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지언 에일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맥주의 종류를 정리하는 문서.
1. 특징
벨기에의 맥주는 아주 변화무쌍하다. 야생 효모로 발효시키는 람빅부터 달달하고 알싸함으로 묘사되는 가장 기본적인 벨지언 에일들, 새콤한 맛을 주무기로 삼는 사워 에일이 대표적으로 맥주의 종류에 있어서는 전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과시한다. 몰트와 이스트가 강조되어 있는데 벨기에 특유의 이스트는 약초나 의약품 같은 페놀 성분[1] 과 과일 향을 내는 에스테르 성분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맥주로서는 확고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2] 홉은 맥주인 만큼 필수적으로 들어가나 그렇게 홉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며 그저 맥아적인 단 맛이나 설탕 맛이 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할 뿐 강조하는 일은 벨지언 IPA 같은 스타일을 빼면 드물다. 주로 구대륙식 홉을 쓰며 노블홉 계통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2. 벨지언 에일
2.1. 두벨
'''Dubbel'''. 벨기에 현지 발음으로는 뒤벌이라고 부르며 역사적으로 수도자들과 양조사들에 의해 양조되어 왔다. 영어로는 더블(Double)로서 보통 맥주보다 원료가 되는 몰트의 양을 2배로 늘렸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몰트의 당이 알코올로 변하는 만큼 도수도 제법 높은데 사실 이게 가장 기본적인 벨기에의 맥주다. 연한 적갈색 톤의 색상은 구운 몰트와 캔디슈가[3] 에서 나왔으며 캔디슈가에서 나온 초콜릿-카라멜, 흑설탕, 건과일류의 향과 미미한 허브, 자두, 바나나, 사과, 향신료계열의 풍미가 주로 감지된다. 홉을 적게 써서 몰트와 설탕에서 나온 단 맛이 제법 강하게 나는데도 불구하고 입에 달라붙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진다.[4] 병입 숙성이 가능하며 상당한 탄산을 생성한다. 알코올 도수는 기본 6%에서 7.5%까지 분포하여 맥주치고는 굉장히 강한 도수이나 그 특유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 브뤼흐스 조트(Brugse Zot): 벨기에 서부 브뤼흐(Brugge) 시의 De Halve Maan 양조장의 대표제품 중 하나로 브뤼흐의 어릿광대라는 이름답게 광대가 춤추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7.5%의 알콜 도수를 가지고 있는데 달달하고 적절한 알싸함이 어우러진 무난한 맥주로 보통 조트는 블론드로 분류되나 두벨은 두벨로 분류된다.
2.2. 트리펠
'''Tripel'''. 벨기에 현지 발음으로는 트리펄이라고 부르며 두벨과 비슷하나 역시 보통 맥주보다 3배의 몰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벨기에의 베스트말레 수도원에서 1932년 처음으로 양조됐는데 1956년이 되어서야 하나의 스타일로 인정받았다. 두벨과는 달리 진한 노랑-황금색의 색깔과 진한 하얀 거품을 하고 있으며 알싸하고 향수 같은 향이 나며 에스테르는 주로 오렌지와 바나나와 닮아 있다. 착 가라앉은 몰트 맛이 화사한 향기와 과일향과 어우러져 꿀, 과일맛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 홉의 풍미는 두벨에 비하면 좀 더 살아 있는 편으로 알콜 도수는 7%부터 10%까지 존재하며 품질의 우열을 가리는 척도는 바로 알코올 특유의 역한 기운을 얼마나 잘 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도수의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바디감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며 브루마스터의 재량에 따라 발효 목적으로 설탕을 첨가하기도 한다.
- 트리펄 카르멜릿(Tripel Karmeliet): 플란데런 덴데르몬더의 가르멜 수도회의 비법을 보스틸(Bosteels)사가 1996년 복구해 양조한 브랜드로 대한민국에는 레페와 함께 처음으로 들어온 벨기에의 맥주로, 8.4%의 도수로 트리펠 중에서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도수이지만 보리, 밀, 귀리 맥아를 주재료로 사용해 개성적인 향신료 맛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이 어필이 되어서인지 트리펠의 끝판왕이라 찬양받는 제품으로 트리펠 중에서만 비교했을 때 베스트블레테렌 12급의 취급을 받고 있다.
2.3. 쿼드루펠
'''Quadrupel'''. 벨기에 현지 발음으로는 쿼드뤼펄이라고 하며 벨기에 맥주의 끝판왕. 라 트라페에서 처음으로 고안된 스타일로 가장 강한 도수와 맛과 향을 자랑한다. 진한 적갈색에서 검은색의 색상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에스테르, 주로 검은 과일류의 향기나 구운 맥아 향기, 강한 바디감과 강한 몰트 맛을 가지고 있으며 중간 정도의 페놀과 홉의 쓴 맛이 강한 단 맛을 억제하여 거부감을 줄여 준다. 알콜 도수는 9%부터 12%까지 존재한다. 맥주 세계의 정점이라 불리는 베스트블레테렌 12가 바로 이 스타일이다.
