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

 


1. 개요
2. 명칭
3. 세부정보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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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 겔/게르, 파오
  • 몽골어 : 게르/거르(ᠭᠡᠷ / гэр, ger)
  • 중국어 : 파오(包)
  • 한자어 표기 : 궁려(窮廬, 음차표기[1]), 전막(戰幕, '직물로 된 천막'이란 뜻으로, 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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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몽골 게르의 내부구조.#1#2 게르 내부에 제단이나 붓다를 모신 불단을 차릴 경우 정면이나 서쪽, 북서쪽에 두며 출입구는 항상 남쪽을 향한다. 의장용품이 든 상자나 침구, 조리용품은 모두 벽 쪽에 둔다. 현대에는 별도의 샤워장과 수세식 화장실을 별개의 건물에 둔다.
몽골인은 유목민이기 때문에 자주 이동해야 하는데 이 게르는 뼈대에다 가죽을 씌운 형태라 이동, 분리, 조립 등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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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이런 대형 수레 위에 짓기도 한다. 이런 것은 올다(Orda), 오르도(Ordo)[2]라 하며, 군주 전용이다. 말도 아니고 '''황소 수십마리가 2열 횡대로 다닥다닥 들러붙어서 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느렸는지 소를 치는 사람이 옆어서 같이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사진은 복원품. #

2. 명칭


몽골인들은 파오라는 말을 싫어한다. 멋모르고 몽골 가서 "파오."라고 하자 '''"게르!"'''라고 크게 소리치면서 노려보는 몽골 현지인을 본 한국인 여행자도 있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파오라는 말이 나온 걸 두고 몽골에서 기분 나빠할 말을 싣는 것이라고 지적한 세계사 오류 책자까지 나왔다.

3. 세부정보




게르의 조립법을 알 수 있는 영상들.
게르는 쉽게 조립/분해가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둥글넓적한 구조는 중앙아시아의 춥고 강한 바람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겉의 천은 가축의 털실로 짠 펠트천으로 만들며, 안의 골조는 나무로 만든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천은 자급자족이 가능하지만 골격의 재료인 나무는 구하기 어려워 나무가 있는 계곡 등에 사는 사람한테 사서 쓴다. 대부분의 게르는 5개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활공간은 약 16-18㎡ 정도 되나, 12개의 벽을 가진 대형 게르도 있다.
몽골에서는 게르에 거주할 때 다음과 같은 문화가 있다.
  • 불은 신성한 것이므로 게르 안의 화로를 넘어 다니거나, 안에 물을 붓거나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 [3] 화로는 가장, 가장의 아내, 며느리를 상징하는 3개의 돌 위에 놓는다.
  • 게르 안에서 휘파람을 불거나 기둥에 기대서는 안된다. [4]
  • 게르에 출입할 때 문지방에 걸리거나 밟으면 다시 나갔다 들어온다.
  • 게르 안에 앉을 때는 밖에서 보았을 때 기준으로 정중앙은 가장이나 티베트 불교 승려만이 앉을 수 있는 상석이고 주방 시설이 있는 오른쪽은 안주인의 자리. 손님은 왼쪽, 아이들은 출입문 쪽에 앉는다. 앉을 때는 위계질서/나이 순서대로 앉는다.
  • 물건을 보관할 때, 남자들의 물건은 서쪽에 놓고 여자들의 물건은 동쪽에 놓는다. 북쪽에는 가장의 물건이나 무기, 말을 다루는 마구, 나라에서 받은 상 등 귀중품을 놓는다.
  • 새로 지은 게르에는 하다그(khadag)라고 부르는 곡식이 든 푸른 주머니를 매달고 풍요를 기원한다.
현대에는 서양식 건축이 널리 퍼지면서 게르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감소 추세이나, 게르에서 사는 비용이 일반주택에서 사는 것에 비해 월등히 싸고 [5], 이동도 비교적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아직도 많은 몽골인들은 게르를 애용한다. [6] 오히려 현대에는 GPS와 위성을 이용한 방송이나 전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 등의 발달로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7] 또한 울란바토르 등 대도시 외곽에는 농촌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그대로 게르를 들고 와서 치면서 게르촌이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웬만한 요즘 게르는 와이파이 수신기를 갖추고 있다. 데스크톱보다 노트북태블릿 PC를 애용하는데 이는 딱히 이들이 유목민이어서가 아니라 원래 안정적인 전력망과 유선 네트워크망 인프라 구축할 자본이나 기술이 없는 저소득 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8] 이들의 IT기기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중고품이며 개인이 한국처럼 고성능 데스크톱 PC를 갖추고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보낼 만큼 한가한 사회도 아니다. 스타링크 위성 초고속 인터넷이 본격 서비스 되면 유선 인프라가 필요 없는 본 서비스의 혜택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중앙아시아의 몽골계 민족인 칼미크인도 게르라 부르며 사용한다. 다만 칼미크족의 게르는 몽골의 게르와 달리 내부의 한 개의 거대한 지지기둥이 없고 문이 2개다.
몽골식 전통 게르 설치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토탈 워: 아틸라에 등장하는 훈족은 이 게르에서 산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 아시아 왕조에 등장하는 중국의 토루는 이름은 토루지만 정작 게임 상의 모습은 이 게르다.(...) 토루의 실제 모습은 해당 항목 참고[9].
JTBC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시즌2에 등장했다. 이효리이상순의 집 앞마당에 민박 손님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놓은 듯.

