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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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식 짬뽕.
2. 상세
나가사키 짬뽕의 형성 과정은 중국의 작장면이 한국의 무역항으로 흘러들어와 한국식으로 재탄생한 짜장면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화교 천핑순이 당시 일본으로 유학온 중국 유학생들의 저렴한 끼니 해결을 위해 잔반처리용으로 고안했다고 하며, 이 나가사키 짬뽕의 원형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99년이라는 듯. 참고로 천핑순이 개업한 가게인 시카이로는 지금도 4대째 후손이 주인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가사키 구라바엔(글로버 공원) 언덕 앞에 주차장 입구를 용으로 장식한 큰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시카이로 건물이다. 1층에는 기념품 가게 2층에 시카이로의 역사자료를 둔 박물관이 있다.
위쪽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의 중국집에서 취급하는 짬뽕과 같은 메뉴는 아니다. 국물 색깔부터가 다르다. 라면과 라멘이 명칭은 비슷해도 한일 양국의 문화 차이 이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듯이, 나가사키 짬뽕 또한 면과 해산물이 들어간다는 점만 빼면 한국식 짬뽕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일단 국물이 빨갛지 않고 하얗다. 이는 한국식 짬뽕은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 입맛에 맞춰 고추기름으로 재료를 볶거나 잘게 빻은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내기 때문이다.
반면, 나가사키 짬뽕은 라멘과 마찬가지로 기본 육수와 해산물로 재료 본연의 국물 맛을 내기에 재료에서 우러난 탁한 색이 나오는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이라는 의견도 있다. 나가사끼 짬뽕의 핵심은 돈코츠와 치킨스탁이며, 보통 육수는 한일 양국 다 직접 내기보단 기성 스프를 희석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짬뽕은 재료의 본래 육수보단 온갖 조미료, 양념을 투입해 사실상 자극적인 양념 맛으로 먹는 것과 다르게 나가사키 짬뽕은 원료의 맛을 중시하는 일본 요리답게 재료 본위의 담백한 맛을 추구한다. 결국 중국이 모태라 하더라도 각국 음식문화에 맞춰져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정착한 것이다. 가게마다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가서 먹어보면 상당히 담백하고 싱거운 편이다,
맛에 대한 평가는 개인 차와 음식점마다 맛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한국인 입맛에 100% 맞는 음식은 아니다. 특히 한국의 빨간 짬뽕을 맛있어하는 사람이라면 자극적인 맛이 적어 실망할 수도 있다.[1] 만일 처음 가서 먹는 경우에는 본인이 평소에 많이 먹는 성향이라도 큰 사이즈(오오모리)는 피하는 것이 좋은 것이 기본 사이즈로 해도 보통 야채 등의 양이 정말 많이 나온다. 일단 먹어보고 입맛에 맞으면 더 시켜먹도록 하자.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한 음식으로 중국집에서 같이 판매하는 사라우동(皿うどん)이 있는데, 딱딱한 면에다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하지만 더 걸죽한 소스를 부어서 먹는데 이쪽은 정말 한국인 입맛에 잘 안 맞는 음식이다.[2]
이름에 걸맞게 카스텔라와 더불어 나가사키시의 양대 명물이기도 하며, 나가사키를 찾는 사람이라면 카스텔라와 함께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만한 음식. 비슷한 요리인 라멘이 일본 각지에 명소가 산재해 있는 것과 다르게 짬뽕은 나가사키 한 곳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굴지의 인지도를 독점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 내에서는 나가사키 짬뽕 전문 체인인 링가핫토(リンガーハット)나 일식 중화요리 체인인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양쪽 다 한국의 홍콩반점0410만큼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3. 한국에서의 나가사키 짬뽕
한국에서 나가사키 짬뽕은 취급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단 중국집에서는 나가사키 짬뽕 대신 백짬뽕이나 중화 우동이 비슷한 포지션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3] 일식집의 경우 라멘 취급점이나 이자카야에서 부메뉴 형식[4] 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 아무래도 주력으로 취급하는 곳은 드물다 보니 일본 현지보다는 퀄리티가 많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고추양념 등을 넣은 탓인지 국물 색깔도 약간 붉그스름한 한 곳이 많으며, 단계별로 매운 맛의 정도를 설정해 놓은 곳이 많다. 주문받을 때 나가사키 짬뽕을 시키면 "(매운 단계는) 몇 단계로 해드릴까요?"하고 물어본다. 보통은 3단계까지가 최고 레벨. 하지만 퀄리티는 낮을지언정 짜고 칼칼한 자극적인 맛 때문에 현지보다 더 맛있다고 느끼는 한국인도 많다. 사실 나가사키 현지랑 한국에서 만드는 요리랑 상당히 다르긴 하다.
그나마 원래 짬뽕 맛을 잘 살리는 곳은 오니기리와 이규동[5] 에서 내놓은 나가사키 짬뽕 정도.[6] 라멘은 그나마 계속 전문점이 늘면서 인지도가 오르기라도 했는데, 나가사키 짬뽕은 명칭 탓인지 흔히 중국집을 떠올리기 십상인지라 매니아가 비교적 드문 편이다. 조금씩 늘어나곤 있지만 역시 라멘집에 비할바는 못되고, 애초 라멘집도 한국에선 아직 마이너다. 한국 내에서 가장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 전문점으로는 서울 신촌의 이찌멘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자카야에서는 메뉴에서 흔히 볼 수 있고, 김밥천국류의 가게 중 메뉴의 수로 승부하는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중국집 우동과 국물 맛만 조금 다르다거나 하는 일이 많아서 본래의 나가사키 짬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 돈코츠 라면 국물에 짬뽕면과 온갖 해산물을 넣은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매운맛은 하나도 없다.[2] 고독한 미식가 시즌6 7화에 등장하기도 한다. 위의 설명에서는 '딱딱한 면'이라고만 적혀 있어서 감이 안 올수 있는데 라면땅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면 뭉치를 기름에 튀겨낸 뒤, 넓은 접시에 담고 소스를 부어내 제공된다. 물론 튀겨낸 면 외에 소스와 같이 볶아낸 일반 소바면과 우동면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3] 다만, 일부 중국집에서는 나가사키 짬뽕을 아예 백짬뽕이라는 이름으로 취급하기도 한다.[4] 그마저도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이니 만큼 하나도 맵지 않은 실제 나가사키 짬뽕과 다르게 얼큰한 국물맛을 가지고있다.[5]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오니기리와 규동을 전문점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다만 2010년대 들어 두 메뉴 외에도 냉모밀이나 냉우동 등의 면요리를 취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나가사키 짬뽕.[6] 그런데 국물은 확실히 나가사키 짬뽕인데 면은 어째서인지 중화면이 아닌 우동 면발이다. 사누키 우동, 야키우동 등에 쓰는 그 우동면발을 넣은 것 맞다. 실제 나가사키 짬뽕의 면은 우동보다 얇으며 우동면발 보다 찰기가 없는 어찌보면 '두꺼운 라멘의 면'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