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정령들
1. 설명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전해내려오는 정령들. 기본적으로 하나같이 이상한 모습과, 특이한 이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에게는 해가 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아이슬란드에 나오는 일벨리처럼 다양한 종류의 정령들이 있다.
2. 종류
2.1. 불롱
Bès Bulong
불룽은 밤중에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가 이 정령을 새벽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보게된다면, 정령은 그 사람의 혼을 빼앗고서 아무도 모르게 그곳을 떠난다.
생김새는 참으로 기괴한 편으로, 두개의 다리가 달린 큰 얼굴에 설치류와 비슷한 앞니와 긴 혀를 가졌다.
2.2. 가시 머리의 정령
Bès Jě’la Kòy
이름대로 가시가 난 머리를 지닌 정령으로, 흰개미가 지은 개미탑 위에서 산다고 한다.
가시 머리의 정령은 사람의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볼 수 있는데, 남은 목숨이 너무 짧은 인간이 있다면 자신의 영원한 친구로 삼기 위해 개미탑 안으로 끌고들어간다.
이 정령은 1년에 한 사람씩을 자신의 친구로 삼는다고 전해진다.
2.3. 엉덩이의 정령
Bès Dangon
큰 입과 두개의 다리만을 지니고 있는 정령으로, 코코넛 나무 위에 산다고 한다. 이 정령이 배출하는 소변과 대변에서 나오는 열기는 결국 나무를 죽이고 만다.
엉덩이의 정령이 살고있는 나무에 사람이 오르려고 하면 걷어차 버린다고 한다.
2.4. 낡은 돗자리의 정령
Bès Burok Liná
이상하게 생긴 모습을 한 정령의 일종.
낡고 오래된 엮어만든 돗자리를 말아서 버리면 그 돗자리가 변하여 탄생하는 정령이라고 한다..
낡은 돗자리의 정령은 언덕의 동굴속에 살다고 한다. 낡은 돗자리의 정령이 사는 동굴을 사람이 지나가면 강풍과 함께 나타나, 제일 처음 시야에 들어온 한 사람의 목에 앉은 뒤, 그 사람을 물어버린다고 한다.
생김새도 참으로 기괴한데, 사람과 비슷한 형성을 하지만 입은 몸통 중앙에 있는 모습이다.
2.5. 쥐사슴잡이 정령
Bès Chep Pèlandòk
말레이시아의 정글에서 사는 정령 중 하나로, 계곡이나 산비탈에서 산다고 한다.
쥐사슴잡이 정령 눈에 사람을 발견하면, 단숨에 쫓아가 죽인 뒤 그 사람을 잡아먹는다.
2.6. 무릎모자 정령
Bès Sangku' kěrwal
기이한 외형을 한 정령.[1]
강변의 정령 중 하나로, 넓적한 돌 위에 앉아있다고 한다.
사람이 강에서 헤엄치면, 그대로 물위로 뛰어드고는, 이때 물과 함께 섞인 정령의 냄새는 헤엄치는 사람의 무릎을 마비시켜버린다.
2.7. 예리한 칼의 정령
Bès chema'
정글의 늪지대의 정령으로, 얼굴에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길게 늘어진 턱을 지니고 있다.
사람이 늪지대로 다가오면 덮쳐서 죽인 뒤 잡아먹는다고 한다.
예리한 칼의 정령이 사람을 죽이는 방법이 꽤 특이한데, 먼저 사람을 덮친 뒤 턱에 나있는 칼날로 피부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몸을 조각낸다. 이 행동은 사람이 숨을 쉬지 못하도록 하며 결국 그 사람은 죽고만다고 한다.
2.8. 긴귀의 정령
Bès Chěrʉng Ntang/Hantu Telinga Panjang
이름대로 긴 귀를 가진 정령. 밀림의 무화과 나무 뿌리 밑에 산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긴귀를 지닌 정령이 사는 곳 위를 지나게 되면 성격이 완고해지고 응석받이로 변하게 된다고 한다.
호저의 가시로 만든 목걸이가 있으면, 긴귀를 지닌 정령의 저주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2.9. 켐파스 뱀의 정령
Bès Talun Kěmpas/Hantu Ular Kempas
인간의 얼굴과 팔을 지닌 뱀의 형상을 한 정령.
평소엔 언덕위를 기어다니지만,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면 그 사이로 유유히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 몸을 휘감아 버리는데, 이때는 몸에 비늘 자국이 남으며, 이 자국은 세마리트 잎을 달인 물을 마시는 것으로 없앨 수 있다고 한다.
2.10. 대나무 생쥐의 정령
Bès Dekan/Hantu Dekan Makan Buloh
쥐의 모습을 한 정령. 대나무 뿌리 아래에 살며, 대나무 뿌리를 갉아먹어 대나무 숲을 망쳐놓는 존재라고 한다.
여담으로 대나무 생쥐(대나무 쥐)라는 종은 실제로 존재하는데, 아마도 과거 말레이시아인들이 대나무 쥐를 보고는 정령으로 생각한 것으로 추측된다.
2.11. 굽은 등의 정령
Bès Bungkok/Hantu Bongkok
긴 귀와 여러 개의 볏이 달린 굽은 등을 지닌 정령으로, 사람이 버린 폐허에 깃들어 사는데, 멋대로 폐허로 들러온 사람의 척추를 비틀어버린다고 한다.
또 나무위에서 살기도 하는데, 그아래로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 나무의 뿌리를 밟으면, 그 사람은 신장병에 걸린다고 한다.
여담으로 이녀석을 본따 만든 석상을 보면 왠지 모르게 당나귀를 연상시킨다.