- 베스트블레테런 12(Westvleteren XII): 그 유명한 베스트블레테렌의 정점으로 꼽히는 맥주. 알콜 도수는 10.2%로 단 맛이 잘 억제되어 있으며 알싸함과의 조화로운 정석적인 쿼드루펠로 밸런스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퀄리티를 보유한 맥주다. 병에 아무것도 씌여있지 않지만 가끔 금빛 코팅으로 XII가 적혀있는데 이것은 수도원의 사정으로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늘렸을 때에만 한정해 생산한 버전이다.
- 세인트 버나두스 압트 12(Saint Bernardus Abt. 12) : 세인트 버나두스에서 양조하는 맥주로 수도원과 30년 계약으로 기술 제휴생산을 하기 시작했으며 베스트블레테런 12를 생산하던 설비를 통째로 들여와 생산한다. 현재는 수도원과 관계를 청산했지만 30여년이라는 계약기간동안 수도자들의 기술을 직접적으로 전수받아 트라피스트 에일과 동등한 퀄리티를 내는 노하우를 충분히 터득한 만큼 퀄리티는 상당한 편에 속한다. 10%의 도수로 유사품 치고는 초고퀄이기 때문에 맥주 덕후 사이에서는 베스트블레테런 12를 과도찬양할 필요가 없다라는 주장도 심심치않게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베스트블레테런 12와 압트 12를 비교시음한 사람들에 의하면 기본적으로는 비슷한데 원본과 차이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압트 12가 단맛이 약간 더 튀는 편.
2.4. 벨지안 골든 에일
Belgian Blonde
2.4.1. 벨지언 골든 스트롱 에일
Belgian Golden Strong Ale
3. 세종
'''Saison'''. 프랑스어로 계절을 뜻하며 벨기에의 왈롱의 농촌에서 유래된 맥주이다. 당연하지만 이 분과 이 지역은 전혀 상관 없다. 주로 추운 겨울에 양조해 뒀다가 여름의 농번기가 되면 새참으로 마셨으며 벨기에에서는 한국 농촌의 막걸리 같은 포지션을 가진 맥주로 농사 중에 물 대신 마신 만큼 농사일 도중에 취기로 말미암은 사고를 막기 위해 일부러 3% 이하의 저도수로 양조하였다. 그리고 술을 담그고 남은 찌꺼기는 가축에게 사료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세종은 분류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스타일이다. 이는 원래부터 그랬는데 집집마다 자체적으로 양조해서 소비하는 맥주였던 만큼 각자 입맛대로 양조하다 보니 색상부터 맛과 향이 똑같을 수 없었다. 현대에 와서는 보통 색상은 밝지만 어두운 색상을 띄는 것도 있고 투명도도 천차만별이다. 향은 대부분 과일향이 강하게 나고 알싸한 향도 감지된다. 조금 신 맛도 나지만 지배적이지는 않기에 드라이한 식감을 가진 경우가 많다. 맥아적인 단 맛이 오히려 밸런스를 조절하는 용도로만 있을 뿐 벨지언 에일치고는 단 맛이 지배적이지 않다. 제품에 따라 크게 틀리지만 후추 등 향신료가 들어가서 싸한 맛이 나기도 하며 알콜 도수는 4.5%에서 8.5%까지 분포한다. 농민들이 소비하던 것은 전통적으로 3%이하의 저도수였으나 본격적으로 일반 대중에 의해 소비되기 시작한 20세기 초부터는 도수가 달라졌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과일향과 알싸함, 그리고 상큼한 맛이 어우러진 맥주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에서도 스타일을 하나로 분류하기 힘든 만큼 다양한 제법이 존재하며 그만큼 천차만별의 맛과 향을 선보이는 만큼 인디아 페일 에일처럼 브루마스터의 노하우를 많이 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현재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서 개발되고 생산되는 스타일이다.
- 세종 듀퐁(Saison Dupont): 뿌연 노란색의 맥주로 얼핏 보면 헤페바이젠 같다. 그러나 탄산이 강하고 과일향과 향신료 냄새와 맛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쓴 맛도 있는데 약 같은 느낌이 나며 이는 켄트 골딩, 스티리안 골딩 홉을 드라이 호핑해서 낸 맛이다. 병입숙성도 물론 가능한데 샴페인을 담는 초록색 유리병에 담겨져 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잡힌 세종이며 세종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제품.
4. 사워 에일
4.1. 플랜더스 레드 에일
'''Flanders Red Ale'''. 문서를 참고.
4.2. 람빅
'''Lambic'''. 문서를 참고.
[1] 페놀이 독성분이긴 하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자연적으로 생성된 페놀화합물로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도 먹어서 죽는 일은 없다. [2] 에스테르나 페놀 성분은 다른 맥주 스타일(에일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주로 라거''')에 있을 경우 부적절한 맛과 향을 낸다. 이런 것을 오프 플레이버(Off-Flavor)라 부르며 대부분 철저히 기피하는 유형에 속한다. 하지만 벨지언 에일들은 이런 오프 플레이버가 오히려 필수적인 유형에 속한다.[3] 빙설탕으로 벨기에의 맥주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원료.[4] 단 맛이 오래 남으면 다소 불쾌하게 여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