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
labor productivity
1. 정의
생산량을 산출하기 위해 투입된 노동의 양과 생산량의 관계를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지표. 일반적으로 단위노동시간당 생산성을 나타낸다.
노동생산성은 국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총합인 국내총생산(GDP)을 전체 고용자 수로 나눠 산출한다. 단순화하면 노동자 한 명이 얼마를 버느냐를 확인하는 척도다. 이 때문에 노동자의 능력과 관계없이 해당 노동에 대한 대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면 노동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 단위에서는 '산업생산지수 / 노동시간'으로 측정한다. 국가 단위에서는 이 산업들을 산업의 비율별로 가중치를 주어 결정한다. 여기서 산업생산지수란 산업별로 측정방법이 다르다. 농림어업은 국내 총생산액의 1/10,000 이상 생산되는 품목의 생산량을 측정하고 있고, 광공업은 613개 품목 [1] 의 부가가치를 라스파이레스(Laspeyres)산식에 의해 산출한다. 서비스업은 부가가치 기준으로 측정한다. 건설업은 국내건설공사 기성액을 측정한다. 공공행정은 결과물의 가치를 평가하기 힘드니까 비용접근법 (Input Approach)을 적용해 '들인 비용'을 '생산 결과물'로 간주한 뒤 라스파이레스식을 사용한다.
기업에서 생각하는 노동생산성은 '생산량에 대한 각종 지표 / 노동시간'이다. 이 자리에는 매출, 영업이익, 생산량 등이 들어갈 수 있다.
OECD 노동생산성 자료
2. 영향을 주는 요소
특정 한 가지 요소만을 지목하고 해당 요소의 부족만을 질타하는 것은 실증연구를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므로 질타받아야 한다.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물적 자본 (돈, 토지), 인적 자본 (노동자의 근면성, 전문성, 노조의 활동 등), 시장의 경쟁 관계, 진입 장벽, 산업 구조 등 다양하다.
- 물적 자본: 1000시간 동안 계산기로 계산하는 것보다 100시간 동안 컴퓨터로 계산하는 게 빠르다.
- 산업 구조: 한국에서 중소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은 그들이 생산하는 중간재의 구입처인 상류의 시장이 독점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출혈 경쟁이 유도되는 산업 구조가 주 원인이다.
자본이 없으니 노동을 고투입할 수 밖에 없고, 경쟁이 심하니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고, 산업 구조가 불리하니 잉여를 창출할 수 없으며 이것이 다시 낮은 자본으로 귀결되며 노동생산성은 떨어진다.
- 인적 자본
- 구성원 개인의 능력
- 조직문화 (의사결정 구조, 의사소통 구조): 고도의 전문적 정신노동에 가까울수록 노동생산성은 객관적 인풋에 근거한 아웃풋 예측이 어렵다. 관리 체계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높은 사람의 칭찬을 받는 것이 승진을 결정하는 회사에서는 사원들이 업무 전문성 향상은 내버려두고 아부, 평판 관리, 보여주기 [2] 에만 집중한다.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업무상 건의를 하면 괴롭힘 당할 수 있는 회사에서는 돌려말하기와 책임 회피를 잘 하는 하급자 위주로 승진이 가능하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명령만 내려가고 항변을 하면 하급자가 게으른데다 건방지다고 욕을 한다. 기록을 남겨서 처벌은 많이 하는데 잘했다고 특급 승진을 시켜주지는 않는 회사에서는 다들 관행대로만 하려고 하고 절대 튀지 않으려고 해서 경쟁사에 점점 뒤쳐진다.
아웃풋을 측정할 수 있는지도 애매하다. 사무직의 생산성이 매출로 표시되는 컨설팅은 측정이 가능하지만 제조업 내부의 사무직이 내놓은 기획안은 기술자, 노동자의 능력과 결합하여 매출이 된다. 따라서 사무직의 역량이 얼마만한지 측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knowledge integration: 조직 전체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을 전사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 역시 노동생산성에 들어간다.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인적 수준이 별 차이가 없을 때에도 이쪽 요소가 노동생산성 차이를 만든다.
- 최고경영진의 역할, 오너 리스크, 경영전략: 하급자가 아무리 뭘 잘해보려고 해도 최고경영자나 고위 임원들이 엉터리 선택을 해서 뭘 말아먹는다면 수만배의 피해를 기업에 입히게 된다. 세습경영이나 하면서 왕족처럼 군림하는 기업이라면 노동자의 능력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아야한다.
3. 구성원 개인의 능력과 노동생산성
큰 차이라는 쪽과 작은 차이라는 쪽 사이에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 있다.
