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의인화
1. 개요
곡을 의인화해서 설정, 스토리, 세계관을 붙이고 노는 2차 창작의 일종. 쉽게 말해 음악을 기반으로 한 자캐다. 이론상 세상 모든 곡이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음악 게임에 집중되어 있다. 같은 곡이라도 그리는 사람에 따라 설정과 디자인이 다르므로, 여러 해석 차이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본 문서에서는 리듬게임 곡의인화 중심으로 서술한다.
2. 팬덤 상세
활동 지역에 따라 크게 일본 팬덤과 영어권 팬덤으로 나뉜다. 최근 대만과 홍콩의 리듬게임이 유명해지면서 중화권 팬덤이 성장하는 추세다.
아래의 분류는 대략적인 것으로 '''예외가 있을 수 있으며''', 두 팬덤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 게 좋다.
2.1. 일본
꽤 오래 전부터 활동해온 유서 깊은 팬덤으로 대부분 리듬게임 플레이어를 겸하고 있다. 트위터를 메인으로, 픽시브를 그림 백업용으로 쓰는 편. 의인화 문서에 나와 있듯 호불호에 따른 불쾌함을 경계하는 성향이 강해, 픽시브에선 자체적으로 곡의인화 이외의 태그를 금지하고 있다.[1] 트위터에서도 마찬가지라 기본적으로 비공개 계정으로 활동한다. 자물쇠 없는 계정의 팔로우 리퀘스트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것.
거의 모든 소통은 트위터로 하고 자캐 연성 태그와 썰 중심으로 활동한다. 한번 떡밥을 물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는 걸 볼 수 있다. 상술했듯 리듬게이머의 비중이 높아 타인의 성과에 축하를 보내기도 한다. 픽시브는 트위터 그림을 백업하거나 소설 투고 기능으로 설정을 정리하는 데 쓰며, 그 자체가 메인인 경우는 드물다. 여기선 리퀘스트가 자주 열리는데 よその子描きたい (다른 사람 자캐 그리고 싶다) [2] 같은 제목이니 일본어를 아는 위키러라면 신청해 보자. 그 외에 한국의 자캐 커뮤니티와 비슷한 '교류기획'을 열거나, 다른 창작 사이트에서 만화나 소설을 연재하기도 한다. 가끔 일러스트레이터로 데뷔했거나 외주를 받는 사람들도 보이며 이들은 리듬게임 이외의 곡도 그리는 편이다.
상술했듯 닫힌 사회를 지향하고 있어 신규 유입이 적지만 오히려 그런 점 덕분에 사건사고가 별로 없다. 평균 연령대가 중고등학생으로 높기도 하고.
주요 대상은 BEMANI 시리즈와 태고의 달인 시리즈, maimai 시리즈, CHUNITHM, 그리고 아이돌 리듬게임을 제외한 다른 기종 전부. 그 외엔 마이너하지만 곡의인화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서 아무리 인기 없는 게임이라도 찾아보면 1장은 나온다.
그림 스타일은 모에 그림체를 기반으로 한 개성적인 데포르메가 주를 이루며, 드물게 반실사, 카툰 스타일도 보인다.
픽시브에서 활동할 때 프로필에 '허락 없이 본인의 캐릭터를 그려도 되는지'를 밝히면 도움이 되는데, 허용할 경우 좀더 높은 확률로 팬아트를 받을 수 있다. 따로 언급이 없는 유저는 직접 댓글로 물어보면 그리는 걸 대부분 허락해 준다.
2.2. 영어권
Song based oc 또는 song gijinka/personification 이라고 하며 '음악 기반 오리지널 캐릭터'와 '리듬게임 수록곡/레벨 의인화'를 모두 포함한다.
- 이쪽은 독립된 캐릭터보다 음악 게임 OC의 비중이 높으며, 해당 게임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을 캐릭터화 시킨다. Monstercat 레이블 등 EDM 아티스트들의 곡이 많이 쓰이지만 다른 리듬게임 곡도 자주 쓰인다.
- 지정된 캐릭터가 없는 레벨/수록곡의 캐릭터화는 개인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설정이 나온다. 리듬게임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공식 캐릭터들과 엮기도 한다.
리듬 액션 게임의 강세로 일반적인 곡의인화보다 레벨 의인화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자기 관심사를 드러내고 활동하며 팬아트 주고받기, 캐해석 및 썰 풀기, 세계관 콜라보 등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특히 레벨 의인화 팬덤은 원작을 중시하는 팬들과 비교적 자유롭게 소통하며, 원작 팬들도 이들을 배척하지 않기에, 하나의 창의적인 해석이 양쪽에서 통용되는 동인설정이 되고 그 해석을 처음 낸 사람은 네임드가 되는 일이 흔하다. 일반적인(음악 게임 OC가 아니라 곡 자체의 캐릭터화) 곡의인화 팬덤은 원작 팬들과 교류가 적거나 없지만, 자유도는 큰 차이가 없어서 대부분 레벨 의인화와 곡의인화를 동시에 하거나 성향에 따라 바꾼다. 또 트위터 한정으로 게임 공식 계정이 곡의인화 팬아트를 리트윗 하는[3] 등 오픈된 분위기지만, 반대로 말하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무개념 역시 많아 사건사고가 자주 터진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동인" 설정을 공식 설정인 양 강요하는 사람들[4] , 설정 및 디자인 도용, 사이버 불링 등이 있다. 한마디로 마이너한 장르라 이슈화되지 않을 뿐 대형 팬덤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중. 다행히 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서 정말 심각한 것 아니면 조용히 해결된다.
역시 많은 팬이 리듬게이머를 겸하고 있으며 일반 그림쟁이/글쟁이부터 취미로 2차 창작을 하는 게이머까지 분포가 다양하다.
