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조
1. 개요
'''인면조'''(人面鳥)는 동양 신화나 설화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머리가 사람 얼굴 형태인 새다.
사람의 얼굴을 한 새의 전승은 서양에도 예가 있는데, 그쪽에선 주로 하피나 세이렌처럼 마수로 묘사하는 데 반해, 동양에선 도교나 불교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신수로 묘사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람의 영혼은 여럿으로 나뉘어 있다고 믿었는데 이중 '인격'을 상징하는 '바'(Ba)는 주로 인면조의 형상으로 묘사된다.
도교에서는 장수하는 새(만세#s-4)라 부르는데, 옛 중국의 신화적 동물과 지리를 설명한 산해경에도 등장한다. 불교에도 가릉빈가라 하는 인면조신(人面鳥身)의 신수가 등장하는데, 극락정토에 둥지를 틀고 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지만, 마음의 귀가 있는 자만 그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신화에서는 구전에 따라 황제가 사람 얼굴을 한 용으로 취급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구려 유적에서는 덕흥리, 삼실총, 무용총 등 여러 고분에 이러한 인면조가 있다. 백제 유적에서는 금동대향로에 4마리,# 그리고 무령왕릉 동탁은잔의 잔 받침부분에 1마리가 확인되었다. 신라에서는 경주시 식리총 식리[1] 의 발 바닥 부분에 2마리가 쌍으로 등장한다. 즉 삼국시대 당시 인면조는 삼국이 공유하는 길조였던 것이다. 인면조는 조선시대 민화에도 등장한다.
본디 고대 설화에서 인면조는 대개 가뭄, 전쟁, 화재 등을 부르는 흉조였지만 삼국시대 즈음부턴 무덤의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등 길조로 바뀌었다고. 용과 이무기가 날씨를 어지럽혀 농사를 망친다는 부분이 많았다가 신수로 강조된 것과 흡사하다. 덤으로 인면조에겐 '''용을 잡아먹는다'''는 전승도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묻혔고 또 삼족오, 가루다, 주작, 봉황등 다른 간지 나는 환수 새들에 비해 약간 못생기고 존재감도 없어서 그야말로 망각의 존재였으나, 묘한 방법으로 세상에 알려졌으니 바로......
2. 평창올림픽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에 등장하여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신 스틸러로 등극했다.[2] 덕분에 인지도가 낮다 못해 제로에 가깝던 인면조가 순식간에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 작품은 배일환 미술감독이 디자인하였는데, 배 감독도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습니다.” 하고 소감을 밝혔다.'''춤을 추지 않으면 잡아먹을 것이야!''' - 올림픽 폐회식 by 배성재
개회식에 등장한 인면조는 덕흥리 고분의 벽화에 그려진 '''만세(萬歲)'''라는, 도교의 상상 속 동물을 모티브로 하였다.# 벽화에는 만세지상(萬歲之象)이란 글귀가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장수를 상징하고 인면은 선인(仙人)의 얼굴을 형상화했다. 개회식 해설문에서는 울음소리 등 일부 가릉빈가(긴나라)와 비슷한 특징을 설명하였으나 직접적인 관련성은 미미하며, 불교의 중요한 특징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형상이 유사한 다른 존재라고 봄이 합당하다.
그 엄청난 인기를 반영하듯 폐회식 애프터 파티에도 당당하게 다시 나와서 클라이막스를 하드캐리하며 올림픽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퇴장했다. 위에 서술된 배성재의 드립은 덤.
2.1. 기괴함
평창 올림픽에 나온 인면조는 사실 설화의 구현보단 '''외형의 기괴함''' 때문에 유명해졌다. 벽화의 형상은 잘 살린 편이나, 2차원 그림을 애매하게 잘 살린 탓에 오히려 더욱 기괴해졌다. 그림 그대로를 3차원으로 구현한 얼굴, 고증구현이야 둘째 치고 아무리 봐도 새보다는 용에 가까워 보이는 몸통, 일체감 없이 멋대로 퍼득이는 날개 3쌍... 특히 몸통과 날개는 기계장치가 아니라 사람이 붙어서 하나씩 움직였는데, 합을 맞추지 않고 서로 따로 움직이다 보니 머리/날개/몸통이 따로 흐느적거렸다.
가까이서 본 모습[3]
상상 속 동물이 흥겹게 노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던 모양인데, 정작 예행 연습이나 개회식 때에 얼굴이 정면을 바라보거나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하지 않고 담당 연출자가 목을 꺾어버린 바람에 기괴함을 한 층 더했다. 덩치도 크고 그에 걸맞게 날개도 크고 목도 길어서 조작이 어렵다 보니 생긴 일인 듯.
