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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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X(Environmental Audio eXtensions)

1. 개요


Sound Blaster로 유명한 Creative의 사운드 기술이다. Environmental Audio eXtensions를 직역하면 환경음 확장이 된다. 2001년 Aureal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A3D 기술을 흡수하면서 EAX 기술을 한층 발전시키게 된다. 하지만 웨이브 트레이싱 등 A3D만의 특정적인 기술을 제대로 쓰지도 않고 그냥 폐기 처분해버렸다. 이 때문에 현재도 A3D의 팬들은 Creative 하면 이를 갈고 본다.

2. 특징


EAX는 사운드에 환경 효과를 반영해 묘사하는 기술이다. 가령 FPS 게임속에서 플레이어가 좁은 방에서 총을 쏜다고 하면 짧고 둔탁한 울림 효과가 나오고, 야외에서 총을 쏜다면 메아리가 퍼지는 듯한 사운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단지 이런 효과뿐만 아니라 2000년 초에는 5.1~7.1 채널의 멀티 채널 스피커가 대세였었는데, 문제는 게임이 5.1 채널을 지원해도 막상 게임하면 이런 멀티 채널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단지 모든 방향에 사운드가 나오는 방을 채운 단순한 사운드의 단순한 뿐이었고 우퍼 스피커의 영향으로 저음이 많이 울려서 소리가 구분이 안 되었다.
EAX는 이런 멀티 채널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EAX를 지원하는 1.3 패치를 한 DOOM 3을 기준으로 예를 들어, 좀비 병사가 총을 쏴면 EAX가 없는 경우에는 위치에 상관 없이 똑같은 소리가 나와서 방향을 알 수 없었던 반면, EAX는 앞에서는 총소리가 나고 뒤에서는 총알이 벽에 튕기는 소리가 나는 식으로 방향이 매우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그리고 위치적 지형 등을 고려해서 울림 효과를 넣거나 탁한 사운드를 내는 등 매우 실감나는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임프가 파이어 볼을 던질 때 옆으로 파이어 볼이 지나가면 그 불이 날아가는 소리가 지나가는 위치 쪽 채널의 스피커에서 웅장하면서 거리감 있는 소리가 나왔으며, 파이어 볼이 옆으로 지나가는 사운드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그냥 5.1 채널은 사운드가 뭉치는 저음 성향이라면, EAX는 모든 사운드의 중, 고음이 높아지면서 사운드의 위치감이 명확해지는 것을 채험할 수 있었다.
제대로 쓰려면 Sound Blaster 제품군 중에서도 10만 원 이상의 고가형 제품을 사야했기 때문에 고품질 3D 게이밍 사운드를 Creative에 종속시키는 역할도 했었다. EAX 2.0까지는 DirectSound3D 표준에 포함되어 있어서 타사에서도 지원이 가능했으나, Realtek 내장등 그나마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제품들이 많았고, 대부분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을 통해 CPU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라 당대의 싱글코어 CPU로는 게임 성능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1] 그나마 3.0부터는 EAX HD 규격으로 독점해서 정상적인 방법으론 타사에서 지원할 수 없다. 다만 사블 제품군 중에서도 Audigy LS나 X-Fi Xtreme Audio 등의 저가형 라인은 EAX HD HW 가속 능력이 없는 저가형 칩셋을 사용[2]해서 EAX 지원 버전만 높을 뿐 성능상 문제는 타사 제품들과 똑같았다.
시프, 하프라이프 등 윈도우 98 시절 게임들에서도 쓰인 오래된 기술로, EAX 1.0[3] 에서 EAX 5.0[4]까지 버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2006년 이후 Windows Vista를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차세대 운영 체제에서 더 이상 EAX를 지원하지 않게 되면서[5][6], EAX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바이오쇼크1을 비롯한 2007년 출시된 게임들이 사실상 마지막이 되었다. 이후에도 아예 안 나온 것은 아니지만[7], 소위 대작들의 지원은 진짜로 끊긴데다가, 지원하는 신작들조차 대부분 이전에 EAX 지원으로 만든 엔진을 재탕해서 만든 후속작이라 EAX 지원도 굳이 삭제할 필요가 없어져 흔적이 남아있는 수준들이 절대 다수였던지라 몇 년 더 연명한 수준에 불과했다. 이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폴아웃3폴아웃: 뉴 베가스로, 공식 지원은 당연히 없고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시절에도 mod형식으로 지원하던게, '엔진에 흔적이 남아있어서 살려내서 쓸 수 있다'[8] 수준. 그나마 2008년 출시에 EAX HD 5.0을 공식 지원한 Sacred 2가 있기는 하다.[9]
아래는 EAX의 예제 영상들.




