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만화)/봉황 편
1. 개요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불새》의 다섯번째 에피소드. 도다이지 대불의 건립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2. 줄거리
주인공은 외팔이에 애꾸눈인 남자 가오우(我王, 국내판에서는 아왕으로 번역.). 외모 때문에 주변에서 구박을 받다가 결국 비뚤어져서 남을 죽이면서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된다. 그 와중에서 우연히 조각가 아카네마루를 만나게 되고 아카네마루의 "언젠간 봉황상을 조각해보겠다."라는 꿈의 이야기를 듣고[1]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꿈과 미래의 확신에 대한 시기심으로 그의 오른팔에 큰 상처를 입힌다.
이후 폭포에서 미모의 여인 하야메를 만나[2] 강간 후 강제로 아내로 삼고 자신의 집을 거처로 산적질을 계속 하게 된다. 이런 뒤틀린 인연이 되었지만 하야메는 가오우의 내면에 있는 상실감을 이해, 가오우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가오우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병에 걸려 하야메가 준 약을 바르고 있었는데 부하들이 독약을 준 거라고 선동하여 하야메를 베어버리고 그 순간 하야메가 진실을 말한다. 사실 하야메는 예전에 가오우가 도주 중 풀숲에 잠시 숨었다가 팔목에 붙었던 무당벌레로, 자기를 죽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인간으로 변한 것이었다. 그리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가오우를 사랑했고 원망하지 않는다면서 숨을 거둔다.
이 일로 인해 가오우는 관에 체포당해 료벤(良弁)이라는 이름높은 승려의 수행승이 되었다가 아카네마루와 다시 만났다.[3] 그러다가 끝없는 회한에 사로잡혀 방랑하게 되고 어느 가난한 마을에서 홧김에 조각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모든 악한 감정을 조각으로 표현하다가 결국에는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가 절 공사현장에서 도둑 누명을 쓰게 되고 1년동안 감옥에서 갇혀있다가 변화하게 된다.
한편 과거 가오우에게 오른팔을 다친 아카네마루는 멀쩡한 왼팔로 정을 잡고 당시의 법무대신이[4] 실력을 시험하자 꿈에서 본 봉황을 조각하여 실력을 인정받고 나서 불상건립작업에 들어갔다. 이 불상이 바로 유명한 '''도다이지(東大寺) 대불'''. 대형 불상의 건립책임자로 임명된다. 그러다가 아카네마루를 사랑한 여자 부치와 함께 동행하고 불상을 조각하려 하지만 부치는 아카네마루를 데려가려던 무사들에게 살해된다.[5] 하지만 이 불상은 권력에 붙어서 민중을 탄압하는 상징이기도 한지라[6] 점점 아카네마루는 세상의 변화에 조금씩 타락해지며 예전의 순수함을 잃어버리게 되고 불상은 완성된다.
그리고 절의 지붕을 덮을 귀와(귀신얼굴의 기와)가 필요하게 되면서 아카네마루와 떠돌이 거지 조각가로 소문난[7] 가오우는 최고의 기와를 만들라는 명을 받고 7일간 서로 다른 장소에서 외부의 연락 및 외출조차 못한 채 기와를 만들게 된다. 여기서 가오우는 꿈에서 불새를 만나 자신의 후손 중 마지막 후손의 최후를 보게된다. 그것은 우주편에 등장한 사루타와 미래 편에 등장한 사루타 박사의 마지막이었다.
7일 후, 둘 다 기와를 완성했지만 가오우의 기와는 자기 안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악을 전례없이 무서운 얼굴의 귀와로 표현함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정화하였다. 그러니 가오우의 기와 쪽이 훨씬 무시무시했고 결국 아카네마루 쪽의 후원자가 심사결과를 조작까지 하면서 아카네마루의 기와가 우승하지만 다른 귀족의 반발로 아카네마루는 가오우가 과거 자신의 팔을 못 쓰게 만든 악인이라고 밝혀서 결국 가오우는 남은 오른팔도 잘리는 벌과 함께 수도에서 추방되게 된다.
그리고 그날 밤, 가오우가 조각한 기와가 안치된 곳에서 기와가 불을 뿜어서 화재가 일어나고 아카네마루는 대불전을 지키기 위해 불속으로 뛰어들지만 불에 타 죽게 된다. 그렇게 재가 되어가는 아카네마루의 앞에 봉황이 나타나자, 그걸 본 아카네마루는 내세에서는 제대로 된 봉황을 조각하겠다고 하나 봉황은 그에게 내세에선 말세에 이를 때까지 인간을 제외한 생물로만 전생할 것이라 알려주었다.[8] 그렇게 자신의 생에 대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아카네마루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듯 봉황은 날개를 펼쳐서 날아오른다. 대불전이 완전히 전소한 후 부치가 나타나 아카네마루의 유골을 가져간다.
그 후 화재로 인해 불탄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산에서는 속세를 벗어나 모든 것을 해탈한 가오우의 앞에 부치가 나타나 아카네마루의 유골을 들고 가오우와 함께 속세를 떠난다. 아마 가오우에게 자손이 있던 이유도 부치와 맺어져서 자손을 이은 것일지도.[9]
전개상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 신라의 일본 공격 언급이 나오고, 정창원 신라 양탄자도 등장한다.
