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9급 공무원

 

1. 개요
2. 줄거리
3. 등장인물
4. 줄거리
5. 결말
6. 평가
7.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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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Sepia가 그린 단편 만화. 인터넷으로 올렸으나[1] 인기가 높아져서 정식 출판됐다. 정식 출판 후 인터넷상에 올라온 만화들은 지워졌다. 간혹 커뮤니티에 마지막 화를 올리는 사람이 있는데 고발될 수 있으니 보거든 즉시 삭제를 권하자.
초판으로 구매했다면 포스트잇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었고, 또한 노량진 학원가에서 다른 디자인의 포스트잇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이벤트가 종료된 듯 보인다. 작가 블로그

2. 줄거리


공무원 시험으로 인생의 탈출구를 찾는 청춘 이야기.

- (네이버 책에 써진 줄거리)


3. 등장인물


  • %%
작품의 주인공. 지잡대를 26세에 졸업하여 다른 동창들보다 취업 시기가 1~3년이나 빨라졌지만, 스펙이 딸려서[2] 3년 내내 불합격 통보만 받다가[3][4] 우연히 공무원 광고를 보고 공무원이 혜택이 다양하다는 점을 안 것을 계기로 공시생이 된다. 천성이 게을러터져서 공무원을 준비 중인데도 놀기만 하고, 그런 주제에 보는 눈은 높아서 세상을 쉽게 보는 개념없는 인간.[5] 자신이 문과라는 이유로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등, 진짜로 공무원이 될 생각이 있는지 의심되는 행동만 한다.
  • %%의 엄마
%%이 4살이던 해에[6]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서 주인공을 어떻게든 성공시키기 위해 힘들게 일을 하며 돈을 구해 주인공에게 돈을 보내고 과로한다.
  • XX
단행본에 추가된 %%의 스터디 모임 편에서 등장. 무표정이 특징인 경찰 준비생으로, 몇 년간 아깝게 시험에 떨어지기를 반복했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 YY
스터디 4인 중 한 명. 26세에 명문대 출신으로 %%와 취향이 맞아 친하게 지냈다.
  • XY
스터디 4인 중 유일한 여학생. 지방 공무원 준비생으로, 공부머리는 없지만 성실한 타입으로 보인다.