[1] 한자 자체의 뜻은 허술하게 지은 집, 가난한 집이란 의미도 있다. 그 외에 위가 둥근 오두막이란 의미도 있다고 한다.[2] 이는 호드의 어원이다.[3] 칭기즈칸 시절 몽골의 법령에 재에 오줌을 누지 말라는 조항이 있던 것도 불을 신성시하는 관습에서 온 것이다. 불을 신성시하는 이유는 간단한데, 겨울에 끔찍하게 추운 몽골에서 불은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한때 몽골인이 일생을 다 보내고 죽어갈 경우 유언으로 "절대 화로의 불을 꺼뜨리지 말라."가 흔히 남기는 말이다. 그리고 사실 문화적인 요소를 떠나서 불에다 물을 부으면, 장작 째로 폭발하는 수가 있어서 화로에 물을 붓지 말라는 것도 있다.[4] 게르가 아무리 집처럼 생겼어도 결국은 텐트이니 만큼 그 기둥이 사람이 기대어도 성할 만큼 굵은 게 아닌 데다, 안 그래도 비바람에 버티는 소모품인 기둥에 이렇게 기대기까지 하면 수명을 깎아먹는다. 상술했듯, 게르의 나무 부품들은 나무가 귀한 몽골에서 함부로 하면 안 된다.[5] 몽골도 울란바토르 일대의 아파트나 서양식 일반주택의 경우에는 가격이 오질 나게 비싸기로 악명이 높으며, 한국 서울 집값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몽골의 1인당 국민소득이 4,000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인 소득 기준으로 한국의 몇 배나 더 높은 셈이다.[6] 골 때리는 게 현대식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 자기 집 마당에다 게르를 설치해서 여름에는 주택에 살다가도 겨울에 앞마당 게르로 이동해서(....) 겨울을 보낸다. 아파트도 마찬가지. 아파트 단지 안에다가 게르를 설치해서(....) 전방위적 민폐를 끼치는 이들도 있다.[7] 실제로 많은 몽골인들은 위성전화를 애용한다.[8] 가령 네팔이나 부탄은 전력 공급조차 불안 불안할 정도로 매우 가난한 나라라 오히려 무선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훨씬 더 발달한 상태다.[9] 보다 진지하게 따지면 토루라는 번역명부터가 틀려먹었는데, 영문 원판에서의 이름은 그냥 Villag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