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a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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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의 만년필 및 필기도구 브랜드. 1913년 월터 쉐퍼에 의해 창립.
2. 역사
1912년 월터 쉐퍼(Walter A. Sheaffer)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보석 공장을 만년필 공장으로 바꾼 것. 1924년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클립 위의 하얀 점'을 처음으로 만년필에 넣기 시작한다. 이는 그 하얀 점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현재도 오래된 쉐퍼 만년필이라도 서비스센터에 보내면 수리가 가능할 정도이다.[1]
하지만 요즘은 화이트 닷이 사용자의 품격을 높혀준다는 선전을 한다.
3. 제품
상당히 마초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이후 미국에서 인기를 끌어 미국의 닉슨, 레이건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는 펜이기도 했다. 언뜻 보면 직선적, 투박해보이면서도 유려하고 섬세한 라인을 자랑한다.
쉐퍼의 시작은 월터 쉐퍼가 레버 필러라는 콘클린의 크레센트 필러의 개선작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말은 개선작이라 하지만, 크레센트 필러에 비해 훨씬 더 좋은 구조였다.
레버 필러는 배럴의 레버를 내림으로써 내부의 러버 쌕(일종의 스포이트 비슷한 것.)을 눌러 잉크를 주입하는 구조이다. 크레센트 필러의 튀어나온 모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대가 간편했다.
또한, 라이프 타임을 출시함으로써 만년필에 컬러를 집어넣고, 최초의 평생 보증을 시작했으며, 셀률로이드 플라스틱을 처음 사용하기도 했다. (기존의 펜들은 경화 고무인 애보나이트를 사용.)
현대 고가형 만년필의 특징인 투톤 닙과 유선형 디자인을 밸런스라는 모델에서 페더 터치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매하기도 했다. 투톤 닙은 장식적으로 좋았을 뿐만 아니라, 백금으로 일정 부분을 도금해 놓아 더 부드럽게 잉크가 나온다. 또한, 최초로 플렉서블 닙을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백-필이라는 내구성 최악 필러를 채용하고, 경쟁사 파커의 신작 51이 나오게 되면서 쉐퍼는 큰 위기를 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커 51의 후디드 닙이 당시 유행으로 여겨졌지만, 쉐퍼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한다.
그 때 쉐퍼의 발명품에는 터치 다운 필러, 스노클 필러, 그리고 인레이드 닙과 트라이엄프 닙이 있다. 당장 닙 문서에서 닙의 종류를 확인했을 때 몇 가지가 쉐퍼의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터치 다운 필러는 배럴 뒤의 노브를 당겼다 놓아 내부의 순간적 압력차를 이용하여 내부의 쌕을 찌그러뜨렸다 다시 펼쳐지게 만들어 잉크를 충전하는 방식이고, 스노클 필러는 터치 다운 필러의 노브를 돌려 대롱이 나오게 하여 잉크를 닙에 접촉하지 않고 잉크를 넣을 수 있게 해 준다.
원추형의 교체 가능한 닙인 트라이엄프 닙과 그립에 장착하여 만든 인레이드 닙도 있는데, 이들은 모두 타 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고, PFM (Pen For Men) 에 장착된 인레이드 닙을 제외하면 펠릿이 위로 들려 있는 구조 라 강성이지만, 버터와도 같은 극도로 부드러운 필기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혁신적인 발명품을 많이 내놓았지만, 결국 파카와 볼펜에 밀려 쉐퍼는 인수를 거듭하게 된다.
파카 75에 맞서서는 절묘한 밸런스를 가진 타가를 출시한다. 타가는 슬림 타가와 일반 타가가 있는데, 슬림의 경우에는 일반 모델과 다른 컨버터를 쓴다.
80년대 들어서는 기존 모델 밸런스와 인레이드 닙을 장착한 임페리얼과 트라이엄프를 복각하지만, 실패한다.
여담으로, 펜 작명 센스가 부정적인 의미로 끝내준다.
라이프 타임이라는 1920년대의 오픈 닙을 단 펜 이름을 50~60년대에 인레이드 닙을 단 펜 시리즈에도 써먹고, 인레이드 닙을 단 펜 라인업에는 임페리얼과 트라이엄프가 있는데, 여기서의 트라이엄프는 이름만 트라이엄프고, 인레이드 닙이 달려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인레이드 닙이 달린 트라이엄프 모델을 그냥 임페리얼이라 부르는데, 사실 트라이엄프 라인은 인레이드 닙을 장착한 쉐퍼 펜의 저가 라인이고, 임페리얼은 최상위 라인이다. 타가는 그 시기 없었으므로 제외.
인레이드 닙을 단 모델 330 부터 700 의 수가 써있는 펜은 앞에 트라이엄프를 붙여 트라이엄프 330. 이렇게 부르지만, 수가 800단위인 모델은 앞에 임페리얼을 붙여 표기하는 것이다.(임페리얼&임페리얼 터치다운 시리즈는 제외. 사실 거기서도 하위 라인은 트라이엄프 닙;,)
4. 현재
타 회사가 고급화 정책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반면, 쉐퍼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처참하게 몰락했다.'''