4. 줄거리


휴학 없이 26세의 나이로 대학교를 졸업한 %%는 취준생이 됐지만, 동창들보다 취업 시기가 1 ~ 3년 빨라진 덕분에 남들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지잡대 스펙으로는 취업에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 3년이 넘도록 취직에 실패했고, 결국 칼졸업이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로 남들보다 뒤쳐지고 만다.
주어진 3년을 허송세월로 보내버리고, 하반기 공채마저 떨어져서 초조해진 %%는 컴퓨터를 하던 중 우연히 공무원 광고를 발견한다. 월급은 적지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주는 공무원은 취업 문제로 힘들어하던 %%에게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였고, 어차피 취직해봤자 불안정한 환경에서 바쁘게 살아갈 뿐이니 취업은 빠르게 포기하고 공무원으로 진로 방향을 바꾼다.
공시에 합격했다는 긍정적인 사연, 다양한 직렬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마음에 들었던 %%지만 커뮤니티만 들락거릴 뿐, 정작 공무원 시험은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 원서 접수가 끝나서 내년에야 볼 수 있고, 이과가 선택형이라 문과만 따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 %%는 문과라 배웠던 경험이 있는 것만 골라서 공부할 수 있었기에 여유를 부리던 것이었다.[7] 어머니의 퇴직 자금으로 인강 등록과 전공책을 구매했지만 3달째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 하는 짓이라곤 그저 커뮤니티에서 노닥거리는 거랑 합격 수기 읽기 뿐이었다.
장장 150일이 지나서야 %%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각종 필기구와 스톱워치도 사고, 명언과 공무원이 되어야할 이유까지 쓰면서 각오를 다진다. 일단 가장 쉬운 국어부터 공부하기로 하는데, 공부 시작 2시간 만에 바로 잠들어버리고 바로 문학으로 갈아탄다.[8] 하지만, 문학 역시 1시간 만에 잠들어버린다. 이에 불만이 찬 %%는 강의가 엉망이라며 갑자기 남탓을 시전한다. 오전 내내 잠만 자서 벌써 점심시간. %%는 배부터 채우고 아까 들었던 강사의 강의를 듣지 말라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리는데, 하필 비난한 대상이 평판이 좋은 1타 강사였던지라 오히려 욕만 얻어먹는다.
벌써 오후 2시가 되자, 차라리 남은 6시간을 영어에 투자하기로 결정. 4시간 동안 단어 150개를 외우다가 6시가 된다. 남은 할당량은 넘긴 채 어머니가 사준 치킨으로 저녁을 때우는 %%는 무한도전을 시청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후 국어 인강 받는 동안 머리 식힐 겸으로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는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4시간을 낭비해버려서 공부할 시간을 죄다 놓쳐버린다.
자괴감이 든 %%는 전처럼 구꿈사에 들어가서 합격 수기나 읽는데, 9급 합격자의 동기 부여에 감동을 받아 힘을 얻고 내일은 무조껀 공부만 하기로 다짐한다. 하지만, 어제와 똑같이 잠으로 시간을 낭비하면서 전혀 변하지 않았고, 이런 식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시험까지 140일 밖에 남지 않게 된다. 남은 기간 동안 공부할 게 너무 많으니 검찰직과 법원직은 빠르게 포기. %%는 계속 공부를 해오면서 이렇게 된 이유가 공부한 환경 때문임을 깨닫고, 노량진에서 했다면 진작에 전과목을 다 볼 수 있었을 거라며 한탄한다.
그렇게 노량진으로 떠나기 위해 어머니와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설득하는 데 성공, %%는 어머니의 퇴직자금을 가지고 노량진에서 자취하게 된다. 그리고 학원도 새로 등록하고, 원룸도 계약하고, 인강 전용 태블릿까지 마련하면서 준비를 마친다. 오늘은 정리하느라 힘드니 쉬겠다는 명목으로 공부를 패스. 엉뚱하게 노량진 식당이랑 요리법이나 찾으면서 커뮤니티질로 시간을 때운다. 그런 뒤 합격할 일만 남았다며 노령진 생활을 만족한 뒤 다음 날을 기약한다.
하지만, 집과 달리 노량진에서는 학원 때문에 아침 6시부터 일어나야 했다. 어제의 결심은 바로 잊어먹었는지 OT같은 거 하고 마칠 거라며 일어나지 않고, 나중에 자습실에서 공부할 거라면서 첫날부터 학원을 결석한다.[9] 그런데 이전까지의 게으르고 방탕한 생활로 밤낮이 바뀌었는지 무려 '''오후 8시'''가 되어서야 겨우 기상한다.
%%는 그냥 밤 새고 내일 학원에 가기로 하고, 야식을 구입해온 뒤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여전히 공부는 뒷전. 장장 8시간을 하다가 어느새 졸음이 찾아오는데, 학원까지 2시간이 남은 상황. %%는 남은 시간을 PC방으로 때우기로 한다. 그렇게 오버워치에 열중하다가 벌써 6시가 되는데, 어차피 9시에 시작하니까 좀 더 플레이하고 30분 늦어서 학원에 도착한다.
하지만, 강의실은 이미 꽉 차서 모니터라도 보면서 강의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학원에서 강의를 듣던 도중, 앞자리에서 조는 공시생을 발견하는데, 그걸 본 %%는 그런 공시생을 실컷 뒷담하다가 어느새 자기도 잠들어버리고, 다음 교시인 한국사도 똑같이 잠만 자다가 끝나서 전혀 듣지 못한다.
인강이랑 별 차이가 없음을 느낀 %%는 다음에는 꼭 앞자리를 사수할 거라며 알람을 맞춰두고 일찍 자지만, 이미 밤낯이 바뀐 생활패턴 때문에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오후 2시에 일어나면서 학원을 안 나오게 되었고, 그 다음날도 계속 학원을 빠지면서 결국 어머니의 퇴직자금만 냅다 기부한 꼴이 되었다.
놀기만 했다보니 남은 기간은 겨우 52일. 그제서야 %%은 정신차리고 공부를 하지만, 고작 두 달 공부했다고 합격하는 일은 없었다.
노량진으로 올라온지 3년 째, 하지만 나태한 일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기에 불합격 통보만 3번째로 받는다. 어머니의 퇴직 자금으로만 의존하던 생활비는 이미 바닥났고, 장수생이라 본인이 죽어도 가기 싫었던 중소기업도 못 들어가며[10], 공무원 스터디도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합격이 아니면 앞으로의 인생에 답이 없어진 상황. %%는 이전의 생활에 크게 후회하며 어떻게든 합격하기 위해 절대 가지 않기로 맹세하던 커트라인이 낮은 교정직을 준비한다.[11]
그렇게 이전까지의 게으른 생활을 모두 접고, 뒤늦게 하루하루를 공부에 전념하지만, 낙방하면서 5수생으로 접어든다. 그래도 %%는 포기하지 않고, 이미 사회인이 된 동창들을 만나기 위해 작년보다 더 빡세게 공부에 매진한다. 학원에서 낸 모의고사도 커트라인에 아슬아슬하게 맞췄고, 맨날 말아먹던 필기 시험도 수월하게 풀 정도로 성장한다.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와 퇴직할 나이에도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를 보며 이번에야말로 효도할 수 있을 거라 다짐한다.

