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성질)
1. 개요
硬度, Hardness, 굳기.
쉽게 말해 딱딱한 정도인데, 엄밀히는 정의가 안된 성질. 고체에 힘이 가해졌을 때 영구적인 변형에 저항하는 정도라 뭉뚱그려 정의된다. 쉽게 얘기하면 긁혀서 자국이 남는 것에 저항하는 정도. (높을수록 긁혔을 때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내마모성과도 연관이 되지만, 다른성질이다.
글자는 비슷하지만, 강도(strength)와는 다르다.[1] 강도의 경우 물체에 걸린 단위면적당 하중에 대해 영구변형 혹은 파괴되지 않는 힘의 한계를 의미하고 그 단위 자체가 압력의 단위와 동일하게 명확하게 정의되는 데 비해 경도는 얼마나 딱딱한 가를 나타내는 의미이지만 명확한 단위 기준 같은 게 존재하지 않고 그 때문에 경도의 측정 방법은 아래에서와 같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다만 강도 중 압축강도와 경도는 대체로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쉬운 설명으로, 강도가 높다면 단단하면서 힘을 가해도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나, 경도'''만''' 높다면 단단하긴 하지만 일정 힘을 가하면 그대로 부러져 버린다. 첫 번째 예로, 콘크리트는 단단하나, 힘을 가하면 그대로 부서지지만, 철근은 단단하기도 하고 힘을 가해도 휘어지지 끊어지기는 힘들다. 그래서 탄생한게 철근 콘크리트이다. 두 번째 예로, 유리의 경도는 높지만 강도는 낮다.[2] 세 번째로 아크릴을 예로 들 수 있다. 아크릴은 강화유리 못지 않게 충격에 강하나(강도가 높음), 반대로 가만히 놔둬도 흠집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긁히는것에 약하다.(경도가 낮음). 이처럼 경도와 강도는 다른 의미이나, 정확한 기준이 없어 굉장히 애매하지만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연 물질 중에서 최상급의 경도를 가지는 것은 다이아몬드. 일찍이 모스 경도계에서 최상급인 10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강도는 최상급이 아니다. 강도의 정의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강도 기준의 하나인 항복강도(yield strength)[3] 와 인장강도(tensile strength)[4] 는 고강도 강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이아몬드: 1600 MPa와 2800 MPa, 마르에이징 강: 2617 MPa와 2693 MPa) 재료별 항복강도 / 인장강도 참고.[5] 다만 인장강도가 강도의 일부일 뿐이며, 콘크리트처럼 인장강도는 꽝이지만 압축강도는 대단히 높은 물질도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그 밖에 경도와는 직접 연관은 없지만 파괴에 버티는 정도[6] 인 인성(toughness)이 낮아서 비교적 잘 깨진다. 다이아몬드가 비교적 잘 깨지는 이유는 분자구조상의 결함 등으로 인한 인장/전단강도의 저하와 지나친 강성으로 인해 충격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7]
경도가 높은 것은 초경재료라고 한다.
2. 방식
힘을 가했을 때 물질의 반응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경도 측정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주로 쓰이는 방식은 다음의 3가지 방식이다.
- 긁어서 측정
긁었을 때 얼마나 잘 버티는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딱딱한 물체는 부드러운 물체로 긁어도 자국이 안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광물학에서 쓰이는 모스 경도계가 이 방식을 쓰는 대표적인 측정법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물질이 더욱 경도가 강한지, 긁히는지 여부를 손쉽게 결정할 수 있어서 진위여부가 중요한 보석/장신구류의 파괴검사에 사용된다. 다이아몬드의 진위를 따지기 위해 보라존 탐침으로 찌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 눌렀을 때 파이는 정도를 측정
측정 대상에 뾰족한 것을 대고 눌렀을 때 파이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공학이나 야금학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이들 분야에서는 압력에 대해 버티는 정도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록크웰 경도계, 비커스 경도계, 쇼어 경도계, 브리넬 경도계, 누프 경도계 등이 이 방식으로 경도를 측정한다. 이들 경도계를 사용하면 경도를 비교적 손쉽게 인장강도로 전환해서 계산할 수 있다.
[image]록크웰 경도계. 원뿔 모양 다이아몬드나 강철 구로 정해진 힘만큼 누른다음, 남은 자국의 깊이를 잰다.
출처: 위키피디아
[image]브리넬 경도계. 강철이나 탄화텅스텐 구로 정해진 힘만큼 누른다음, 남은 자국의 지름을 잰다.
- 물체를 떨어뜨려 튀어오르는 정도를 측정
[1] 사실 재료공학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일반인들은 강도/강성/경도/탄성/소성/인성/전성/연성 등의 재료 물성에 대한 개념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대표적인게 강도와 강성을 헷갈리는 경우이다.[2] 사실 유리도 실리카 매트릭스라서 강도가 꽤 높은 물질이다. 비교대상이 보통 철근이나 콘크리트 따위의 강도가 무지 높은 구조재들이니까 상대적으로 낮아보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이는 과자(이를테면 쿠크다스) 같은 물질들보다는 훨씬 튼튼하다.[3] 재료이 소성변형(탄성 변형의 반대로, 원상복구되지 않는 변형) 되기 직전까지의 버티는 강도이다.[4] 재료를 잡아 당겨 완전히 끊어질 때까지 걸리는 힘이다.[5] 여기서 나온 것 중 인장강도가 가장 높은 물질은 '''그래핀'''. 탄소나노튜브가 그 뒤를 잇고 있다. [6] 정확히는 부피당 견뎌낼 수 있는 외부 압력에 따른 변형 에너지(J/m^3)로 정의된다.[7] 동일 강도의 재료라도 강성이 10배인 재료는 내충격성이 1/10에 불과하다.[8] 해머가 낙하할 때 해머와 시료에 전혀 영구변형이 없으면 해머의 위치에너지가 변형에는 소모되지 않게 되고, 시험재료가 내는 소리에너지와 열에너지, 해머에 대한 공기저항에 의한 손실만 있게 되어 위치 에너지가 거의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해머가 떨어뜨릴 때의 높이와 거의 같은 높이만큼 튀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