서구권 사람들은 일단 아예 모르는 문화권 소재라 그런지 비교적 담담히 여긴다고 하지만[4] 동양권에서는 약간이나마 접할 수 있는 소재라 괴리감이 심해서 충공깽이 더 큰 편.
2.2. 인기
개회식에 등장하자마자 특유의 외양과 기괴함 덕분에 인터넷 상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른바 '''유교 드래곤'''으로 불리우며 개그요소로 쓰였다. 한국에서 전통문화 하면 보통 조선왕조 당시의 문화와 유교를 떠올리는 데다가[5] , 머리에 쓰고 있는 관모가 유교적으로 보여서인지 이런 이름이 붙은 듯. 다만 인면조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따온 도교적인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유교와는 상관없다. 애초에 유교는 공자의 가르침이라 동물과는 상관없다.[6][7] 그래서 정확하게는 "도교 드래곤"이 적절하겠지만, '유교 드래곤'에 입에 착 달라붙는 어감이 있어 이미 사람들 사이에는 유교 드래곤이 더 널리 퍼졌다. 실제 네이버 자동 검색어 완성으로도 "유교"만 치면 유교 드래곤이 완성되지만 도교는 연관검색어에도 도교 드래곤이 없다.
개막식 직후 각종 팬아트와 합성사진이 우르르 쏟아졌다.[8] 그 특유의 기괴함 때문에 알펜시아 리조트 앞에 있는 조각상 총알맨들과 함께 취급되곤 한다. 두근두근 말왕자님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의견도 있으며, 이외에도 본래 인면조가 성스러운 존재라는 점을 살려 기괴함보다는 오히려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는 '''수호신'''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팬아트도 자주 나온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인면조는 개막식이 끝나고 네이버 검색어 1위를 몇 시간 동안 차지하였으며, 다음 날에도 하루 종일 검색어 5위권을 차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는 다음에서도 마찬가지.
심지어는 일본에서도 총알맨들(모루겟소요)와 더불어 인기를 끌어 팬아트로 그려지기도 했다. 혐한들이 한국과 평창올림픽을 비하할 목적으로 인면조와 모루겟소요를 함께 걸고 넘어지며 비웃는 작품을 올리거나 글을 쓰기도 하나, 아직까진 혐한 요소라기보단 웃긴 밈으로 여기며 팬아트까지 그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편.
2.3. 반응과 결과, 패러디 등
'''각계 반응'''
- 인면조 제작자 반응 인터뷰
- 인면조를 본 네티즌 반응(디스패치 기사)
- 마법으로 인면조로 변신한 하울, 그리스 신화의 하피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는 듯 하다. 이쪽은 주로 서양권 문화의 이미지다.
-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폐회식 감독을 맡은 송승환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인면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최초 디자인된 인면조는 앞머리가 M자 형이라 외모가 일본사람처럼 보여서 앞머리 숱을 그려넣어 수정했다고 밝혔다.
- 인면조님 평창으로 가주세요 팬아트
- 멋진 인면조 팬아트 1 2 3 4
- 마스코트 자리를 빼앗긴 수호랑과 반다비 만화와 지키려는 만화
- 스포어로 만들어 본 인면학
- 새로운[9] 다크 소울의 보스
- 인면조 프렌즈
- 인면조 피규어
- 인면조 3D버전
-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페이지의 프로필 사진도 인면조로 바뀌었다. 링크 정확히는 대한민국 정부 공식 페이스북 캐릭터인 폴리씨가 인면조 코스프레를 한 것. 이낙연 국무총리의 설날 인사 그림에도 인면조와 수호랑, 반디비가 등장했다. 한국관광공사 SNS도 가세해서 설날 기념으로 수호랑과 반다비와 함께 나는 귀여운 인면조 그림을 올렸다. 링크
- 올림픽을 보러온 쌍둥이들 #
- 인면조 메이크업[10]
- 인면조vs펜타우로스. 평창동계올림픽 VS도쿄하계올림픽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SBS 개표방송 2018 국민의 선택에서 (3분 31초 부터) 강원도지사 후보들이 인면조를 타고 날아다닌다.
- 김동현과 매우 닮았다.
[image]
- 이광수를 닮았다는 의견도 있다.[11] 그래서인지 2018년 4월 1일 방영한 런닝맨 패밀리 패키지 2탄 올림픽 편에 인면조 변장을 하고 나왔다. 별다른 분장도 없이 그냥 두루마기 차림에 관모를 썼을 뿐인데도 훌륭한(?) 인면조 코스프레가 되었다. 당시 출연했던 윤성빈 선수가 이광수의 모습을 보자마자 폭소를 터뜨렸을 정도.