5. 결말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노력이 무색하게 단 두 문제 차이로 낙방했기 때문.[12] 피나는 노력으로도 합격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는 이전까지 의미없이 보내왔던 삶을 돌아보며 크게 후회하고, 오래 전부터 희망하던 공무원의 길을 포기한 채 고향으로 내려오지만, 그러한 %%를 반겨주는 건 노량진 생활을 전진하면서 쌓인 몇천만 원의 사채,[13] 위암에 걸려 몇 년 남지 않은 어머니의 삶이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이 파탄났음을 깨달은 %%는 연탄을 피워 '''어머니와 동반자살한다.''' 죽어가는 %%는 울며 어머니를 불렀지만 어머니는 등을 돌린 채 답하지 않았고, 서로 손을 잡으며 죽음을 맞이한다. 이들의 사망소식은 몇 달 후에 지역신문에 실리게 되고, 그들이 적은 유서 또한 현장에서 발견된다. %%의 유서는 죄책감에 시달린듯이 '''미안해, 엄마 미안해,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미안해'''로만 도배되어서 깜지가 되었고, 어머니는 '''네가 날 죽였어,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라는 내용으로 죽는 지금까지도 아들을 용서할 마음이 없다는 듯이 써져 있다.
자신감은 쓸 데 없이 높으면서 노력은 전혀 안 하는 어리석은 삶에 따른 대가였다.