BIC으로 인수된 이후로 예전같은 명성은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1995년 PFM의 복각판인 레거시 라인을 출시했으나 PFM의 경우 가벼운 플라스틱 배럴과 단단한 14K닙을 가진 반면, 레거시의 경우 배럴이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져 장시간 필기에 매우 불편했고 닙이 펜 무게와 필압을 견디기에 약해 닙의 슬릿이 벌어져 A자 단차가 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게다가 2008년 아이오와에 있는 포트 매디슨 공장을 닫게 되면서 더 이상 미국산 쉐퍼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이후 고급라인이라고 할 발로아는 이탈리아 OEM이었고, 레거시 역시 중국/체코 OEM 등으로 생산되었다. 심지어 닙까지 자체제작이 아닌 외주를 주는 상태. 과거 파카와 대립각을 세우며 기술력을 뽐내던 건 다 지나간 과거 이야기.[2]
2014년 8월, BIC 산하에 있던 쉐퍼가 크로스에 인수되었다. 소식을 접한 이쪽 계열의 반응은 꽤 엇갈리는 중. 긍정적인 의견으론 BIC보단 크로스가 고급 브랜드로서 입지가 있는 편이기에 쉐퍼 역시 잘 키워낼 수 있을거란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만년필 회사들은 타회사로 인수 될때마다 이리저리 차이는 듯한 모습에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가 많이 망가지고 품질 역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지금까지 잘 유지되던 국내 A/S가 크로스에 인수되면서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결국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3] 전술했던 평생 보증을 의미하는 화이트 닷도 쉐퍼에서는 어느새 사용자의 품격을 높혀준다는 쓸모 없는 말로 대체되었다.
현재 쉐퍼는 그럭저럭 명맥을 이어오던 만년필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중이다. 현재 대부분의 제품들이 중국 OEM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레거시나 발로아 또한 단종되면서 인레이드 닙을 장착한 제품이 전멸했다. 또한 5년만에 나올 신제품이 만년필도 아니고 볼펜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크로스가 쉐퍼를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4] 현재 쉐퍼의 상황도 그냥 병원 중환자실에 실려와서 호흡기만 겨우 붙인 채 오늘내일 하고 있는 '''중환자 취급'''이다. 한때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던 리즈 시절과 비교하면 정말 처참한 수준.
그나마 희망적인 건 국내 수입사에 문의결과 레거시 모델이 다시 생산되어 국내에 입고될 예정이며 금장모델은 없고 전부 은장 모델이라고 한다. 현행 라인업에는 SF100, SF300, 프리루드, 타라니스, 레거시 정도가 있는데 sf100 말고는 가성비가 너무나도 밀린다. 외주 닙인데다가 중국 딱지를 달고 있다.
여담으로 과거 인기 브랜드답게 생산량이 많아서 그런지 타 브랜드에 비해 이베이를 보면 매물이 엄청 많다. 물론 상태가 안좋은 것도 꽤 있기 때문에 구매자가 잘 판단해야한다. No nosense, Triumph, Imperial, Targa 등을 추천할 만하다. 미국산 모델인데다가 새 것 상태의 재고가 많기 때문. 14K금닙 모델을 찾는다면 상태좋은 임페리얼이나 타가도 종종 나온다. 참고로 임페리얼은 일정 라인부터 금닙. 중국/체코 OEM이 아닌 구형 미국산 레거시도 있긴 한데 레거시 시리즈 자체가 추천할 만한 펜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보다 더 큰 문제는 이곳 저곳에 인수되고 생산 기지를 중국으로 옮긴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경영 상태가 미흡하더라도 품질이나 감각적인 부분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탈리아나 기타 유럽계 브랜드와 대비되게 현재의 쉐퍼는 과거와 비교하면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중국산 만년필이다.
5. 연표
6. 기타
쉐퍼의 잉크는 가성비와 색의 표현이 좋다고 한다. 6000원 안팍의 가격에 흐름도 좋다. 구형 잉크는 큉크보다도 좋은 흐름을 보여준다. 문제는 곰팡이가 쉽게 핀다는 것. 어느 정도냐 하면 곰팡이를 막기 위해 잉크 소분하다 곰팡이가 핀다고 한다. 흠좀무.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가 쓴 만년필이기도 하다. 쓰던 만년필이 고장나서, 위의 평생 보증 믿고 미국 본사에 보냈더니, 이 제품을 이렇게나 오래썼냐면서, 새로운 만년필로 바꿔줬다는 일화가 있다.
[1] 물론 여느 회사가 다 그렇듯 촉의 이리듐이 다 닳아 없어졌거나 부품이 없을 경우에는 수리가 안될수는 있다.[2] 다만 파카 역시 1990년대 이후로는 미국, 영국 공장을 닫고 프랑스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영국 공장까지 닫으면서 워터맨과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등 과거보다는 많이 쇠퇴한 상태. 그래도 파카는 여전히 외주가 아닌 인하우스 닙을 쓰고 있으며, 1990년대 이후로도 소네트, 일립스, 100, 래티튜드, 프론티어, 프리미어 등 수많은 제품군을 출시하기도 했다. 물론 대다수가 단명하면서 실패했지만 이 가운데 소네트가 25년 넘게 생산되고 있는 등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어 역시 호불호는 갈리지만 10년 넘게 생존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플래그십인 듀오폴드는 여전히 몽블랑 149, 펠리칸 M800과 더불어 현행 만년필계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파카는 쉐퍼나 크로스와 같은 다른 미국 출신 브랜드, 그리고 같은 공장을 쓰는 워터맨에 비해서는 상황이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3] 크로스의 AS는 비즈코리아가 맡고 있다. 다만 평이 매우 나쁘다.#[4] 명색이 백악관에서 쓴다는 크로스도 '''마데인치나일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