작은 차이라는 쪽은 노동생산성의 대부분의 요소가 설비나 교육훈련비용 등 구성원 개인의 능력 이외의 요소로 결정된다고 본다. 그리고 구성원 개인의 능력은 근로시간, 경력직, 면허증, 대학원 정도만 인정한다. 따라서 두 사람을 뽑았을 때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위배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일을 정상적으로 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성원 개인의 능력은 그 일을 해내기에 충분하므로 굳이 더 나은 사람을 선발할 필요가 없으며, 이들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무시험 전환하는 것도 이미 능력이 입증되었기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차이를 강조하는 쪽은 조잡한 지표를 바탕으로 무한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사회를 비인간적으로 만든다고 본다.
큰 차이라는 쪽은 말 그대로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본다. 근로시간, 근속연수, 교육연수, 면허 소지여부가 동일하더라도 높은 교육평가 지표, 전공분야 전문성, 노하우 등이 결과의 차이를 불러온다고 본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생산관리에서는 영어 논문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대학원 수준의 지식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영어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 그리고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비의 매뉴얼은 영어로만 쓰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이거나 매뉴얼을 이해할 수 있는 전공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그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 [3]
4. 한국의 상황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아마 대한민국의 노동 생산성 상황이 안좋을 것이라고 대충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원에 따르면 2000년~2009년 동안 한국은 세계 5위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을 가진 국가였으나 2010년~ 2017년의 상승률은 평균보다 못한 28위[4] 에 그쳤다.
적어도 노동생산성 부문에 있어서는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닌 것이다. 멀리 갈꺼 없이 회사생활만 생각해보더라도 답이 나올 것이다. 2010년대 들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신호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노동생산성 저하로 인한 경쟁력약화의 영향도 크다.
경제에서 효율성의 입지는 절대적이고 생산성의 약화는 곧 효율의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낮게 책정된 이유는 서비스업의 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즉, 서비스 노동자들이 낮은 노동 가격으로 일을 하고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하여,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외려 낮은 임금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즉, 한국 노동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낮은 노동생산성을 기록하는 이유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국내 서비스 요금이 턱없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업체가 받는 건당 배송 수수료는 2500원 선. 이에 반해 2013년 OECD 기준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2위를 기록한 미국의 택배 건당 배송 수수료는 1만 원 선, 일본은 7000원 선이다.
한국 서비스업의 인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약 4만7000달러(약 5277만6300원). 비교 가능한 OECD 26개 회원국 가운데 21위로 꼴찌에 가깝다.
서비스업은 국내 고용량의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체 근로자의 약 70%가 서비스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인력이 종사하는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으니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아무리 높아도 한국 노동생산성은 낮게 집계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같은 해 국내 제조업 노동자 1인의 노동생산성은 11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와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발표한 ‘노동생산성 변화의 원인과 결과’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2001년 일본을 추월하고 2007년 미국의 86% 수준에 도달했다. 2009년부터는 독일보다 높은 노동생산성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약 30%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국내 서비스업 종사자가 제조 및 생산업 종사자에 비해 게으르거나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단순 서비스업의 대명사인 운송업계만 봐도 근로자의 근무 강도는 높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집계한 ‘화물자동차 운송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하루 평균 12~13시간 일하며, 150~200개 화물을 배송한다. 단순 계산해보면 4~6분마다 택배 한 건을 처리하는 셈이다. 국내 서비스업 노동자는 점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해 5월 직장인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점심시간을 제대로 챙길 수 없을 만큼 바쁘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25.2%였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 종사자가 38.1%로 가장 많았다(사무직 21.1%, 영업직 14.3%, 기타 26.5%).
한국 낮은 노동생산성 원인은 낮은 서비스 가격 때문
[1] 2010년 기준 해당부문 총생산액의 1/5,000 이상[2] PPT 만들기, 보고서 예쁘게 장식하고 각 맞추기, 청소, 회식, 술 강요 등 쓸데없는 짓들.[3] 단순히 '인력 공급' 문제로만 해석한다면, 싸게 고용할 수 있는 생산직(세전 1,800~2,000)을 교육시켜서 연구소의 박사급 포지션에 (초봉 세전 8천~1억) 집어넣으면 된다. 물론, 생산직 출신으로도 원격대학과 특수대학원이나 그에 맞먹는 독학을 통해 전공과 영어의 장벽을 극복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에어컨 설명서 수준과는 차이가 심하다. 도전해봐도 된다. [4] 전체 34개국 중 28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