6. 평가


준비도 없이 무작정 9급 공무원을 도전하는 허수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만화로, 염세적인 성향을 강하게 띄는 sepia의 작품 중에서도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사람이 나락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그런 일이 곧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무서운 장면이 종반부의 자살씬 뿐임에도 보는 사람에게 하여금 공포감을 심어준다. 기본도 준비되지 못한 주제에 커다란 곳에서 살기만을 원하고, 농땡이나 부리면서 부모님 등골을 빨아먹는 주인공의 행적을 표현함으로써 독자에게 "게을러터지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메세지를 계속해서 강조하며 전달하고 있다. 실제로 이 만화를 보면서 동기부여를 얻고 공시에 합격했다는 사례가 있다.
이렇듯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과 주제가 확실해서 전체적으로 수작으로 평가받지만, 후반부의 전개가 너무 빨라지는 감이 있다. 4화까지는 주인공의 생활을 전부 묘사했지만, 최종화는 뒤늦게 깨닫고 죽어라 공부하는 과정을 빠르게 넘어갔다.
나름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공무원 시험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해도 그르칠 것이 뻔하다는 반응이 많다.[14] 이미 공시 준비 이전부터 저질 스펙으로 대기업에만 원서를 넣는 짓으로 3년을 허비해서 답없는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었고,[15] 공시 준비 후 2년차까지 제대로 공부조차 하지 않은 것은 허수가 많은 공시생 전체로 봐도 평균 아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빈곤층의 홀어머니가 비숙련 노동을 하며 주인공을 뒷바라지한다는 설정이 작위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실제로는 부모님의 노후가 어느 정도 보장된 상황에서 30대 초반 이전까지만 도전하는 공시생이 많고, 그 이후에 안 되겠다 싶으면 취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16] 타 직종이라 해도 오래 다닌 경력이 인정되면 일단 근속가능성은 있다는 뜻이므로 평판조회에서 아예 막장으로만 안 나오면 고려를 하게 마련이다. 이 평판조회는 엉뚱한 소리 했다가 당사자 귀에 들어가면 소송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걸리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상습무단결근 직장 괴롭힘 주도 등 근태가 너무 불량하거나 채용결정 직후 일방통보 무단퇴직 등 회사에 너무 명백하게 손해를 끼친 사람이 아니면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당장 싱가포르에서 전직원의 경력조회요청에 대해 거짓말을 해서 재취업길을 막았다가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준 실례가 있다.
%%처럼 등골 브레이커로 살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기본 25:1이고 가장 많이 뽑던 시기에도 19만여 명은 결국 경력 없이 공무원 밖으로 밀려났지만, 경력단절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중소기업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은 흔해도 주인공처럼 정말 비참하게 끝난 사람은 뉴스에 실릴 정도다. 이들 중 대다수는 중소기업으로 들어가 불안정한 고용구조와 저임금 속에 언제 잘릴 지 모르니까 돈도 거의 못 쓰고 저축하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기는 하다. 대기업이나 공무원에 들어갔으면 이런 리스크가 없었을 것이고, 중소기업이라도 일찍 들어갔으면 그만큼 소비에 여유가 있었을 테니까 장수생 생활에는 어떤 식이건 대가가 따른다는 말.
비참한 결말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기 위한 설정이라는 설명은 가능하다. 작가의 비슷한 작품들을 보면 거의 다 주인공이 반지하에 월세방에 사는 저소득층에 아버지는 죽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부모가 정상적인 중산층 혹은 서민층인 작품들도 있기는 한데, 이런 작품의 주인공들은 정신 차리거나 마음을 다잡으면 인생의 흐름을 다시 원상태로 돌릴 수 있고 그때까지 부모가 어떻게든 자식을 부양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말이 그리 비참하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2018년 5월 연재된 손목의 통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데, 30 직전까지 대학조차 가지 않고 백수생활을 하던 주인공이었으나, 부모가 어찌됐건 자식을 부양할 수 있었고 그 자신의 연이은 실패가 부모에게 안타까운 광경일지언정 치명적인 리스크는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이 정신차리자 비록 공돌이 신세라고는 하나 재활에 성공함은 물론이요 나중에 가너는 부모님에게 적기는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용돈도 보내드릴 정도의 재정적 여유를 가지는데도 성공했다.
실제 고증에 충실하자면 주인공의 공시생 라이프 중 맞는 건 29세 시작+지잡대생이라는 것밖에는 없다. 실제로는 중산층 혹은 자기집 포함 최소한 전자산 3~4억은 되는 서민층이다. 시골 깡촌이 아닌 지방의 중소도시 아파트도 3억 정도에 114형으로 대표되는 4인 가족 표준 아파트 거주가 충분히 가능하다. 양친이 다 있고, 공무원 시험도 2년차 끝나고 나서 자기가 한 걸 보고는 뒤늦게 정신 차려서 준비한 뒤 제대로 하고, 3년차 쯤에 결국 위의 주인공처럼 아슬아슬하게 떨어지자 결국 고향으로 내려온 뒤 나이 제한과 경력 단절, 지잡대 출신이라는 리스크로 제대로 된 회사는 들어가지 못해서 공장 혹은 작은 회사에 들어가 힘들게 일하면서 인생에 대한 회한 속에 사는 사람으로 설정되어야 대충 맞아 떨어지게 된다. 공시생 몇 년 실패했다고 집안 말아먹고 인생 끝 같은 시나리오는 한 번 터지면 뉴스에 실릴 정도로 드문 사례이다. 물론 사례가 없는 것은 또 아니므로 고증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고, 또 자기 인생 낭비해서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기는 하다.
