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진화론 삭제 사건
1. 개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가 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삭제하기 위해 벌였던 사건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문서. 사이비 과학 창조설 옹호자들이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삭제하려고 시도하다가, 국가 기관과 한국 과학계로부터 공식적으로 진화론이 맞다고 쐐기를 제대로 박게 만든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교진추의 1, 2차 청원만을 다루고 있다. 이후의 청원이나 교과서 저술에 대해서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 문서 참조.
2. 진행
2.1.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의 진화론 삭제 청원
2011년 12월 5일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줄여서 교진추)가 교과부에 교과서에서 시조새를 없애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보낸다.교진추의 청원서@ 그리고 이에 반응하여 2012년 1월에 교과부에서는 시조새를 삭제하겠다는 답변을 보낸다. 시조새 교과서에서 삭제된다@ 교진추의 청원서에 대한 교과부의 답변@
교진추는 이어서 4월쯤에 말의 진화를 삭제해 달라는 청원을 넣었다. 국민일보 기사@ 말의 진화를 삭제해 달라는 청원서@ 그리고 말의 진화계열까지도 교과서에서 빠지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과서에서 진화론이 하나씩 빠져나갈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교진추의 최종 목표가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인 만큼 국민일보기사@ 진화론은 이대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이때까지 국내의 다른 언론사에서는 이를 크게 이슈화시키지 않았으며 서울신문에서 한 번 다룬 게 고작이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6월18일 방송엔 교진추 이광원 회장이 나와서 인터뷰를 했다. 요약하면 증거 없으니 빼자 정도. 링크 들어가서 진화론으로 검색해야 인터뷰 전문을 볼 수 있다.
2.2. 네이처에 기사가 실리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킨 계기가 있었다. 다름 아니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에서 기사를 실은 것이다.@ 장대익 교수의 인터뷰 내용도 들어가 있다. 그리고 교진추는 해당 네이처 기사에 대해 네이처를 3류 찌라시 정도로 여기는 반응을 했다(...). 네이처뿐 아니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카에서도 기사를 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국내 언론에서도 본격적으로 이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네이처에 이 사건이 실린것은 거의 우리나라에서 지구 평면설을 교과서에서 가르친다고 말하는 것 만큼의 국가망신이였다.
2.3. 생물학계에서의 반론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브릭)에서 교진추의 주장에 대해 반론에 나섰다. 2012년 6월 20일에 브릭에서는 교진추의 청원서에 대한 공식 반론문을 내놓았다.@ 한편 전자신문에서는 교진추 회장과의 인터뷰@와 강형련 경상대 의대교수의 인터뷰@를 같은 날 실었다.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교진추는 그들 스스로를 순수학술단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국생물과학협회에서 교진추의 청원서는 과학적 타당성이 없으므로 기각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청원서를 넣었다.@
2.4. 교과부의 입장
'''결국 시조새와 말이 교과서에 남아있게 되었다.'''@ 또한 교과부는 앞으로 이런 청원이 들어오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다.@ 일단 검정교과서로 있던 국어, 역사 등의 과목 교과서는 엄격한 검증에 의해서 작성된다. 역사 교과서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국사편찬위원회'''라는 별도의 조직이 존재하고, 교학사 사건 등에 있어서도 학계 전체에서 비교적 치밀한 대응이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의 경우는 '''학설 대립이 있으면 기존 내용이 수정되지 않는다.''' 교과서에 실리는 학설이 합의가 귀찮다 싶으면 대충 다 넣어주고 얼버무렸다는 주장은 이 과정에서 벌어진 학설대립과 토론, 논쟁 등을 무시하고 나온 이야기이다. 특히 국가관과 관련된 역사 같은 경우는 한 문장이 들어가느냐 빠지느냐, 다른 학설이 추가 되느냐, 대체되느냐 등의 작은 사안에도 엄청난 대립이 있다.
이 사태와 관련해서 사이언스지에도 이와 관련하여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교진추는 여전히 앵무새처럼 진화론을 부정하는 혐오스러운 불쏘시개까지 싸질러놨다.@
2.5. 출판사의 진화론 관련 서술 삭제선언
그런데 출판사에서 시조새와 말을 교과서에서 삭제하겠다고 한다.@ 물론 2012년 8월 기준으로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출판사에서 그렇게 의견을 밝힌 것이다. 논란이 있는 내용이라서 삭제하게 되었다는 것이 출판사의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진화론 서술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교진추같은 창조론자들뿐이다. 그런데 논란이 있기에 삭제한다는 이야기는 출판사에서 과학에 있어 이들의 권위를 학계와 동등하게 여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2.6. 과학기술한림원의 입장
하지만 과학기술한림원에서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밝혔고@, 과학기술한림원은 브릭과는 달리 정책 자문도 하는 곳이니만큼 출판사도 무시하지는 못할 듯 하다. 그리고 과학교과서의 가이드 라인이 배포되었으며 진화론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연히 교진추는 기사 내용에 반발하고 있으며, 교진추가 일부 기독교 단체의 지지를 받는 이상 완전한 해결은 멀어보인다.
2.7. 후속 네이처 기사
네이처에서 기사가 나왔다.@ "과학이 한국에서 창조론에게 승리를 거두다." "우리는 교진추가 교과서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라는 이덕환 회장의 말이 인상적이다.
3. 결과
교과서의 내용은 한림원의 가이드 라인을 따르기로 하였다. 시조새와 말의 진화와 관련된 내용을 보강하기로 했다.(서울신문 기사).@ 당연히 교진추는 반발을 하고 있으며 진화론 학계의 의견만 수용되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인지부조화가 의심된다. 다만 교과부가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교과서를 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교진추의 청원이 잘못되었다고 입장을 밝힌 학술단체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 한국통합생물학회(한국동물학회, 한국식물학회, 한국미생물학회
- 한국생물교육학회
- 한국고생물학회
- 한국유전학회
- 한국생태학회
- 한국동물분류학회
- 한국하천호수학회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해외에 나라 망신까지 시킨 상당히 한심한 사건으로 평가되지만 그래도 이 사건을 긍정적으로 보는 해외 무신론자들이 몇 있다. 종교계의 입김이 강하다면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빼기로 결정했을 때 과학계가 심각하게 보고 바로 대응했을 텐데, 얼마나 종교계가 힘이 없으면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뺀다는데도 장난치는 줄 알고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주느냐면서. 우리나라가 그만큼 세속주의적이라는 얘기. 실제로 미국 몇몇 주에서도 진화론을 교육과정에서 삭제하고 창조론을 가르치는 사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시도에 불과했지만 이쪽은 확정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