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
1. 사전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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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거배 - 신윤복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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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서서''' 마신다'하여 선술집이라고 한다. 왠지 어감 때문에 맨 앞의 '선'자가 무슨 한자인 줄 아는 사람도 많은데 '''순우리말'''이다.
조선 후기에 백성에서 관리까지 즐겨 이용했던 술집의 유형으로 반드시 서서 마셔야 했으며, 앉아서 마시면 '''건방지다''' 소리와 함께 시비가 붙었다고 한다. 조선의 선술집은 술값만 받고 안주값은 따로 받지 않았으며 안주를 손님이 마음대로 집어먹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손님의 회전을 위해 서서 먹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 거리정비로 대부분 사라졌지만, 2010년 정도 까지만 해도 종로1~5가에는 술과 안주를 선술집 형태의 포장마차가 많았다. 분식 포장마차처럼 의자 자체가 없는 형태로, 추운 겨울이 되면 매우 싸고 양이 아주 적은 안주와 소주 잔술도 팔았으며 퇴근길 소주 두세 잔에 간단히 안주를 집어 먹으며 몸을 녹이는 일용노동자들이나 약속을 기다리는 혼술인들이 주 고객이었다.
2. Tavern의 오역
양판소 등에서 Tavern을 일괄적으로 선술집이란 의미로 사용하다 보니 변질되었다. 때문에 역으로 1번 항목의 '''선'''술집이 '''서서''' 술 마시는 곳이라는 정의를 모르는 사람이 많으며 심한 경우에 '''선(鮮)''' 같은 한자인 줄 아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양판소를 비롯한 창작물에선) 들어가면 여러 인간 군상들이 포진해 있으며 동전 한닢 건네주거나 술을 마시고 있으면 바텐더가 물어보지도 않은 정보를 막 흘려주는 고마운 장소. 심지어 이 정보는 절대 틀리지 않는다. 곳곳마다 선술집이 있기 때문에 주인공은 헛짓거리 하지 않고 정해진 루트대로 딱딱 진행이 가능하다. 주인공이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3가지로 '''1. 이쁜 여종업원을 꼬신다 / 2. 무기들고 나대는 머저리들을 줘팬다 / 3. 동료와 정보, 꽁술을 얻는다''' 로 나뉜다. 물론 주인공은 '''신사'''(1, 2번 항목 모두 해당)이므로 술마시고 주사를 부린다거나 깡패를 혼내려다가 얻어맞는 등의 품위 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서양 판타지에 등장하는 Tavern들은 대개 술과 음식을 판매하면서도 숙박시설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직역하면 조선시대에 있었던 주막이 가장 적절한데, 시대나 배경에 안 맞는 단어라 여겨저서인지 혹은 사전의 오역[1] 때문에 이를 누군가가 쓴 뒤로 점차 양판소 작가 사이에서 암묵의 룰로 정해진 듯 하다. 차라리 술집 아니면 여관 쯤으로 번역하는 것이 훨씬 나은 번역이다. 다만 무협소설에선 그냥 '주막' 혹은 '객주(客酒)'[2] 로 치환해 서술하기도 한다.
엘더스크롤 시리즈에서의 Inn은 서양 판타지의 전형적인 Tavern이다. 주인이 수다 떨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흘려주기도 하고 식사, 술,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Tavern의 여종업원에 대해서는 포털에서 'Tavern maiden'을 검색할 것.
3.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건물
영웅을 고용하는 곳이자 그 외의 팁을 제공해주는 건물. 시작시에 웬만하면 지어져 있으며, 안 지어져 있어도 매우 싼 비용에 지을 수 있다. 영웅 고용은 뭐 당연한 거고, 팁은 1달에 한번씩 바뀌는데 그 내용이 가히 가관이다.
?????
그외에도,
이것 뿐만이 아니다.
이봐, 잠깐..?
이렇게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팁 아닌 팁을 속삭여준다.
'사실 성궤는 북동쪽에 있습니다', '궁극의 아티팩트는 초원에서 발견됩니다'같이 제대로 된 팁도 가끔 나오지만, 대부분 구라다. 게다가 '블랙 드래곤이 타이탄보다 강력할지는 모르나, 타이탄조차도 혼자서 대천사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같은 혀 꼬부라진 듯한 문법구사라든가, '오직 천사와 대천사만이 검술로 나가를 능가할 수 있습니다'와 같이 순식간에 자이언트/타이탄을 뻘쭘하게 만드는 중상모략적인 발언을 하여 플레이어를 더더욱 혼란에 빠뜨린다. 어쩌면 그냥 대천사빠인 것인지도...
마지막으로 '일반 궁수는 한번 공격하지만 에라시아의 궁수는 두번 공격합니다'같은 진짜 사실도 말해주나,[3] 그다지 게임에 도움 안되는 매우 기초적인 것. 어찌보면 뜬소문이 사정없이 돌아다니는 선술집의 컨셉으로 맞춘 것일지도 모른다.
결론은 영웅만 뽑고, 팁은 그냥 심심풀이로 보는 게 좋다.
하지만 이게 아주 쓸모없는 요소는 아닌데, 그건 바로 '''맵 에디터에서 소문을 직접 쓰는 기능''' 때문. 다시 말해 제작자가 직접 힌트를 줄 때 쓰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 내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맵 중에서도 특정 맵에서는 저런 소문이 안나온다. 그리고 외국의 맵 제작자들도 소문을 통해 힌트를 주는 경우가 꽤 많은 편.
Ex.2처럼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게임엔 지장없다. 그냥 설정 알아두라고 이러는 듯.
히어로즈 5에서는 약간의 금액[4] 을 지불해야 팁을 들을 수 있는데, 팁의 내용은 3편보다는 나아졌지만 기본적 시스템에 대한 암시가 고작이거나 별 의미없는 소리가 많기 때문에 안 듣는 것이 좋다.