작중 묘사에서 시험이 1년에 한 번이라고 착각할 여지도 있다. 특히 5년차에 이런게 두드러지는데 합격선 언저리의 성적으로 시험 1번만 본다는 것은 오히려 이상하기 때문이다. 1년에는 9급 시험만 통상적으로 국가직, 서울지방직, 그리고 %%가 지방 사람인 것으로 추정되므로 광역시 혹은 도 지방직 총 3개를 볼 수 있다. 물론 4년차까지는 공부도 안 한 성적으로는 3개 다 광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34살은 2000년대까지는 분명 늦은 나이였고, 고시낭인들의 좌절이 그래서 뉴스가 된 거지만, 고령사회인 현 대한민국에서는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나이다. 20대의 팔팔한 청춘만을 쓰고 30대 이후를 버리는 시스템 때문에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고 노동 인력도 부족해졌다고 판단한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로 정권교체를 이룬 뒤 근로시간의 전면적인 제한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여 30대의 고용을 반은 강제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주인공의 나이는 인생을 종칠 나이가 아니며, 재기가 충분히 가능한 나이다. 특히 연봉 2000 정도의 소기업은 구인난이 심해서 34살의 평점 3점대 대졸자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일본의 경우 경제 상황이 현재 한국 못지않게 개판이고 초고령사회 진입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인력감소가 심하지 않던 2000년대 후반에도 취업률은 90%가 넘었는데, 그 이유가 걸작이다. 연봉 220만엔 미만의 영세중소기업도 신졸에서 밀려나면 답 없다고 다들 앞다퉈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의 영세중소기업의 사원 대우는 한국보다 몇 배는 나은 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스펙 제한으로 인해 그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는 무리일 것이다. 공기업은 스펙 부족. 물론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들어갈 기회는 있겠지만 9급공무원도 실패한 역량으로는 무리일 것이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여기에 나이 제한+졸업 제한이 추가된다. 그래도 시장에서 일하면서 장사를 배우던지, 공사장의 막공으로 시작해서 도배장이나 미장이를 따라다니며 기술을 배워서 기능공이 되면 큰 돈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주인공이 1988년생이고 34살이라면 2021년일 텐데, 한국의 청년 인구가 겉으로는 드러지 않지만 이미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자동화는 일찌감치 된 지 오래고 2020년대부터는 그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이 더욱 심해질 예정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중소기업은 당연히 노동 착취가 심각하고 온갖 부조리가 난무하지만, 법만큼은 어기지 않는 수준의 준 블랙기업이지만, 주인공 정도 상황이면 그거 가릴 처지는 아닐 것이다. 나이도 적당하고 임금도 많이 안 줘도 되고 한국말까지 할 수 있고 공무원 경력으로 봐서 나름 교양도 있을 텐데, 무작정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정신상태와 사채빚, 그리고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모친의 시한부 선고가 그를 붕괴시켰다고 볼 수 있다. 사채빚과 모친의 시한부 선고는 설사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해도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이다. 한 1, 2년 게을리 하다가 내 정신력으로는 안 된다 싶어서 2년 차에 곧바로 포기했으면 정신 상태는 오히려 정상을 유지했을 것이다. 2년 정도 공백기간이 취업에는 어려움을 겪는 요소라 하더라도, 개인의 정신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수생이 되면서도 결국 5년차까지 떨어지고 죽어라 하고도 실패하니 멘탈이 사실상 붕괴된 것이다. 스카이 출신 장수생들이 왜 자살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스카이 출신이라는 메리트는 고시 실패자라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초특급 출세는 불가능해도 일반 대기업 정도는 노려볼 수 있다.[17] 실제로 3년 정도 하다가 결국 단념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들 혹은 법무사로 새 출발을 한 전직 고시낭인들이 많다. 그러나 20~30년씩 몰두했다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시에 끝끝내 실패했다는 사실 자체로 이들의 멘탈은 이미 박살나 있다. 2018년 봄 모 방송에서 50년간 고시에만 몰두한 명문대 출신 고시폐인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다.
어머니가 힘들게 일하다가 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은 죄책감을 배가시켰을 것이고, 여기에 결정타를 날린 게 수천만원의 사채빚. 차라리 재산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상태라면 어찌 됐건 버티기는 하겠으나 사채빚 수천만원을 갚고 재기하는 것은 글 하나 잘 써서 갑자기 수십억이 생긴다면 모를까, 적어도 일반인에게는 절대 불가능하다. 즉 어머니는 곧 돌아가실 듯 하고, 사채빚은 자기가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결국 업자들에게 잡혀서 인생 완전히 끝장나는 것 말고 남은 길이 없다고 생각되자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이다. 개인 회생이나 파산 및 면책, 상속 포기 및 한정 승인 등을 알았다면 그 정도 빚으로 자살을 안 했을 것이다.[18]

