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스피커
1. IBM PC 호환 기종 컴퓨터의 사운드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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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요
과거 IBM PC 및 그 호환 기종에 '''기본으로''' 달려 있는 스피커이며 '''유일한''' 사운드 장치. 흔히 buzzer라 불리는 것이다. 현대의 컴퓨터에도 케이스나 메인보드에 붙어 있다.#
IBM PC를 처음부터 업무용 컴퓨터로 설계했기 때문에 PSG 같은 사운드 칩을 넣지 않고 주기적으로 시간 신호를 발생하는 인텔 8253[1] PIT(Programmable Interval Timer)를 이용하여 PWM(pulse-width modulation)으로 음의 높낮이를 조정해, 삐 소리만 나는 스피커만 달아놓은 구조였다. 참고로 IBM PC보다 한발 앞서 나온 애플 II도 비슷한 구조였다. 동시대의 다른 가정용 컴퓨터들은 PSG 같은 간단한 사운드 칩을 내장했고, IBM도 가정용 컴퓨터로 만든 IBM PCjr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SN76496을 넣었으나 이후에 내놓은 모델에서는 업무용 컴퓨터를 지향했던지라 PC 스피커만 내장했다.
이런 단순한 구조 때문에 소리 높낮이만 조절이 가능했으며, 단음만 출력할 수 있었다. 음량조차 조정할 수 없었고 믹서도 없어 화음을 낼 수 없었으며, 엔벨로프 같은 것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걸로 낼 수 있는 건 "삑-! 삑-!"거리는 소리였다. 이걸로 게임 음악을 만들기도 했지만 "삐이익! 삐이익!" 하는 소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임 영상 예 - Prehistorik(고인돌)을 CGA 그래픽과 PC 스피커 환경을 재현하여 구동한 영상. 이 영상에서 염두해야 할 것은 사운드 카드에서 PC 스피커의 음을 흉내내는 에뮬레이션이므로 실제는 저 영상보다 '''훨씬''' 거칠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거의 이런 째지는 소리. 전자가 묵직하게 소리가 들리는 데에 비해, 후자는 째지는 듯 들린다.
PC 스피커의 음량이 굉장히 커, 1990년대 초까지 소리가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특히 바이러스 검사 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을 때 PC 스피커로 나오는 알림음이 사람을 크게 놀라게 하기도 했다. 소리가 저렇게 컸던 이유는 원래 IBM PC 5150부터 쓰인 스피커는 2.5인치 다이나믹 스피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운드 카드와 외장 스피커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용도가 축소되어 오늘날에는 상단의 사진처럼 손톱만한 작은 스피커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소리도 좀 부드럽고 작아졌다. 이 조그만 스피커의 용도에 대해서는 밑에 서술하였다.
1.2. 과거 게임 분야의 경우
1990년대 초중반까지 대중적이었다. 1987년에 PC 시장에서 최초로 일반화에 성공한 사운드 카드인 AdLib가 나와서 '사실상 표준'으로 보급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PC 스피커 출력을 지원하는 게임이 나왔다. 대부분은 사운드 카드 출력과 비교하면 조악한 소리를 내는데 그쳤지만 젤리아드 등의 일부 게임은 이 열악한 사운드 시스템으로 빠르게 음을 교차 출력해 화음을 흉내내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한술 더 떠 음성 출력을 구현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6비트 PCM 출력이 가능한 'RealSound'라는 기술이 나오기도 하였고[2] 나중에는 Inertia Player 등 몇몇 음악 플레이어에서 PC 스피커로도 모듈 음악이나 MP2 등을 그럴싸하게 출력하기도 했다.(예시) 아예 윈도우에서 PC 스피커를 사운드 장치로 이용할 수 있는 드라이버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한계가 있어 스피커를 사운드 카드에 연결해 들리는 소리에 비하면 품질이 훨씬 떨어졌지만 어쨌거나 단순한 구조의 PC 스피커에서 내는 소리라기엔 놀라웠다.
사실 원조 PC 스피커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오디오 장치에 있는 그것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쓰임이 점검 밖에 안 남은 오늘날보다는 괜찮은 스피커였다.[3] PC 스피커의 문제는 스피커 자체가 아니라 사운드 처리에 전념하는 장치가 없었던 것이다. 복잡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신호 처리 장치(DSP)나 다양한 음원을 섞는 믹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장치로 변환하는 DAC 등이 필요하지만,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CPU가 전부 연산해야 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질에 한계가 있었다. IBM PC는 PWM으로 스피커에 전압을 걸었다 말았다 할 뿐이었고, 이를 타이머로 섬세하게 조절하면 이론상으론 PCM 재생에 문제가 없었으나 CPU의 자원을 엄청 잡아 먹었다.