- 겐세이 킴도 닮았다.
- 진 겟타로보 세계 최후의 날의 인베이더의 메탈 비스트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다.
-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의 쇼토쿠 태자와 닮았다는 의견도 있다.
- 그로테스크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게임인 소울 새크리파이스에 등장하는 하피와 외형이 매우 비슷하다. 괜히 소울 시리즈의 보스와 비슷하다거나 하피가 연상된다거나 하는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닌 셈.
- 처음 유출되었을 때는 학카르를 닮았다는 말도 있었다.
-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에서 공중몹으로 등장한다. 평창 인면조와는 달리 서양 하피에 가까운 외형이다.
-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에서는 "그 새" 라는 이름으로 설날 이벤트 칭호로 등장했다. 또 만우절 이벤트 악세서리 템으로 이를 본뜬 튜브도 제작할 수 있다. 외모도 누군가랑 닮았다. 아니 아예 복붙했다.
- 한국 문화재를 주제로 한 포인트 클릭 어드벤처 게임인 호연지기에서 후반부 인물로 등장한다.
'''만화'''
- 갓 오브 하이스쿨 350화에서 인면조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밈으로 유명해진 모루겟소요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와 함께 쿨가이외 2명의 차력으로 등장한다.#
- 가담항설(웹툰)에 직접 등장한 건 아니지만, 최종보스인 신룡(가담항설)이 두려워하는 존재로 작가가 언급한다.[12]
- 쌉니다 천리마마트 7화 후반 할로윈 에피소드에서 정복동 사장이 인면조로 분장한다. 길쭉한 관모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1] 장식신발[2] 개막식 예행연습 당시 이 장면이 유출되어 '뭔 이런 게 다 있냐' 하는 부정적 여론도 있었다.[3] 들어가면 깜짝 놀란다. 이거만 알고 들어가라. [4] 그래도 소재를 알건 모르건 그 존재 자체에서 발휘되는 그로테스크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은 같은지, 아래 문단의 예시들에도 나오듯, 소울 새크리파이스의 하피나 소울 시리즈 등 그로테스크로는 상위권을 달릴 만한 게임과 엮었다. 서양에서 여성의 얼굴을 한 새인 하피는 흉조이자 괴물이다. 서양권 사람들도 기본적으론 무섭게 보지만, 그래도 "동양에는 저런 것도 있구나" 싶은 감상에 어느 정도 묻힌 정도 일 것으로 보인다.[5] 중국에 대입해보면 한푸와 같은 한족의 전통 문화가 아닌 치파오, 변발을 비롯한 만주족과 그들이 세운 청나라의 문화부터 중국 전통문화로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다.[6] 유교의 경전 내용 중 상상 속 동물에 대한 언급은 영수 기린을 가리키는 춘추의 한구절이 있다. 정확히는 공자가 생전에 직접 쓴 춘추의 마지막 구절이 '서쪽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기린을 잡았다(西狩獲麟)'이며 여기서 끝구절 획린을 글을 마무리짓다, 절필하다라는 관용어로 쓰인다. 공자의 태몽에 기린이 나타났다 하는데 공자는 말년에 기린을 보고 한탄하다가 며칠 후 죽었다고 한다. 혹자는 실제 기린을 보았다기 보다 공자가 기린을 자신에 빗대 비유나 상징으로 썼다고 보기도 한다. 여튼 '공자는 괴력난신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7] 실제 고구려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기록에서 도교를 숭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고구려는 도교 일색은 아니고, 태학을 설립해 유학을 장려하기도 하고, 불교와도 혼재하거나 유불선을 융합하기도 했다.[8] 사실 올림픽 개최국에서 개막식에서 그 나라나 문화권의 환수나 신수, 마스코트 동물 등을 내보인 사례는 꽤 많지만, 최대한 남녀노소가 쉽게 받아들이도록 귀엽고 비현실적으로 만든다. 그런데 인면조는 '''너무 사실적인 구현과 움직이기까지 하는 부분'''이 강조되어 아주 기괴해졌다.[9] 참고로 이짤은 다크소울이 아니라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게임 블러드본의 인터페이스다.[10] 메이크업 과정과 완성된 후의 모습이 섬찟할 수 있으니 열람시 주의하시도록.[11] 링크의 사진은 런닝맨 13년도 EXO 출연 방영분 당시의 사진이다.[12] 인면조가 용을 잡아먹는다는 전승이 있어서 그런 걸로 보인다. 신룡은 정체가 용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