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급 방공순양함
1. 제원
2. 개요
리히급 방공순양함은 RIM-2 테리어 함대공 미사일을 운용하여 항공모함을 중거리 공중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건조되었다. 기존의 보스턴급, 갤버스턴급, 프로비던스급, 알바니급 방공순양함이 클리블랜드급 경순양함이나 볼티모어급 중순양함을 개장한 것이고 패러것급 방공구축함은 건조 도중 USS 쿤츠부터 유도탄 방공함으로 변경된 것인 반면, 리히급은 처음으로 설계부터 유도탄을 사용하는 전용 방공함으로 기획된 함정이다. 건조 당시 미 해군의 특이한 명명 방식에 따라 부를 때는 방공 프리깃으로 불리고 함종 분류 기호는 DLG, 즉 방공 선도구축함으로 적히던 리히급은 1975년 순양함 격차 논쟁에 따라 미 해군의 함종 분류 기준이 현행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함종이 방공순양함으로 재조정되었다.
리히급 순양함의 기관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의 방공프리깃인 패러것급 방공구축함의 기관부 구성품을 그대로 유용했지만, 보다 길어진 함체로 인해 내부 용적과 작전기간은 증대되었다. 덕분에 리히급은 함수와 함미 2문의 테리어 연장발사기당 40발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매우 커다란 규모의 전투정보실도 갖출 수 있었다.
리히급은 방공 임무를 위해 건조됐으나 테리어 미사일 외에도 함수 8연장 ASROC 발사기와 현측 3연장 경어뢰 발사기 2문, SQS-23 선체고정소나를 탑재해 높은 수준의 대잠전투력 역시 지니고 있었다. 단 함포는 근접방어용 3인치 2연장 포탑 2기에 불과해 대함 및 대지 공격능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 부분은 해군에서 리히급에 제기한 가장 큰 불만사항이었고, 후속 함급인 벨크냅급 방공순양함에서 어느 정도 보완된다.
리히급은 건조 이후 두 차례의 개장을 받았는데, 1967년부터 1972년 사이 있었던 1차 개장에서는 NTDS 설치 및 SM-1ER 운용능력이 부여되었다. 80년대 후반의 2차 개장은 함 무장과 센서, 사격통제체계 전체를 갈아엎는 대규모 NTU(New Threat Update) 개장으로, 테리어 연장발사대는 SM-2ER 연장발사대로 대체됐고 SPS-48 3D 대공레이더와 SPS-49 2D 대공레이더, SPG-55B 미사일 유도 레이더가 기존의 레이더를 대신해 탑재됐다. 3인치 2연장 포탑 2기 역시 팰렁스 CIWS 2문과 4연장 하푼 발사대 2기로 교체됐다.
한 척만 건조되고 끝난 베인브리지급 핵추진 방공순양함은 리히급의 설계에 기반해 추진기관을 원자로로 변경하고 함체를 연장한 버전이다. 따라서 무장 구성은 거의 동일하나 소나만 SQS-26으로 변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