 개최국 자동진출권을 잃어도 본선 진출이 가능하긴 했지만, 그러면 또 같은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일본이 본선 진출권을 박탈당하는지라…
중국과 타협한 FIFA는 이후 전 대회를 개최한 미국과 접촉, 최종적으로 미국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성도 시장성이었고, 전 대회를 개최한 경험도 있었을 뿐더러, 갑작스런 대회 개최에 맞추어 자국 리그 일정까지 변경까지 해주었기에 미국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전년도에 치뤄진 남자 대회를 개최한 한국과 일본은 자국 리그 일정 변경도 어려웠고, 여자 대회에 관심도 없었으며(…) 중국이 차기 대회 개최권을 보장받은 상황이라 아시아가 두번 연속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2. 경기장
3. 특이점
- 경기가 펼쳐진 6개 경기장 중 2개는 서해안의 오리건 주와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했고 나머지 4개는 다 동부에 있어서 대륙 횡단식 경기 진행이 이루어졌다.(…)
-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약체로 분류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북한과 비기더니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4. 본선 진출국
- 개최국 : 미국[3]
- 개최국 자격 인정 : 중국
- 아시아 : 북한, 대한민국, 일본
- 오세아니아 : 호주[4]
- 남미 : 브라질, 아르헨티나
- 유럽 : 프랑스, 독일, 러시아, 노르웨이, 스웨덴
- 아프리카 : 나이지리아, 가나
- 북중미 : 캐나다
5. 대회 진행
5.1. 예선 라운드
- A조 : 미국, 스웨덴, 북한, 나이지리아
이 대회 최강의 죽음의 조. 남자 축구로 묘사하자면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의 D조에서 우루과이 대신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들어가고 코스타리카 대신 미국이나 멕시코가 들어가는 수준.(…) 더군다나 이 조편성은 1999년 대회 A조 미국, 덴마크, 북한, 나이지리아의 판박이. 덴마크대신 더 강한 스웨덴이 들어갔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런 세간의 평에도 불구하고, 최강 미국이 3전 전승 11득점 1실점으로 여유롭게 8강에 진출한다. 스웨덴은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북한전에서 전반 7분에 넣은 골을 잘 지키며 1:0으로 승리, 2승1패로 16강에 합류한다. 북한은 스웨덴전에서의 패배로 3위로 예선 탈락하고, 나이지리아는 3전 전패. 그래도 북한은 지난 대회 나이지리아에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설움을 되갚았다.
- B조 : 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 대한민국
조편성 당시부터 뚜렷한 2강 2약으로 분류되었던 조였고, 예상대로 2강 브라질과 노르웨이가 1,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마지막 프랑스전에서 비기긴 했지만 이미 조1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여유롭게 플레이한 경우였다. 한국은 노르웨이와 만나 1:7의 참패를 당했다. 그래도 한국은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김진희의 골로 월드컵 본선 첫골을 기록한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39분의 실점으로 아쉽게 패하며 3전 전패.
- C조 : 독일, 캐나다, 일본, 아르헨티나
B조와 마찬가지로 2강 2약으로 편성된 조. 다만 2약 중 일본은 중에 가까운 약이긴 했지만 독일과 캐나다가 너무 강했다. 일본은 그래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6:0 화력쇼를 선보이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원래 아르헨티나, 아니 남미대륙 자체가 브라질 빼면 여자축구에 매우 약하다.
- D조 : 중국, 러시아, 가나, 호주
1강 2중 1약으로 편성된 조였고, 중국이 예상대로 2승1무로 1위, 러시아가 가장 중요한 가나전에서 3:0 압승을 거두며 2승1패로 2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은 예전의 명성과 달리 경기당 1득점의 저조한 득점력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5.2. 토너먼트
8강 1경기,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평가받은 이 경기에서 미국은 노르웨이에 1:0 신승을 거두며 4강에 선착했다.
8강 2경기, 독일은 8강 진출팀 중 최약체로 평가받은 러시아를 상대로 골폭풍을 작렬하며 7:1 압승을 거두었다.
8강 3경기, 또다른 우승후보인 스웨덴과 브라질의 경기는 스웨덴이 2:1로 승리한다.
8강 4경기, 중국 대 캐나다의 경기는 중국의 우세를 점쳤던 관측과는 달리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중국의 극악스러운 공격능력이 재현되면서 캐나다를 상대로 득점에 실패, 캐나다가 1:0으로 승리하여 마지막으로 4강에 합류한다.
4강 1경기, 손쉽게 4강에 진출한 독일은 노르웨이와 혈전을 치루고 온 미국을 상대로 3:0 압승을 거둔다. 미국은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대진운이 매우 좋지 않았고, 독일은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았다. 물론 독일이 이때부터 여자 대표팀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고 할정도로 초강팀이긴 하지만….
4강 2경기, 캐나다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적을 쓰나 했지만 스웨덴이 내리 2골을 뽑으며 역전승한다.
3/4위전에서는 미국이 캐나다에 3:1로 승리한다.
결승전에서는 스웨덴이 전반 41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후반 1분, 독일이 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결국 전후반 90분동안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연장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연장 전반 8분, 독일의 천금같은 결승 골든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 독일이 여자 월드컵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