레벨 의인화가 많은 게임은 Just Shapes & Beats[5] , Geometry Dash[6] , Project Arrhythmia, ADOFAI 등이 있으며, OC가 많은 게임은 NO STRAIGHT ROADS가 있다.
일반적인 곡의인화로는 BMS가 인기 있다.
주류라고 할 만한 그림체는 없고, 꼭 인간으로 그려야 한다는 규칙도 없어 인외 캐릭터 비중이 높다. 곡의 특징이 잘 표현되었다면 종족은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이 굉장히 다양하다. 곡"의인화"인 만큼 인간형이 많지만 비인간형의 수도 적지 않은 편.
이쪽은 타인의 캐릭터 사용에 관대해서 허락 없이 자기 버전과 남의 버전을 엮어도(커플링이 아닌 간단한 대화나 상황 연출) 뭐라 하지 않고, 오히려 답장을 그려주는 등 즐기는 분위기다. 허나 예외가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허락 맡는 게 좋다. 또 웬만한 영어권 자캐 밈은 여기서도 통하니 소통할 때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2.3. 중화권
트위터를 중심으로 성장 중인 팬덤. 영어권처럼 열린 분위기가 특징으로, 일부를 제외하면 영어(+일본어)를 같이 사용한다.
Cytus, Dynamix, Phigros, Lanota, Muse Dash 등 인기 있는 중화권 리듬게임의 곡의인화가 많다.
3. 국내 현황
리듬게임 팬덤 자체가 작아 2차 창작도 마이너한데, 그 중에서도 마이너한 곡 의인화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 가뜩이나 인원이 적은데 창작자들 간의 교류도 없다. 다른 사람의 캐릭터 해석을 그려주는 맞리퀘 이외의 활동은 전무하며, 공유 세계관이나 소설/만화 합작 같은 활동엔 관심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어디까지나 자기 설정과 스토리만 늘어놓을 뿐, 타인의 해석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거나, '서로의 해석이 만났다면~' 같은 흥미 끌 만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각자 할 말 하기에 바빠 다른 해석은 겉핥기로만 넘어가니 팬덤이 활성화될 리 없고, 몇몇 창작자들은 견디다 못해 외국 커뮤니티로 떠나는 추세다. 국내에 생소해서 또는 너무 마이너해서 그렇다기엔, 역시 전체 2차 창작 대비 마이너(일부 팬덤 제외)인 외국 팬덤은 인원이 적어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굳이 이유를 찾아야 한다면 국내 창작계의 취좆과 이쪽 한정으로 자기 세계관 외에 모든 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트위터 한정으로 JSAB와 Project Arrhythmia 팬덤이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지인끼리의 친목으로 이뤄진 커뮤니티라 신규 유입이 드물며[7] 기존 곡의인화 팬덤은 여기에 관심이 없어 교류 문화가 널리 퍼지긴 어려워 보인다.
4. 여담
JSAB나 Geometry Dash처럼 비주얼이 강조된 '레벨' 위주 게임일수록 원작 팬덤과 곡의인화 팬덤의 경계가 희미하다. 시각적 요소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 없는 '노트 처리형' 게임과 달리, 시각 요소가 장애물로 나와 레벨과 상호작용 하는 느낌을 주며, 레벨마다 확실한 테마가 있어서 비교적 설정 만들기 쉬워서인 듯. 또 리듬 액션 게임은 세계관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나머지를 팬들의 상상으로 채워야 하는 것도 영향을 준 듯 하다. 정해진 설정이 없으니 레벨을 주인공으로 세우든 공식캐와 엮든 자유인 셈.
반면 확실한 설정과 세계관이 있는 게임의 팬덤은 곡의인화를 공식 캐릭터와 엮지 않으려는 분위기고, 원작과 별개인 전용 세계관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나, 공식 위주의 2차 창작자들은 이쪽을 처음 접하고 대개 참신하단 반응을 보인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cringe하다고 싫어하기도 한다. 원래 의인화 자체가 호불호 갈리는 요소이니..
모든 팬덤 공통으로 '순수 실력으로 승부하는' 게임의 곡의인화가 많으며, 캐릭터 육성 등 외부 요소가 점수에 영향을 주는 게임은 곡의인화가 매우 적다.
여기도 Rule 34가 적용되는데 가끔 픽시브나 트위터에 수위 높은 그림이 올라온다.
5. 관련 문서
6. 외부 링크
픽시브 백과사전의 '곡의인화' 검색 결과
[1] 픽시브 백과사전에 따르면, 리듬게임 자체나 그 게임의 캐릭터를 찾으려는데 곡의인화가 나와 혼란을 유발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2010년대 초반까지 게임 태그를 같이 다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분리되었다.[2] 借りたい(빌리고 싶다)나 그냥 募集(모집)일 때도 있다.[3] 대표적으로 Lanota와 JSAB.[4] 유명 JSAB 팬 애니메이션의 빠들이 다른 그림러에게 '왜 주인공 캐릭터를 이 애니같이 안 그리냐'며 따진 적 있었다. 해당 게임은 공식 캐릭터 프로필이 없어 팬들이 마음대로 설정을 붙일 수 있으며, 언급된 애니메이션은 수많은 설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린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단 걸 무시한 발언.[5] 이쪽은 OC 팬덤도 꽤 큰 편.[6] 참여 작곡가들의 곡 중 게임에 수록되지 않은 곡을 의인화하기도 한다.[7] 외국 커뮤도 '금손'이나 유명 레벨 제작자를 중심으로 친목이 형성되어 있지만 외부인이 못 낄 정도는 아니며, 디스코드 같은 곳에선 친밀도 상관 없이 어울려 노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