7. 여담


  • 단행본에서는 %%의 4인 스터디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물론 스터디도 제대로 못하긴 마찬가지이다.
  • 참혹하지만, 꽤나 현실적인 결말이라 이에 자극을 받은 걸 계기로 공시에 합격한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참조.

[1] 디시 고정닉으로 'Sepia☂' 를 사용했다. [2] 학점 3.28, 자격증은 전무하고, 토익 점수도 적정 수치 미달이다. 작중에선 묘사된 바 없어서 확실하진 않지만, 취업에 실패했을 때 대사를 보아 한 번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는 모양이다.[3] 공무원과 비교할 때의 대사를 보아 대기업만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게 사실이면 진짜 답이 없는 게, 주어진 3년을 전부 저질 스펙으로 대기업에만 원서 넣는 짓으로 소비했다는 뜻이 된다.(...)[4] %%의 대학교 졸업조건이 토익 450점 이상에 ITQ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중 하나 A 이상이다. JLPT 4급, HSK 5급 이상도 있었지만, 너무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폐지되었다. 작중 취업박람회에서도 문과면 토익은 780점은 되어야하고 학점도 3.8은 되어야한다는 말이 나온다. 단. 이 정도 스펙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해당되는 것이고, 중소기업 중에는 토익 따위는 이름만 걸어놓고 실제로는 없어도 채용하고, 학점도 3점 이상이면 직무역량 평가 이후 큰 문제가 없으면 받아주는 곳이 많다.[5] 여기서 취업에 계속 떨어진 것을 두고 중소기업에서도 안받아줘 최후의 수단은 9급 공무원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냐는 동정론도 있었지만, 나중에 작품에서 중소기업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명시한다. 물론 중소기업의 대우가 열악한 건 맞지만 40대가 최연소자일 정도의 중소기업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평점 3점대 대졸자를 쳐다보지도 않는 중소기업은 드물기 때문에 처음부터 쳐다보지도 않고 공무원 노래만 부른 건 명백한 본인의 잘못.[6] 고증상 1991년(세는 나이 기준). 1화와 2화 내용 상 %%는 2016년 시점에 29세였다.[7] 근데 죄다 5등급이었다고 한다. 경험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 이마저도 2022년에 고교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8] 전부터 소설을 많이 봐서 문학은 잘한다고 했는데... 겜판소밖에 안 읽었단다.[9] 실강은 첫날부터 바로 수업이라 OT 그런 거 없다. 주인공이 얼마나 개념이 없는지 알 수 있는 부분.[10] 대학 졸업 이후 취업 자체를 한 적이 없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 장수생에 사회 경력 전무, 대학 졸업 이후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 말고 따로 교육기관에 적을 둔 적도 없는데, 자격증조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11] 33세가 되었을 때부터 준비하는 직렬을 바꾼 것으로 나온다.[12] 다만 점수는 커트라인 342.67점에 주인공의 점수 331.82점으로, 엄밀히 말하면 두 문제 차이가 아니라는 오류가 있다. 커트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을 경우 면접에서 성적순으로 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문제.[13] 이것도 그림에는 원금 6,724,829원, 이자 5,216,360원이라고 쓰여 있기 때문에, "천여만 원"이라고 해야 맞지, "몇천만 원의 빚"이라고 작가가 쓴 것은 틀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3금융에서 빌린 것만 그 금액이고, 다른 곳에서도 돈을 많이 빌렸을 수도 있긴 하다.[14] 유감스럽게도 그런 정신상태로 감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서 집안 경제 망치는 자들이 실제로도 있다는 거다.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8092834807[15] 그동안 취업 스펙을 쌓는 것에 대한 묘사는 없지만, 아예 안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16] 2000년대 중순에 KBS에서 고시촌을 취재한 특집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왔었다. 고시촌 식당이나 여러 가게들 주인이 바로 이런 고시생 출신이 많다고 나레이션과 같이 실제 고시생으로 오랫동안 있다가 결국 포기하고 직장에 다니거나 가게(인쇄업체 겸 문방구 가게라든지 식당이라든지. 숙박업소라든지) 를 열면서 이젠 중후년 나이가 된 이들이 인터뷰한 바 있다. 자신도 겪어서 고시생들 여러가지를 잘 알고 있다고.[17] 다만 예전에는 이런 고시낭인들이 진짜로 꽤 대기업에 많이 갔으나 2020년 현재는 아무리 스카이여도 이 만화 주인공 수준의 학점(그나마 서울대랑 연세대는 4.3 만점이라 주인공 학점이면 3.01이다.) 전공(순수 인문)에 공인영어 점수만 추가된 수준이면 중견기업도 도전 수준이다. 고시낭인의 스펙을 보면 저런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물론 1-2년 길게 휴학하고 대학을 다니던 중간에 준비한 케이스는 포기하고 돌아와서 스펙을 쌓으니까 취업 가능성이 좀 높다.[18] 이 내용은 공무원 사회과목 중 정치와 법 항목에 나오는 개념이다. 곧 주인공이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최소 극단적 선택은 안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