불새 시리즈 중 유일하게 게임으로 나온 내용이지만 게임은 원작의 내용을 따라가는 게 아닌 독자적인 전개였다. MSX판은 하야메가 죽고 난 후 가오우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노귀(怒鬼)를 정점으로 하는 귀신들과 맞서 싸워 자신의 악을 극복하는 내용이고, 패미컴판은 가오우가 조각한 불새상이 16 조각이 나서 각 스테이지에 뿌려지고 그걸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스토리. 한국에서도 초기 게임월드에 공략으로 나왔지만 당시의 공략가들의 한계가 있어서 결국 엔딩까지의 공략은 나오지 못했다. # 영상공략 패미컴판은 타이틀의 '가오우의 모험' 글자가 한글화되어 시간제로 오락실에서 가동된 적이 있었으나 현재 관련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3.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개봉. 감독은 린 타로.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감독 사카이 아키오.
애니메이터론 노다 타쿠오, 카나다 요시노리, 나베시마 오사무, 하네 유키요시, 모리모토 코지 등이 참여했다.
영상화된 모든 불새 시리즈들을 통틀어 원작을 초월한 걸작으로 꼽힌다. 연출과 작화, 스토리가 모두 압도적으로 뽑혔다. 하지만 원작을 본 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축약되고 부치가 사망하는 부분을 보면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원작과의 차이점도 많다.
3.1. 애니판의 차이점
- 가오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격지심과 부하들의 이간질로 하야메를 죽인다.
- 가오우는 수행승 시절 끝없는 회한에 사로잡혀 방랑하게 되고 버려진 절에 잠시 안착 후 자신의 모든 악한 감정을 조각으로 표현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악한 감정을 표현한 후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 아카네마루는 숙원이였던 봉황을 찾기 위해 여행중 법무대신에게 발탁, 대형 불상의 건립책임자로 임명된다. 이 과정에서 부치가 아카네마루를 데려가려던 무사들에게 살해되며, 이 때부터 아카네마루의 순수함이 사라지기 시작했다.[10]
- 그리고 이 불상에 헌상될 조각상이 필요하게 되면서 아카네마루와 가오우는 최고의 조각상을 만들라는 명을 받고 10일간 독방에 갇혀 조각을 하게 된다. 10일후 두명의 조각상이 완성되어서 심사를 위한 귀족들 앞에 두명의 조각이 공개되는데 놀랍게도 두명 다 봉황을 조각했다. 그렇지만 조각의 아름다움은 가오우의 조각 쪽이 훨씬 우월했는데 아카네마루의 봉황 조각은 평범하게 나뭇가지나 땅에 내려선 듯한 새의 모습이었으나 가오우의 조각은 날개를 활짝 펼친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새의 모습이었다. 순수함을 잃은 아카네마루와 반대로 순수해진 가오우의 대비.
- 심사를 마친 날 밤, 아카네마루가 조각한 봉황 조각이 안치된 곳에서 난데없이 봉황상이 불을 뿜어서 화재가 일어나고 아카네마루는 봉황상을 지키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든다.
- 그와 동시에 화재로 인해 불타는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산에서는 마치 속세를 벗어나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불타는 수도를 바라보는 가오우와 그의 곁에 날아와 앉은 무당벌레의 모습이 있었다.
[1] 작중에서는 옛날 카와카미 다케루라는 사람이 쓴 역사책에 치쿠시(규슈 지역)에 불새(봉황)이 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고 규슈로 향하고 있었다. 불새를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카와카미 타케루는 불새 시리즈의 다른 연작인 불새/야마토 편에 등장한 그 인물이다. [2] 자신을 아카네마루의 여동생이라고 거짓말했다.[3] 그때 가오우는 자신을 징벌하라고 때를 썼지만 아카네마루는 '''절대로 복수하지 않았다'''. 이때의 아카네마루와 비교하면 나중의 아카네마루는 얼마나 찌질해졌는지 알 수 있다.[4] 원작에서는 다치바나노 모로에(橘諸兄), 극장판 애니에서는 기비노 마키비(吉備眞備)로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실존 인물. 작중에서는 기비노 마키비와 다치바나노 모로에가 정적으로써 서로대립하면서 도다이지 대불 건립 문제를 놓고도 으르렁거리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지방 호족으로써 견당사로서 로 다녀온 기비노 마키비를 조정의 관료로 중용한 인물이 다치바나노 모로에였다.[5] 사실 사망하지 않았고 어깨에 큰 흉터만 남았다. 아카네마루는 같이 떠나자는 부치의 부탁도 거부하고 부치는 떠나지만 결국 아카네마루 사망 후에 다시 나타난다. 숨어서 지켜봤던 듯하다.[6] 원작에서도 승려인 료벤의 입을 빌어 설명된다. 불상은 곧 천황의 모습을 상징하며 불상이 완성되면 왕의 말이 곧 부처의 말이 되는 거라고. [7] 무서운 얼굴의 불상을 조각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는 가오우 안의 악을 외부에 표현함으로서 스스로를 정화하는 것이었으며, 그렇기에 불상을 만들면 만들수록 점점 불상의 얼굴은 보다 온화해졌다.[8] 이것은 아카네마루에게 내리는 불새의 벌이다. 자신이 가오우를 용서했으면서 결국 찌질해져서 가오우의 팔을 자르게 했으니 그에 대한 응보를 받은 셈이다.[9] 난세 편에선 가오우가 신선으로 숭배받게 되면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오른 가오우가 아무 여자와 정을 나눴을까. [10] 이는 아카네마루의 앞에 나타난 부치의 환영을 부정하는 장면에서 극대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