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Le Capital au xxie siècle
1. 개요
2. 특징
3. 책의 내용 요약
4. 기타

'21세기 자본'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학 서적이다. ㅡ 폴 크루그먼[1]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저서인 '21세기 자본'이 거대한 불평등이 자본주의에 내재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ㅡ 조셉 스티글리츠[2]

제가 책을 쓴 이유는 사람들이 불평등에 대한 것이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에게 밀접한 주제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ㅡ 저자 토마 피케티


1. 개요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013년 저술한 경제학 서적. 2014년 가을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됐다. 세계 각국의 소득 및 자본관련 통계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자본주의의 흐름과 양극화 문제를 실증분석한 책이다.

2. 특징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유재산에 따른 계층의 분화가 실재하고 앞으로는 더 심화된다는 것'''이다. (부자인 사람은 앞으로 더 부자가 되고 격차가 심해진다는 것)
양극화 문제는 지금껏 많이 논의된 내용이므로 별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론에 그쳤던 다른 경제학 서적과 달리 통계 데이터를 실제로 보여주어 설득력을 높였다.
일례로 '쿠즈네츠 곡선(Kuznets Curve)'은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 처음에는 불평등이 커지지만 나중에는 점차 줄어든다는 이론인데, 피케티는 경제 성장이 계속되더라도 불평등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천정부지로 더욱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3]
또한 '경제학자들은 경제 성장을 운전석에 두고 소득분배는 뒷좌석에 던져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주류 경제학에서는 통상적으로 분배 문제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피케티는 소득분배 문제가 사실은 자본주의에서 아주 핵심적인 이야기라는 사실을 짚어냈다. 물론 적당한 수준의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경제 성장이 모두에게 유익할 수 있지만, 문제는 지나친 불평등. 이 경우 불평등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계층 간의 이동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즉 성장과 분배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지나친 불평등을 완화해야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3. 책의 내용 요약


1. 한 사회의 연간 소득(annual income) 대비 부(wealth)의 비율은 순 저축률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수준까지 성장한다. (부/연간소득 = 순 저축률/경제성장률)
2. 시간의 흐름과 변화는 불가피하게 사회의 부가 소수의 그룹들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들을 “부자들(the rich)”이라고 부른다.
3. 경제 성장 속도는 경제 성장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던 산업화 시대가 정점을 찍은 뒤에는 감소한다. 반면 순 저축은 점점 증가하는데 그 이유로는 누진세 제도의 퇴보, 20세기 초반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파괴의 종료, 그리고 부자들이 축적을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소득이나 부를 소비에 사용해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사회적 이유의 부재 등이 있다.
4. 부의 축적에 따라 자본은 부유층에 더 많이 몰리는 경향을 드러내는데, 이러한 자본에서 나오는 자본소득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게 되면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즉, 소수의 부자들에게만 부가 더 쌓이는 양극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참고로 인류 역사상에서 경제성장률이 자본수익률보다 높았던 적은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없었다.
5. 소수의 부자들만이 경제, 정치,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회는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unpleasant) 사회이다.
6. 연간 소득 대비 부의 비율이 매우 높은 사회는 부를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경향이 강한 사회이고, 이렇게 자수성가보다 세습으로 부자가 되는 경향이 큰 사회는 스스로의 능력이 뛰어나거나(meritocracy) 기업가 정신의 투철함 덕분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은 사회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더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사회이다.
7. 따라서 복지 제도의 강화, 글로벌 부유세의 도입, 누진적 소득세 및 상속세의 강화 등을 통해서 자본주의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평등을 교정해야 '상속자본주의'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4. 기타


워낙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만큼 다른 경제학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아서, 2015년 논문을 통해 입장을 수정했다. http://gapfiller.egloos.com/5864922 건국대 경제학과 권남훈 교수의 글. 매일경제, 한국경제의 보도처럼 논란이 되거나 고개를 숙인 건 아니고, 다른 경제학자들의 비판을 수용해 인정할 건 인정하고 자기 주장도 보완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 및 토마 피케티의 주요 주장에 대한 반론은 토마 피케티 참조.
책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굉장히 적은데, 이는 한국의 소득분배 관련 데이터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21세기 자본의 내용이 한국에도 적용되느냐를 놓고도 논쟁이 되기도 했다.
여담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 구미권 주요국가는 증권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본이 주인데 반해 한국의 경우 주택 등 부동산이 주요 자본이라서 약간의 괴리가 있다. 게다가 한국 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 등 때문에 금융자본의 수익률은 현저히 낮은편이라 장하성 교수는 한국에 21세기 자본의 내용을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자본과 그 수익률도 포괄해서 계산한다면 책의 내용과 간극이 좁혀질 듯. 피케티 본인도 부동산 자본을 자본에 포함했다. 이후 다수의 피케티 관련 연구 학자들은 미국 부자들의 부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가치 증가에서 왔다고 지적하였다. 무엇보다도 <21세기 자본>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불평등이 소득 뿐만 아니라 부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는 점이다.

[1]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2]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주류경제학계에선 가장 왼쪽에 위치한 인물이다.[3] '21세기 자본' 2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