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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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오징어의 한 종류로 갑옷같은 뼈가 있어 갑옷 갑(甲)자를 따 갑오징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체동물 중에서 십완상목(다리 열 개) 갑오징어목에 속하는 종류들을 가리킨다. 몸통 안에 석회질의 길고 납작한 뼈가 있어 뼈가 전혀 없는 문어나 작은 뼈가 있는 일반 오징어류와 구분된다.
몸길이는 보통 약 20cm이며 무게는 약 200g 정도이다.
무척추동물인 오징어에 뼈가 있는 이유는 오징어의 조상인 오르토케라스 아강에 속한 두족류가 껍데기를 피막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퇴화된 껍데기를 완전히 없애지 않고 소형화 시켜 유지한것이다. 그래서 뼈라고는 하지만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뼈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르다. 갑오징어는 회로 먹기도 하고 기타 바리에이션 요리가 많은데 몸 부피에 비해 뼈의 비중이 꽤 큰 편이다보니 회를 치면 거의 가죽만 남기 때문에 양이 좀 적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오징어에 비해 살이 두툼하고 식감이 쫄깃해서 인기가 높다.''' 또한 일반 오징어보다 3~5배 정도 되는 높은 가격으로 고급식재료로 취급되는 편이다.[2] 무엇보다 타우린 함량이 높아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2. 상세
특이하게도 뼈의 구조가 굉장히 기괴한 편인데 판이 여러층으로 쌓여있고 판 사이에 커튼처럼 구불구불 휘어진 벽기둥이 지탱하고 있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덕분인지 견고하면서도 가공하기 쉽기 때문에 장신구의 베이스로 활용되며, 금속공예를 할 때 '''거푸집 대용으로 갑오징어 뼈를 쓰기도 한다.''' 일명 갑오징어 주물. ## 그 외에도 알과 먹물 또한 다양하게 이용한다.
주로 서해, 남해의 잘피밭에서 많이 잡힌다. 참오징어라고도 하며 제주지방에선 맹마구리로 부르며 서산, 태안, 당진 등에서는 찰배기나 찰박이라 부르고 일본어로는 코이카(甲いか)라 읽는다. 동북아시아 일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지역 바다에 분포한다.
서해에서는 가을철 낚시대상어로 각광 받고 있으며 배를타고 하는 선상 낚시[3] , 항구나 갯바위 해변등에서 하는 워킹낚시로도 흔히 만날수 있다.
요즘은 서해에서 생새우를 사용한 외수질 뜰낚시가 큰 인기를 얻고있다.
생새우를 사용한 갑오징어 낚시
3. 요리
오징어 대신 갑오징어를 써서 오징어볶음을 만들면, 다리 부분이 작아서 쭈꾸미 정도 크기이다. 맛도 오징어의 다리와는 달리 쭈꾸미의 개성진 맛이 난다. 한편 몸통 부분은 오징어의 대왕님으로 모시고 싶을 만큼, 오징어처럼 담백하면서도 그 강점이 크게 두드러지며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대단하다. 선도가 뛰어나지 않은 경우 갑오징어를 오징어볶음으로 조리해볼 수 있는데, 이때 이러한 특성 차에 따라 일반적인 조리법과는 달리 다리 부분은 몸통과 다른 시기에 투입해서 익혀보는 것도 취향에 따라 선택해볼 만한 방법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남유럽에서 갑오징어와 유사한 종의 오징어인 칼라마리(Calamari)를 즐겨 먹는다.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튀김, 회, 찜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해 먹으며 뼈는 후술하겠지만 굉장히 쓰임새가 많다.
갑오징어의 뼈는 주로 석회질(조개껍질과 유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횟집이나 요리집에서 갑오징어 뼈만 모아서 자루(포대)단위로 팔기도 한다. 따로 처리방법은 없고 보통 몸을 가르고 뼈를 꺼낸 뒤 물에 행군 다음 햇볕에서 말리는게 가장 흔한 저장방법이다. 이 때, 세척이 시원찮거나 햇볕에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오징어 비린내가 심하니 주의. 당연하겠지만 양념이나 매운탕 국물에 들어갔다 나온 경우는 뼈에 그 양념이 흡수되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4. 의료용 지혈제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의료용 지혈제. 말린 뼈를 가루를 내면 밀가루처럼 곱게 갈리는데 이 가루를 오적골(烏賊骨) 또는 해표초(海螵蛸)라고 부른다.# 출혈이 심한 부위에 이 가루를 뿌리면 지혈을 돕는다고 한다. [4] 이를 달리 가공해서 식용으로 쓰기도 하는데 사람이 먹는 것보다는 애완동물들의 칼슘보조제로 쓴다. 뼈채 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앞의 방법으로 고운 가루를 낸뒤 물과 섞어 큐브 형식으로 다시 건조시켜서 먹기 편하게 가공한다. 주로 거북이(등껍질 생성에 도움)나 조류(알 산란시 알껍질 생성에 도움)처럼 석회질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동물들에게 급여하며 임신중인 동물에게 태아의 뼈 생장에 도움이 되도록 급여하는 경우도 있다. 단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동물에게는 주의를 요하는 폼목'''이기도 하다.