결국 PC에서도 제대로 된 소리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운드 카드가 나왔다. 그중 애드리브와 사운드 블라스터 등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PC 스피커만을 지원하는 게임은 사라졌다. 그대신 사운드 카드 장치 드라이버를 메모리에 상주시켜야 했으나 MS-DOS의 기본 메모리 문제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이 문제는 1991년 MS-DOS 5.0에 메모리 관리자 HIMEM.SYS를 내장하면서 장치 드라이버를 상위 메모리 영역(UMB)에 올릴 수 있게 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그리고 기본 메모리 문제가 없어진 윈도우 95에 들어서야 근본적으로 해결되었다.
1.3. 현대
1997년 인텔에서 AC'97(Audio Codec '97) 규격 발표 이후로 기본으로 메인보드에 사운드 칩이 내장되는 시대가 되면서 현대 PC 환경에서 '''부트스트랩 과정에서의 자가 점검 결과 알림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특정한 패턴(길게 한 번 짧게 세 번 하는 식으로)으로 울리고 이 패턴을 통해 컴퓨터의 이상을 파악할 수 있다. 메인보드, 램 등 '특정 부위' 문제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소리를 내서 주된 원인을 알려준다. 당장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 부팅 과정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한 번의 '삑!'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는 부팅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Award 계열 BIOS는 전원을 켜자마자 '삑' 소리가 먼저 나고 POST 화면을 보여주는 반면, AMI나 Phoenix 계열은 POST가 끝나고 부팅 직전에 '삑' 소리를 냈었다. 다만 21세기 이후 메인보드의 BIOS나 UEFI는 정상 부팅 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중급 이상의 컴퓨터 실력을 가진 사용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기 때문에 여전히 싸구려 피에조 스피커[4] 정도라도 내장해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앞서 서술했듯이 PC 스피커는 음량이 큰 데다 조절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서관 등 정숙이 필요한 시설에는 큰 문제가 된다. 윈도우에서 내는 소리는 사운드 카드로 나오므로 스피커의 음량을 줄일 수 있지만 저 부트스트랩 과정에서 나는 비프음은 어쩔 수가 없다. 이 때문에 PC 스피커를 제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의 PC 스피커는 메인보드에 소켓으로 연결시키는 별도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간단히 뽑아내기만 하면 제거할 수 있다. 최근 나오는 기종은 본체를 열지 않아도 바이오스 설정에서 소리를 끌 수 있는 것도 있다. PC 스피커는 없어도 컴퓨터의 부팅이나 동작에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제거해도 상관없긴 하지만, 나중에 컴퓨터를 수리하거나 점검할 때 필요한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 제거하더라도 버리지 말고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팁으로는 분리한 후 컴퓨터 본체 내부의 빈 공간에 테이프로 붙여두거나, 전선 등에 케이블 타이, 노끈, 철끈 등으로 다른 부품과 합선되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PC 스피커를 잘 매달아두면, 나중에 스피커를 찾아 헤매는 일이나 분실을 예방할 수 있다.
Windows XP까지는 안전 모드에서 알림음을 PC 스피커로 재생했다. 혹은 배치 파일에서 간단하게 알림음을 재생할 때에도 쓴다. 참고로 Windows 7부터는 PC 스피커 대신 일반 스피커에서 비프음이 나오도록 변경되었다. 정 Windows 7에서 PC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게 하려면 System32의 Drivers 폴더에서 Beep.sys를 XP나 2000의 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1.4. 바깥 고리
- 영어 위키백과의 PC 스피커 문서 - 여기에서 PC 스피커와 관련된 링크를 찾아볼 수 있다.
2. PC에 연결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스피커
2000년대 이후로 PC 스피커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이 기기를 뜻한다.
스피커 문서로
[1] 인텔 8253은 원래 '''시간'''을 계산하기 위한 타이머 칩이었다.[2] 음질이 괜찮다. Access Software의 World Class Leader Board와 텍스 머피 시리즈 초기 작품, 링크스 시리즈, 카운트다운 등등[3] 길거리에서 파는 라디오에 있는 스피커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4] 소자의 압전성을 이용해 금속판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스피커. 상단의 사진에 손바닥에 놓인 스피커도 피에조 스피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