2.12. 강에다 오줌을 누는 정령
Bès Bidi/Hantu Busong
개와 비슷하게 생긴 정령으로, 이 정령의 오줌을 싼 강에 들어가면, 오줌에 닿은 부위가 부어오른다고 한다.
여러모로 좀 더러운 정령이다.
2.13. 땅의 정령
Bès Bumi/Hantu Bumi
큰 입과 한 개의 윗송곳니가 특징인 정령.
땅밑에 굴을 파고 살며, 그곳에 어린아이가 지나가면 그 아이에게 빙의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아이는 잠에 들듯 쓰러져 그대로 죽어버린다고 한다.
2.14. 에긱
Bès Egik/Hantu Keji
매우 큰 머리가 달린 사람의 모습을 한 정령. 오직 어린아이만이 에긱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한밤중에 마을로 내려와, 어린아이의 앞에 나타나는데, 에긱의 무시무시한 얼굴에 놀란 어린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그 뒤 자신이 무엇을 봤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2.15. 달의 정령
Bès Bulan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등장하는 달의 정령은 이름 그대로 평소엔 달에서 살지만, 나무에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 되면 지상으로 내려와 작은 언덕에 거주한다고 한다.
이 정령이 "이봐....이봐...."하고 부르는 소리를 듣게되면 사람들은 홀린듯 깊은 정글속으로 들어가고, 결국에는 이 정령에게 먹히게 된다고 전해진다.
밤이 되면 달의 정령은 달이 지는 곳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만약 자고 있던 아기가 깨어나 지붕 사이로 비치는 달빛을 보게 된다면, 이 정령은 아기가 절대로 울음을 그치지 않도록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2.16. 파
Bès Pa’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등장하는 민물해파리의 정령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신의 크기를 바꿀수 있다.
파는 보통 깊은 진흙속에 살며, 사람이 파가 사는 진흙을 밟으면 파는 그 사람을 진흙속으로 끌고들어간다고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녹슨 철가루와 유리조각을 곱게 부수어 진흙이 있는 곳 위에 뿌려야 한다.
2.17. 우둔의 정령
Bès Budòr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등장하는 정령으로, 오래된 고목 위에 서식한다고 한다. 사람이 다가오면 그 위로 과일을 떨어뜨려 머리를 맞춘다고 한다.
만약 그 정령이 던진 과일에 머리를 맞게 된다면, 맞은 사람은 갑자기 멍청해져 매사에 실수를 하고 어리숙해진다. 정글에 들어갔다가 돌아오니 멍청해진 사람은 이 정령이 던진 과일에 머리를 맞은 것이라 한다.
그야말로 이름과 어울리는 행동을 하는 정령이다.
2.18. 손이 하나인 정령
Bès Ting Niwèy
말레이시아 민담에 등장하는 기이한 정령. 외형은 팔이 하나밖에 없고, 두개의 큰 송곳니(혹은 뾰족한 앞니)를 가진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했다.
손이 하나인 정령은 낮은 언덕에 사는데, 인간을 보면 웃으며 따라온다고 한다. 만약 이 정령에게 붙잡혀 버리면, 그 사람은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는게 아니라, 이 정령과 붙잡힌 사람, 이렇게 둘만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이한 상황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이 정령은 붙잡은 인간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이 정령은 인간으로부터 여러가지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특히 여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한다. 이때 인간에게 배운 것에 만족하면 풀어주지만 배운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풀어주지 않으며, 자칫 잘못하면 평생 붙잡혀 버린다고 한다.
2.19. 새의 정령
Bès Chèm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등장하는 기이한 정령. 밀림에서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 "에에에에-"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나뭇가지에는 새의 정령이 앉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만약 사람이 그 소리에 이끌려 이 정령이 앉아있는 나무 근처로 가게되면, 새의 정령은 자신의 깃털을 그 사람의 위로 떨어뜨린다. 그렇게 되면 깃털에 흐르는 독성으로 인해, 그 사람은 바짝 말라버린다고 한다.
참고로 새의 정령의 모습은 인면조의 모습이라고 한다.
2.20. 서로 이어진 정령
Bès Berangkai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등장하는 기괴한 정령. 이 정령은 정글의 평지에 산다고 한다.
이 정령은 세마리로, 언제나 세마리의 정령이 뭉쳐다닌다고 한다. 그 중에서 머리가 뾰족한 정령이 우두머리이고, 그 우두머리가 양옆에 있는 대머리의 정령들을 양팔로 감싸안고 다니는 모습이라고 한다.
세마리가 신체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뿔뿔이 흩어지는 일은 없다고 한다.
어두운 밤에 길을 걷고 있는 인간이 있으면 갑자기 나타나 에워싼 뒤 잡아먹는다. 표적이 되는 것은 주로 혼자 다니는 여성이지만, 남성 또한 노린다고 전해진다.
2.21. 페낭
Bès Pěhunan
말레이시아의 민담에 전해지는 정령의 일종으로, 마치 잡초처럼 땅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만약 페낭을 만나게 되면 빙의되는데, 그렇게 되면 페낭에 빙의된 사람은 소화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먹어치우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혀서, 그 근처에 있는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미친 듯이 쫓아가 잡아먹으려 한다. 단순히 빙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한 인간을 잡아먹기도 한다.
페낭을 쫓아내려면 부적이 필요한데, 이 부적을 옷밖으로 나온 신체부위(팔이나 다리, 손목 등)에 휘감아야 한다고 한다.
3. 대중매체
게게게의 키타로 애니메이션에서 처음으로 나오게 되었다.
[1] 간단하게 표현하면, 큰 얼굴에 두 다리만 위로 향한 상태에서 아래로 접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