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골베리우스
魔王ゴルベリアス
Golvellius - Valley of Doom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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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컴파일에서 발매된 MSX용 ARPG. 매체/용량은 2M 롬 카트리지. 87년작 기준으로 2메가 롬은 꽤 큰 용량에 속했다. 가딕, 걸케이브 등 명작 슈팅게임을 프로듀스한 'PAC 후지시마'(후지시마 사토시)가 이례적으로 RPG에 손댄 작품이다.
게임 디자인은 지금 보면 특별히 창의적이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필드에서는 탑 뷰로 진행되고 정보를 수집하여 수수께끼를 풀어가면서 진행하는 스타일이며 동굴에 들어가면 사이드 뷰 세로 스크롤 던전이나 강제 가로 스크롤 던전이 나온다. 던전 끝에는 보스가 있어서 보스를 물리치면 크리스탈을 얻는다. 시점이 다양하게 바뀐다는 점을 제외하면 당시의 기준으로 봐도 드문 스타일은 아닌 게임인데 문제는 이게 척 봐도 필드에서의 진행은 젤다의 전설, 가로 스크롤 스테이지는 링크의 모험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닮았다. 그러나 MSX에는 어째선지 젤다의 전설과 비슷한 게임이 거의 없기도 하고 다양한 시점의 스테이지가 나오다보니 젤다 시리즈를 해보지 않았던 당시 MSX 유저들에게는 꽤 개성파 게임으로 다가온 모양. 거기에 주인공 '케레시스'의 디자인도 피그마리오나 초인 로크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게임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MSX1의 열악한 그래픽 환경에서 조금 무리한 감도 있는 듯한 느낌의 작품이다. MSX1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약간 그래픽면에서는 조악한 느낌을 주는 편이다. 컴파일의 게임 중에서는 비교적 묻힌 편에 드는 숨은 명작...이지만 리메이크 판인 진 마왕 골베리우스가 히트쳐서 원작도 나름대로 알려졌다. BGM은 꽤 괜찮은 편이지만 진가가 드러난 것은 FM 음원을 쓴 리메이크판에서. 여담으로 BGM 중 몇 곡은 나중에 동사의 작품인 알레스터 외전에서 그대로 재활용해서 갖다 썼다.
여담으로 타이틀인 '마왕 골베리우스'는 한눈에 보면 알 수 있듯이 끝판왕의 이름을 가져온 것인데, 영어/일어 표기를 취합해보면 원래 의도한 발음은 '골벨리어스'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게임이 제대로 소개된 것은 MSX2/2+ 리메이크판 '真・魔王ゴルベリアス'가 '마왕 골베리우스'라는 이름으로 잡지에 소개되고 컴퓨터 매장 등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판매 하면서 해당 타이틀로 국내에 알려졌다. 따라서 본 항목도 알려진 이름에 따른다.
2. 스토리
3. 이식작
3.1. 세가 마크 3 / 세가 마스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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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세가 발매. MSX1판과 같은 용량인 2M ROM을 사용하고 있다. 타이틀에 REPROGRAMMED GAME SEGA라고 써있지만 사실 실질적인 개발은 거의 컴파일에서 담당했다고 한다. 'Valley of Doom'라는 부제는 북미판에서 붙은 부제. 일본 쪽에서는 부제를 붙이지 않았지만 후술하는 iOS 버전이 일본에도 들어가면서 '파멸의 골짜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애초에 게임 내부에서의 지명 표기가 '파멸의 골짜기(破滅の谷)'인데(MSX2판 오프닝에 나온다) 국내에서는 이 게임을 소개할 때 영문판 타이틀을 중역해서 '죽음의 골짜기'나 '운명의 골짜기'로 번역해놓은 경우가 많은 듯. MSX가 별로 보급되지 않았던 북미 지역에서는 이 버전이 가장 유명하다.
