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철갑탄

 

1. 개요
2. 장점
3. 단점
4. 후계자


1. 개요


APDS(Armor Piercing Discarding Sabot). 철갑탄 종류 중 하나. 관통자 주위에 이탈피를 감싼 철갑탄(이하 분철탄)이다.
포탄의 관통력을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탄두 중량, 탄두의 경도/강도, 관통자의 직경, 탄속 등이 있고 가장 올리기 쉬운 것은 탄두 중량과 탄속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탄의 무게나 탄속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탄두가 무거워질수록 탄속이 감소하고, 탄속을 올린다고 화약을 무작정 때려넣다간 포신이나 차체가 못 버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분리철갑탄이다.
원래 관통자의 크기를 줄이고 장약을 늘려서(=탄속을 늘려서) 관통력을 키워보자는 이론은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심철갑탄이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경심철갑탄은 관통자인 텅스텐 탄심을 경금속으로 감싸둔 형상이기 때문에 가공과 제작 난이도가 높았으며 가격도 비쌌다. 또한 무게와 탄자 형상 등의 문제로 공기 저항을 크게 받아서 원거리 탄도도 불안하며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오히려 일반 철갑탄보다 관통력이 떨어지기도 하였고, 일반 철갑탄에 비해 근거리 관통력이 확실히 증가하기는 하지만 탄자 형상 때문에 경사장갑에 맞추었을 때에는 철갑탄보다 관통 성능이 떨어지거나 쉽게 도탄되는 등의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고자 나온 새 개념이 분리철갑탄이다. 분철탄은 관통자의 크기를 줄이고 탄속을 늘려서 관통력을 키운다는 점에서는 경심철갑탄과 일맥상통하지만, 관통자를 감싸고 있는 가벼운 껍데기가 포신를 떠난 뒤 알아서 벗겨지게 만들고 작은 관통자만 날리는 방식이다.

2. 장점


분리철갑탄은 포 자체 구경보다 작은 철갑탄에 이탈피(sabot)[1]를 두르고 발사하게 되어 있다. 이탈피는 포구에서 포탄이 빠져나간 후에 탄자로부터 분리된다.
대구경 포신을 이용한 가속력은 손실 없이 받은 후, 단면적이 작은 관통자만 남기는 것으로써 관통자의 중량은 줄어들었지만 동일한 힘을 더 가벼운 물체를 추진하는데 쓰기 때문에 탄속이 크게 빨라지고 탄자의 지름 역시 줄어 단면적당 가할 수 있는 충격이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공기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원거리에서도 관통력이 비교적 덜 저하된다. 중금속 탄심에 경금속 껍데기를 균일하게 발라야 하는 경심철갑탄보다 포탄의 가공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2차대전 당시에는 포의 관통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었다. 영국의 17파운더 대전차포는 수치상으로는 저저항피모철갑탄 대비 150% 내외의 엄청난 관통력 증대 효과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장점들 덕분에 아래 나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HEAT탄과 함께 냉전 초~중반 전차들의 주력 대기갑 포탄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2]

3. 단점


분리철갑탄의 탄자 가공이 경심철갑탄보다 쉽기는 하지만, 그 외 부분인 이탈피를 매우 정밀하게 만들지 않으면 이탈피가 정확하게 관통자와 분리되지 않으므로 탄도가 개판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따라서 실 제작 난이도는 경심철갑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았다. 17파운더 대전차포의 경우 분리철갑탄을 사용하면 장거리에서도 티거는 물론이고 각도가 좋다면 티거 II까지도 잡을 수 있었지만, 그 거리에서는 이탈피 분리 문제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는지라[3] 쏘면 맞추지도 못하고 위치만 알려줘서 전차에게 반격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분리철갑탄으로도 명중이 거의 확실한 근거리에서는 일반 철갑탄으로도 관통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생겼다.
그리고, 관통력의 증대를 위해서는 관통자를 화살처럼 길고 가늘게 뽑아서 중량을 늘려야 하는데, 분리철갑탄은 일반 포탄처럼 강선을 사용해서 포탄을 회전시켜 탄도를 유지하므로, 세장비가[4] 4 이상이 되면 회전 관성으로 인한 안정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해서 원거리 탄도가 엉망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관통력의 증가에 한계점이 찾아오게 된다.

4. 후계자


위의 이유로 인해 분리철갑탄의 원리 자체를 이용해서 강선이 없는 활강포로 발사하며, 포탄 자체에 탄도안정용 날개가 달린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발명된다. 따라서 해당 포탄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포탄이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탄이 회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개발된 포탄이기에, 강선포에서 사용하려면 강선의 회전력을 상쇄시켜 주는 링(슬립 링, slip obturator)을 장착해 주어야 한다. 그냥 강선포에서 날탄을 쏘면 매끈한 탄자 앞은 별 힘을 받지 않지만 날개가 달린 탄자 뒷부분은 회전으로 인해 큰 저항이 걸리게 되고, 이 때문에 탄자에 큰 뒤틀림 응력이 가해지게 되어 탄도가 엉망이 되어 관통력이 크게 저하되고 심하면 날아가다가 탄자가 뚝 끊어질 수도 있다.

[1] 미군에서는 U.S. Army FM 17-12 Tank Gunnery 에 따라 "SAY-BO: 새이-보"로 발음한다. 어원은 프랑스어로, 유럽의 농부들이 신던 나막신. 맨 뒤의 't'는 묵음이므로 "사보트"라고 발음하지 않는다.[2] 자유진영의 베스트셀러 전차포였던 L7전차포는 이전의 철갑탄 종류를 전부 제외하고 APDS만 사용했으며 이후 개발된 치프틴의 L11계열 전차포도 분리철갑탄이 주력 대기갑 탄종이었다. 동구권도 100mm포와 122mm포용 APDS를 배치해서 대기갑 화력을 일신했다. [3] 숙련병이 사격장에서 운용해도 800야드(약 730m)에서 명중률 '''20%'''라는 경악스러운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적국의 포는 어땠냐면, 판터가 쓰던 비슷한 구경의 75mm 포는 '''2000m에서 48%''' 수준이었다. 다만 이런 명중률은 APDS에 한정된 것이지 통상적인 철갑탄의 경우 양국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다.[4] 관통자의 길이를 관통자의 구경으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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