5. 특이점
생활속에서는 주로 횟집 수족관에서 실물을 보는 일이 많은데 실제로 보면 동글동글한 형태나 짤막한 다리가 은근히 귀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특이한 점은 '''사냥을 할 때 먹이에게 최면을 건다는 점이다!''' 다리 두 개를 편 다음 색을 계속 바꾸면서 먹이에게 최면을 걸어 혼란에 빠트린 후 다리를 모두 펴서 잡아먹는다.
물론 웅웅거리는 소리는 나중에 집어넣은 효과음이다.
외양이나 무늬가 화려한 종류가 많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수족관에 넣어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도 꽤 있다.[5]
6. 위장
다른 오징어과도 마찬가지지만 갑오징어는 특히 변장술에 능하다.
심지어 소라게로 위장하여 먹이를 유인하기도 하는데 그 변장 실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넘어선다. 흔히 알려진 색을 바꾸는 변장 외에도 소라게의 행동까지도 모방하는 수준이다.
소라게로 각자 위장하여 덮치려고 하니 서로 갑오징어라 변장을 푸는 모습
갑오징어의 변장 솜씨는 정말이지 감쪽같아, 심지어는 짝짓기를 할 때에도 활용한다. 변장을 활용한 갑오징어의 짝짓기 과정은 상당히 독특하여 막장드라마나 꺼토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암컷 갑오징어는 일반적으로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수컷에게 호감을 표시한다. 이때 경우에 따라 암컷 여러 마리가 몰리기도 한다. 그 덩치 큰 수컷과 함께 다니는 암컷을 보고, 덩치가 작고 약한 수컷이 큰 수컷에게 덤비지만 이내 상대가 되지 못함을 깨닫고 기지를 발휘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몸의 색깔을 바꿔 암컷으로 변장하는 것.''' 변장한 수컷은 방금 싸운 참인 덩치 큰 수컷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덩치 큰 수컷은 이를 다른 암컷으로 착각해 함께 다닌다. 그러다 변장한 수컷이 점찍어 두었던 다른 암컷에게 수컷임을 드러내고 함께 도주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암컷이 덩치 큰 수컷에게 접근함 자체가 현명한 수컷을 만나기 위한 계략이라는 점. 이는 덩치 큰 수컷에게 호감을 표하면서도 짝짓기를 거부하는 암컷의 특성에서 미루어 분석한 결과이다.
갑오징어의 촉수와 피부에는 돌기들이 있는데, 평소에는 넣고 있다가 위장할 때나 사냥할 때는 돌기를 드러낸다. 돌기를 드러낸 상태로 산호초 한가운데에 있으면 산호처럼 보인다.
7. 오징어?
사실 우리가 현재 오징어라 부르는 두족류는 피둥어꼴뚜기 혹은 살오징어라 부르는 종류이며, 원래 오징어란 이름을 가지고 있던 것은 바로 이 갑오징어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피둥어꼴뚜기에게 이 이름을 넘겨주게 된 것이다.[6] 참고로 북한말로는 여전히 예전 명칭 그대로 오징어라 불린다.[7]
8. 기타
모바일 게임 어비스리움에서 전시 가능한 물고기로 등장한다.
쥬라기 월드의 하이브리드 공룡인 인도미누스 렉스의 DNA에 갑오징어가 들어가 있다. 본래 목적은 과도한 성장을 견디기 위해서 첨가했지만 그 결과 위장술을 쓰는 등 답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1] 사진은 둥근곤봉갑오징어(Broadclub cuttlefish, ''Sepia latimanus'')[2] 비싼 가격은 어획량이 오징어에 비해 대략 1/10 수준으로 매우 적은 이유도 있다.[3] 쭈꾸미 선상 낚시를 가서 쭈꾸미를 쓸어담다가 덤으로 몇 마리씩 얻어걸리는 경우가 꽤 있다. 둘이 힘 차이가 있어서인지 처음 당길 때만 힘을 주다 그 뒤론 힘이 빠져 쭈욱 끌려올라오는 쭈꾸미와는 달리 당길 때부터 수면에 닿을 때까지도 죽어라 발악하기 때문에 몇 번 낚아 보면 구분하기는 쉽다. 쭈꾸미 잡듯이 미친듯이 감아대면 해수면의 표면장력과 관성으로 수면에서 튕겨나가기 때문에 수면 근처에서는 감아올리는 속도를 늦추는 게 포인트.[4] 1990년대만 해도 시골에서는 '오징어뼈 가루'를 상비약처럼 갖고 있는 집도 종종 있었다. 직접 만들기보다는 방물장수(보따리를 지고 집을 찾아 다니며 장사를 하는 방문 판매상)를 통해 구했기 때문에 내륙지방이라도 구비한 집을 찾기 어렵지 않았다.[5] 한국에서는 식용으로만 유통되기 때문에 키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키우더라도 죽으면 잡아 먹는 게 대부분이다. 또한 그렇지 않더라도 두족류의 특성상 신진대사가 빠르고 수명이 1년도 안될정도로 매우 짧아서 갓태어난 새끼를 데려와서 죽을 때까지 기를 생각이 아니라면 애완용으로는 부적합하다. 한국에선 수산시장에서 마리당 만원정도에 구할수 있지만 이미 다자란 성체인 경우가 많아서 키우면 대개 1달도 못버틴다.[6] 위의 지혈제 이야기에서 추측할 수 있듯 연세가 많은 시골 어르신들은 오징어라고 하면 갑오징어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았다.[7] 북한에서는 우리가 오징어라 부르는 살오징어를 '''낙지'''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