게임 시스템은 MSX판과 완전히 동일하지만 게임의 세부는 상당히 다르다. 그래픽면에서는 마스터 시스템의 그래픽 성능이 MSX1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다보니 훨씬 보기 좋게 다듬어졌고 레벨 디자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BGM도 원작의 것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배치는 원작과 다르게 되어있고 마스터 시스템의 FM 음원(YM2413)을 이용한 어레인지가 매우 수준급. 후에 나온 MSX2판 '진 마왕 골베리우스'의 바탕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3.2. MSX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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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컴파일 발매. 2DD 3장으로 용량이 크게 늘어 '진 마왕 골베리우스'(真・魔王ゴルベリアス)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MSX1판과의 관계는 MSX1판을 타 기종으로 이식했다가 그걸 바탕으로 다시 MSX2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동사의 자낙과 자낙 EX의 관계와 매우 흡사하다. 기본적으로는 세가 마스터 시스템판의 역이식 버전 겸 MSX판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특히 FM 음원 부분은 같은 칩셋(YM2413)을 사용하기 때문인지 거의 100% 그대로 따왔고[1] 그래픽은 기본적으로는 마스터 시스템판을 따오기는 했지만 MSX2가 그래픽 성능이 마스터 시스템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관계로 약간 다운이식되었다.
대신 볼륨은 MSX1/마스터 시스템판보다 증강되었고 레벨 디자인도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도입부의 설정도 조금 변경되어 리나 공주는 약초 메아를 구하러 혼자 파멸의 골짜기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에서 나오는 마물을 조사하러 병사들과 함께 원정을 갔다 실종되었고 주인공 케레시스는 마물에게 납치된 여동생을 찾아 여행 중에 쓰러졌다가 리나 공주에게 도움을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공주를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되어 조금 더 이야기에 개연성이 생겼다. 원작에서는 없던 알레이드 국왕에게 임무를 받는 도입부도 새로 만들어졌다. BGM은 마스터 시스템판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레벨 디자인이 갈아엎히면서 배치도 다시 달라졌다. MSX2와 MSX2+에 동시대응하는데, MSX2+에서 구동시 오프닝/타이틀/엔딩의 색상이 YJK 자연색모드를 사용하여 훨씬 풍부하게 나오며 화면 스크롤이 자연스러워진다. 오프닝/엔딩에서도 SD에 가까운 그래픽이었던 MSX1, 마스터 시스템판과 달리 미려해진 일러스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 MSX 게임 중에서도 손꼽히는 고퀄리티다. 여러모로 골베리우스의 '완전판'에 가까운 작품이다보니 보통 마왕 골베리우스라고 하면 이 작품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
나중에 디스크 스테이션에서 이 진 마왕 골베리우스의 엔진과 데이터를 그대로 유용해서 만든 셀프 패러디 작품으로 '슈퍼 쿡'이라는 게임이 들어간 적도 있었다. 이쪽은 '요리사' 케레시스가 후라이팬으로 마물을 두드려패서 식재료를 수집하는 게임(...).
3.3. iOS
2009년 발매. 가격은 $1.99. 프랑스의 에뮬레이터 전문업체 닷에뮤(dotEmu)에서 세가 마스터 시스템판을 베이스로 이식했다. 에뮬레이터 기반이라 내용은 마스터 시스템판과 동일하다.
[1] 카더라에 가까운 이야기긴 한데, MSX의 FMPAC(MSX-Music)을 만들 때 마츠시타가 컴파일 사장 니이타니 마사미츠에게 어떤 칩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냐는 의견을 물었고 니이타니 사장은 마스터 시스템에서 다뤄본 경험이 있던 YM2413을 추천해서 이걸로 결정됐다는 썰이 있다. 실제로 컴파일이 알레스터나 마왕 골베리우스에서 마스터 시스템판 FM 데이터를 MSX판에도 그대로 가져다 쓴거 보면 있을법한 이야기. 물론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YM2413은 MSX-Music 이전의 표준인 MSX-Audio에 사용된 Y8950의 다운그레이드 모델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선택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