3. 몰락


EAX 몰락의 시작은 Windows Vista가 나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Windows XP까지는 DirectSound를 통해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사용했으나, Windows Vista에서 DirectSound가 제거되고 WASAPI와 XAudio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EAX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Windows Vista 이상에서 EAX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Creative에서도 OpenAL로 변환시켜주는 ALchemy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배포했지만, 사용법이 복잡한데다가 개발자들이 더이상 표준이 아닌 EAX를 사용할 생각이 없었고, 그로 인해 EAX 게임에 대한 수요가 없어진 탓에 결국 사운드 블라스터 X-Fi 시리즈 이후로는 하드웨어 EAX 지원 칩셋이 탑재되지 않았다. 이후 출시되는 제품들은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으로 처리하는 ALchemy로 변경되었으며, 이후로는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되었다.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서도 사운드 블라스터 특유의 음장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X-Fi MB시리즈를 내놓았으나 이 역시 수요는 거의 없는 탓에 망했다. 일부 고급형 메인보드에서는 기본으로 지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따로 구매해야 한다.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보급되면서, 게임의 사운드 처리도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CPU에서 처리하는게 대세가 되었다. 소프트웨어 방식으로도 EAX HD수준 또는 그 이상의 사운드를 뽑아낸다는 평을 듣는 게임들도 있고, 종가인 Creative조차 Recon 3D 시리즈부터는 EAX를 HW 가속하지 않고 CPU가 처리하도록 변경되었다.
2013년 AMD에서 AMD True Audio라는, 그 동안의 기술 발전 반영과, 멀티코어 CPU를 통한 SW 처리와의 차별화 필요성을 반영한, 과거 사운드 카드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대신 현실의 소리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임 사운드 처리 기술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EAX 규격의 최신 버전인 EAX HD 5.0조차 2005년경에 나온 규격이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True Audio는 Tensilica라는 DSP 전문 회사의 설계를 사서 만든 건데, PS4에도 해당 DSP가 들어가 있고 인텔도 차기 CPU에 Tensilica DSP를 통합할 계획이라고 하니, True Audio가 과거 Sound Blaster와 EAX가 누렸던 고급 게임 사운드 표준의 지위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True Audio를 지원하는 메이저 게임은 시프(2014년작)을 빼면 거의 없다.[10] 게다가 이 리메이크 시프 또한 혹평을 받았기 때문에 TrueAudio가 얼마나 주목을 받았는지는 미지수.
2020년대에는 돌비 애트모스가 사운드 가속의 명맥을 겨우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예전 A3D나 EAX시절에 비하면 지원하는 게임의 수는 터무니 없이 적다.

4. 현재


Windows 10에서 아직 ALchemy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미 과거 A3D가 그랬던 것처럼 거의 잊힌 기술이 되었다. 과거에 EAX를 지원했던 메이저 게임들 역시 업데이트를 통해 EAX 지원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상태이다. 하프라이프는 2013년 리눅스 지원을 위한 스팀파이프 업데이트에서 EAX 지원을 제거하였으며, 워크래프트 3는 2018년 여름 업데이트에서 EAX 지원을 제거했다. 고전 FPS게임인 SiN도 스팀과 GOG판 1.13 업데이트에서 EAX 가속을 제거했다.
이러한 패치를 받지 못한 게임들의 경우, EAX 지원 환경을 구성하지 않는 이상 게임 제작 시 의도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매스 이펙트 1편이라던가#. 특히 OpenAL도 안 쓰고 ALchemy도 잘 안 먹는 게임은 Windows XP를 쓰지 않는 이상 EAX 지원 환경을 맞춰주기가 힘들다. 다행히도 상당수의 게임들이 IndirectSoundRapture3D 솔루션의 무료 배포판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해당 게임들은 대부분 EAX 몰락 이전에 유지보수가 완전히 중단된 경우이므로, 관심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 싶지만, 그보다 더한 MS-DOS 시절의 고전게임 수요도 있는 있는 판에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는 게 이상할 것은 없다.

[1] 그래서 당시의 벤치들을 보면 사블 고가형+EAX HD를 쓰는 쪽이 음질도 월등한게 게임 프레임도 더 잘 나왔다.[2] 그래서 고가 제품군과는 드라이버도 호환이 안 되고 전용 드라이버를 따로 쓴다.[3] 시프, 시스템쇼크, 하프라이프 등.[4] 바이오쇼크, 매스이펙트, 배틀필드 2 등.[5] 정확히는 DirectSound 및 DirectSound3D 표준에서 HW 가속에 필수적인 HAL를 빼버리는 바람에 DirectX를 통한 HW 가속 사운드 처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OpenAL 등의 별도의 API를 쓰면 상관 없지만, 기존에 DirectX로 사운드까지 잘 개발하던 게임사들이 갑자기 OpenAL로 갈아타는 건 쉽지 않다. Windows Vista가 나온 초기만 해도 이를 역이용하면 OpenAL + EAX 조합으로 게임들의 사블 종속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OpenAL조차 더 이상 개발이 안 되고 묻혔다.[6] Creative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EAX를 변환해서 처리해주는 프로그램인 ALchemy를 공개했다. 정확히는 다이렉트 사운드+HAL를 OpenAL로 변환해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EAX 처리 자체는 여전히 에뮬레이션이 아닌 정식 HW 가속 처리이다. 다만 아무래도 전혀 다른 API를 완벽하게 변환하는 게 쉽지 않은지라 일부 게임에서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이 때문에 Windows Vista에서는 사블조차 EAX를 못써서 불완전하게 에뮬레이션으로 처리한다는 오해가 나온 것이다(게임이 OpenAL로 사운드를 처리하면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 Realtek 등 다른 회사에서도 Realtek 3D Soundback등의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놓았으나, 0.1 베타 버전 내놓고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등 워낙 성의없이 내놓은데다가 홍보도 전혀 안 해서 그냥 묻혔다.[7] 2012년에 나온 크라이 오브 피어 같은 경우에는 원래 하프라이프의 mod로 개발된 게임이기에 EAX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하프라이프는 리눅스 지원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며 EAX 기능이 삭제되었으나 크라이 오브 피어는 아직 EAX기능이 살아있던 하프라이프 버전을 가지고 스탠드얼론 게임이 되었기에 Alchemy 등을 이용해 여전히 EAX를 사용할 수 있다.[8] For Creative Sound Cards 항목 참조, 뉴 베가스에 관해서는 Capunk의 댓글 참조[9] 게다가 OpenAL이라 비스타에서도 네이티브로 EAX가 돌아간다.[10] 배틀메이지란 인디게임도 True Audio를 지원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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